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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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 둥. 둥.
패션쇼장 사방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웅장한 북소리가 울려 퍼졌다.
- 다다다닥.
런웨이 무대 옆을 따라 설치되어 있던 각양각색의 화려한 조명들이 순서대로 켜지기 시작했다.
- 번쩍번쩍.
천장 레일에 거치 되어 있던 스포트라이트에서 쏟아진 불빛들이 기다란 런웨이 무대를 훑더니, 무대 입구 쪽에서 빙글빙글 맴을 돌기 시작했다.
시간이 되었는지 남자 MC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우렁찬 목소리로 패션쇼 시작을 알리는 멘트를 치기 시작했다.
런웨이 무대 뒤에서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던 수빈은, 자신의 몫으로 지정된 행거에 걸려있는 백합 꽃다발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디오르를 대표하는 모델이라.. 상대방이 나름 성의를 보였으면, 거기에 걸맞은 보답을 해주는 게 인지상정(人之常情) 아니겠어.'
모델들이 나갈 차례가 되었는지 스태프가 수빈을 불렀다. 다른 모델들과 함께 줄을 선 수빈은, 우연인지 필연인지 자신의 바로 뒤에 쓰레기가 서는 것을 보았다.
'패션모델이 가장 열받는 건 뭘까? 뭐니 뭐니 해도 런웨이에서 자신이 주목받지 못하는 거겠지. 잘 됐군. 임도 보고 뽕도 따고..'
장내에 울려 퍼지던 웅장했던 북소리가 사라졌다. 대신 템포가 빠른, 흔히 쿠바 드럼이라고 부르는 봉고 소리가 귓가에 들리기 시작했다. 경쾌한 EDM 비트도 같이 깔렸다. 쇼장의 분위기가 업이 되며 관객들이 들뜨기 시작했다.
모델들이 한 명씩 한 명씩 정해진 순서대로 런웨이로 나가기 시작했다. 수빈도 스태프의 신호와 함께 런웨이로 걸어나갔다. 눈을 찌르는 눈부신 조명, 귀청을 파고드는 관객들의 떠드는 소리 그리고 피부로 느껴지는 후끈한 열기가 수빈을 덮쳤다.
많은 관객들 앞에 처음으로 서보는 런웨이 무대였지만, 수빈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오히려 도도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었다. 아랫배에 힘을 줘 중심을 단단히 잡고서, 당당한 태도로 나아갔다. 입가에는 거만한 미소를, 눈가에는 오만한 눈빛을 한 수빈이 마치 미끄러지듯 부드럽게 런웨이 무대 위를 걸어가기 시작했다.
패션쇼를 관람하던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수빈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 잘생겼는데. 신체 비율도 좋아 보이고.
- 동양인이 디오르 무대에 서는 걸 첨 봐.
- 걷는 게 아주 자연스러워. 표정도 맘에 들고.
- 옷보다 모델만 보이는 게 문제긴 하네.
- 그럼 뭐 어때? 어차피 운동복 아냐.
많은 관객들의 관심 속에, 수빈은 런웨이 무대 끝자락에 우뚝 섰다. 고개를 살짝 숙여 시선을 무대 아래쪽에 둔 채, 자신을 바라보는 관객들을 천천히 훑기 시작했다. 반대로 손은 재빠르게 상의 지퍼를 잡고 끌어내렸다. 수빈이 운동복 상의를 탈의하여 어깨 위에 울러매었다.
- 우오오오. 멋지다.
- 그리스 조각상 같은걸.
- 몸이 장난 아니다.
- 예술이야. 예술.
사람들의 탄성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마구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온통 자신에게 집중되는 사람들의 시선을 느끼며 뒤로 돌은 수빈은,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짜증 어린 눈빛으로 걸어오고 있는 쓰레기를 보았다. 수빈이 피식 웃었다.
뒤돌아 몇 발짝 걸어가던 수빈이 아무런 도움닫기도 없이, 도약을 위한 사전 준비 동작도 없이, 마치 우주인이 무중력 상태에서 둥실 떠오르듯, 발목과 허벅지의 힘만으로 공중으로 높이 날아올랐다.
- 꺄악.
- 어머나.
- 깜짝이야.
