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화. 형주의 전운 (1)
양양성.
형주목 유표는 편장군 유반과 독대하고 있었다.
유반은 제법 건장한 체격에 무골로 보이는 청년이었다. 실제로도 유반은 적지 않은 군사들을 이끌고 있었다. 그는 채가가 꽉 잡고 있는 형주 군부에서 보기 드물게 유표의 친위 세력에 속하는 무장이었으며, 유표의 조카이기도 했다.
“백부님. 강하태수 황조에게 서신이 왔습니다. 곧 장사태수 장선을 칠 것이라고 합니다.”
“예상했던 대로구나. 너는 이 싸움의 승패를 어떻게 보느냐?”
유반은 지체 없이 대답했다.
“황조가 이길 것입니다.”
“어째서냐?”
“황조가 이번 싸움을 오랫동안 준비했습니다. 군사들의 조련도 잘 됐고, 양식과 물자도 충분하다고 합니다. 황조군이 작년의 출진에서 강동군에게 빼앗겼던 고을들을 전부 되찾은 걸 보면 황조의 우세를 점칠 수밖에 없습니다. 장선이 버티기 어려울 것입니다.”
유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황조는 강하군 일대에서 나름대로 세력을 이룬 군벌이었는데, 지금은 유표에게 복속하여 강하태수를 지내고 있었다. 무력은 있으나 정치적 입지가 없는 그는 유표의 칼이 되어 강동 방면의 수비를 맡고 있었다.
그리고 군문의 일에 밝지 못한 유표도 알 만큼 싸움에 능한 인물이기도 했다.
“동탁조차 꺾지 못했던 손견이 황조의 복병에 걸려 죽었지. 그게 벌써 10년 전 일이로군.”
“그때 이후로 황조군은 강동군과 지겹게도 싸워 왔지요. 한동안 강동군에게 밀렸지만, 최근에는 다시 황조가 우세를 되찾았습니다.”
강동군은 손견의 복수를 한다는 명목으로 걸핏하면 강하에 쳐들어왔다. 처음에는 황조가 밀렸다. 그러다 강동군의 수장 손책이 북방으로 눈을 돌리며 공세가 뜸해졌다. 손책이 진 전투에서 마초에게 패하고 시름시름 앓다 죽은 다음부터는 황조가 우세를 점하고 있었다.
“강동군은 손책이 없으면 빈 껍데기일 뿐입니다. 강동 호족들과 장강의 부랑자들이 느슨하게 뭉친 집단일 뿐이지요. 더 이상 강동군이 황조에게 위협이 되지 못한다는 게 드러났으니, 황조도 온 힘을 쏟아서 장사를 칠 것입니다.”
지금 장사군을 다스리는 것은 장사태수 장선이다.
그는 본래 형주 남양군 출신이었다. 외지인인 유표가 형주에 부임했을 무렵, 장선은 이미 남형주 일대에서 민심을 크게 얻고 있었다. 유표는 북형주 일대를 손에 넣고 강력한 세력을 일궜지만 남형주의 4군은 아직도 유표에게 완전히 복속하지 않고 있었다.
그 남형주의 저항 세력 중심에 장사태수 장선이 있었다.
“네 말대로라면 이번에야말로 장선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을 수 있겠구나. 그러나 장선을 얕봐서는 아니 될 것이다. 장선은 매번 싸울 때마다 기이한 술법을 써서 우리 군사들이 많이 상했었다.”
“그 또한 방법을 찾아 두었습니다.”
“방법이 무엇이냐?”
유반은 유표를 보며 눈을 반짝 빛냈다.
“황한승이 움직이기로 하였습니다. 황한승이 황조군의 선봉이 될 테니 장선은 견디지 못하고 항복할 것입니다.”
“황한승이?”
유표의 얼굴에 놀라움이 스쳤다.
황충, 자는 한승.
형주자사부의 교위로 있는 인물이다. 장군도 아닌 군관에 지나지 않는 인물이었지만, 형주의 수뇌부들은 모두 그의 실체를 알고 있었다.
“아시다시피 황한승은 형주 제일, 아니 남방 제일의 무장입니다. 매번 큰 공을 세울 기회를 사양하고 한직에 머물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설득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강하에 파견을 가서 황조군의 선봉이 되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군. 고생이 많았다. 황한승은 혼자서 천 명을 능히 당해낼 수 있다지.”
“그렇게 알려져 있지만, 사실 황한승의 무용은 그 정도가 아닙니다.”
