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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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사의 광고판촉부 조태영 부장이 수빈을 깔보는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수빈군. 사회란 건 말이야. 정해진 규칙이나 규정 같은 게 있는 법이라네. 아직 나이가 어린 자네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막 나오면 우리도 입장이 곤란하다고.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나?"
상대방을 박살 내기로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린 수빈은 상황 파악을 위해 최대한 겸손한 표정을 짓고 공손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제가 아직 나이가 어려 잘 모릅니다. 부장님께서 자세히 알려주시죠."
조부장이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그러지. 광고란 건 말이야. 회사가 바라고 원하는 방향으로 찍는 거야. 자네가 찍고 싶은 게 있다고 해서 마구잡이로 찍는 게 아니라고. 광고가 무슨 학예회에 출품할 홈비디오 같은 건 줄 아나?"
그 순간 수빈과 같이 회의에 참석한 YK 법무팀 조대리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지더니 막 고성을 터뜨리려고 할 때였다.
- 콱. 으윽.
테이블 아래에서 수빈이 조대리의 발을 힘껏 밟았다. 그런 후 고개를 가볍게 좌우로 흔들며 다시 입을 열었다.
"그렇군요. 근데 부장님. 하나 궁금한 게 있습니다. 그런 식이라면.. 일전에 나간 광고는 어떻게 된 겁니까? 그 광고도 콘티를 현장에서 완전히 새롭게 바꿔서 찍은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 광고는 순조롭게 전파를 타지 않았습니까?"
조부장이 생각만 해도 기분이 나쁜지 표정을 구기며 대답했다.
"박감독 그 미친 인간이.. 광고를 찍은 지 하루 만에 편집을 끝내서 온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것도 자기 마음대로 콘티를 바꿔서 말이지. 그럴 줄 알았다면 내가 그날 출장을 안 갔을 거야. 하필 내가 자리를 비운 날 들고 와서.."
"아하. 그랬군요. 그날따라 부장님이 자리를 비우셨던 거였군요."
"맞네. 내가 없어서 바로 이사님한테 올라갔다고 하더군. 그 바람에 방송을 타게 된 거지. 내가 있었으면 어림도 없는 일이야."
모든 걸 파악한 수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은 자기를 제치고 위로 올라간 게 고깝다는 거로군. 감히 CF 감독 나부랭이가 자신의 권위를 무시했다는 생각이겠지. 광고 효과로 물건이 얼마나 많이 팔리는가보다는 자기 밥그릇이 훨씬 더 중요할 테고.. 전형적인 소인배로군.'
수빈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조부장님. 제가 생각해 온 광고의 콘티를 아직 보시지 않았잖습니까? 한번 보시고 생각을 해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조부장이 귀찮다는 듯 고개를 흔들며 말했다.
"이것 봐. 수빈군. 아까도 말했지만 광고라는 건 애들 장난이 아니야. 나 같은 전문가의 손길을 거쳐야만 하는 일이라고. 내가 미리 잘 짜놓은 콘티가 있네. 자네들은 그걸 최대한 예쁘게 잘 찍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러라고 내가 자네들에게 돈을 주는 거 아닌가?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겠나?"
'회사가 아니라 자기가 돈을 준다고? 이것 참.. 갑질이 일상화되어서 아주 몸에 밴 양반이로군. 상종을 못할 인간이야. 이걸 어떻게 잡아 조진다?'
수빈이 작전을 고민하고 있을 때 회의실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들어왔다. 조부장이 놀란 얼굴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자 조대리와 수빈도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옆에 있던 조대리가 수빈에게 낮은 목소리로 빠르게 설명했다.
"오른쪽이 정명석 홍보 이사입니다. 이 회사 실세 중 한 사람이죠. 왼쪽은 광고판촉부 박과장이라고 조부장 밑에서 실무를 맡고 있고요."
그 순간 수빈의 머릿속을 퍼뜩 스쳐 지나가는 생각이 있었다.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정명석 홍보 이사가 입가에 미소를 띠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수빈씨. 요즘 많이 바쁠 텐데 이렇게 회사로 직접 찾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내가 수빈씨가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달음에 달려왔습니다. 일전에 광고는 지금도 반응이 아주 뜨거워요. 그래서 이번에 다시.."