이 세상의 존재가 아닌 듯 아무런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수빈의 몸이, 공중에서 가볍게 제비를 돌고서는 고양이처럼 가볍게 무대 위로 소리 없이 착지했디. 환한 미소를 지은 수빈이 왼손으로 어깨 위에 울러 맨 운동복 상의를 붙잡고서, 바람개비처럼 빠르게 휘돌리며 걸어갔다.
비로소 정신을 차린 관객들이 열정적으로 박수를 쳤다. 몇몇의 관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내질렀다.
- 짝짝짝짝.
- 우와아아! 대박이다!
- 줄이라도 달린 거야?
- 멋지다! 멋져!
사람들의 기대와 달리, 두 번째 등장한 수빈의 무대는 별다른 쇼맨십 없이 잔잔하게 진행되었다. 런웨이를 마치고 무대 뒤로 들어가는 수빈의 귓가에, 아쉬워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 원래 한 번만 하기로 되어 있는 건가?
- 내가 알겠니? 나도 다시 보고 싶긴 하다.
- 동양인 모델이 이번에는 옷도 안 벗었잖아?
- 얘가.. 여기가 스트립쇼하는 곳은 아니잖아.
- 다음에 다시 나오면 또 해달라고 졸라볼까?
수빈은 다음 옷으로 갈아입기 위해 행거 쪽으로 걸어가며 중얼거렸다.
"부디 한 번으로 참아달라고.. 힘들게 준비한 패션쇼를 모델이 망칠 수는 없잖아."
마지막으로 3피스 슈트를 입은 수빈이 백합 꽃다발을 들고 런웨이에 등장했다. 몇 발짝 떼지도 않았을 때, 관객 중 여성 한 명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 Encore une fois!
(한번 더!)
수빈이 피식 웃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참아주세요.. 또 했다가는 델핀에게 혼나요.'
계속해서 런웨이를 걸어갈 때, 또 다른 여성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수빈이 프랑스어를 못 알아듣는다고 생각을 했는지, 힘차게 영어로 외쳤다.
- One more time!
덩달아 관객들이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며 소리쳤다.
- 삐이익. 짝짝짝.
- One more time!
- One more time!
- One more time!
난감한 얼굴로 걸어가던 수빈은, 자신의 정면 쪽 멀리 떨어진 곳에서 무대를 총괄 지휘하고 있는 무대감독을 보았다. 다급한 얼굴로 수빈을 바라보며 열심히 팔을 휘돌리고 있었다. 고개를 살짝 갸웃한 수빈이 소리 없이 입모양으로 오케이냐고 물었다. 무대감독이 고개를 아래위로 열심히 끄덕였다.
빙긋 웃은 수빈은 런웨이 끝 쪽으로 걸어가며 천천히 재킷을 벗기 시작했다. 기대에 찬 사람들의 힘찬 환호성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 우와와와아.
왼손에는 벗은 재킷을, 오른손에는 백합 꽃다발을 들은 수빈이 빅토리아 시크릿 모델처럼 양팔을 넓게 벌린 채 걸어갔다. 아무런 준비 동작 없이 수빈의 몸이, 마치 누가 위에서 잡아당기듯 공중으로 높게 치솟아 올랐다. 공중제비를 돈 수빈의 몸이, 마치 자로 잰 듯 런웨이 끝자락에 부드럽게 낙하했다. 열광적인 관객들의 환호성 속에서, 수빈은 백합 꽃다발을 들은 오른손을 몸 쪽으로 당기며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 짝짝짝짝.
- 삐이익. 삐익.
- 최고다.
패션쇼장이 떠나갈 듯 터져 나오는 박수와 함성 속에서, 수빈의 몸이 다시 공중으로 치솟았다. 뒤로 공중제비를 돌은 수빈이 런웨이에 안착했다. 관객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수빈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런웨이를 걸어갔다.
처음 서는 패션쇼를 성황리에 끝마친 수빈은, 어느새 라이프를 제작한 영화감독이라는 소문이 다 펴졌는지, 패션모델뿐만 아니라 스태프들에게까지 일일이 사인을 해주랴 사진을 찍으랴 한참을 시달렸다.
