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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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이라는 수빈의 혹평에 장감독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강감독은.. 이번 영화가.. 망할 거라고 보는 건가?"
수빈이 고개를 저으며 단호한 목소리로 대꾸했다.
"천만에요. 흥행 성적은 나쁘지 않을 거로 예상합니다. 흥행을 이끌만한 포인트들이 충분히 있으니까요. 적어도 500만 이상은 들 걸로 봅니다."
옆에 있던 서감독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말이 앞뒤가 다른데?"
"영화의 흥행과 작품성은 반드시 동행하지는 않습니다. 작품성이 뛰어나지만 흥행에 실패한 영화는 수도 없이 많아요. 반대로 작품성은 그저 그렇지만 흥행에 성공한 영화도 많고요."
장감독이 황급히 물었다.
"그럼 강감독은 말은, 이번 영화가 작품성은 별로지만 흥행에는 나름 성공할 거다. 뭐 이런 뜻인가?"
"지금 상태로는 그렇습니다."
수빈의 단정적인 대답에 장감독의 입에서 신음성이 흘러나왔다.
"으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수빈이 잠시 고민을 하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지금 감독님은 이번 영화에 너무 매몰되어 계십니다. 그래서 조금만 신경 쓰면 쉽게 눈치챌 수 있는 문제를 '이 정도면 충분히 재밌어', '흥행에 성공할 거야'라는 마음 때문에 문제점을 보지 않으려고 하시는 겁니다. 자신도 모르게 일부러 회피하고 있는 상태죠."
"내가 말인가?"
"그렇습니다. 감각이 예민한 일반인이 눈치챌 정도면, 감독님이 못 보셨을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전문 영화 평론가들도 보자마자 눈치챌 겁니다. 이 상태로 영화가 개봉되면, 그들이 옳다고나 하고 혹평을 퍼부으면서 감독님을 무자비하게 물어뜯으려 들 겁니다."
서감독이 끼어들었다.
"일반인도 문제점을 눈치챘다는 걸 강감독은 어떻게 아는 건가?"
"제 귀로 직접 들었으니까요."
"누구에게 말인가?"
"누구인지는 저도 모르죠. 처음 듣는 목소리였으니까요."
장감독이 황급히 말했다.
"대체 그게 무슨 소린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직접 들었다고?"
수빈은 손을 들어 탁자 위에 올려진 네모난 통을 가리켰다.
"감독님. 통을 까 보시죠. 그러면 제가 뭘 말하고자 하는지 금방 알 수 있을 겁니다. 어차피 오늘 시사회에 참가한 사람이 몇 명 안되잖아요."
잠시 후 장감독은 통에서 꺼낸 메모지 뭉치를 들고 한 장씩 넘기며 간략하게 요악해서 읽기 시작했다.
"재밌어요, 좌검 우검 다 멋집니다, 김동수 연기 짱, 역시 천만 배우, 마지막에 감동받아서 울었다, 수빈씨 몸매 대박, 우검 품에 안기고 싶어요, 송해섭 흥해라, 우검 개멋있다, 무술 장면 CG가 예술이에요, 하이라이트 부분이 대박입니다, 영상과 음악이 너무 좋아요. 아직도 귓가에 방울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액션 연기가.."
수빈이 손을 들며 말했다.
"감독님. 잠시만요."
"어떤 건가? 어떤 게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건가?"
"그건 아직 안 나왔어요. 좀 전에 아직도 귓가에 방울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고 적은 사람이 누구죠?"
"어디 보자.. 대예종 이소희 교수가 적은 메모진데.."
"그렇군요. 어쩐지 귀가 예리하다 했더니.. 알겠습니다. 계속 읽어 주시죠."
"액션 연기가 너무 멋있고 좋았다, 대박, 한 편의 돈으로 두 편을 본거 같다, 선화 옹주.."
"그겁니다."
"어떤 거?"
"한 편의 돈으로 두 편을 본거 같다."
"이게 왜?"
장감독이 문제의 메모지를 들고 자세히 읽기 시작했다.
"영화가 너무 좋았어요. 마치 한 편 볼 돈으로 두 편을 보고 가는 기분이에요. 감동 두 배, 기쁨 두 배. 영화 대박 나세요. 이렇게 적혀 있는데.. 이게 문제가 된다고?"
"그 분이 아까 영화가 다 끝나고 사람들이 박수칠때, 한 번에 두 편을 본 것 같다고 소리쳤던 분일 겁니다. 감독님. 이번 영화는 마치 옴니버스 형식의 영화처럼 느껴집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완전 따로 국밥이에요. 제가 편집한 부분과 감독님이 편집한 부분이 느낌이 너무 달라서, 감각적으로 굉장히 이질적(異質的)으로 다가옵니다."
