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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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의 질문에 이성호 소품팀장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대표님. 설명은 나중에 들으시고.. 일단 한번 착용을 해보시죠."
어리둥절한 표정의 수빈이 수경 같은 걸 눈에 차고 헤드셋 같은 걸 귀에 걸치자, 박상민 지원팀장이 핸드폰을 꺼내어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수빈은 장비를 착용하자 눈앞이 칠흑처럼 깜깜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살짝 당황을 하고 있었다. 그때 수빈의 귀에 처음 들어보는 남성의 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얼마 전 영화사에 특채로 입사한 김종호라고 합니다. 저에게 하실 말씀이 있으시면 그냥 말씀하시면 됩니다. 마이크를 통해서 제가 들을 수 있습니다.]
"그래요? 제 말 들리나요?"
[아주 잘 들립니다. 대표님.]
"그럼 먼저.. 제가 지금 쓰고 있는 게 뭔지 설명부터 좀 부탁드릴까요?"
[전문적으로 들어가면 굉장히 복잡합니다만.. 쉽게 말씀드리면 VR 장치와 통신 시스템을 하나로 합쳐 놓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에 편하실 겁니다.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이용해서 전선 없이 모든 걸 무선으로 가능하게 만들어 놨습니다. 대표님이 영화를 찍으실 때, 현장에서 촬영한 영상을 바로 그 자리에서 확인하실 수 있게 말입니다.]
"호오. 그래요?"
[제가 예를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갑자기 밝은 화면을 보면 눈이 부실 테니, 잠시 눈을 감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았어요."
[그럼 모니터 스위치를 켜겠습니다.]
그 순간 수빈은 눈앞이 환하게 밝아오는 것을 느꼈다.
[눈을 천천히 떠주시길 바랍니다.]
"떴습니다."
[그럼 시험 삼아 영상 데이터를 하나 쏘겠습니다.]
수빈의 눈앞에 영상 하나가 떠오르더니, 조금 전 밴을 타고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자신의 모습이 TV로 지켜보듯 또렷하게 보였다.
[조금 전 박팀장이 직접 촬영한 영상입니다. 보실 때 VR 과는 조금 다른 걸 느끼실 겁니다. VR은 영상을 현실처럼 보이는데 주력을 했다면, 이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모니터에 나오는 영상을 그대로 구현하는데 목적을 두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은 대표님이 직접 모니터를 보실 때와 똑같은 곡률과 화면 비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밝기와 조도도 똑같습니다. 물론 필요하시다면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합니다.]
"이거.. 대박인데요. 선명하게 아주 잘 보입니다. 화질이 맘에 드는군요."
[칭찬 감사합니다. 현재 영화 촬영에 투입되는 4대의 일반 카메라와 ENG 카메라 2대, 3CCD 카메라 1대 그리고 달리 카메라에 와이파이 장치가 달려있습니다. 그들 카메라가 찍는 영상은, 실시간으로 제가 받아서 대표님께서 보시고자 할 때 바로 쏴드릴 수가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카메라 댓수가 더 많은 걸로 아는데요?"
[영화사에서 얼마 전 구입한 최신형 카메라 장비들만 와이파이 장치를 붙일 수 있었습니다. 연식이 오래된 카메라들은 안타깝게도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요? 사용해보고 좋으면 카메라를 다들 최신형으로 바꿔야겠군요. 작동 원리가 어떻게 되는 거죠?"
[간단합니다. 자체 기지국이 있고 거길 기점으로 해서,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지원하는 각각의 장치들끼리 무선 와이파이 형식으로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는 겁니다.]
"자체 기지국이 있다고요?"
[그렇습니다. 보여드릴까요?]
"그래요. 궁금하네요."
[그럼 제가 대표님이 계신 곳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수빈의 눈앞에 보이는 화면이 바뀌었다. 저 멀리서 방송국 중계차처럼 지붕에 둥그런 안테나를 단 검은색 밴이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온 밴이 수빈의 앞에 정차하였다.
[이제 VR 장치를 벗으시면 됩니다.]
수빈이 눈에 착용한 장치를 벗자, 방금 전 화면에서 본 검은색 밴이 자신의 앞에 정차되어 있었고, 그 모습을 지원팀장이 라이브로 생생하게 찍고 있었다. 밴의 문이 열리더니 헤드셋을 목에 건 짧은 머리의 젊은 남자가 내렸다. 남자가 수빈을 향해 허리를 숙이며 정중히 인사를 하였다.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처음 뵙겠습니다. 김종호라고 합니다."