수빈이 손을 들어 정이사의 발언을 냉정하게 뚝 잘랐다. 그리고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정이사를 향해서 허리를 깊이 숙이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이사님."
갑작스러운 수빈의 행동에 영문을 몰라 눈만 껌벅이는 정이사를 보며 수빈이 말을 이었다.
"제가 아직 나이가 어리고 사회 경험이 적어서 귀사에 폐를 많이 끼친 거 같습니다. 오늘 조부장님이 그동안 제가 멋모르고 저질렀던 실수와 과오들을 통렬히 꾸짖어 주셨습니다. 덕분에 제가 눈을 떴습니다. 한 번은 실수라고 변명할 수 있겠지만, 같은 실수를 두 번 하는 건 사람으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빈이 탁자 아래로 조대리의 발을 걷어찼다.
- 큭.
조대리가 아픔을 참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자 수빈이 다시 말을 이었다.
"죄송스러운 마음에 광고를 도저히 또 찍을 수는 없을 거 같습니다. 조부장님 말씀처럼 제가 너무 많은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아무쪼록 용서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그럼 저희들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수빈은 조대리를 보며 말했다.
"가시죠. 조대리님."
벙찐 얼굴의 정이사와 누렇게 뜬 얼굴의 조부장을 뒤에 남겨 두고, 조대리와 함께 회의실을 나서며 수빈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뒤돌아 보지 마세요. 상대방에게 여지를 주면 안 됩니다."
잠시 후 회사 로비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으며 수빈이 조대리에게 말했다.
"아까는 죄송했었습니다. 상황이 너무 급해서요."
"아닙니다. 수빈씨. 충분히 이해합니다."
"조대리님. 앞으로 3일간 디젤에서 오는 어떠한 전화도 피하세요. 상대방 몸이 충분히 달아오르게 시간을 끌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3일 뒤 디젤에서 오는 전화가 박과장이면 지금은 바빠서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시고, 조부장이면 죄송해서 할 말이 없다고 하시고 피하세요."
"그러겠습니다. 수빈씨."
"그러면 아마 오후 늦게나 저녁쯤 정이사가 직접 전화를 할 겁니다."
"네."
"그때 제가 하는 말을 고대로 전하세요. 수빈씨가 조부장님 보기가 죄송해서 도저히 광고를 못 찍겠다고 합니다. 그렇게만 전달하시면 됩니다. 굳이 다른 말을 더 보탤 필요 없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면 정이사가 알아서 조부장을 다른 부서로 치워줄 겁니다.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않는다면?"
"이번 광고는 포기하는 겁니다. 미련 두지 마세요."
"잘 알겠습니다."
그때 조대리의 핸드폰이 미친 듯이 울어댔다. 액정을 들여다본 조대리가 말했다.
"조부장입니다."
"쌩까세요. 진정한 갑질이 뭔지 제대로 당해봐야 정신 차릴 인간입니다. 3일간 아마 피가 마를 겁니다."
조대리와 헤어진 수빈은 밴을 타고 매니저에게 물었다.
"다음 스케줄이 어떻게 되죠?"
"오늘 남은 스케줄이 유재식씨와 만나기로 약속이 되어 있고, 그다음에는 장감독님이랑 약속이 잡혀있어. 그거 끝나고 나면 행사가 두 개 잡혀 있고.."
"행사 다 끝나고 나면 사무실로 돌아가서 A&R 팀이랑 미팅을 해야 될 거고, 그거 끝나고 나면 박실장님을 만나야 하겠죠. 후. 정신없네요."
"미안하다. 지금이 연말이라 나도 어쩔 수가 없네."
"형보고 뭐라 불평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바빠서 정신없다는 거죠. 그럼 재식이 형님 만나러 가야겠네요?"
"그래. 지금 그쪽으로 가고 있다."
잠시 후 수빈은 양천구 목동에 있는 SBC 방송국 내의 한 회의실에서 유재식과 만남을 가지고 있었다.
"형님. 무도가요제는 내년으로 연기되었다면서요?"
"그래. 한 겨울에 가요제를 하기엔 무리라는 판단이 들어서 내년으로 미뤘다."
