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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의 재능을 삼켜라-194화 (194/250)

194화. 늑대 요괴 본거지 잠입

태월 일행이 나타나자 아군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와 반대로 늑대 요괴들은 당황해하고 있었다.

태월 일행이 입은 옷이 오늘 이곳으로 오기로 한, 여우 요괴 특전 단장들이 애용하던 복장이기 때문이다.

‘헉, 전부 당했다는 말인가? 저들이 대체 누구길래? 수호 동물이 둘이나 있다고? 제국에서 충원 온 건가?’

뿔이 하나 달린 늑대 요괴의 안색이 안 좋아지고 있었다.

새로 나타난 존재들로 인해 빠르게 쓰러지고 있는 동족들을 보자니 방법이 없어 보였다.

“후퇴하라! 전원 산개해서 다음 집합지로 탈출한다!”

“후퇴하라! 후퇴하라!”

최고 지휘자의 퇴각 명령에 다들 빠르게 달아났다.

그러나 인간 병력도 그들을 쉽게 놓아줄 마음이 없었다.

후퇴하는 대열 중에 절반 이상이 죽고 나서야 추격은 끝이 났다.

그러나 루루의 공중 관찰로 인해 다음 집결지를 알게 된 태월은, 일행만을 이끌고 빠르게 달려갔다.

병력 중에 누구도 태월을 따라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아리랑의 전속력은 눈으로도 쫓기 힘들 정도기 때문이다.

-슈슈슉! 콰쾅!

루루가 먼저 도착하여 공중에서 폭격을 가하고 있었다.

“제길! 산개해! 다음 장소로 간다!”

“대, 대장님! 거, 거긴 좀!”

“시끄러워! 우리가 살아야 그들도 산다! 어쩔 수 없잖아.”

중급 늑대 요괴가 말한 장소는 최후의 장소다.

그곳이 그들의 본거지고 전투병들도 있지만, 자신들이 믿는 신전도 있었다.

아직 인간에게 그들의 신전이 털린 적은 없었기에 그곳을 마지막 장소로 잡은 것이다.

그곳엔 하급신 하나가 신전에 머무르고 있다.

신전은 그 하급신이 주신이 아니라 상급신을 모시던 곳이다.

그런데 십 년 전에 크게 다친 하급신 하나가 자력 치료를 위해 수면에 들어간 상태다.

그리고 인간 종족의 급습 공격에 혹시나 몰라, 임산부와 아이들을 피신시킨 것은 잘한 일이라 여겨졌다.

“헉! 저들도 따라왔다. 이제 최후의 장소로 후퇴한다! 다들 산개해!”

200m 후방에서 백호가 모습을 드러내자 기겁을 하는 중급 늑대 요괴다.

“후퇴하라! 후퇴하라!”

태월은 다시 흩어지는 그들을 쫓아 뒤처진 놈들을 쓰러뜨렸다.

그렇게 쓰러뜨린 요괴가 이백은 되었다.

그러면서도 한 가지 실험도 동반했는데 그게 먹혔다.

“하하, 이제 통째로 삼킬 수 있는데? 상위 요괴까지 통할지는 모르지만 말이야.”

“그런데 악령하고는 다르네요? 그것들은 죽진 않았잖아요. 그런데 얘들은 뱉어지고 나니 죽어있네요?”

“뭐 그렇긴 한데, 우리가 필요로 한 게 요괴의 영혼 에너지잖아. 상관없어. 이유를 알 방법도 현재는 없는 거고.”

태월 일행은 쓰러진 요괴들의 귀를 잘라서 빠르게 자루에 담았다.

“자, 어디로 가는지 이제 따라붙어 볼까?”

루루의 안내가 다시 시작되었고, 태월 일행은 늑대 요괴의 본거지로 가게 되었다.

한 시간 정도를 더 추격해가자 낯선 장소가 눈에 보이고 있었다.

“어? 요괴 마을인가 봐. 제대로 된 건축물들도 있는데?”

“세월의 흔적이 있어 보이는데요?”

아진의 말처럼 허술하게 지어진 단순한 마을은 아니었다.

인간 종족의 역사 깊은 작은 도시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오빠? 우리 인원으로 가능할까?”

“부딪쳐보고 정 안되면 도망치면 되는 거고. 멀리서 폭격만 해도 큰 피해를 줄 수 있잖아. 루루! 도시로 돌아가면 주려 했는데 지금 필요하겠다. 이걸 흡수해봐!”

“감사합니다. 그러잖아도 기운이 좀 빠졌거든요.”

태월이 내미는 구슬을 루루가 꿀꺽 삼켰다.