겨우 패션쇼장을 빠져나온 수빈은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델핀 아르노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 흥분한 델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빈! 너무너무 수고했어요.]
"델핀. 내가 패션쇼를 그만 서커스장으로 만들어 버린 것 같아요. 아무래도 사과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어머. 그럴 필요 없어요.]
"하지만.. 패션모델은 자신이 입고 있는 옷을 돋보이게 해야 한다고 들었.."
델핀이 수빈의 말을 자르고 들어왔다.
[잘못 알고 있군요. 그건 마네킹 대용으로 쓰는 일반적인 패션모델에게 해당되는 거죠. 전문 모델도 아닌 배우나 가수 같은 셀럽을 런웨이에 세우는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그들이 걸치고 있는 옷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천만에요. 대중들과 관심과 미디어의 이목을 끌어모으려고 하는 거예요. 장담하건대.. 다음 달 모든 패션잡지의 커버스토리는 디오르의 패션쇼로 도배가 될 거예요. 내기해도 좋아요. 이게 다 수빈 덕분이죠.]
"그럼 내가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가요?"
[당연하죠. 오히려 제가 감사를 드려야죠. 안 벗겠다던 옷까지 벗어줘서 더욱 감사하고요. 아무쪼록 내년에도 부탁해요.]
"흠.. 새로운 신작 영화가 잘 되면 한번 고려해 보죠."
[걱정 말아요. 수빈의 새로운 신작 영화도 내가 배급을 책임질 테니까..]
"그럼 감사하죠. 델핀. 다음에 또 봐요."
[그래요. 프랑스 아니 유럽 쪽에 올 일이 있으면 꼭 연락을 주세요. 알았죠?]
"네. 델핀. 그렇게 할게요."
수빈이 전화를 끊으려고 할 때, 델핀이 추가로 말했다.
[아. 그리고.. 수빈에게 감히 헛소리를 지껄인 모델이 있다고 하더군요.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했어요. 다음번에는 그런 일이 없도록 제가 더욱 신경을 쓸게요.]
"그럴 필요까지는 없는데.. 아무튼 고마워요. 델핀."
전화를 끊은 수빈이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후우.. 영화사가 할리우드와 경쟁할 정도로 자리를 잡으려면 이 짓을 최소한 서너 번은 더 해야 하겠지? 그나마 1년에 한 번이라 다행이야."
수빈을 태운 차량이 빠르게 샤를 드골 국제공항으로 달려갔다.
6월 29일 금요일
패션쇼를 끝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한 수빈은 신작 영화 제작 준비에 매진했다.
금요일 아침부터 수빈은 제작 회의를 주재하고 있었다. 간부들과 제작 부서 전원이 단 한 명의 열외 없이 참석하고 있었다. 수빈이 입을 열었다.
"본격적인 회의에 들어가기 앞서서.. 먼저 이 이야기부터 해야겠습니다. 저번 회의 이후로 저에게 3명이 의사 표시를 해왔습니다. 자신들도 영화감독으로서 영화를 찍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이죠. 박수종 팀장과 장진석 감독 그리고 감독을 꿈꾼다고 의사 표시를 해온 3명. 합쳐서 총 5명이 이 자리에 앉아 계십니다. 그리고 5명 모두 오래전부터 꿈꿔오고 준비해왔던 영화가 있으셨나 봅니다. 하나같이 훌륭한 제작 기획서를 제게 제출하셨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말이죠."
수빈이 좌중을 훑어본 다음 말을 이었다.
"그래서 제가 제안을 하나 하겠습니다. 기획서를 제출하신 5분 모두에게 똑같이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11월 말 정도면 제가 찍는 신작 영화 촬영이 거의 끝나고, 후반 작업에 들어갈 겁니다. 12월 1일에 다섯 분 모두에게 각각 제작비 1억씩을 드리겠습니다. 그 돈으로 자신들이 찍고 싶어 하는 장편 영화의 내용을, 단편 영화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분량은 15분 정도, 제작 기간은 12월 20일까지입니다. 형식은 장편의 프리퀄이든 시퀄이든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스핀 오프도 좋고 트레일러 영상이라 생각하고 찍으셔도 좋습니다. 무슨 말인지 이해가 가시죠?"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자 수빈이 말을 이었다.