"잘하셨습니다. 앞으로는 무도 가요제를 짝수 해에 열면 되는 거죠. 근데.. 오늘 어쩐 일로 보자고 하셨습니까?"
"잠시만 기다려봐. 아직 담당 피디가 안 왔어."
"담당 피디요?"
"그래. 올해 SBC 연예대상 연출을 맡은 서수만 피디라고 있어. 금방 올 거다."
"연예대상? 그거랑 저는 별 관계가 없는데요?"
"내가 올해 SBC 가요대전 MC를 맡기로 했거든. 분야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서로 바꿔서 MC를 맡는 게 재밌겠다고, 나보고 가요대전 MC를 맡으라고 제안이 들어와서 말이지."
"네? 그럼 지금.. 설마 저보고 연예대상 MC를 맡으라고 부르신 겁니까?"
"그런 거지. 이 인간은 왜 빨리 안 와?"
"형님. 전 아직까지 한 번도 MC를 맡아 본 적이 없습니다. 이건 말이 안 됩니다."
"누구나 다 처음은 있는 법 아니냐. 너라면 잘할 거다."
"그리고 형님. 저 연말이라 방송국을 돌아다녀야 돼서 그럴 시간이 없어요. 잘 아시잖아요?"
그때 회의실 문이 열리며 서수만 피디가 황급히 뛰어 들어왔다. 잠시 후 인사를 나눈 다음 수빈이 입을 열었다.
"아까 유재식 형님한테도 말씀드렸지만, 연말에는 방송국을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에 제가 특정 프로의 MC를 맡을 수가 없습니다. 제가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수빈의 말이 끝나자 서피디가 회심의 미소를 띠며 차근차근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저희가 일정을 꼼꼼하게 다 따져봤습니다. 수빈씨가 출연할 음악 관련된 시상식이 25일 SBC 가요대전, 29일 KBC 가요대축제 그리고 31일 열리는 MBS 가요대제전 아닙니까? 저희는 30일에 하기 때문에 전혀 겹치지 않습니다. 그리고 수빈씨가 올해 출연한 드라마는 KBC 꺼 아닙니까? KBC 연기대상은 31일 열립니다. 그러니 그것도 전혀 문제 될게 없죠."
수빈이 황당한 얼굴로 대답했다.
"그걸 직접 다 계산하신 겁니까?"
"그럼요. 수빈씨를 잡으려고 우리 방송국에서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데요. 그 정도는 기본이죠. 오죽하면 제가 유재식 형님에게 무릎을 꿇고 부탁을 다 했겠습니까."
그 말을 들은 유재식이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뻥치시네. 내 멱살을 붙잡고 온갖 협박을 다 해 놓고선.."
"에이. 형님. 왜 그러세요. 섭섭하게.."
두 사람의 대화를 들으며 수빈은 속으로 생각했다.
'두 사람이 아예 작정을 했나 보군.. 뭐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쁜 경험은 아니겠지.'
수빈이 입을 열었다.
"그럼 대본에 나와 있는 대로 진행만 하면 되는 거죠?"
"물론입니다. 아. 하나 준비해주셔야 할게 있습니다."
"준비요? MC가 뭘 또 준비해야 한다는 거죠?"
"오프닝 무대를 준비해주셔야죠. MC들의 장기자랑 말입니다."
잠시 후 장진석 감독을 만나러 가는 밴 안에서 수빈은 차분히 생각을 정리했다.
'이거 아무래도 내가 제대로 당한 거 같은데. 재식이 형님 때문에 코가 낀 느낌이야.'
수빈이 한숨을 길게 내뱉으며 중얼거렸다.
"후우. 장기자랑이라.. 며칠 내로 같이 진행할 MC를 알려준다고 하니까 그때 다시 고민을 해봐야겠군."
이윽고 명동에 있는 드림픽처스에 도착한 수빈은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장진석 감독과 함께 처음 보는 중년의 남자가 수빈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오게. 수빈군. 기다리고 있었네."
"안녕하세요. 감독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나야 촬영 끝나고 며칠 전부터 편집하느라 정신없이 지냈지. 인사하게. 이쪽은 이번 [달빛 속의 호위무사] 영화의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서기한 음악 감독이라네."
