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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릇한 신입을 받았습니다-2> (195/245)

관상만렙 공무원님 195화

61. 파릇한 신입을 받았습니다-2

퇴근 무렵 계 경감의 연락이 왔다. 다섯 멤버들에 대한 조사가 끝났다는 얘기였다. 상세한 경위도 파악할 겸 계 경감을 만났다.

[잘못된 의기투합]

계 경감의 총평이었다.

“이 사람들 보기보다 완전 꾼이더군요.”

계 경감이 사진을 보여주었다. 멤버들이 가지고 있던 스케줄표였다. 수년간 암약한 기록들이 거기 적나라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매주 목요일은 겜블데이.

그런 제목 아래 그들이 누빈 사설 도박 리스트가 반짝거렸다.

잘못된 유산은 화투에서 시작되었다. 기원은 정순흥과 조철주였다. 둘은 K시의 중학교 선후배 사이였다. 둘 다 화투를 좋아했다.

어느 날 직원연수회에서 재기발랄한 이해인을 만났다. 한 조에 편성된 것이다. 정순흥이 조장이었다.

다른 여직원들은 몸을 사리지만 이해인은 달랐다. 남자들과 거리낌 없이 어울리는 게 마음에 들었다.

“술내기 한 판 쫄까?”

2일 차 저녁에 정순흥의 버릇이 나왔다.

“좋죠.”

조철주도 손이 근질거리던 차였다.

“이해인, 화투 칠 줄 알아?”

정순흥이 추파를 던졌다.

“화투는 몰라도 포커는 조금 배웠어요.”

“포커? 바둑이?”

“훌라도 가능해요.”

“…….”

정순흥과 이해인이 연결되는 소리였다. 기막힌 붙임성에 놀란 정순흥이 이해인을 장두환 국장에게 소개했다.

과시를 좋아하던 장 국장도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이해인 역시 장 국장의 총애가 싫을 리 없었다. 공무원이 되고 보니 국장 정도의 인맥이 없으면 허당이란 걸 깨달은 것이다.

분위기가 익숙해지자 이해인이 질러갔다.

“맨날 쪼잔하게 놀지 말고 회비 모아서 GW카지노 한 번 직관해요. 나 한 번 가 보고 싶은데?”

어느 날, 포커를 치던 중에 나온 이해인의 도발이었다. 이해인 앞에서는 상남자로 보이고 싶던 고참 공무원들. 결국 일탈을 하고 말았다.

공무원으로 카지노에 드나드는 건 경고감이었지만 장 국장의 잘난 카리스마(?)가 길을 연 것이다.

이때부터 이 멤버들의 전국 투어가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주식, 경매, 로또와 경마, 경정, 토토 등의 합법적인 투자나 도박이었다.

그 중독성은 자극이 큰 도박으로 옮겨갔다. 결국 불법 보드게임부터 사설 FX, 사설 도박 등에 손을 대게 되었다.

서울 원정은 이번이 6개월째였다. 처음 온 거라고 버텼지만 경도의 상괘에 발목이 잡혔다. 매주 목요일의 알리바이를 대라고 하니 사단이 난 것이다.

“전에는 구경만 하거나 소액 정도 걸었습니다.”

징계의 뜨거움을 잘 아는 멤버들, 이구동성으로 몸을 낮췄다.

“이 도박장이 당일 장부를 남기고 폐기하는 지능적 수법으로 관리하는 터라 어제 배팅한 금액만 걸렸습니다. 여기 멤버들은 200씩 준비를 했다는데 장순흥 씨만 200을 추가로 가지고 있더군요.”

계 경감의 설명이 이어진다.

“어제 판돈은 얼마나 되죠?”

“20여 명이 약 2억이었습니다.”

“이해인은 따고 있었다고요?”

“그녀의 칩은 약 700만 원쯤 되더군요. 처음이었다고 해요.”

700만 원이면 500만 원을 땄다. 그녀의 월급보다 많았다. 그 500만 원에 그녀의 인생은 떡락하게 되었다.

“감사담당관실에는 어떻게 통보가 되나요?”

“상습도박으로 보냈습니다. 확인이 된 GW 카지노 출입기록 등도 덧붙였고요.”

“벌금은 얼마쯤 될까요?”

“장기간의 상습성으로 보아 300만 원을 넘을 것 같습니다.”

300만 원.

굉장히 중요한 구간이다.

재직기간 중 3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국가공무원법이나 지방공무원법에서 정하는 결격 사유가 된다. 직을 잃을 수 있었다.

300만 원 미만이라고 해서 벌금 내고 끝나는 것은 아니다.