“그게 무슨 소리냐?”
“그 이상입니다. 제가 본 바로 황한승의 무용은 북방의 마초, 관우, 장비와 비견해야 할 수준입니다. 한사코 전쟁터에 나가기를 사양했기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요.”
유반은 유표의 친위 세력 중 군무에 가장 밝은 인물이다.
그런 유반이 황충에 대해 그렇게까지 말하니 유표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알았다. 강동군의 위협이 사라져서 제대로 전쟁을 준비한 황조군에, 선봉장은 황충이라. 이번에는 장선 따위가 버틸 수 없겠구나.”
유표는 고개를 끄덕였다. 유반이 그런 유표에게 말했다.
“백부님, 다만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대장군입니다.”
대장군 마초.
그는 낙양에서 정무를 보는 대신 굳이 형주까지 와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고 있었다. 표면적으로는 봉지를 둘러보고 누이동생의 혼담을 넣는다는 명분이었지만, 대장군씩이나 되는 인물이 그 정도의 이유만으로 형주에 체류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유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마초는 유용무모(有勇無謀)한 자가 아니다. 이각이나 원소와 싸워 온 행적을 보면 지략이 대단히 뛰어난 자다. 이번에도 뭔가 꿍꿍이가 있을 것이다.”
“그가 몇 년 전 유언을 조문한다는 핑계로 익주에 갔을 때, 일 년도 못 되어 익주를 통째로 삼켰다고 들었습니다. 장사에서 전쟁이 벌어지는 틈을 타 이 형주 땅에서 뭔가 허튼짓을 꾸밀까 걱정됩니다.”
“허허허.”
유표는 수염을 쓸며 잔잔히 웃었다.
“너는 마초가 무엇을 하러 왔는지 짐작하겠느냐?”
“잘 모르겠습니다.”
“마가군에 필요한 것을 얻으러 왔을 것이다. 그게 무엇이겠느냐?”
“그야…….”
마가군은 관중의 비옥한 평야에서 매년 많은 소출을 거두고 있고, 익주의 비단을 서량을 통해 서역에 내다 팔아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다. 3년 전 개봉대전에서 이미 원정군 5만을 동원했던 군사력은 이제 십만대군을 동원할 수 있을 만큼 강성해졌다. 천자의 신임과 함께 백성들의 열광적인 지지도 얻고 있었다.
“그런 마가군에게 부족한 것은 단 하나, 명성이다. 마초가 굳이 형주까지 온 이유는 뻔하다. 이 양양에는 제법 문벌이 있으면서도 중앙 정치에서 소외된 명사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으음… 그렇다면 양양의 명사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겠군요. 그런데 그것도 괘씸한 일 아닙니까? 형주의 주인이신 백부님께서 계신데 말입니다.”
“허허, 놓아 두거라. 우리가 마가군과 정면으로 맞서기는 힘드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겠느냐.”
유표는 쓴웃음을 지었다.
사실 감수하기 싫다고 마초를 어떻게 할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대장군씩이나 되는 인물을 암살했다가는 그 파문을 감당하기 어렵다. 게다가 무공이 천하제일이라는 마초를 암살할 방법도 마땅치 않았다.
유표는 유반을 바라보며 영을 내렸다.
“길게 고민할 일이 아니다. 장사 공략은 예정대로 실행하라.”
“존명!”
유반은 유표에게 군례를 취하고 물러났다.
유표는 조카가 나간 자리를 잠시 바라보다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다.
“대장군, 인재 몇 명 정도는 내어주지. 귀족 사회에서 명성을 얻고 싶다면 그렇게 하도록 내버려 두지. 허나 형주는 내가 손에 피를 묻혀 가며 얻은 땅이니, 그것만은 욕심내지 않기를 바라네.”
장사 공략이 성공하면 유표의 숙원이었던 남형주가 손에 들어올 것이다. 지금도 강대한 유표의 세력이지만 그렇게 되면 더욱 강해질 것이다.
“익주의 주인 유범은 범용한 인물이고, 강동에는 손책이 죽은 후 마땅한 주인조차 없다. 남형주를 복속시킨다면 남방에는 더 이상 나에게 견줄 자가 없겠지.”
만약 북방을 통일한 세력이 나타난다면 형주의 힘으로 당해낼 수 없다.
그러나 북방의 전란이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면?
“이 형주에서도 왕업을 한 번 펼쳐 볼 만하지 않겠나.”
유표는 또박또박 소리 내어 말했다.
