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군사 연예인이 되다-102화 (102/236)

#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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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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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BBG의 리더이자 얼마 전 종영한 [특별수사본부]에서 주먹이 역할로 세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수빈(23세)이 일반인과의 폭력 사건에 연루되어 경찰서에 출두할 예정이다. 수빈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알려져 있는 김 모씨는 현재 대전에 있는 모 대형 백화점 사장의 아들로서, 이런 김 모씨의 주장에 따르면 .....중략...... 특히, 수빈은 권법의 고수로서 그 죄가 더욱 무겁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조사 결과에 따라 향후 연예인으로서의 활동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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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빈은 기사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기사가 잘 빠졌네. 내가 원하는 대로 다 적혀 있어."

수빈은 댓글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 이거 양아치네. 권법 고수라는 놈이 죄 없는 일반 시민을 두들겨 패다니.

- 원래 싸가지 없기로 유명한 놈이었음. 이제 본색이 드러난 거임.

- 요즘 한참 잘 나가더니.. 꼬시다. 양아치 새낔ㅋㅋㅋ

- 인기 많다고 깝치더니 한방에 훅 가는구나. 수빈아. 나랑 같이 군대나 가자.

- 아. 짜증 나네. 이놈 때문에 내가 도대체 얼마를 손해 보는 거야.

ㄴ 수빈 때문에 님이 왜 손해를 봄?

ㄴㄴ 내가 YK 주식을 5% 정도 가지고 있음. 오늘 장 열리면 졸 빠질 거 같아서 개짜증 남.

ㄴㄴㄴ 뻥치고 있네. 그런 놈이 여기서 댓글놀이하고 자빠졌냐? 꼴깝을 떨어요.

수빈은 자신이 원하는 댓글이 안 보이자 여기저기 뉴스를 돌아다니며 살펴보았다. 그러던 중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댓글을 발견하고서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대전에 있는 대형 백화점이면 어디 말하는 거임? 나 부산 살아서 잘모름.

ㄴ 대전역 쪽에 있는 화* 백화점 말하는 거 같은데. 대전에 대형 백화점 몇 개 없음.

ㄴ 사장이 김씨면 화랑 백화점 맞음. 피해잔데 굳이 상호 가릴 필요 있나?

'벌써 이렇게 올라올 정도면 조만간 웬만한 사람들은 어디 백화점인지 다 알 수 있겠군.'

원하는 바를 달성한 수빈은 뉴스 검색을 중단하고서 긴장한 얼굴로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잠시 신호가 가더니 상대방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어머니. 수빈이에요."

[그래. 수빈아. 밥 잘 먹고 다니지? 이 시간에 어쩐 일로 전화한 거야?]

"어머니. 놀라지 말고 제 말 잘 들으세요."

.....중략.....

"네. 어머니. 그러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알겠죠?"

[그래. 알았다. 후. 가슴이 두근거리고 손이 다 떨리네. 월요일이면 다 해결되는 거 맞지? 틀림없지?]

"네네. 며칠만 지나면 다 해결되니까 걱정 안 하셔도 돼요."

[알았어. 월요일에 꼭 다시 전화해라. 꼭이다. 안 그럼 내가 전화할 거야.]

"네. 전화 꼭 드릴게요. 그만 들어가세요. 아. 맞다. 어머니. 고향이 대구 맞으시죠?"

[그래. 나랑 네 아빠랑 둘 다 대구 사람이잖아. 결혼하고 2년 만에 서울로 이사했고. 그건 왜 물어보니?]

"아뇨. 갑자기 생각이 나서요. 들어가세요."

어머니와의 통화를 끝낸 수빈은 마치 숙제를 다 끝마친 학생처럼 개운한 얼굴을 하고선 인터넷으로 자신의 팬카페에 들어갔다.

'제일 걱정이던 어머니를 안심 시켜 놨으니.. 이제 계획대로 착착 진행하면 되겠군. 오늘은 1단계 떡밥을 투척하고 가야지.'

수빈은 빠른 속도로 자신의 팬카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그 시각, 수빈의 팬클럽 회장이며 BBG 팬카페에서 [치맥은진리]라는 아이디를 쓰고 있는 강성희는 핏발 선 눈으로 뉴스 검색을 하고 있었다.

"후. 기레기 같은 것들이.. 회원들을 동원해서 실드를 치기에는 지금은 분위기가 너무 안 좋아. 어떡하지."