"안녕하세요. 서감독님."
잠시 후 탁자에 둘러앉은 세 사람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오늘 갑자기 수빈군을 보자고 말한 건 부탁할게 있어서야."
장감독의 조심스러운 말에 수빈이 대답했다.
"어떤 부탁 말입니까?"
"나랑 서감독이 의논을 해봤는데.. 이번 영화 음악의 일부분을 자네가 맡으면 어떨까 해서 말이야."
"갑자기 무슨 말씀을.."
서감독이 중간에 끼어들었다.
"얼마 전 봉감독이 하는 말을 들었네. 곧 있으면 찍을 SAT 영화의 음악 감독이 자네라며?"
"그거야 봉감독님이 기자들 앞에서 재미로 하신 말씀이죠. 아직 결정된 게 아닙니다."
수빈의 말에 서감독이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자네 지금 농담으로 하는 소리지? 봉감독이 어떤 사람인데 그런 중차대한 걸 사람들 앞에서 재미로 한단 말인가? 영화에 관련된 거라면 귀신보다 더 지독하고 무서운 사람이 봉감독이야. 봉감독이 그렇게 말했다면 틀림없는 거네. 자네에게 음악 감독을 맡길 거라는건 불을 보듯 뻔한 거라고. 그래서 말이야.."
그때 장감독이 끼어들었다.
"천하의 봉감독이 인정하는 솜씨 아닌가. 낯두껍지만.. 우리도 자네 덕을 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네."
"흠.."
수빈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경험상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은데.. 결국 모든 문제는 시간과 돈이지.'
수빈이 생각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
"제가 도와드린다고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도와드릴 수는 없을 겁니다."
"걱정 말게. 우리도 그 정도 양심은 있다네. 그래서 말이야. 마지막 하이라이트 부분 있지 않은가? 추격신 부분. 그 부분을 전후로 해서 30분 정도만 자네가 맡아서 한번 해줬으면 하는데.."
"알겠습니다. 당장 오늘내일 내로 끝내야 하는 건 아니니까.. 제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한번 작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산은 어느 정도로 잡혀 있나요?"
장감독이 주저주저하더니 결국 입을 열었다.
"800만원일세."
수빈은 잠시 동안 말문이 막혀서 아무 말을 못하다가 겨우 입을 뗐다.
"..농담이시겠죠?"
"...."
"...."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자 수빈이 말을 이었다.
"영화 음악에 들어가는 스코어, 그러니까 창작곡은 제가 어떻게 비벼본다고 해도, 기존의 음악들을 삽입곡으로 쓸려면 저작권료를 내야 하고 연주자들을 불러서 영상에 맞춰서 연주를 해야 하는데.. 30분을 팔백으로 어떻게 때웁니까? 그런 식이면 영화 한편에 3천만원이면 다 해결된다는 소리 아닙니까? 그게 정말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
"하다못해 돈을 아끼기 위해서 연주를 안 하고 음반에서 음원을 추출해서 쓴다고 해도, 저작권료는 당연히 지불해야 하는데 그건 어떻게 감당하라고요? 어지간히 유명한 팝송 한 곡이면 저작권료로 팔백이 홀랑 다 날아갈 건데요?"
계속되는 수빈의 말에 장감독이 장탄식을 하며 말했다.
"제작사에 말을 해봤는데.. 돈을 더 내줄 수 없다고 하더군. 기존의 돈들은 다 들어갈 데가 있어서 돌려쓸 수가 없어. 서감독도 사실 내 얼굴 봐서 말도 안 되는 금액에 봉사해주다시피 해서 하고 있는 거야. 이런 말을 하는 나 자신이 염치가 없다는 건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자네가 출연한 영화 아닌가? 뭐 좋은 방법이 없겠나? 솔직히 말해서 자네의 뛰어난 머리라면 혹시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 보자고 한 거라네."
"하아. 제작사가 이 바닥에서 소문난 짠돌이라더니.. 정말 너무하는군요."
수빈이 다시 탁자를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입을 열었다.
"흐음. 팔백이라.. 잘하면 가능하기도 할거 같은데요."
수빈의 말에 장감독이 희색이 만연한 얼굴로 급히 되물었다.
"어떤 방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