* * *
양양성의 한 주루.
마초는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을 만나고 있었다.
“아이고, 맹기 형님! 이렇게 형님을 다시 뵈었으니 우제는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습니다!”
건장한 체격에 살가운 목소리. 이제는 제법 관록이 붙어 보이는 20대 후반의 비관이었다.
오랜만에 비관의 호들갑스러운 말투를 들은 마초는 크게 웃었다.
“으하하, 빈백 아우는 여전하군. 곧 천하제일 부자가 될 거라고 하던데?”
“아이고,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아직 한참 멀었습니다.”
비관은 그렇게 손사래를 쳤지만, 이제 남방에서 비관에 짝할 만한 부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파군의 비가는 5년 전 익주 내전에서 마초의 편에 선 후 엄청난 성장을 거듭해 왔다. 비가의 가주 비관은 장강을 따라 익주과 형주를 오가며 교역으로 막대한 이익을 취하고 있었다.
“심미와 누발은 죽었고, 파족들은 한 번 싸움으로 눌러 놓았고, 장강의 무법자였던 금범군들은 장안으로 데려갔지. 그러니 익주의 장강 교역은 아우가 독점하고 있을 테고, 결국 내 덕분에 엄청나게 돈을 벌고 있지 않나?”
“뭐… 사실 이대로 몇 년 더 벌면 파촉 역사상 최고 부자는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관은 그렇게 말하고 크게 웃었다.
익주 자사 유범은 마초가 세운 인물이다. 자연스럽게 익주와 형주 간의 장강 교역권은 마초와 호형호제하는 비관이 독점하고 있었다.
뿐만이 아니다. 마초가 서량을 평정하고 서역과의 교역로를 복원하자 익주 경제에는 활기가 돌았다. 매년 막대한 양의 익주 비단, 촉금(蜀錦)이 서역으로 팔리기 때문이었다. 매년 십만 필이 넘는 촉금을 생산하는 비가는 마초가 개척해 준 판로를 통해 큰 수입을 올리고 있었다.
비가의 생산 품목 중 익주 비단, 촉금(蜀錦)의 경우 마초가 개척한 서량 방면의 교역로로 거의 독점하고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하여튼 나도 참 남 좋은 일을 많이 했단 말이야.”
“형님, 우리가 어떻게 남입니까? 이 관이 성심성의껏 형님의 명을 수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비관은 그렇게 너스레를 떨며 가져온 두루마리를 펼쳤다.
“형주 명사들의 관계도와 상세한 신상입니다. 지난 번 보내드린 것에서 최신 정보들을 더해서 보완했습니다.”
“으흠, 좋아.”
마초는 턱을 괴고 비관이 펼친 두루마리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이 황승언이라는 자 말인데.”
“아아, 겉으로는 그저 명망 있는 학자로만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형님께서 다시 조사해 보라고 하셔서 좀 더 뒤를 캐 봤더니, 장강 교역을 꽉 잡고 있는 거상이라지 뭡니까.”
이 시대의 상업과 공업은 대부분 대호족들의 손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러나 상공업이란 것이 유교 지식인들이 드러내놓고 할 만한 일은 아닌지라, 호족들 중 유학자로 이름난 이들은 돈벌이를 하더라도 드러내지 않고 암암리에 하는 일이 흔했다.
“황승언이 거상이라는 사실을 대체 어떻게 아셨습니까?”
“그야 예전에 술자리에서 들어서…가 아니라, 어쨌든 황승언이 장강 교역을 한다면 빈백 아우와도 자주 거래를 했겠군.”
“그렇지는 않습니다. 익주 방면이었으면 저와 거래했을 텐데, 황가는 익주가 아니라 강동 방면의 교역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강동이라. 그쪽은 더 위험하지 않나?”
“맞습니다. 강하태수 황조와 강동군 사이에 수시로 전쟁이 터집니다. 한동안 얌전하던 강동 쪽의 수적들도 최근에는… 다시 준동하고 있지요.”
비관은 그렇게 말하며 마초의 눈치를 살폈다.
강동 쪽의 수적들이 얌전했던 이유는 손책이 강동을 틀어쥐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손책이 마초와의 싸움에서 중상을 입고 시름시름 앓다가 죽은 다음부터 다시 수적들이 날뛰고 있었다.
마초는 피식 웃었다.
