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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완료.(여기까지 무료입니다)
찬웅이 한창 올드팩토리에서 퀘스트를 수행하고 있을 무렵.
일본 후쿠시마.
특수초인각성대 혼죠 부대장의 표정은 좋지 않았다.
“아직도 연락이 닿지 않는단 말이지, 흐음, 현재 한국 상황은?”
“대사관 쪽으로 알아보니 한국 정부는 평상시와 다를 바 없다고···.”
“작전 현장엔 나가봤나? 마포대교 말이야.”
“사람을 시켜 보내봤습니다만 그곳을 지키는 경찰도 없고 통제 라인도 처져 있지 않았다고 전해왔습니다.”
“좋지 않군, 좋지 않아”
어떻게 된 일일까?
작전을 위해 투입한 자위대 각성 플레이어 5명, 현재까지 감감무소식, 연락도 오질 않고 연락해도 받질 않는다.
게다가 현장도 깨끗하단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설마 잡히기라도 했다는 말?
한국에 자위대 전사들을 쥐도 새도 모르게 생포할 수 있는 실력자가 있었다고?
‘허허, 그건 말도 안 돼.’
실패는 애초에 염두에도 두지 않았다.
원래는 3명만 보낼까 생각했는데, 완벽한 임무 완성을 위해 무리해서 파견한 것이 5명.
특히 그들을 지휘하는 자위대 일등 육위 유지 코스케 동화율 156%, 반영률이 무려 20%나 되는 엘리트.
즉 실패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것이 이번 작전이었다.
혹시 배신은 아닐까?
이를테면 슬쩍 정보를 흘려놓고 한국으로 들어온 자위대 각성 플레이어를 돈으로 매수하려 했다면?
‘아니야, 그건 내가 생각해도 억측이군.’
자위대 각성 플레이어, 특히 유지 코스케는 민간에서 영입한 각성자가 아니다.
진성 자위대 출신, 죽어가는 일본의 혼을 되살리기 위해 ‘만들어진’ 각성 플레이어.
‘배신할 리가 없어.’
부와 영광이 약속된 자리다.
더구나 그들의 가족들도 일본에 있고.
그럼 대체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혼죠는 자신의 부관이자 역시 각성 플레이어인 시마모토 헤이치에게 물었다.
“마지막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때 말이야. 당시 상황이 어땠나?”
“유지 코스케의 마지막 보고는 서울 한강 마포대교 다리 밑이었습니다.”
“보고 내용은?”
“목표물 포착했고 기습 성공했다고···, 완벽하게 제압했다는 말이 마지막이었습니다.”
“그래? 그거야 당연한 거겠지.”
“하지만 그 후로 연락이 끊어져서···.”
답답하다.
심상치 않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봐야 한다.
먼저 죽었는지, 아니면 살았는지,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
혼죠 부대장은 결정을 내렸다.
“어이, 시마모토!”
“명령하십시오.”
“우리 부대원 중에 탐지 스킬을 가진 플레이어가 있었지?”
“네. 있습니다.”
“여권 준비해서 서울로 보내.”
“네?”
“마포대교에 가서 우리 전사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라고. 죽었는지 살았는지만 확인하고 돌아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원래 스킬을 보유한 플레이어는 소중하다.
그래서 함부로 국외로 보내는 건 금물이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다.
또 한 가지 확인해야 할 일.
“정보가 흘러나온 것이 한국군 정보부대였나?”
“맞습니다. 추정하기론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사령관 변승국의 묵인하에 정보 유출이 이루어졌을 겁니다.”
“변승국 중장이라는 놈하고 통화를 해봐야겠어. 통역 준비시키고 통신 연결해.”
“지, 지금 말입니까? ”
“그래, 최대한 빨리.”
“하지만 우리가 노출될 우려가···,”
“노출돼도 문제 있나?”
“···어, 없습니다.”
괜히 발을 들였나 모르겠다.
그러나 어쩔 수 없었다.
치유 물약이라는데, 그걸 어떻게 그냥 두고만 볼까?
“전화 준비됐습니다.”
“줘봐!”
직접 확인해봐야 한다.
워낙에 정보가 부족하다.
만약 장난질을 쳤다면···,
그게 누구든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 ※ ※
데우스칩과의 용건을 마치고 찬웅은 대기실로 귀환했다.
대기실에서도 할 일이 많다.
[케이] : 어디세요?
[상큼한 딸기] : 로그드라실입니다!
[케이] : 동화율은?
[상큼한 딸기] : 어, 아, 아직···.
[케이] : 동화율 최소 140% 이상은 넘겨서 만나요.
[상큼한 딸기] : 네? 아아,
이번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찬웅은 동화율이 3%나 올랐다.
딸기와 거의 20% 차이.
이러면 파티원끼리 차이가 너무 난다.
딸기는 경험치를 받지 못할 거고, 또 자신은 상위 사냥터에서 뒤를 신경쓰느라 제대로 사냥하지 못할 테고.