K시의 자체 감사위원회의 칼날을 통과해야 한다. 공무원 징계 규정상 ‘공무원 행동 강령’ 품위 유지 위반과 근무 태만 등에 해당되니 자체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이 국장이 벼르고 있으니 결코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웠다.

“더 도와드릴 게 있나요?”

계 경감이 물었다.

“아뇨. 덕분에 어려운 일을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드릴 말씀입니다. 오 박사님 제보로 유 형사와 천 형사의 실적을 챙겨줄 수 있었습니다.”

계 경감이 마무리를 짓고 떠났다.

그가 가져온 정보는 정확했다.

그러나.

한 가지가 빗나갔다.

강남에서 적발된 불법도박이 뉴스를 타버린 것이다.

하필이면 경도가 권 시장의 결재를 받고 있을 때 그 소식이 들어왔다.

“시장님.”

공보담당관 허준세였다.

“뭔가?”

권 시장이 고개를 들었다. 허준세가 벽 쪽의 텔레비전을 틀었다.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강남경찰서와 K시 경찰서 합동으로 불법도박단속>

<무너진 공무원 근무기강 확립 시급>

“그게 샜어?”

권 시장의 명궁에 검은 폭풍이 밀어닥쳤다.

“저희가 아니라 서울 쪽 구청에서 샌 것 같습니다.”

“허어.”

“기자들은 제가 맡겠습니다. 그런 줄만 아십시오.”

“알았네.”

권 시장의 한숨이 깊었다.

“……!”

한숨을 따라 경도의 관상안이 튀었다. 먹구름이 이마 전체를 덮더니 귀를 향해 번져갔다. 좋지 않았다.

이런 사건은 구설이 될지언정 시장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이마와 귀의 반응이 저토록 전격적인 것일까?

골똘하던 차에 노복궁의 환한 찰색이 눈에 들어왔다. 노복궁은 턱이다. 부하운이다. 부하들이 말썽을 일으켰는데 빛이 난다.

왜?

자세히 보니 과도하다. 귀에 못 박힐 말이지만 관상에서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

턱의 지각에서 시작된 윤기가 주변으로 넘치니 횡액이었다. 부하가 원수가 되는 것이다.

[원수]

경도의 관상 안은 이미 해석으로 넘어갔다.

하나둘도 아니고 다섯이 경찰에 걸렸다. 그중에는 사무관에 팀장만 둘이다.

‘간부급’이라고 매도하면 파장이 커진다. 그나마 근무시간은 아니었다. 시청 청사 안에서 벌어진 일도 아니다.

시장이라고 해도 직원들의 사적인 시간까지 관리감독할 수는 없으니 이런 반응은 예외에 속한다.

그렇다고 해도.

시장도 이 파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 이상이 관상은 살피지 못했다. 공보실장이 나가기 무섭게 온갖 전화가 쏟아졌다. 그중에 권태술의 보고도 있었다.

시장은 바로 자리를 떴다.

‘뭐야?’

머리가 어지러웠다.

도박이 일파만파로 진화하고 있었다.

“오 박사.”

엘리베이터 앞에 갈 때 이 국장이 그의 사무실 앞에서 손짓을 했다.

“시장실 전화 불났지?”

안으로 들어서자 그가 물었다.

“예.”

“사태가 좀 복잡해졌어.”

이 국장이 경도 앞에 앉았다.

“뉴스에 떴다고 들었습니다.”

“그게 아니고…… 이 친구들이 물귀신 작전으로 나오고 있어.”

“물귀신이라고요?”

“감사담당관실에서 그 라인의 주변 인물들을 조사를 했는데 시장님도 그들과 한 번 어울렸다는 말이 나왔어.”

“예?”

“지역 유지들 관리할 때 재미 삼아 포커를 하신 모양이야. 음식점 주인이 자랑삼아 찍은 걸 정순흥 과장이 압수했는데 구명운동을 막으면 그걸 공개하겠다는 말이 나왔다는군.”

“……?”

“권태술 팀장이 조기룡 실장을 패스하고 시장님에게 직보를 했어. 화가 난 조 실장이 권태술을 쫀 다음에 나한테 보고를 해왔고.”

“그거였군요. 아까 권 팀장이 시장님과 통화하는 것 같더니.”

“자네 촉에 걸린 게 이해인이었나?”

“예.”

“맙소사, 방 과장이 밀 때부터 마음에 걸리더니…….”

“이제야 묻습니다만 시장님과는 어떻게 연결이 되는 겁니까?”

