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검술천재는 무한리셋 중-519화 (519/563)

제519화

제19편 선조의 팔찌 (2)

< 회귀 능력자 >

- 사자 회귀 : 레벨 5

- 기억 확인 : 레벨 1

- 능력 수집 : 레벨 2

< 기사형 영웅 능력자 >

- 육체 최적화 : 레벨(58/?)

- 마나 회로 구축법 : 레벨 14

- 마나 감응력 : 레벨 13

- 장비 소환 : 레벨 4

- 마나 방출 : 레벨 5

< 수집 능력 >

- 마나 유형화 : 레벨 6

- 신의 용사 : 레벨 1

< 능력 부여 >

- 상태 보정 : 한계 이상의 신체

눈앞에 떠오른 정보창은 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레벨들이 더 오른 능력들도 눈에 띄었지만, 그것보다 목차 자체가 달라져 있었다.

전에는 용사 카를로스의 능력인 <기사형 영웅 능력자>가 주된 능력으로 제일 위에 올라와 있었지만.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정보창에는 다른 능력이 먼저 보였다.

<회귀 능력자>.

전에는 없었던 내용이었다.

그전에는 단지 <사자 회귀>라는 능력이 비인가 능력에 포함되어 있었었는데, 지금은 그 능력의 상위에 <회귀 능력자>라는 그룹이 생겨나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 <사자 회귀>만이 아니라 처음 보는 능력들이 추가되어 있었다.

<기억 확인>과 <능력 수집>.

처음 보는 능력들이었지만, 보자마자 무슨 능력들인지 알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쓰면서도 목록에 나와 있지 않았던 능력들.

<기억 확인>은 용사가 가지고 있던 유물을 통해 과거의 기억을 보는 것일 테고.

<능력 수집>은 용사가 쓰던 유물로 그 용사의 능력을 얻게 되는 능력이 분명했다.

<수집 능력>이라는 목록에 나와 있는 두 능력은 카트린이 준 단검으로 얻은 <마나 유형화>와 ‘전쟁 신의 검’으로 얻게 된 <신의 용사>가 <능력 수집>으로 얻은 능력들이었다.

다섯 개의 능력을 가진 <기사형 영웅 능력자>에 비해 적은 능력이었지만, 사자 회귀라는 사기급 능력이 있으니, 세 가지 능력이어도 절대로 작아 보이지 않았다.

“회귀를 반복하면서 유물로 다른 용사의 기억을 보고, 다른 용사의 능력을 얻어서 계속 성장하는 방식이라?”

유물을 통해 다른 용사가 싸웠던 모습을 보고, 회귀하면서 다른 용사의 능력들도 계속 얻을 수 있다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사기 조합일 터였다.

하지만 실제로 내가 써본 바로는 다른 두 능력은 생각보다 쓸모가 없었다.

“기억은 가장 강렬한 기억 한 가지밖에 볼 수가 없고, 능력을 얻는 것도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하니까.”

이제껏 수많은 유물을 손에 쥐고 사용해왔지만, 실제로 얻은 능력은 두 가지밖에 없었다.

두 가지 능력이라 ‘레벨 2’인 건가.

나는 다른 두 능력의 낮은 레벨들을 보며 혀를 찼다.

“사자 회귀는 안 그런데, 나머지 능력은 반쪽짜리 능력이라니…….”

사자 회귀가 너무 사기적이라서 형평성을 맞추느라 그렇게 된 건가?

아니면…….

아니 잠깐.

조금 전까지 이 두 능력은 정보창에 표시가 안 되었었다.

그렇다면.

“설마, 반쪽 능력이 아니라, 그동안 능력이 제대로 활성화되지 않은 건가?”

그동안 <사자 회귀> 능력을 잘못 알고 있어서 그동안 다른 능력들을 제대로 쓰지 못한 것이라면…….

당장 확인해봐야 했다.

나는 가슴에 손을 넣어, 유물을 꺼냈다.

가슴에서 쭉쭉 뽑혀 나오는 철봉.

마치 여의봉이 뽑혀 나오는 것인 양, 긴 철봉이 뽑혀 나왔다.

오늘 내 손에 죽은 용사의 유물이었다.

용사의 시체도 기절한 여자도 그곳에 방치했지만, 유물을 그곳에 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가져왔던 것인데.

“중력을 증가시키는 유물이었지?”

싸움에 큰 도움이 되는 유물이긴 했지만, 아쉽게도 기억이 보이는 유물은 아니었다.