[상큼한 딸기] : 저, 에루인 장로님 만났거든요. 케이님께 안부 전해 달라고.
[케이] : 아! 그래요?
로그드라실 웨이브 때 둘은 서로 안면이 있었다.
그런데 용케 만났네.
[케이] : 그럼 안부 전해주세요. 데우스칩이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고,
[상큼한 딸기] : 데우스칩? 아! 네? 아, ···장로님이 그 이름 꺼내지도 말라던데요.
[케이] : 생각보다 좋은 분이던데. 아무튼 열심히 동화율 돌파합시다.
[상큼한 딸기] : 넵!
다음은 와치맨에게 메시지를.
[케이] : 약속 장소 정하죠. 준비물이 있다면서요?
[와치맨] : 증거수집을 위한 간단한 장비입니다.
[케이] : 마포대교 남단 어때요? 전에 만났던 곳. 시간은 그때처럼 새벽 3시로. 괜찮죠?
[와치맨] : 준비해서 제시간에 가겠습니다.
[케이] : 괜히 빨리 오셔서 기다리지 마시고 시간 딱 맞춰오세요.
[와치맨] : 네.
딸기와 대화도 했고, 약속도 정했고.
아이템이나 확인해보자.
[진(眞) 마공학자 데우스칩의 넉넉한 허리띠.]
찬웅은 허리띠를 착용했다.
철컥!
‘인벤토리가···’
[이름 : 케이]
[직업 : 용병(랭커)]
[포스 : 6,300]
[액티브 스킬 : 비열한 습격(4단계), 바람길 산책(5단계), 별빛 가르기(5단계) 강타(2단계)]
[패시브 스킬 : 방출(6단계), 듀얼 스트라이크(5단계)]
[동화율 : 158%]
[반영률 : 43%]
현재 동화율, 158%니까 게임 속 인벤토리는 158칸, 현실에선 43%의 반영률을 적용해서 67칸 정도.
그런데 허리띠를 착용하니 인벤토리가 100칸이나 늘어났다.
게임 속 인벤토리 258칸, 진(眞) 아이템은 반영률 상관없이 그대로 적용되니, 예상이 맞는다면 현실에서 167칸.
‘진 아이템 모조리 들고 다녀도 남겠네.’
괜찮다.
마음에 든다.
전설급 NPC가 만든 전설급 장비.
‘이게 왜 쓰레기야!’
뭐, 이해는 한다.
[장비 기술 : 에고 시스템(오류) / 접속(오류) / 인벤토리 확장]
에고 시스템과 무슨 기능인지 모르는 접속도 작동하지 않았다.
작동 안 하면 어때?
인벤토리 확장 하나만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녔는데.
이따가 현실에서도 확인해보자.
그리고 로그아웃하기 전에···, 랜덤 상자는 꼬박꼬박 까줘야지.
거래도 받은 코인 말고 마정석 팔아 번 돈이 남아있으니까.
“6000 D코인으로 D박스 20개 구매!”
[D박스 20개를 구입하셨습니다.]
뭐가 나올까?
[D박스에서 ‘녹슨 자물쇠’를 획득하셨습니다.]
[D박스에서 ‘연금술사의 깨진 확대경’을 획득하셨습니다.]
[D박스에서 ‘하급 수리 장비 키트’를 획득하셨습니다.]
.
.
.
쓰레기, 쓰레기, 잡템, 잡템, 잡, 쓰, 잡, 쓰···.
그러다가.
[주신(主神)의 축복이 D박스에 깃듭니다.]
[D박스에서 ‘진(眞) 중급 치유 물약’ 한 병을 획득하셨습니다.]
“오!”
이제 나오기 시작한다.
중급 치유 물약 하나에,
[주신(主神)의 축복이 D박스에 깃듭니다.]
[D박스에서 ‘진(眞) 가속의 물약’ 한 병을 획득하셨습니다.]
가속의 물약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주신(主神)의 축복이 D박스에 깃듭니다.]
‘또 나오나?’
[D박스에서 ‘진(眞) 상급 마정석’을 획득하셨습니다.]
‘상급 마정석? 대박이지.’
현실에선 무쓸모지만 NPC에게 팔면 무려 하나에 30,000 D코인.
마지막으로,
[D박스에서 ‘축복받은 부유석(퀘스트 시작 아이템)’를 획득하셨습니다.]
‘음? 또 퀘템? 게다가 부유석이라면···,’
생각나는 곳이 있긴 하다.
마침 마키나 공화국 일이 마무리되었으니 다른 곳으로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듀플렉스 대륙 전체를 모험해보는 것도 재미.
바로 퀘스트를 받아두고.
[축복받은 부유석과 접촉하셨습니다.]
[연계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수락!’
- 축복받은 부유석(1)
- 완료 조건 : 뉴팩토리에서 마법사 브랜달을 찾으세요.
- 보상 : 부유왕국 테라퓨타의 출입증.
‘역시 부유왕국이었어.’
마법사들의 도시.
마키나 공화국이 세워진 뒷배경과도 연관이 있는 나라.