김종호를 향해 수빈이 손을 내밀었다.
"반가워요. 수박 프로덕션의 대표 강수빈입니다."
이윽고 인사를 나눈 수빈은 검은색 밴으로 다가가 밴의 내부를 살펴보며 감탄을 터뜨리고 있었다. 한쪽에는 여러 대의 모니터와 콘솔 박스가 달려 있었고, 다른 쪽에는 복잡한 계기판과 다양한 색깔의 LED 램프들이 점멸하고 있었다. 바닥과 천장에는 여러 색의 전선들이 어지럽게 얽혀 있었고, 뒤쪽 트렁크 쪽에는 네모난 형태의 큼지막한 박스가 설치되어 있었다.
"이야. 이거 미국 드라마에서 보던 차량이랑 비슷한데요. CIA 같은 곳에서 첩보전을 할 때 등장하는 차량 말입니다. 전자 장치랑 모니터랑.. 아주 복잡하게 되어 있네요."
"조금 복잡하긴 합니다만.. 간단히 설명드리면 밴은 크게 4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안테나를 포함한 기지국 장치, 시스템에 연결된 장치끼리 와이파이를 가능하게 해주는 컨트롤 장치, 4대의 모니터를 포함한 편집 장치 그리고 각 장비의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 장치. 이렇게 4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김종호가 수빈의 눈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전체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제법 많은 자금이 소요되었습니다. 관련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들을 외국에서 최신형으로 직수입을 해야 했고, 시간 관계상 항공편을 이용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제작 단가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돈은 상관없습니다. 아주 맘에 들어요.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수빈의 칭찬에 얼굴이 밝아진 김종호가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맘에 드신다니 다행입니다."
잠시 후 수빈은 스튜디오에 있는 대기실에서 이성호 소품팀장, 박상민 지원팀장, 김종호 장비 담당자와 함께 차를 마시고 있었다.
"두 분이서 친구시라고요?"
수빈의 질문에 김종호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네. 박팀장이랑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 사입니다. 제가 VR 관련 벤처사업을 한답시고 사업을 벌였다가.. 얼마 전 쫄딱 말아먹었습니다. 집에서 괴로워하면서 지내고 있었는데.. 박팀장이 저에게 직접 연락을 줬습니다."
"그랬군요. 사업을 하다 보면 잘 안되는 수도 있는 거죠. 김종호씨가 만든 저 장비를 뭐라고 부르죠?"
"급하게 시스템을 제작하면서 붙인 영문 이름이 있었는데.. 너무 길어서 저희들끼리는 간단하게 줄여서 페스(PES : Portable Editing System)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대표님께서 원하시는.. 이동식 편집 시스템이라는 뜻에서 붙인 이름입니다."
"페스.. 간단해서 부르기 편하군요. 앞으로 김종호씨는 페스 관리팀장이라고 직책을 따로 드리겠습니다. 연봉 계약은 완료된 건가요?"
"네. 저랑 저와 같이 일하는 친구랑 두 명이서 오소라 상무님과 면담을 해서, 적지 않은 연봉으로 계약을 했습니다. 연봉에 대해서 불만은 전혀 없습니다. 대표님."
"친구라면 아까 검은색 밴을 몰고 있던?"
"네. 예전부터 저와 같이 일하는 친굽니다. 사실.. 장비 개발과 유지 보수를 하는 게 혼자서 하기에는 너무 힘들어서요. 벤처 사업을 할 때도 같이 일을 했던 친구입니다."
"사람이 필요하면 당연히 써야죠. 그런 걸로 뭐라 하지 않으니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근데.. 궁금한게 있습니다."
"말씀하시죠. 대표님."
"이렇게 좋은 걸 여태껏 왜 아무도 안 썼던 거죠? 제가 직접 체험을 해보니까.. 촬영 현장에서 사용하면 아주 편리해 보이는데 말입니다."
박상민 지원팀장이 대신해서 입을 열었다.
"제가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제가 볼 때에는 3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이 너무 과합니다. 일단 가장 먼저 촬영 장비 자체를 최신형으로 다 바꿔야만 합니다. 얼마 전에 영화사에서 최신형 촬영 장비들을 미리 구매하지 않았더라면, 시스템을 꾸리는 게 아마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리고 와이파이 다이렉트 장비들을 또 구매해야 합니다. 거기에 관리 인력도 추가 투입을 해야 하죠. 김종호 팀장 같은 인재를 구하는 게 쉬운 것도 아니고요."
