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금마초연의-173화 (173/306)

173화. 소패왕 출진

북산에 숨어 있던 강동군 2천이 수춘성의 동문을 넘었다.

선봉에 선 것은 주태와 여몽이었다. 무명의 두 장수는 마치 경쟁하듯 적의 수급을 거두어들였다. 외성을 넘은 주태와 여몽은 불과 반 시진 만에 내성까지 돌파해서 수춘성 안으로 돌입했다.

“유평, 자명. 고생했다. 너희들의 부곡이 많이 지쳤을 테니 이곳에 대기하라.”

수춘상 안에 이르자 손책은 주태, 여몽과 교대해서 스스로 선봉에 섰다. 이 길로 건무장군의 치소가 있는 옛 중나라 황궁까지 진격할 셈이었다. 황개와 능조가 손책의 뒤를 따랐다.

“이제야 나도 좀 싸워볼 수 있겠구먼. 조조군의 졸개들아, 황개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

웃통을 벗어 던진 황개는 철편을 휘두르며 길을 열었다. 그의 철편이 닿는 곳마다 조조군 병사들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황개도 이제 적은 나이가 아니지만 앞장서서 적병 수십 명을 순식간에 때려눕히고서도 숨소리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으하하하, 동탁군에 비하면 이거 아주 약골들이구만.”

황개는 손으로는 조조군 병사들의 머리통을 부수며 입으로는 껄껄 웃었다. 벌써 10년 전, 손견을 따라 종군하며 동탁을 비롯한 서량의 무장들과 겨룰 때가 생각난 것이다.

진격은 순탄했다. 이대로만 전진하면 하후돈의 수급을 얻을 수 있을 듯싶었다.

그렇게 강동군이 옛 황궁에 당도했을 때였다.

부우우우-

어디선가 요란하게 뿔피리가 울었다. 그와 동시에 옛 황궁 여기저기서 매복해 있던 조조군 병사들이 일어섰다. 바닥에는 창병과 도순병이, 지붕 위에는 궁병들이 위치하고 있었다.

“왔느냐, 손책.”

복병들이 일어선 가운데, 조조군 대장 하후돈이 느릿느릿하게 그 사이로 나섰다. 하후돈은 쭉 찢어진 두 눈으로 손책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고작 그 정도 군사들로 이 수춘성을 얻으려 했느냐. 강동의 손랑이 무모한 놈이라더니 사실이었구나.”

“핫하하, 조 사공의 족제 하후돈 장군인가. 내가 어린 나이에 조공이나 원본초를 쫓아가려니 힘에 부쳐서 그렇소. 젊을 때 열심히 벌어야 남들만큼이라도 살지 않겠소?”

“허허.”

하후돈은 어이가 없었다.

지금 눈앞에 있는 24살의 청년은 천하에서 가장 강한 원소, 그다음 가는 조조와 동렬에 서겠다고 당당하게 선언하고 있었다. 그렇게 말하며 턱을 살짝 들어 잘생긴 콧날을 자랑하고 있으니 농담인지 진담인지 알 수가 없었다.

“손책의 목을 취하라.”

“존명!”

하후돈 근처에 있던 호위병 삼십여 명이 일제히 손책을 향해 육박했다. 성 안에 매복하느라 말을 타고 있지는 않지만, 본래는 호표기였던 이들이다. 체격이 하나같이 건장해서 무공을 익힌 듯 보였다. 가만히 보고 있던 능조가 앞으로 나섰다.

“주공,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그만둬라. 나를 잡겠다고 하니 한 번 어울려 줘야겠다.”

손책은 능조를 말리고 스스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허리춤에 차고 있던 넉 자 길이의 직도를 뽑았다.

스르릉.

직도는 보통의 칼보다 폭이 훨씬 넓었다. 칼날의 내구성을 위한 선택이었다. 손책의 힘을 당해 내면서 자잘한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려면 보통 칼의 두 배가 넘는 크기와 무게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손책은 왼손에 든 직도를 빙글빙글 돌리며 육박해 오는 병사들 사이로 뛰어들었다.

병사들 사이에서 손책이 펼치는 도법은 놀랍도록 정교했다. 필요 이상으로 빠르게 움직이지도 않고 강하게 베지도 않았지만, 그의 몸과 칼이 지나간 자리에는 어김없이 상대가 쓰러졌다.

“으윽!”

“으아악!”