“강동의 평화를 내가 깬 셈인가? 손책이 황도를 습격해서 천자를 탈취하려 했으니 천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어쨌든 그 황승언이라는 자의 가족 관계에 대해 궁금해하셨지요? 아들은 없고 딸이 셋 있는데, 위의 두 딸은 먼 타지에 시집가 있습니다. 늦둥이 막내딸의 혼기가 꽉 찼는데 아직 혼처를 구하지 못한 모양입니다.”
“그렇군. 특별한 까닭이 있는가?”
“막내딸이 워낙 박색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못생기기만 한 게 아니라 성격도 좋지 않다더군요.”
“으흠, 그래?”
마초는 피식 웃었다.
원래의 역사에서도 황승언의 막내딸은 못생겨서 혼기가 꽉 차도록 신랑감을 구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그런 그녀와 혼인한 인물이 바로 제갈량이다.
“아들이 없으면 그 막대한 재산은 어떻게 한다던가?”
“황가의 가노들 얘기를 들어보면 마땅한 친척도 없는 모양입니다. 손위의 두 딸도 전부 북방에 있으니, 결국 황승언의 재산은 막내 사위의 차지가 되겠지요.”
“그래? 그건 몰랐는데.”
마초는 지난 생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가 기억하는 제갈량은 청렴한 인물이고 사치를 즐기지 않았다. 그의 부인까지는 보지 못했지만, 처가가 부자라는 얘기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티를 안 냈을 뿐 사실 재산은 많았던 건가? 아니, 관중이 말하기로 제갈량은 죽을 때 남긴 재산이 없다던데…….’
마초는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제갈량의 재산에 대한 생각을 떨쳐 버렸다.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일이다. 진짜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다.
“수경장의 젊은 선비들은 어떤가?”
“대부분 외지에서 피난 온 집안의 자제들이라 드러나지는 않지만, 아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미래의 준걸들이라고 합니다. 태학생으로 뽑힌 최주평 말고도 뛰어난 인물들이 많답니다. 특히 석도와 맹건은 나중에 능히 주자사에 오를 수 있는 인물들이라고 하더군요.”
“그들 말고는?”
“방통이라는 자가 있습니다. 아직 명성은 없는데, 수경장을 아는 자들은 방통이 천하의 기재라고 합니다. 외모가 볼품없고 주변의 평판도 좋지 않지만, 지모가 대단한 청년이라고 하더군요.”
“방통 말고는 또 누구 없나?”
“으음…….”
비관은 엉뚱한 인물들의 이름을 열거했다. 그러나 마초가 알고 싶은 제갈량에 대한 정보는 나오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려서 제갈량에 대한 짤막한 평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제갈량이라는 선비는 괴짜로 유명합니다. 수경장 내부의 평판으로는 아주 명석하다는데 공부에 별로 흥미가 없다더군요. 대신 대장장이나 농부들의 일에 관심이 많아서, 본인이 농사를 지어서 채소들을 내다 판 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그리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느라 최근에는 수경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고 합니다. 수경장에 나타나지 않은 지 벌써 몇 달이 지났답니다.”
제갈량에 대해 알 수 있는 정보는 그 정도였다. 아직 두각을 나타내기 전인 모양이었다.
마초는 비관에게 내쳐 물었다.
“일전에 내가 수경장에 보내라고 했던 선물들은 잘 보냈나?”
“물론입니다. 좋은 닥종이를 잔뜩 보내셨지요? 제가 수경 선생을 직접 만나봤는데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시더군요.”
고대에 종이는 사치품이었다. 게다가 그냥 종이도 아니고, 14세기의 고려지를 본따 나관중이 복원하고 있는 닥종이이니 선비라면 누구든 욕심을 낼 만한 물건이었다.
“좋아. 일단 첫인사는 해 뒀으니 나중에 직접 찾아가면 반겨 주겠군.”
“수경장에는 언제 찾아가실 겁니까?”
“다음 달쯤 찾아갈까 하네. 너무 급하게 형주의 선비들을 만나러 다니는 것도 모양새가 좋지 않아.”
사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금 가도 제갈량이 수경장에 없다는 것이었다. 마초는 일단 마수와 왕찬의 혼담을 주선하고, 제갈량의 행방이 확인되면 그때 찾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면 한두 달 시간이 있군요.”
“그런 셈이지.”
“형님, 그래서 말입니다만.”
비관이 마초를 향해 바싹 당겨 앉았다. 마초는 그 모습을 보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보아하니 아우가 우형에게 또 부탁할 게 있나 보군.”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간단한 일입니다. 형님께서 우제와 저녁 식사만 한 번 해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