박상민 팀장이 잠시 머리를 굴러더니 말을 이었다.
"머릿속으로 대충 계산을 해봐도, 장비와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최소 30억 가까이 깨질 겁니다. 그리고 관리 인력의 인건비와 유지 보수비를 생각하면.. 아무것도 안 해도 1년에 2~3억은 그냥 나갑니다. 영화를 찍든 안 찍든 상관없이요."
수빈이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군요. 보통의 영화사라면 시도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긴 하네요. 그럼 다른 이유는 또 뭔가요?"
"두 번째 이유는.. 이런 시스템은 없어도 그만이라는 겁니다. 있으면 좀 편하겠지만, 없다고 영화를 못 찍는 게 아니잖습니까? 그리고 이전 촬영 장비들이 훨씬 더 영상이 아름답고 다루기 편하다면서, 장비 교체를 거부하는 감독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대표님께서는 아직 젊으시다 보니.. 새로운 걸 받아들이는데 주저함이 없으셔서 가능한 일인 겁니다."
"그럴듯한 이유로군요. 그럼 마지막 하나는 뭔가요?"
"세 번째는.. 대표님 말고는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요, 개 발에 편자라는 겁니다. 사실 다른 영화감독들은 이런 최신식 시스템 자체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대표님이 워낙 특출난 분이시다 보니.. 현장에서의 빠른 확인과 머릿속에서 편집까지 바로 하시겠다고 나서시는 거죠. 그런 게 실제로 가능한 감독은 대표님 말고는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이런 시스템은 전 세계에서 오로지 대표님에게만 필요한 겁니다. 아마 다른 감독들은 공짜로 준다고 해도 거부할 겁니다. 관리하기 힘들고 쓸데도 없다고 말입니다."
박팀장의 말에 수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래요? 전 좀 다른 생각입니다만..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들이 이런 방향으로 바꿔져 나갈 거라고 봅니다. 편리함은 생각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우리가 선구자적인 입장이지만, 언젠가 다른 촬영 현장들도 우리의 뒤를 답습할 거라 생각합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말입니다."
수빈의 말에 박팀장이 고개를 저으며 반박했다.
"전 대표님과 좀 다른 의견입니다. 엘리베이터가 편리하다고 해서.. 모든 2층 집에 다 설치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정말로 필요한가 하는 문제와 거기에 따른 경제적인 부담을 반드시 고려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단적인 예로.. 할리우드에도 이런 시스템을 갖춘 영화사는 단 한 군데도 없습니다. 돈이 넘쳐나는 곳인데도 말입니다."
박팀장이 잠시 짬을 둔 다음 말을 이었다.
"그리고 말입니다. 대표님처럼 머리가 뛰어난 사람은 아주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다른 영화감독들이 대표님처럼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면 안 된다는 거죠. 어렸을 때 학교에서 물리와 수학을 배웠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를 풀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극소수의 사람만이 가능한 일을 지나치게 일반화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야. 이제 보니 박팀장이 아주 달변인데요. 뭐 결과는 세월이 지나가면 저절로 알게 되겠죠."
그때 김종호가 나섰다.
"이런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점도 있습니다. 바로 해킹에 취약하다는 거죠. 하지만.. 국가 비밀을 다루는 것도 아니고 영화 완성본을 주고받는 것도 아니라서.. 큰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럴 거 같네요. 당일 촬영분만 잠깐씩 확인하는 용도니까요. 자. 이 정도로 하고.. 현장에서 실전 테스트를 해보면서 또 이야기를 나눠보죠. 이제 다들 그만 일어나시죠. 슬슬 고사 지내러 나가봐야 할거 같습니다."
수빈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사람들이 뒤따라 우르르 일어났다.
수빈과 일행들이 고사상이 차려지고 있는 곳으로 나가자, 영화사 직원들이 분주하게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잠시 후 '나는 죽기 싫다' 영화의 주연 배우들이 속속 도착하기 시작했고, 영화 제작진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수빈이 가장 먼저 고사상에 절을 한 뒤, 돼지머리에 돈다발을 듬뿍 꽃았다. 성강호를 비롯한 배우들과 박시후 영상팀장을 위시한 제작진들이 줄을 이어 절을 하기 시작했다.
마침내 대망의 '나는 죽기 싫다' 영화가 크랭크인이 되었다.