강성희가 분한 마음에 입술을 꽉 깨물 때 핸드폰으로 팬카페 알림이 당도했다. 특정인이 글을 남길 때만 울리는 알림이 도착하자 강성희는 서둘러 팬카페에 접속했다.

- 안녕하세요. 수빈입니다. 이런 안 좋은 일에 휘말리게 되어서 팬 여러분들께 먼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누군가에게 폭력을 휘두른 적이 절대 없습니다. 모든 건 경찰서에서 명명백백하게 밝혀질 겁니다. 그러니 팬 여러분들은 저를 굳게 믿으시고 당분간 자중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팬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수빈이 직접 올린 글을 읽으며 강성희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래. 우리 수빈씨가 어떤 사람인데.. 내가 지금 이럴 때가 아니지. 수빈씨 말처럼 일단 회원들을 다독이면서 활동을 자제 시켜야겠다."

강성희는 빠른 속도로 회원들에게 알리는 공지 글을 쓰기 시작했다.

한편 그 시각 수빈은 밴을 타고 사무실로 가고 있었다. 밴 안에서 매니저가 말을 건넸다.

"후. 핸드폰이 어젯밤부터 난리다 난리."

"그래요? 전화가 많이 오나 봐요?"

"기자부터 아는 지인까지.. 심지어 마누라도 한 시간에 몇 번씩 전화한다. 어떻게 돼가냐고.."

"뭐 당분간은 어쩔 수 없겠죠. 근데.. 형은 생각보다 차분하네요?"

"나야 그때 그 현장에 있었잖아. 네가 폭력을 휘두르지 않았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잘 아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지. 뭐 저쪽에서 고소를 했다니까 법적으로 네가 억울하게 당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잠깐 머리를 싸매고 고민을 좀 했었는데.. 어제 수빈이 네 얼굴 보니까 걱정 안 해도 되겠더라고."

"제 얼굴이 왜요?"

"얼굴이 평온한 게 이미 모든 준비는 끝났다 그런 분위기잖아. 네가 마냥 당하고만 있을 사람이냐? 난 오히려 저쪽이 더 걱정이다. 감히 널 건드릴 생각을 하다니. 멋모르고 깝죽거리다가 너한테 얼마나 개박살이 날까.. 생각만 해도 안쓰러울 지경이야. 하기야 죽고 싶으면 뭔 짓을 못할까."

"이야. 형. 많이 대범해지셨는데요."

"그런 건 아니고. 너랑 같이 지내다 보니 깨달은 거지. 난 내가 맡은 일만 열심히 하면 된다는걸. 내가 백날 머리 쓰고 고민해봐야 너 발끝도 못 따라가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은 거지. 그만큼 널 믿고 있는다는 거야."

"이것 참. 형님의 믿음에 부흥하려면 이번에 아주 제대로 박살을 내야겠는데요."

"원래부터 그럴 생각 아니었냐? 네 얼굴이나 어젯밤부터 하는 행동을 봐서는 아주 작심을 한거 같은데.."

"우리 형이 보는 눈이 이렇게 날카로워졌다니.. 지금 깜짝깜짝 놀라고 있어요."

"널 따라다니다 보니 눈치가 좋아진 거지. 아무튼.. 이번 일로 마누라까지 날 붙들고 수빈씨 어떡하냐고 울고불고 아주 난리도 아니다. 수빈아. 아주 제대로 본때를 보여줘라."

"걱정 마세요. 껍질을 벗겨서 아주 뼈째로 씹어먹을 생각이니까.."

잠시 후 사무실에 도착한 수빈은 박실장의 방에서 어제처럼 회의를 하였다. 홍보팀 김대리, 법무팀 조대리 그리고 재무회계팀 강과장까지 참석하고 있었다.

홍보팀 김대리가 먼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수빈씨. 지금 인터뷰 요청이 물밀듯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회사와 친하게 지내는 기자들과 인터뷰 몇 개 정도는 하면서, 우리 쪽에게 유리한 논조로 반박기사를 내는 게 어떻겠습니까?"

김대리의 질문에 수빈이 단호하게 대답했다.

"인터뷰는 안 합니다. 월요일 대본 리딩이 끝나고 경찰서로 가기 직전에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입니다. 그전까지는 어떠한 인터뷰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분위기가 너무 안 좋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수빈씨가 거의 연예계에서 매장당할 분위기라.."

수빈이 김대리의 말을 잘랐다.