“몇 번 비공식적으로 시장님을 수행한 적이 있지. 워낙 붙임성이 좋으니 시장님 눈에 들었고. 듣기로는 이번 인사작업 전에 시장님 방으로 찾아가 독대를 한 적이 있다고 하더군. 나아가 정순흥과 방 과장 등 그쪽 라인들도 밀었고.”

“…….”

경도는 말문이 막혔다. 충성하는 직원을 키우려는 생각은 당연하다. 그들에게 보상을 주려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너무 얽혔다. 방송까지 타게 되니 거의 발등 찍은 수준이었다.

다섯 멤버들은 결국 중형(?)을 얻어맞았다. 정순흥과 조철주를 제외한 세 명이 벌금 300만 원을 먹은 것이다.

이해인을 비롯해 300만 원 벌금자들은 시 징계위원회에서 해임의 중징계를 먹었다.

입장이 곤란해진 시장은 위원회가 개최되는 주에 5일 연가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덕분에 이 국장의 주장이 제대로 먹혔다.

멤버들은 본인들이 낸 기여금이 날아가고 3년 동안 공무원 계열에 진출할 수 없게 되었다.

정순흥과 조철주의 대처는 좀 달랐다. 둘은 징계위원회 처분이 나오기 전에 사표를 냈다.

그들에게 떨어진 처분은 정직이었다. 아마도 권 시장과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도박은 국가공무원법 제63조 품위유지의무 및 형법 제246조 위반이다. 친목(?)을 위해 시작한 내기 화투가 다다른 종착역이었다.

이 사건의 최고 피해자는 권 시장이었다. 열정과 청렴한 이미지였기에 무소속의 핸디캡을 딛고 당선되었던 권 시장이었다. 그도 포커판에 끼었다는 소문이 기어이 새어나가면서 지역 여론이 악화된 것이다.

문제는 총선과 지방선거가 멀지 않은 시점이라는 사실이었다.

노복궁의 지나친 윤기는 그렇게 적중이었다.

홀연 빛나던 턱의 윤기에 치였으니 정순흥과 그 라인들은 권 시장에게 있어 충성이 아니라 치명타를 날린 셈이다.

그 토요일에 경규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을 위해 올라온 어머니에게 두나를 소개했다. 어머니가 좋아 어쩔 줄을 몰랐다. 나이 드신 분들에게는 자식의 결혼이 숙제였던 모양이었다.

형수가 되는 단미리가 임신 초기라기에 유모차를 선물했다.

“잘 쓰고 물려줄게요.”

단미리의 재치가 반짝거렸다.

“아오, 까닥하면 경도한테 밀릴 뻔했네.”

경규도 너스레를 떨었다.

결혼식장의 둘은 잘 어울려 보였다. 신혼여행은 유럽으로 떠났다. 유럽은 출판 강국이다. 이제 제대로 된 출판사 반열에 올랐지만 경규의 노력은 식지 않았다. 다 계획이 있는 것이다.

인사팀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신규를 맞았다.

“지방행정서기보 시보 신보라, 시보에 임함.”

임명장은 경도가 읽었다.

육 과장이 임명장을 수여했다.

짝짝.

인사팀에 더불어 소수가 참가한 가운데 두 명의 9급 신규가 임용장을 받았다. 눈빛부터 어깨까지 제대로 긴장이었다. 그 순진함에 미소가 나올 지경이었다.

“기대가 크네.”

육 과장이 말하자 두 신규가 입을 모아 합창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열심히.

진심이다.

군대는 까라면 깐다. 옛날얘기다. 요즘은 병원이 무섭다. 간호사들은 선배들의 태움에 몸서리를 치고 병원 인턴들 역시 선배들의 군기에 살이 마른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어라.

이 신규들 역시 그런 명령조차 받을 만큼 비장했다.

“우리 팀 막내가 새로 왔어요.”

각 팀과 연관 부서에의 소개는 강재은이 맡았다. 시련 후에 받은 신규라 그런지 싫은 기색조차 없다.

시보는 사실 말 그대로 시보다.

6개월 간 인턴처럼 일을 시키며 공무원의 자질을 최종적으로 테스트 받는 과정이다. 그러나 사문화규정이다. 시보가 형식적인 과정이 된 건 구석기 시대처럼 먼일이었다.

시보건 뭐건 발령받는 순간 한 사람 몫을 해야 하는 공무원이었다.

과거처럼 경직된 조직이라면 7급 자리에 시보를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또한 사문화 규정이다.

차고 넘기는 게 7급이다 보니 9급 몇 명, 8급 몇 명, 7급 몇 명 하던 직급 정원은 거의 개무시 규정이 되고 있었다.