조금 전까지는.

나는 수평으로 눕힌 봉을 한 손으로 잡고, 마나를 밀어 넣었다.

부르르르, 쨍그랑.

테이블 위의 물건들이 흔들렸고, 창가의 화분이 넘어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늘어난 중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점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었나?’

그렇게 생각할 때였다.

세상이 어두워졌다.

기억이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기억은 전과 달랐다.

하나의 기억, 가장 중요한 기억만 보게 된 것이 아니었다.

나는 이 철봉의 주인의 여러 기억을 계속 보게 된 것이다.

깃발을 버리고, 철봉을 처음 가지게 된 순간, 그리고, 능력을 주었던 이가 폭주해서 그가 철봉으로 죽였던 기억, 또, 내가 그를 죽였던 기억까지.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기억이 차례로 스쳐 지나갔다.

그렇다고, 철봉을 지녔던 모든 시간을 본 것은 아니었다.

전체 시간에 비하면 짧은 시간, 가장 강렬한 몇 장면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만 해도 전보다 몇 배, 그 이상을 볼 수 있었다.

더구나, 전과 달리 기억에 뛰어들기 전에 기억이 보일지 얼마나 보일지 알 수 있었다.

이제는 매번 기억을 확인한다고, 시간과 마나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었다.

물론, 달라진 <기억 확인> 능력으로 뭔가 대단한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전보다는 훨씬 편해졌다.

그리고, 다른 능력.

<능력 수집>도 달라졌다.

기억을 보고 돌아오니 전과 달리, 아예 메시지가 떠 있었다.

[지원형 영웅 능력자의 능력 중 하나를 얻었습니다.]

세상에.

나는 바로 정보창을 다시 띄웠다.

메시지 대로였다.

정보창, <수집 능력>에 새로운 능력이 생겨나 있었다.

< 수집 능력 >

- 마나 유형화 : 레벨 6

- 신의 용사 : 레벨 1

- 능력 각성 : 레벨 1

<능력 각성>이었다.

“아무리 봐도 이게 그 능력인 거겠지?”

능력 각성이라면 다른 능력일 리가 없었다.

이건, 다른 사람의 능력을 각성시켜주는 능력이 분명했다.

레벨이 1이니, 지금은 한 명만 가능할 것 같지만, 이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었다.

이 능력은 카를로스 왕국의 왕권을 좌지우지할 힘이었고, 나를 제일 곤란하게 만든 능력이었다.

단지, 내가 가진 능력들을 확인하려 했는데, 이런 행운이 굴러들어오다니.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무척이나 좋은 상황이었지만,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쉬웠기 때문이었다.

좀 더 빨리 알아차렸으면, 더 많은 능력을 얻고, 많은 기억을 보았을 텐데.

하지만, 그 아쉬움은 금방 떨쳐버릴 수 있었다.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아니, 무한에 가까운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내가 가지게 된 능력들이라면.

“잡을 수 있다.”

분명, 마왕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 * *

시간이 지났다.

내가 저번 삶과 다르게 행동해서 역사가 바뀌더라도 일어날 일은 일어났다.

같은 때에 마왕이 봉인을 푼 것이다.

마왕이 봉인을 풀었다는 것을 알기 전에 마물들이 봉인지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저번 삶과 달리, 마왕이 보이지도 않는데, 마물들은 인간들처럼 진형을 갖춰서 제국과 왕국들을 공격했다.

마왕 없는 마물 군단이 만들어진 것이다.

봉인지 경계를 지키던 요새들이 한순간에 밀려나고, 제국은 얼마 지나지 않아, 수도 앞까지 밀려버렸다.

그리고 나는 제국 수도, 차르마니아의 성벽 위에 서 있었다.

“마물 왕을 죽이지 못한 게 이렇게 차이가 날 줄은 몰랐는데…….”

나는 난간 너머로 보이는 마물 군단을 보며 혀를 찼다.

제국 수도 외성 너머 벌판에 마물들이 질서 정연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마왕의 마나가 느껴지지도 않는데, 저렇게 질서 정연하게 진형을 갖추다니.

마물을 지휘하는 마물 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로브를 뒤집어쓴 오래된 나무 같은 인간형 마물.

그 마물은 거대한 마물 위에 서 있었다.

작은 성 크기의 두더지 같은 마물.

또 다른 마물 왕이었다.