"제작된 5편의 단편을 가지고 영화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시사회를 가지겠습니다. 그리고 품평회를 열겠습니다. 사람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최종적으로 그중에 3분을 선정하겠습니다. 선정된 3분에게는 영화감독으로서 자신이 꿈꿔왔던 작품을 찍을 수 있도록, 제가 전폭적인 지원을 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다들 열심히 준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시겠습니까?"
- 네. 알겠습니다.
"이번 5명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분들도 다들 꿈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기회는 여러분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질 겁니다. 단, 준비는 본인들이 철저히 하셔야겠죠. 재차 말씀드리지만.. 어설픈 기획서는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자.. 그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해두고.. 페스 관리팀장?"
"네. 대표님."
수빈은 김종호 페스 관리팀장에게 물었다.
"제가 지시한 건 어떻게 돼가나요?"
"라이프를 찍으면서 느꼈던 불편 사항과 보완 사항 그리고 필요한 추가 기능 등을 현재 업그레이드 중입니다. 빠르면 일주일 늦어도 열흘 이내에 작업이 다 끝날 겁니다. 그런 후 지시하신 대로 4명의 영화감독을 가정해서, 3세트 분량을 더 추가 발주할 계획입니다. 3세트를 더 제작하는데 드는 비용은 60억 정도가 소요될 걸로 보고 있습니다."
"제작비가 예전보다 많이 다운됐네요?"
"네. 일단 제작 수량이 늘었고, 한번 제작해 본 경험이 있어서 세트당 20억 정도면 가능한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20억을 더 지원해 드릴 테니, 1세트를 더 제작하세요. 올 연말에 단편을 찍는 분들이 5명이니까 거기에 맞춰 드려야죠."
"알겠습니다. 대표님."
수빈이 오소라를 바라보며 물었다.
"오상무? 오디션 준비는 어떻게 돼가나요?"
"네. 대표님. 차질 없이 진행 중이에요. 이미 오디션 공고가 나간 상태이고요. 극단들이나 기획사들 그리고 여러 커뮤니티에 이미 통보가 다 됐습니다. 7월 4일 수요일에 남자 배우 오디션이 있고요. 다음 날인 목요일에 여자 배우 오디션을 보기로 되어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이번 영화는 외국 로케가 많기 때문에. 기껏 뽑았는데 외국 여행에 결격 사유가 있으면 안 됩니다. 그런 지원자들은 사전에 미리 잘 선별해 주세요."
"네. 대표님."
"CG 팀 꾸리는 건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CG 팀 팀장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서, 지금 조부장이 미국으로 출장 가 있는 상태예요. 팀원들은 국내에서 충원하더라고, 팀장만은 아무래도 할리우드에서 스카우트를 하는 게 좋을 거 같다고 조부장이 판단을 내렸습니다."
수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장비들은요?"
"범용적인 CG 장비들은 국내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서 이미 발주를 냈어요, 하지만 최신식 장비들은 선정된 팀장과 의논을 하고서, 그다음에 발주를 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아직 발주 전입니다."
"좋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번 영화는 철저한 오락영화입니다. 제가 아무리 몸으로 때운다고 쳐도, CG가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그런 장면에서 퀄리티가 떨어지면, 관객들의 몰입도가 확 깨집니다. 제작 일정상 최대한 빨리 꾸려주셔야 합니다."
"네. 대표님. 아무리 늦어도 7월 중에는 다 마무리가 될 거예요."
"믿고 있겠습니다. 그러면.. 이번 영화에서 제일 중요한 촬영과 소품 이야기를 해봐야겠군요. 먼저 박수종 영상팀장?"
"네. 대표님."
"제가 부탁드린 건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박팀장이 허리를 숙이더니, 바닥에 놓인 뱀처럼 생긴 요상한 물건을 집어 들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요상한 물건을 본 수빈이 의문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그게 뭡니까?"
박팀장이 자신 어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시경(內視鏡)입니다. 대표님의 생각하시는 이미지와 요구 사항을 들은 뒤, 저희 제작부 직원들이 몇 날 며칠 머리를 짜낸 결과로 찾은 겁니다."
"내시경이라.. 설명을 좀 들어볼까요?"
"네. 대표님."
박팀장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