칼이 닿는 곳마다 병사들의 비명 소리가 울렸다. 손책이 직접 칼을 휘두르자 순식간에 이십여 명의 병사들이 쓰러졌다. 어느 정도 주변이 정리되자 손책은 창을 들고 자신의 앞에 선 오장쯤 돼 보이는 병사를 향해 씩 웃고 직도를 옆으로 휘둘렀다.

퍽!

요란한 소리와 함께 오장의 목이 하늘로 날았다. 마지막으로 화려한 참격을 보여 준 손책은 양팔을 크게 벌리고 하후돈을 도발했다.

“하후돈 장군. 내가 명색이 강동군의 수장인데 직접 선봉에 나서는 건 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렇소. 괜히 병사들을 상하게 하지 말고 그대가 직접 나와 겨루는 건 어떻소?”

“백녕.”

하후돈은 옆에 서 있는 부장 만총을 불렀다. 키가 큰 만총이 몸을 숙여 귀를 가까이 대자 뭐라고 지시를 내린 뒤 투구 끈을 조이며 손책의 앞으로 나섰다.

“오냐, 내가 직접 네놈을 상대해 주마.”

“하하, 잘 생각했소.”

하후돈은 목을 양쪽으로 꺾은 뒤 양손에 단창과 수극을 하나씩 들고 손책의 앞으로 나섰다.

‘남문으로 간 조순의 기병대가 전멸했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손책의 본대를 성안으로 끌어들였으니 전멸시킬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 또한 여의치 않구나. 이렇게 수춘성을 뺏기면 무슨 낯짝으로 맹덕 형님을 뵌다는 말인가.’

하후돈은 자신이 용병에 능하지 못한 게 오늘처럼 한스러운 날이 없었다.

그러나 용병술이 아니라도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조조는 하후돈을 두고 이렇게 평했다.

‘원양, 너는 병법이 얕으니 군사 일만을 이끌고 성을 빼앗는 장군으로는 수준 미달이다. 그러나 병사들의 신임이 두터우니 백부장으로는 뛰어난 인재다. 그리고 병졸이라면…….’

“천하제일의 병졸이라고 하더군.”

팟!

하후돈이 바닥을 구르며 손책을 향해 내달렸다. 육중한 체구의 하후돈은 누구도 예상치 못한 속도로 손책에게 육박해 들어갔다. 손책의 얼굴에 당황이 스치는 게 보일 때, 하후돈은 오른손에 든 수극을 비스듬히 내려 벴다.

쨍!

손책의 직도에 처음으로 뼈와 살, 갑옷이 아닌 쇠붙이가 닿았다. 하후돈과 손책이 병장기를 통해 힘 싸움을 벌이자 수극과 직도가 요란한 파열음을 내며 밀고 밀렸다.

끼리리릭.

하후돈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왼손에 든 단창으로 손책의 얼굴을 찔렀다. 손책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쩡!

손책의 투구가 하늘로 날았다. 단창은 투구만을 스치고 손책의 얼굴에는 닿지 못했다. 그러나 투구가 벗겨질 정도의 강한 찌르기를 맞았으니 손책도 머리에 어지간히 충격을 받은 상태였다. 하늘로 날았던 투구가 바닥에 떨어지고 투구에 달린 붉은 술이 힘없이 축 늘어졌다.

“아니, 하후돈이 이런 고수라는 말은 없었는데?”

손책은 기가 막혔다.

지난 서주 공략 때 알게 된 사마의를 통해 수춘성의 갖은 정보들을 빼내고 있던 그다. 그러나 사마의는 하후돈이 용병에 능하지 못하다는 것만 얘기할 뿐, 일신의 무예가 극히 뛰어나다는 말은 해 주지 않았다.

“간자를 통해 정보를 얻고 있었나. 하지만 간자가 내 무예를 모르는 것도 당연하지. 연주에 자리 잡은 후로는 선봉에 나선 적이 없으니까.”

하후돈은 태연하게 대꾸하며 오른손의 수극을 놀려 다시 손책을 쓸어 갔다. 손책은 직도를 휘둘러 하후돈의 수극을 쳐내며 씩 웃었다.

“그런가. 오랜만에 상대를 만났군.”