수빈은 장감독의 눈을 똑바로 주시하며 말을 이었다.
"이질적이다 못해 마치 서로 다른 두 개의 작품을 억지로 끼워 맞춰서 하나로 붙여 놓은 것 같습니다. 분명히 감독님도 어제 편집 작업을 마무리하시면서 그 점을 인식했을 겁니다. 단지 개봉일은 다가오고, 영화는 충분히 흥행할 거 같고, 그러니 자신도 모르게 마음 한구석으로 밀어놓고 모르는 척하고 있을 뿐이죠."
한숨을 쉬며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 장감독을 바라보며 수빈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대다수의 일반은들은 영화에 빠져서 감상하다 보면 잘 못 느낄 겁니다. 좀 전에 메모지를 작성한 그분처럼 예민한 분들이나 간혹 느끼겠죠. 하지만 전문가나 비평가들은 바로 알아챌 겁니다. 까기 위해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니까요."
고민에 빠져있던 장감독이 장탄식을 내뱉었다.
"후우.. 강감독의 말을 들으니 나도 어렴풋이 느끼고는 있었던 것 같네. 하지만 빨리 개봉하고 싶은 욕심에 나도 모르게 무시했던 거야. 어젯밤에 서감독이랑 나랑 둘이서 영화가 잘 빠졌다고 엄청 기뻐했었으니까 더 그랬었을 수도 있겠지. 개봉만 하면 돈을 많이 벌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어느 정도는 했었고.. 내가 너무 속물적이었던 거지."
수빈이 즉각적으로 반박했다.
"그게 어때서요? 자신이 찍은 영화를 개봉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봐주고 그 덕에 돈을 많이 벌기를 희망하지 않는 감독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습니까? 저도 돈 좀 많이 벌어보고 싶어서 영화감독을 희망하는 겁니다. 안 그럴 거면 집에서 애기들 홈비디오나 찍어야죠."
장감독이 쓰게 웃으며 말했다.
"위로해줘서 고마우이. 강감독.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
수빈은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팔을 깍지 껴서 탁자 위에 올리며 말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이번 문제는 제 잘못이 큽니다. 장감독님이 편집하고 계시는 걸 제가 중간중간 확인을 해가면서 서로 보조를 맞췄어야 하는 건데.. 바쁘다는 핑계로 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며 제 마음대로 편집을 해버려서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겁니다."
장감독이 됐다는 듯 손을 훠이 저으며 대꾸했다.
"강감독. 이제 더 이상 날 위로 안 해줘도 돼. 강감독이 편집한 뒷부분이 훨씬 멋있고 세련됐다는 걸 누가 모르나? 영화를 본 사람들이 다들 입을 모아 하이라이트 부분을 칭찬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객쩍은 소리는 그만하고,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나 알려주게. 내가 강감독을 철석(鐵石) 같이 믿고 있다는 걸 잘 알지?"
"방법이야 아주 간단하죠. 제가 편집했던 부분을 장감독님이 다시 손을 보시면 됩니다. 감독님의 감성으로.."
장감독이 세차게 고개를 흔들며 수빈의 말을 잘랐다.
"그건 불가(不可). 좀 전에 뭐 들었나? 그 부분을 건드리는 건 안된다니까.."
단호한 장감독의 태도에 수빈이 말을 더듬었다.
"에.. 그러면 방법이.. 없는데요."
"없긴 왜 없나. 30프로 어떤가?"
"뭐가요?"
"이번 영화는 공동 감독으로 하자고. 나랑 강감독이랑 말이야. 그 대신 앞부분도 강감독이 다시 편집을 해주게나. 어차피 제작사가 소문난 짠돌이라서 이제 와서 공동 감독이라고 바꾸더라도 강감독에게 돈을 더 주지는 않을 거야. 제작사 대신에 내가 돈을 주겠네. 내가 버는 수익의 30프로를 강감독에게 떼어주지. 어떤가? 내가 말한 조건이?"
이번에는 수빈이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제게 그럴만한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요. 앞부분까지 전부다 편집하려면, 제가 아무리 손이 빨라도 한 달은 넘게 걸릴 겁니다. 절대로 개봉일을 맞출 수 없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벌면 얼마나 버신다고 저에게 30프로를 떼 줍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장감독이 고뇌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하아. 그럼 어떡하면 좋겠나? 이대로 개봉할 수는 없지 않은가?"