그리고는 바위 위에 서서, 구슬이 녹으면서 나오는 기운을 몸에 흡수해나갔다.

30분 정도를 더 지켜보고 있는데 루루가 부르르 떨기까지 한다.

“우와, 이거 꽤 좋은데요? 보약을 잔뜩 먹은 느낌이에요. 제 내단이 조금은 더 커졌고요.”

“불 요괴가 많았으면 좋겠네. 속성 요괴를 주로 잡아야겠군. 지구로 돌아갈 때 선물로 필요하겠어.”

“루루! 이제 시작하자! 이곳을 태우자!”

루루는 허공으로 솟아올라 요괴 마을로 날았다.

그런데 미리 기다리고 있었는지, 궁수들의 화살이 하늘로 치솟는다.

그런데 더 높이 날아버리자 의미 없는 행동이 돼버렸다.

“공중 요괴들이 이 지역에 없다고 했으니, 방해물이 드물겠어. 운이 좋은 건가?”

태월은 화살을 피해 더 높이 솟은 루루를 지켜보기만 했다.

그리고 쏟아지는 불덩어리 폭격!

“확실히 전보다 불의 양이 커졌네. 멋진데?”

루루는 광범위하게 무차별적으로 불을 쏟아내는 건 아니었다.

주로 꽤 근사해 보이는 건물들 위주로 폭파하는 중이다.

“오빠! 저기 발리스타도 동원되네요?”

“요괴들도 쓰는 무긴가 보네. 저건 좀 곤란하겠는데?”

수십 대의 발리스타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일제히 루루를 향해 발사되었다.

루루는 크게 회전하였는데, 쏘아진 대형 화살 중 열 개가 그 뒤를 쫓는다.

“허! 저거 유도기능까지 갖췄네? 인간 종족의 발리스타도 저런 건가?”

“모든 화살이 유도기능이 있는 건 아니었나 보네요.”

“들어가는 재료가 그만큼 귀한 거겠지.”

“오빠? 루루가 저 건물을 지날 때만 발리스타가 작동하는 거 같아요.”

몇 번의 회피 동작을 보이고 나자 따라오던 화살들이 힘을 잃었다.

그리고 적들을 힘을 빼려고 루루가 무작위로 날고 있었는데, 유독 하나의 건물에 다가갈 때만 그 유도기능의 화살이 따라왔다.

“저 건물이 늑대 요괴에겐 굉장히 중요한 곳인가 보네. 확인해볼까?”

태월은 품속에서 변신 가면과 변신 스카프를 꺼냈다.

가면으로 아까 죽은 늑대 요괴의 얼굴을 만들고, 스카프로 그 요괴의 복장을 만들었다.

“어때? 비슷해?”

“진짜 똑같아요. 오빠 눈썰미가 더 좋아졌네요. 자주 하니 늘긴 하네요.”

“목소리도 조금 걸걸하게 내면 비슷해질 거야.”

“오빠! 그러지 말고 목을 다친 척하세요. 붕대로 감으면 될듯한데.”

“오, 굿 아이디어네.”

“그런데 혼자 위험하지 않겠어요?”

“홀로 도망 나오는 건 내가 잘하잖아. 그리고 싸우러 가는 것도 아니고, 정탐만 하고 올 거라 무리는 없을 거야.”

“아리랑에 타고서 신호만 기다릴게요. 문제 생기면 바로 텔레파시를 보내주세요.”

“그렇게 할게. 루루도 있으니 내 한 몸 빼는 데는 문제 없을 거야. 다녀올게.”

그녀들을 뒤로하고 태월은 조용히 마을의 외곽을 돌아 들어갔다.

루루가 보내오는 공중 정탐에서 사각지대를 찾아 알려준 것이다.

“어? 후치앙? 자네도 무사했구먼. 빨리 집결지로 가보게!”

고개를 끄덕인 태월은 자신의 목에 감긴 붕대를 보여준다.

“허, 무사한 게 아니었네. 말 못 할 정도인가? 그래도 싸울 수는 있는 거 같으니, 신전으로 가보게. 웬 거대 독수리 한 마리가 불 공격을 시도하고 있네. 공중 요괴가 있는 부대에 급히 연락병을 보냈어. 4시간만 버티면 될 걸세. 이 창을 가져가게.”

의외로 정보를 빨리 습득하게 된 태월이다.

그가 준 창을 손에 쥐었다.

‘이 자식은 누군데 이렇게 자세히 알지? 그런데 아까 그곳이 신전이란 소리군. 무슨 신일까? 진짜 신이 지금 있는 건 아니겠지? 하긴 있었으면 진작 나와서 루루를 공격했을 테고.’