"그러라고 안 하는 겁니다. 어제 말씀드렸죠? 어둠이 짙어야 다음에 오는 빛이 더 밝은 거라고.. 지금은 판을 최대한 키워야 될 때입니다. 우리 쪽에서 침묵을 고수해야 저쪽에서 분위기에 도취해 더욱 마음껏 날뛸 수 있는 겁니다. 홍보팀에서는 지금부터 해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어떤 일 말입니까?"

"이번 일과 관련된 주요 뉴스 내용과 댓글들을 확보해 주세요. 차후 법정에서 증거물로 제출해야 되니까 깔끔하게 정리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한 가지 더 바라는 게 있다면.. 고소를 진행한 당사자와 그 관계자들의 댓글을 확보했으면 하는데 가능하겠습니까?"

"뭐라 즉답은 못하겠습니다만.. 최대한 알아는 보겠습니다."

"상대방의 부도덕성과 파렴치함을 부각시킬 수 있는 증거로 쓸 수 있으니까 아무쪼록 부탁드리겠습니다. 설혹 오늘은 아니더라도, 이런 분위기로 계속 흘러가면 저쪽에서 방심하고 주말쯤 댓글들을 달수도 있으니 잘 지켜봐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잘 알겠습니다."

그때 법무팀 조대리가 입을 열었다.

"인터뷰를 안 하시는 건 그렇다 쳐도.. 잡혀 있는 방송들은 어떡하실 겁니까?"

"펑크 내야죠. 어차피 지금 잡혀있는 게 금요일 뮤뱅, 토요일 음중, 일요일 인기가요 같은 음악 프로그램 아닙니까? 제가 안 나가더라도 다른 멤버들끼리 충분히 소화할 수 있습니다."

"그런 문제가 아니라.. 수빈씨가 음악 방송에 안 나가게 되면 며칠 전 디젤과 체결한 협찬 계약에 의해서 수빈씨가 손해배상을 해야 됩니다. 불편하시더라도 음악 방송은 나가시는 게.."

수빈이 조대리의 말을 잘랐다.

"그러기 위해서 안 나갑니다."

수빈의 말에 조대리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디젤에 손해배상을 해주기 위해 안 나간다는 겁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재무회계팀 강과장이 급히 나섰다.

"수빈씨. 오해하지 말고 들으세요. 이런 식으로 방송에 안 나가게 되면 귀책사유가 수빈씨에게 있기 때문에 회사에서 손배금을 지불하지 않습니다. 전적으로 수빈씨가 부담해야 됩니다. 계약 불이행으로 3배의 금액을 지불해야 되니까.. 단위가 억이 넘어요. 마음이 힘들더라도 음악 방송에는 출연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강과장의 말에 수빈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강과장님. 대어를 낚으려면 미끼를 큰 놈으로 써야 되는 겁니다. 전 월요일에 저쪽을 무고죄로 맞고소를 하면서 동시에 명예훼손과 무고에 따른 손해배상을 받기 위한 민사소송도 동시에 진행할 겁니다. 그러니까 쉽게 설명드리면.."

수빈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잠시 생각을 정리했다.

"민사 소송을 이기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이 뭔 줄 아십니까? 상대방이 동일한 건으로 형사 책임을 지는 겁니다. 즉, 무고죄로 고소해서 상대방이 법적으로 형사적 책임을 지게 된다면, 손해배상과 관련된 민사 소송은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고 봐야 됩니다. 무조건 이기는 경기라면.. 베팅을 제대로 해야죠."

"그 말씀은..."

"법정에서 증거로 디젤에게 손해배상을 제가 직접 물어줬다는 자료를 제출할 겁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단순한 정신적인 피해가 아니라, 판사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피해액수가 기재되어 있는 자료를 제출할 생각이에요. 그래야만 제대로 벗겨먹을 수 있습니다. 전 이번 싸움에서 어설프게 위자료 몇 천 정도를 받고 끝낼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억대는 가볍게 넘어가야 기자들도 관심을 가지고 달려들 거고, 차후에 이런 식으로 시비 거는 인간들도 사라질 겁니다. 밟을 때는 두 번 다시 덤비지 못하도록 제대로 밟아야죠."

수빈은 법무팀 조대리를 쳐다보며 말했다.

"법무팀에서는 월요일에 상대방을 무고죄로 형사 고발할 서류와 민사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 서류를 준비해 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저쪽에서 증인들을 포섭해서 법정에서 거짓말을 할 수 없도록, BJ의 김성희씨를 통해서 그날 폴로 경기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명단을 미리 확보해 주시길 바랍니다."