나는 두 마물 왕을 보고 고개를 저었다.

저번 삶에서는 둘 다 죽였던 마물 왕들이었다.

하지만, 이번 삶에서는 하나도 죽이지 못했다.

용사를 찾아다니느라, 죽일 시간이 없었다.

검호들을 모아 요새에 보내지도 못했고, 황실 금고를 내 영지로 보내지도 못했다.

당연히 내 영지에 ‘지하도시’도 만들지 못했다.

아니, ‘지하도시’는 만들 생각이 없었다.

만들어봤자 소용이 없었으니까.

어찌 되었건, 이번 삶에서 내가 겨우 해낸 것은 수도 앞에서 전 황제와 좀비 거인을 죽인 것이었다.

이건 무조건 해야 했었다.

2 황자가 제국을 장악하지 못하면 제국에서 내가 나설 자리가 아예 없어질 테니.

다만, 그것밖에 손을 대지 못한 덕분에 저번 삶과 달리, 제국은 마왕을 전혀 대비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렇게 한순간에 수도까지 밀리게 된 것이었다.

“뭐, 대비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겠지만…….”

나는 옆을 돌아보며 중얼거렸다.

성벽 위, 내게서 조금 떨어진 곳에 2 황자와 검주 투레 백작이 귀족들과 함께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사이에 투레 백작의 친구인 암살자 노인 검호도 보였다.

저기 모인 사람들이 이 수도를 방어하는 방어군의 지휘관들이었다.

형식적인 지휘관은 2 황자이고, 실권은 투레 백작이 쥔 채로, 귀족들이 참모 역할을 하는 전형적인 이 세계의 지휘소.

지금 내가 이곳에 따로 있는 것처럼, 저들 가운데 내 자리는 없었다.

저번 삶처럼 수도 앞에서 마물 왕을 쓰러뜨렸지만, 이번 삶에는 내가 그 일을 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귀족과 ‘조직’이 나서서 그 일을 묻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그들은 그 뒤에도 2 황자 주변에 방벽을 치고, 내 자리를 최대한 지워냈다.

그렇게 된 것은 ‘조직’이 저번 삶보다 온전했고, 내가 제국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아무 직위 없이 싸움을 돕는 용병 역할을 맡게 되었다.

황당한 일이었지만, 수긍이 되는 일이기도 했다.

그리고 내게는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어차피 제국군을 지휘할 생각은 없었으니까.

나는 투레 백작을 만나, 직위를 가지지 못한 대신, 자유롭게 싸울 수 있게 허락을 받았다.

내 실력을 아는 투레 백작이니만큼, 바로 허락해 주었다.

일종의 일 인 별동대랄까.

아, 일 인은 아니었다.

허락을 받은 것은 한 명이 아니라, 두 명이었다.

“소환 발레아.”

작게 중얼거린 말과 함께 내 옆에 발레아가 나타났다.

지팡이를 들고, 가죽 갑옷을 입은 용병 차림의 발레아.

갑자기 나타난 발레아에 주변 사람들이 놀라 웅성거렸지만, 발레아는 개의치 않고, 나를 쳐다보았다.

“…….”

말없이 나를 바라보는 발레아의 얼굴은 흐린 날씨 때문인지, 조금 어두워 보였다.

“영지에 무슨 일이 있나요?”

내 말에 발레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성 밖을 바라보았다.

“많네요.”

나는 저번 삶과 다른 발레아의 모습에 조금 의문을 느꼈지만, 어차피 의미 없는 일.

나는 그 의문을 바로 가슴속에 묻어버렸다.

발레아의 모습이 조금 이상했지만, 다행히 행동은 바뀌지 않았다.

마물 군단을 확인한 발레아가 지팡이로 성벽 바닥을 찍었다.

쿵.

“나는 이 땅의 왕, 지금부터 이곳은 내 영토. 모두 내 말을 따를지니.”

발레의 말과 함께 성벽 전체에 마나를 가득 머금은 울림이 퍼져나갔다.

그리고, 울림이 퍼져나가는 지역 전체가 그녀의 영역이 되어갔다.

시간을 들일 필요도 없이, 바로 영역을 만든 것이다.

그것도 내 영지보다 훨씬 큰 제국 수도를 감쌀 정도로 엄청난 영역을.

이게 가능한 것은 발레아가 새로 각성한 능력 때문이었다.

그녀는 내 새로운 능력 <능력 각성>의 첫 번째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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