촬영 첫날 수빈은 현장 분위기를 차분하게 유지하면서 절대 서두르지 않았다. 제작진들과 배우들의 긴밀한 의사소통과 새로운 장비에 적응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기 위해서였다. 극중 여주인공 '정윤아'가 살고 있는 원룸 세트장에서 촬영을 진행하면서, 촬영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조금씩 조금씩 현장에 적응해 나가고 있었다.
수빈은 저녁 6시가 되자 모든 촬영을 칼같이 중단시켰다. 주요 스태프들을 모아놓고 수빈이 당부의 말을 하였다.
"오늘은 첫날이고 하니 촬영을 일찍 끝내겠습니다. 삼일 후면 구정 연휴입니다. 따라서 이번 주는 원래의 스케줄을 조금 뒤로 미루어서, 너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촬영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구정이 끝나고 나면.. 하드한 일정으로 진행을 할 겁니다. 이번 주에 서로들 손발을 맞춰보시고, 부족한 게 있거나 빠진 게 있으면 연휴 이전에 요구하시길 부탁드립니다. 자.. 다들 오늘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이만 퇴근들 합시다."
- 수고하셨습니다. 대표님.
잠시 후 밴을 타고 집으로 가던 도중 수빈은 오상무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있었다.
"아. 오상무. 어쩐일로 전화했어요?"
[어머. 대표님 목소리가.. 많이 밝으시네요. 기분 좋은 일이라도 있으세요?]
"있죠. 새로 제작한 장비가 제 맘에 쏙 들어서요. 촬영 일자가 생각보다 많이 단축될 거 같아서 마음이 가볍습니다. 오상무 덕분에 기분 좋게 촬영에 임하고 있아요."
[그러시다니 다행이네요. 옆에서 보니 강부장은 자꾸 한숨만 쉬세요. 총예산이 25억짜리인 영화에 장비 비만 벌써 30억이 넘게 깨졌다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영화라고 걱정을 하시던데요.]
"강부장 입장에서는 걱정이 되겠죠. 하지만 괜찮습니다. 나중에는 더 큰 수익으로 돌아올 거라고 확신합니다. 근데.. 무슨 일인가요?"
[아. 내 정신 좀 봐. 청톈에서 조금 전 연락이 왔어요. 어제 2월 11일 일요일을 끝으로 중국에서 달빛이 스크린에서 내려갔잖아요. 그거 정산이 막 끝났다고 연락을 줬더라고요.]
"그래요? 얼마나 들었다고 하던가요?"
[최종 스코어가 3천4백72만 명이라고 하네요. 전주에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관객이 들었어요.]
"오호. 대박인데요. 한 명당 35위안을 곱하면 간단히 계산해도 12억 위안 정도는 되는군요. 거기서 우리 몫이 25프로니까 3억 위안이네요. 현재 환율로 계산하면.. 대충 500억 정도 되겠는데요?"
[그렇게까지는 안되고요. 세금이랑 부대 비용 다 빼고 나면 450억이 약간 넘는데요. 내일 중으로 입금해 준다고 합니다.]
"아주 좋습니다. 영화 한편 외국에 개봉해서 그 정도 벌면 대박인 거죠. 강부장에게 이야기해서 300억은 내가 따로 쓸 때가 있으니 제 계좌로 보내라고 전해주시고.. 나머지에서 직원들 인센티브부터 쫙 돌리라고 하세요."
[인센티브 말인데요. 대표님. 직원 전원에게 다 돌리나요? 입사한지 며칠 밖에 되지 않는 직원들도 있는데..]
"다 돌리세요. 어차피 이런 식으로 직원 전원에게 똑같은 금액으로 돌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입니다. 다음부터는 직급별로 성과급으로 계산해서 나갈 겁니다. 이번은 그냥 영화사에 입사한 축하금이라 생각하고 돌리세요. 솔직히 말해서.. 다른 분들도 입사한지 얼마 안 됐잖습니까?"
[알겠어요. 그럼 정식 직원이 25명이니까 정확히 25억을 성과급으로 돌릴게요. 300억은 따로 보내드리고 25억은 성과급으로 나가면.. 125억이 회사 계좌로 들어가겠네요.]
"그 정도면 당분간 회사 운영비로 충분할 겁니다. 기존에 남아 있던 자금도 있으니.."
[잘 알겠습니다. 대표님.]
수빈은 오상무와의 통화를 끝내고 바로 YK 박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