"명단을 말입니까?"

"네. 한 팀당 6명이 출전하는 폴로 시합이었으니까 10명이 넘는 증인이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명단을 확보한 다음 월요일 오전쯤 법정에서 위증(僞證)이 얼마나 무거운 죄인지 넌지시 알려주시고, 가능하다면 우리 편 증인을 두 명 정도 복수로 확보해 주시길 바랍니다. 단, 무리하게 진행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증인 없이도 얼마든지 이길수 있으니까요. 저쪽에게 유리한 증언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게 목적입니다."

"알겠습니다."

수빈은 홍보팀 김대리를 쳐다보았다.

"홍보팀에서는 아까 제가 부탁드린 거 말고도 작업을 해주실게 있습니다."

"어떤 거 말입니까?"

"월요일 오전에 이번 일로 우리 회사 주가가 얼마나 폭락했는지를 알리는 기사를 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 상대방 백화점 주식이 반대급부로 올랐으면 그것도 동시에 기사를 내주시고요."

"알겠습니다."

수빈은 박실장을 쳐다보았다.

"실장님."

"왜 그러는가?"

"이번에 손해배상을 할 때 실장님도 같이 들어가시죠. 무고에 의한 주가 폭락과 그에 따른 손실분 배상 청구를 같이 하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지금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끌어드리는 건 무리이겠지만 사장님과 실장님 두 분이서만 들어가도 액수가 상당할 거 같은데요."

"정말로 이길 자신이 있는 건가?"

"이깁니다. 절 믿으세요."

수빈의 말을 듣고 박실장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수빈군. 아무리 생각해도 사장은 무리야. 이번 일이 끝나고 회사가 없어지는 게 아니지 않는가. 앞으로의 경영을 생각하면 재벌과 척지는 게 별로 도움이 되지를 않아. 하지만.. 난 다르지. 내가 사장도 아니고 은퇴하면 난 시골에 내려가 농사나 지을 생각이니까 재벌이랑도 무관하지. 어차피 차명으로 돼있는 주식이니 내가 법무팀과 진지하게 의논을 한번 해보겠네."

"판을 제대로 키울려면 아무래도 박실장님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수빈은 다시 법무팀을 바라보았다.

"디젤과 관련된 손해배상, 이제 곧 촬영에 들어갈 SAT 영화 평판을 떨어뜨리고 개봉을 앞둔 호위무사 관객 동원에 악영향을 끼친 것, 뮤란 스페셜 앨범의 발표 지연, BBG의 디스패치 신곡 활동 방해, YK 주식의 주가 하락을 초래 거기에.. 무고로 저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앞으로의 연예계 활동에 악영향을 준 것 그리고 명예훼손.. 다 합쳐서 100억 정도는 청구할까 하는데 가능하겠습니까?"

법무팀 조대리가 즉답했다.

"충분히 가능합니다. 단, 100억을 다 받을 수는 없을 겁니다. 만약 무고가 확정된다면.. 몇 억 정도는 충분히 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됩니다."

"좋습니다. 물론 많이 받으면 좋겠지만.. 제가 얼마를 받는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월요일부터 화랑 백화점 주가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게 주 목적이니까요. 김대리님?"

홍보팀 김대리가 대답했다.

"네. 수빈씨."

"월요일 오후에 제가 기자회견을 하고 나면 화랑 백화점에 100억 대의 손해배상 소송이 걸렸다고 대대적으로 선전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런 다음 백화점 주식이 얼마까지 떨어지는지 한번 구경해 봅시다. 그리고 주가가 충분히 떨어졌다고 생각되면.."

수빈은 잠시 말을 멈추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때 제가 가지고 있는 비장의 카드를 또 하나 꺼낼 겁니다. 그럼 주가가 어디까지 추락할지.. 너무너무 궁금해지는군요."

수빈은 말을 마친 후 악의(惡意)에 가득 찬 살벌한 미소를 지으며 좌중을 둘러보았다. 그런 후 흥이 넘쳐흐르는 목소리로 말했다.

"돈이 전부인 재벌 집안에서.. 과연 돈과 자식 중에 뭘 선택할지 다들 궁금하시지 않습니까?"

수빈의 질문에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았고, 수빈은 다시 환희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월요일이 너무너무 기다려지는군요."

사람들이 다들 질린 눈빛으로 수빈을 쳐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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