수빈이 깍지 낀 손을 풀고 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두드리면서 생각에 잠겼다.
'결국 문제는 시간과 돈이지. 시간이 넉넉하고 돈이 많으면 뭔들 못할까..'
잠시 후 수빈은 탁자를 두드리던걸 멈추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러시면 어떻겠습니까?"
"좋은 방법이 떠올랐는가?"
"어차피 세상에 완벽한 영화는 없습니다. 잘하려 들면 끝도 없는 거죠. 차라리 앞부분에서 많이 튀는 몇 부분들만 간단하게 손을 보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러면 예민한 일반인들도 쉽사리 눈치채기가 힘들 겁니다. 물론 비평가들이나 전문가들은 알아채겠지만요. 하지만 일반인들에게 공감을 받지 못하는 비평은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들도 마음먹고 혹평을 퍼붓기에는 부담이 갈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이 동조해 주지 않을 테니까요. 그 정도 선에서 마무리 짓는 게 어떻겠습니까?"
장감독이 손바닥으로 탁자를 강하게 내리치며 소리쳤다.
"좋아! 내가 세계적인 대감독도 아니고.. 난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그럼 간단하게 손을 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거 같은가?"
"하루 종일 매달려서 작업을 한다고 치면 5일? 넉넉잡고 일주일이면 가능할 거 같습니다."
"그럼 오늘부터 작업을.."
수빈이 고개를 저었다.
"안됩니다. 연말까지는 그럴만한 시간이 없어요."
"그럼 이렇게 하지. 연말이 끝나고 강감독이 작업을 해주게. 공동 감독으로 하고 20프로를 주겠네. 어떤가?"
수빈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그렇게도 저에게 돈을 주고 싶으십니까?"
"당연한 소리지. 날로 먹으면 내가 강도지 감독인가? 이번 영화에 강감독이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는 그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안다네."
"그럼 10프로만 주시죠."
"그 정도로 괜찮겠나?"
"더 바라면 제가 강도지 감독입니까? 그 정도로 충분합니다."
"알겠네. 그렇게 하지. 그럼 이 작품이 강감독의 입봉작이 되는 건가? 강감독의 필모그래피에 첫 작품으로 올라갈 영화가 나랑 공동 감독한 영화라니.. 나로서는 삼생(三生)의 영광일세. 이건 절대 빈말이 아니야."
수빈이 빙그레 웃으며 농을 던졌다.
"빈말같이 들리는데요? 공동 감독으로 올려줄 테니까 편집이나 열심히 하라는 소리로 들립니다."
장감독이 펄쩍 뒤며 부정했다.
"허어. 아니라니까 그러네."
잠시 후 수빈은 드림픽처스를 나와서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연말까지 정신없이 지낸 수빈은 김해수와 공동으로 연예대상 MC까지 봐가며 새해 전날까지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수상식에 불려 다녔다. 수상식과 행사에 참여하느라 진이 다 빠진 수빈은 정초인 1월 1일 하루는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다음 날인 1월 2일 아침부터 수빈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모자를 깊이 눌러써서 최대한 얼굴을 가린 채 집을 나섰다. '디스패치'의 공식 활동을 마무리하고 휴식기로 접어드는 BBG 멤버들과 앞으로의 계획을 의논하기 위해 회사에서 만남을 가지기로 하였기 때문이다.
오늘까지 매니저에게 휴식을 준 수빈은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아 약속시간 보다 조금 늦게 YK 사옥에 도착하였다. BBG 전용연습실로 내려간 수빈은 조용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연습실 안으로 들어가니 자신을 제외한 BBG 멤버들 전원이 마룻바닥에 빙 둘러앉아 뭔가를 보면서 끊임없이 킥킥대며 웃고 있었다.
호기심을 느낀 수빈은 내공을 최대한 끌어올려 답설무흔(踏雪無痕)의 방법으로 내공을 돌렸다. 최대한 발소리를 죽이고 살금살금 다가가 멤버들의 어깨너머로 살펴보니, 멤버들 앞에 노트북이 한대 놓여 있고 노트북 모니터에는 자신의 동영상이 플레이 되고 있었다.
화면이 가득 찰 정도로 잔뜩 클로즈업 된 얼빠진 얼굴로,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를 몰라서 사방으로 눈동자를 열심히 굴리고 있는, 멍청해 보이기 짝이 없는 자신의 모습이 플레이 되고 있었다.
숨이 넘어갈 듯 웃고 있는 멤버들의 뒤에서 수빈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재밌냐?"
멤버들의 웃음이 뚝 그쳤다. 가장 크게 웃고 있던 경빈이 잽싸게 노트북을 덮었다.