태월은 그와 헤어진 후 신전으로 향했다.

신전 외부에 발리스타 병들이 방공호 같은 데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음, 저러니 불의 공격도 피할 수 있었군.’

태월은 그들을 지나 신전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다들 정신이 없어서인지 같은 종족에 대해선 특별한 제재를 하지 않았다.

‘신전 안에는 별로 병력도 없네? 5명이 전부군. 밖만 지키면 되는 건가?’

태월이 더 안으로 들어가자 어떤 문 앞을 지키던 경비병 하나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대장님이 교대를 보낸 건가? 그런데 왜 혼자야?”

말 대신에 자신의 목을 가리키는 태월이다.

“에이, 이놈도 환자잖아? 하긴, 목 부상은 지키는 데는 지장 없으니. 내가 순번이니 나랑 바꾸면 되겠다. 이 문을 지키면 돼. 신이 자고 있으니 깨우지 말고 잘 지켜. 비록 하급신이지만 우리에겐 위대한 분이시잖아?”

‘헛, 하급신 한 놈이 여기 있었군. 그런데 잔다고? 이 상황에서?’

그 경비병이 손을 흔들며 돌아가자, 태월은 주변을 한 번 더 살폈다.

‘여기까지 온 건데, 안의 상황은 봐야겠어. 정 급하면 냅다 도망치지 뭐.’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가니, 그곳엔 아무런 기척이 없었다.

그리고 작은 문과 관이 두 개가 놓여있었는데, 그 관 중 하나에서 요기가 흘러나왔다.

‘와, 진짜! 자나 보네. 관뚜껑을 보니 시간이 좀 된 거 같은데? 아직도 잔다고? 에이 몰라 그깟 하급신!’

“입고!”

-휙!

‘크크, 통조림이냐? 그 안에 들어가 있게. 졸지에 한 마리 잡았군.’

태월은 다른 관 하나를 열어보았지만, 역시나 비어있었다.

그리고 발견한 작은 문을 슬쩍 열어보았다.

‘이놈들은 자물쇠 같은 걸 아예 안 쓰나? 뭐든 밀면 다 열리네.’

문 안으로 들어가자 보석상자 같은 게 눈에 들어왔다.

‘역시나 열어진다. 그런데 웬 가루야? 이 기운은? 헐, 금보다 귀하다는 그 법술 가루잖아? 이놈들 유도 화살이 이걸 이용한 건가 보네.’

사과 상자만 한 것들이 50개 정도 쌓여있었다.

하얀색이 절반은 되었지만, 나머진 색들이 달랐다.

그리고 그중에 푸른색이 무려 두 상자였다.

태월은 낄낄대며 그걸 전부 입고시켰다.

그리고 무기로 보이는 것들도 있기에 쓸어 담아 버렸다.

그리고는 신전을 빠져나와 외곽을 돌아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귀환했다.

“어머! 별일 없었나 봐요? 어디 다친 데는 없나요?”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태월을 붙잡고 아샤가 호들갑을 떨고 있다.

“별일이야 있었지. 아주 대박으로 말이야.”

“대박요? 뭔데요?”

“법술 가루 50상자!”

“헉!”

“그리고!”

“그리고?”

“하급신 한 마리!”

“헉! 싸우지 않았잖아요.”

“응, 자고 있길래 배낭에 넣어버렸어.”

“풉! 농담이죠?”

“농담은 무슨. 이유는 모르지만, 수면 중이었어. 안 깨어나길래 넣어버렸지.”

“와, 그럼 특급 잡은 거네요? 1만 골드!”

“가루가 더 비싸지 않을까?”

일일이 무게를 달아본 것이 아닌지라, 확실한 것은 태월도 모른다.

팔 것도 아니고 지구에 가져갈 생각인지라, 계산은 굳이 하지 않기로 했다.

“요괴 마을 같은데 또 털면 그런 상자가 또 있겠죠?”

“그놈들도 법술 무기를 쓰는 거 보니 그럴 거 같아. 잘만하면 대박이겠는데?”

“루루는 저대로 둘 건가요?”

“더는 의미 없을 듯해. 방공호 같은 데 숨어 있더라. 불 공격으로 마을을 태울 수는 있지만, 요괴들을 죽이는 건 한계가 보여.”

태월은 텔레파시를 보내 루루를 돌아오게 했다.

그리고 태월은 그곳을 빠져나와 요새로 향했다.

“오빠! 그 하급신 이제 죽었겠죠?”

“이곳에 공기호흡기가 있는 게 아니라면, 아무리 하급신이라도 살아 있을 리 없지. 상급신이라면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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