부유왕국과 마키나 공화국은 서로 앙숙 관계, 아니 그보다 더 나쁘다. 침식지가 아니었다면 벌써 치고받고 싸웠을 터.
그래서 전쟁만 하고 있지 않을 뿐이지, 외교, 무역, 통행이 금지된 냉전 상태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마키나 공화국에 마법사가 있다니,
그것만으로 흥미진진하다.
‘스파이 같은 건가?’
퀘스트 진행하다 보면 알겠지.
이제 로그아웃하고, 현실에서 아이템 확인해보자.
※ ※ ※
찬웅은 캡슐에서 몸을 일으켰다.
억눌렸던 신진대사가 활발하게 작용하니 목이 조금 말랐다.
‘차나 마실까?’
찬웅은 싱크대에서 로그드라실산 허브티를 꺼냈다.
뜨거운 물을 끓여 찻잎을 풀고, 쪼르륵 따라,
“후우,”
머리가 맑아진다.
기분도 편안해지고.
차 한 잔의 여유.
가끔 현실의 일상도 즐겨야겠다.
기회가 있으면 여행도 하고.
그때!
딩동!
울리는 초인종 소리.
한달음에 뛰쳐나갔다.
문 아래 놓인 박스.
중급 치유 물약도 챙기고, 가속 물약에, 큼지막한 상급 마정석까지.
그러나 역시 가장 궁금한 거라면 마공학자 데우스칩의 넉넉한 허리띠, 게임 속 그 모습 그대로 왔다.
찬웅은 허리띠를 착용했다.
인벤토리가 얼마나 늘어날까?
이것저것 막 넣어봐?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접속을 위해 동기화를 실시합니다.]
'음? 이거 뭐야?'
시스템 알림 메시지?
동시에 떴다.
에고 시스템과 접속이라는 것이.
‘대체···,’
여기가 게임 안이 아닌 현실.
확실히 로그아웃했는데.
왜 이 목소리가 현실에서도 들려!
[동기화가 완료되었습니다. 메인 서버에 접속을 시작합니다.]
[접속을 완료했습니다.]
희한하다.
분명히 고장 났다는데 현실에선 잘 작동이 된다.
게다가 메인 서버에 접속을 완료했단다.
메인 서버가 어디 있길래.
‘메인 서버라, 메인 서버, ···설마 듀플렉스 스페이스 가상현실 게임 메인 서버는 아니겠지.’
또한 아까부터 자꾸 마음에 걸리는 것.
아무래도 이상하다. 진짜 익숙한 기계음이다.
많이 들었다.
도움을 받기도 했고.
‘세계수···.’
확인해볼까?
질문을 잘 골라야 한다.
처음엔 단순하게, 정체를 묻는 말부터.
‘넌 누구? 에고 시스템이야? 아니면 세계수야?’
[답변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
답변할 수 없기는!
자신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답변.
한 번 더.
‘듀플렉스 스페이스 가상현실 메인 서버와 접속되어 있나?’
[답변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확실하다.
세계수다.
‘이 허리띠를 준 목적은?’
[답변해드리겠습니다. 게임의 편의성을 위한 보조 수단입니다.]
이거 정말 웃기네.
게임의 편의성이라,
여긴 현실인데?
좋다.
게임의 편의성.
편하게 게임 해보자.
‘상큼한 딸기는 현재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답변해드리겠습니다. 로그드라실 침식지에서 오크를 사냥하는 중입니다.]
진짜다.
‘마키나 공화국의 데우스칩은?’
[답변해드리겠습니다. 중앙 마공학 연구소에서 엑사 등급 코어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부유왕국 테랴퓨타의 마법사 브랜달이 뉴팩토리에 있는 이유는?’
[답변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퀘스트와 관련된 사항은 대답해주지 않는 걸 보면 게임 안 상황을 다 알 수 있는 것 아니다.
그럼 현실은?
게임 안이 아니라 현실 상황에 대한 답변도 들을 수 있나?
‘한국에 존재하는 각성 플레이어의 숫자는 몇 명이야?’
[답변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이건 안 되는구나.
현실이라서 안되는 건가?
그럼 전에 박달환은?
‘되는 것이 있고 안 되는 것이 있다면···.’
어쩌면 비밀인가취급 같은 걸 수도 있다.
답해줄 수 있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의미.
동화율이 올라가면 더 많은 대답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고.
‘답변할 수 없는 것도 언젠가는 들을 수 있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가능합니다.]
된단다.
지금은 아니지만 가능하단다.
‘조건은?’
[답변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좀 더 물어보자.
찬웅은 잠시 고민했다.
뭐가 좋을까?
그때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
‘에이, 설마 이걸?’
안되면 말고.
‘육군 제3군단 본부에 최고급 접속 캡슐이 몇 개나 있지?’
조용하다.
그럼 그렇지.
그런데?
[답변해드리겠습니다. 강원도 인제 한국 육군 제3군단 본부엔 132개의 캡슐형 접속기가 존재합니다.]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