"다들 재밌나 보다?"
사색이 된 경빈이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려 수빈을 바라보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수빈형. 언제 오셨어요? 기척이라도 좀 내시지. 형.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수빈이 팔로 경빈의 목을 휘감으며 말했다.
"닥쳐. 경빈이 네놈이 제일 크게 웃었지?"
"살려주세요!"
잠시 후 BBG 멤버들과 함께 수빈도 같이 마룻바닥에 빙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로빈이 먼저 궁금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어쩌다 그런거냐? 어지간해서는 당황 안 하는 놈이 왜 저렇게 바보같이 찍혔어?"
수빈이 어이가 없다는 듯 고개를 살짝 흔들며 말했다.
"해수 누나랑 SBC 연예대상 MC를 같이 보기로 하면서 축하무대로 '트러블 메이커'를 준비했었거든. 시상식 전날 잠깐 만나서 연습할 때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계셨고, 시상식 날 드레스 리허설 때도 분명히 위에 재킷을 걸치고 있었거든."
"재킷? 방송으로 볼 때는 안 입고 계시던데?"
수빈이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후우. 계속 입고 계시다가 무대로 나가기 딱 30초 전에 처음으로 벗으셨지.. 그때 내가 얼마나 놀랬는지 아직도 가슴이 벌렁거린다."
"그분이 과감한 복장으로 유명하긴 하시지."
"커플로 같이 춤을 춰야 하는데,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 눈앞에서 자꾸 출렁출렁.. 아니다. 다른 얘기하자. 다들 휴식기간에 뭐 할 거냐?"
수빈의 물음에 경빈이 대답했다.
"저랑 성빈이는 휴식기 동안에 유닛으로 힙합 듀오를 결성해서 활동하기로 했어요."
"그래? 잘 됐네. 둘 다 힙합을 좋아하니까 원 없이 한번 놀아봐라. 유닛명을 뭐라고 지었냐?"
"경빈, 성빈 합쳐서 빈이 두 명이라서 [빈쌍]이라고 지었죠."
듣고 있던 로빈이 한마디 툭 던졌다.
"둘 다 빈티나고 불쌍해 보여서 지은 건 아니고?"
"형!"
멤버들끼리 잠시 투닥투닥 거린 후 로빈이 입을 열었다.
"나랑 케빈이는 작사, 작곡 공부를 좀 더 깊이 하면서 다른 가수들하고 곡 작업을 해볼까 한다."
경빈이 대뜸 물었다.
"유닛 이름이 뭔가요?"
로빈이 슬쩍 경빈의 눈치를 보며 말했다.
"우리도 둘 다 빈이라서.. [빈 형제들]이라고.."
기다렸다는 듯 경빈이 툭 던졌다.
"둘 다 무식해서 머리가 텅텅 빈 형제들인가 봐요?"
"야!"
아웅다웅하는 멤버들을 뜯어말린 후 수빈이 물었다.
"마빈은 뭐 할 거야?"
"나? 난 당분간 공부를 좀 해볼까 한다."
어느 정도 짐작을 했는지 다른 멤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잘 생각했다. 미리미리 준비를 좀 해둬야겠지. 난 다들 알다시피 당분간 영화에 좀 매진해야겠다."
수빈은 멤버들을 둘러본 다음 말했다.
"다들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 열심히 하면서 다음 앨범 준비할 때쯤 다시 의논을 해보도록 하자. 서로 도와줄 일이 있으면 바로바로 연락하고.. 그리고 디스패치 뮤비 때문에 외국에서 내 메일 계정으로 여러 가지 제의가 들어오고 있어. 아직까지 그다지 당기는 제의가 없어서 너희들에게 말을 하지는 않고 있지만, 만약 정말로 좋은 제의가 들어온다면 바로 통보를 해줄게. 더 할 말 있는 사람?"
아무도 입을 여는 사람이 없자 수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럼 이걸로 회의를 마치고 다 같이 점심 겸 회식이나 하러 가자. 내가 쏠 테니까."
경빈이 대꾸했다.
"당연히 소고기겠죠?"
"그래 인마. 배가 터지도록 먹여주마."
밖으로 나간 BBG 멤버들은 근처 고깃집에서 왁자지껄 즐겁게 떠들면서 회식을 하였다. 회식을 끝마친 후 멤버들은 서로서로 정겹게 인사를 나누고 격려를 한 후 각자 자신들의 볼일을 보기 위해 찢어졌다.
수빈은 택시를 잡아타고 '달빛 속의 호위무사' 수정 편집을 위해 드림픽처스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