손책과 하후돈은 각자의 병장기를 휘두르며 삼십여 합을 어울렸다. 손책이 중심선을 지키며 정교한 참격으로 상대를 압박하는 고급스러운 도법을 구사하는 반면, 하후돈은 힘과 속도를 앞세워 양손의 병장기를 현란하게 놀리며 상대를 흔들었다. 어느 쪽이 우세라고 말하기 어려운 싸움이었다.

그때, 하후돈의 싸움을 지켜보던 부장 만총이 조용히 신호하자 병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쏴라!”

만총의 구령과 함께 궁수대가 화살을 퍼부었다. 기습적으로 가해진 궁시 공격에 강동군 병사들이 쓰러져 나갔다. 한참 어울리던 손책이 인상을 찌푸렸다.

“투장을 하는 중 무슨 짓인가?”

“죽은 네 아비에게 싸움까지는 배우지 못했나 보구나. 병사들이 투장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가 가장 기습하기 좋은 시점이다.”

“하긴, 진짜 중요한 것들은 가르쳐 주지도 않고 죽어 버렸지. 무정한 사람.”

하후돈의 선을 넘는 발언에도 손책은 그저 씩 웃어 보였다. 남들에게 아버지 얘기를 하도 많이 듣다 보니 이제는 무덤덤해진 상태였다. 손책은 자기 대신 병사들을 지휘할 사람의 이름을 크게 불렀다.

“공복 아재!”

“그래, 지휘는 내게 맡기고 너는 하후돈이나 잡아라!”

황개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손책은 하후돈의 빈틈만을 노렸다.

그런데 그때, 변수가 생겼다.

퍽!

황개의 몸을 뚫고 화살이 튀어나왔다. 만총이 그를 노리고 당긴 화살이 적중한 것이다.

퍽!

퍽!

퍽!

그리고 뒤이어 세 대의 화살이 연이어 황개의 몸에 꽂혔다. 어느 틈에 뒤로 이동해서 황개만을 노리고 있던 궁병들이었다.

“컥…….”

화살 네 대를 맞은 황개가 입에서 낮은 신음을 흘리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손책의 눈빛이 흔들렸다.

“공복 아재?”

“어딜 보는 거냐.”

하후돈은 그대로 수극을 휘둘렀다. 손책은 경황이 없는 와중에서도 직도를 들어 수극을 막았다.

그리고 그 틈을 노리고 있던 만총이 활시위를 놓았다.

퍽!

화살이 손책의 가슴에 적중하며 요란하게 피가 튀었다. 뒤이어 하후돈의 단창이 손책의 머리로 날아왔다.

퍽!

간신히 머리를 숙여 날에 베이는 것만은 피했다. 그러나 단창의 자루가 투구도 쓰지 않은 손책의 머리를 후려치는 것까지는 피할 수 없었다. 순식간에 두 군데의 중상을 입은 손책이 무릎을 꿇었다. 수려한 얼굴은 피범벅이 되어 이목구비를 분간하기 어려웠다.

수극을 들어 마지막 일격을 가하려는 하후돈에게 비도가 날아들었다.

쨍!

퍽! 퍽!

첫 번째 비도는 쳐냈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비도는 갑옷을 뚫고 몸을 파고들었다. 하후돈은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에게 비도를 던진 능조를 노려봤다. 능조는 개의치 않고 손책을 부축해 일으켜 세웠다.

“주공. 괜찮으십니까.”

“괜찮다. 황공복은 어떤가?”

“치명상은 아닙니다. 빨리 의원에게 가면 살 수 있습니다.”

“빨리 의원에게 가지 못하면?”

“죽겠지요.”

“그런가. 알았다.”

손책은 능조의 부축을 받아 일어났다. 직도의 칼날을 입에 물고 능조가 건네는 붉은 비단으로 머리를 싸매기 시작했다.

“하후돈. 오랜만에 너무나 즐거운 싸움을 했다.”

열일곱에 아버지 손견을 잃고 강동군의 수장이 됐다.

그다음부터 무조건 이겨야 했다. 그러니 무예는 자아실현의 도구가 아니라 그저 무거운 짐일 뿐이었다. 강동 땅에는 자신에게 맞설 만한 무사도 없었다. 딱 한 번, 태사자와 겨뤘을 때를 제외하면 즐거운 적이 없었다.

“그러나 내가 잠시 잊고 있었다. 아직 비무를 즐길 때가 아니다. 나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손책은 붉은 비단으로 머리를 싸매고 다시 직도를 손에 들었다.