신보라의 관운은 평범했다. 이마 한가운데의 중정도 그랬고 눈빛도 그랬다. 하지만 코의 산근에 점이 있으니 일복은 많을 상이다.

나아가 눈썹뼈인 미릉골 기세가 나쁘지 않아 6급까지는 조금 빠르게 승진할 것 같았다.

최근 몇 년의 기색도 좋다. 아마도 8급은 굉장히 빠르게 달 것으로 보였다.

이튿날 점심시간, 인사팀과 자치행정과의 몇몇이 가세해 조촐한 점심으로 시보 환영식을 가졌다.

“우리 시에 정통 행정라인이 있는데 들어봤어?”

식사가 끝나갈 무렵 교류팀 한 팀장이 보라에게 물었다.

“못 들어봤습니다.”

보라는 자세를 바르게 하며 답했다. 아직까지는 긴장으로 불타고 있었다.

“우리 이 국장님 그리고 여기 육 과장님 다음에 바로 보라 씨 오 팀장이야. 그런 팀에 들어간 거 진짜 행운인 줄 알라고.”

“팀장님.”

경도가 한 팀장의 폭주를 막았다.

“내가 없는 말 했나? 게다가 관상박사니 어련히 알아서 선택했겠어?”

“관상박사요?”

보라가 신기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두고 보면 알 일이고…… 아무튼 용장 밑에 약졸 없는 법이니 좀 힘들더라도 열심히 해. 솔직히 내 밑으로 왔어 봐? 배우는 것도 없이 빡세게 구르기만 했을 거야.”

“아, 왜 신규를 겁주고 그러세요?”

육 과장이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계산은 재은이 맡았다. 육 과장이 업무추진카드를 내준 것이다. 재은은 일행에 비해 사무실 복귀가 조금 늦었다.

“어머, 커피.”

탈의실에서 나온 재은이 책상 앞에서 울상을 지었다.

“보라 씨.”

바로 신규를 부른다.

“부르셨어요?”

보라가 재은의 책상 옆으로 다가섰다.

“시청 길 건너가면 타이완 있거든. 거기 흑당 밀크티가 괜찮아. 한 잔만 부탁해도 될까? 펄은 두 가지인데 정확하게 반반씩 넣고 프리미엄 생크림 추가. 호피무늬 그라데이션이 쫙 뜰 때 가져오는 거 알지? 쉐키쉐키는 10초간만 부탁해. 나는 너무 오래 하면 안 좋더라.”

재은이 신용카드를 내민다.

경도와 득렬의 시선이 남몰래 집중되었다.

신규들은 무섭다.

팀장이나 과장의 커피 심부름도 하지 않으려 한다. 하물며 재은은 8급이었다.

-미안하지만 그런 거 하려고 100대 1 경쟁 뚫은 거 아니거든요.

열에 아홉은 그렇게 내쏘는 세상이었다.

그런데.

보라는 100대 1의 1에 속했다.

“팀장님하고 마 주임님은요?”

……하며 추가주문까지 물어보는 것이다.

“우린 됐어.”

경도와 마득렬이 손을 저었다. 재은의 심부름만 해도 아슬아슬한 판에 묻어갈 수 없었다.

재은의 흑당 밀크티는 곧 대령되었다.

하지만 재은과 마득렬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웃는 건 경도뿐이었다.

이유가 있었으니 셋이 건 내기였다.

<커피 심부름>

재은과 마득렬은 항명에 걸었고 경도는 한다에 걸었다.

“아우, 씨…… 하여간 팀장님 관상은…….”

입맛을 다시며 일어선 재은이 탈의실에서 뭔가를 꺼내왔다. 커피와 음료였다. 경도와 득렬, 재은이 각기 다른 음료를 보라에게 내밀었다.

보라에게 내준 미션과 상관없이 신규를 위해 비밀리에 준비한 것이었다.

“어머.”

보라가 놀라 어쩔 줄을 몰랐다.

“마셔. 커피 심부름은 그냥 한 번 해본 거야. 우리 팀은 그런 걸로 꼰대질 안 하니까 보라 씨가 싫으면 언제든 NO라고 말해도 돼. 이건 선배들 대우해준 환영의 커피 앤 음료.”

“팀장님…….”

경도 설명이 나오자 보라가 감동을 먹었다.

“흑당 밀크티 고마워. 내가 신규라도 그런 오더는 칼거절했을 거야.”

재은도 살가운 인사로 정을 나눈다.

찰칵.

보라가 책상에 놓인 세 잔 커피의 사진을 찍는다. 마치 훈장을 찍는 모습이다. 어쩌면 그녀에게는 긴 공직생활 동안 따뜻한 추억으로 남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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