붉은 천을 두른 손책을 보자 하후돈은 미간을 찌푸렸다. 붉은 두건을 즐겨 쓰던 옛 전우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는 누구도 당해내지 못하던 동탁군을 단기필마로 밀어붙이고 동탁의 상장 화웅을 참살했다. 손책의 아버지 손견이었다.

“놀랍도록 닮았구나.”

팟!

하후돈의 혼잣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책이 땅을 박차고 뛰어나갔다. 호랑이의 그것 같은 노란 눈동자가 번쩍였다.

깡!

손책은 직도를 들어 크게 후려쳤다. 도법의 기본에 충실하던 이제까지와는 달리 거친 동작이었다. 그리고 이제까지보다 훨씬 강맹했다.

“큭…….”

하후돈은 손책의 일격에 자신의 몸이 들썩이는 것을 느끼며 얕은 신음을 흘렸다.

‘지금 이 일격이 이놈의 진짜 실력이라면… 이길 수 없다.’

불안감을 느끼기도 전에 손책은 직도를 휘둘러 밀어붙였다. 피하지 못할 만큼의 속도는 아니었다. 버티지 못할 만큼의 힘도 아니었다. 그러나 손책이 휘두르는 칼날은 이상하게 무거웠다.

하후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던 손책은 왼손의 직도를 크게 치켜들었다. 하후돈은 수극과 단창을 교차해서 손책의 공격을 막으려 했다.

쩌엉!

그러나 손책이 한 손으로 내려친 일격은 생각보다 너무 무거웠다. 하후돈의 단창과 수극을 밀어붙이며 어깨를 파고들었다.

“으윽…….”

하후돈은 이를 악물고 버텼다. 손책의 칼이 무겁다지만 완력이라면 자신이 우위일 것이다. 허리와 다리에 힘을 주며 조금씩 자세를 회복하려 했다.

그때, 손책이 자신의 가슴에 박혀 있던 화살을 뽑았다. 피가 마구 솟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손책은 역수로 쥔 화살로 하후돈의 왼쪽 눈을 찍었다.

퍽!

“크아악!”

눈에 화살이 박히자 하후돈은 더 버티지 못하고 무릎을 꿇었다. 손책은 무심한 표정으로 손목을 돌려 하후돈의 눈 속을 헤집었다. 고통스러운 비명이 몇 차례 더 울린 후, 손책은 화살을 뽑았다.

드르륵.

불쾌한 소리와 함께 뭔가가 화살에 박힌 채 딸려 나왔다. 촉에 박힌 게 안구라는 건 분명한데 다른 잡다한 것들은 신체의 어느 부분인지 확실치 않았다.

“끄으윽… 크아아악!”

하후돈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일어나서 손책을 향해 창을 뻗으려 했다. 그러나 허사였다. 눈을 잃어서인지, 아니면 다른 신체 기관을 같이 잃은 탓인지 똑바로 설 수 없었다. 이내 바닥에 쓰러진 하후돈의 목에 손책의 직도가 떨어졌다.

퍼억.

데구르르.

팽팽하던 전황은 하후돈의 목이 땅을 구르는 소리와 함께 급격히 강동군 쪽으로 기울었다. 때마침 여몽과 주태가 도착하자 싸움은 순식간에 끝났다. 뒤이어 남문을 제압한 태사자와 우회기동으로 상대를 유인했던 진무도 수춘성의 옛 황궁에 도착했다.

다행히 황개는 치명상이 아니었다. 의원을 불러 황개를 치료하게 한 손책은 포로로 잡힌 만총을 끌어냈다.

“그대가 만백녕인가. 이번에는 나에게 패했지만, 그대의 재주가 뛰어난 것은 충분히 알았다. 아까 보니 활 솜씨도 대단하더군. 강동에서 나와 함께 큰일을 해 보는 게 어떤가.”

싸움이 끝나자 손책의 말투는 부드럽게 바뀌었다. 묵묵히 말을 듣던 만총이 대꾸했다.

“이번 싸움에서 붙잡힌 수춘성의 장졸들은 어떻게 하실 겁니까.”

손책은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나는 지금부터 허도로 진격해야 하니 포로를 잡을 수 없다. 아쉽지만 전부 죽일 것이다.”

이번에는 진심이었다. 어차피 허도로 진격하면 조조군과 죽기로 싸워야 하니 굳이 학살을 통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도 없다. 포로로 잡을 수만 있다면 잡고 싶었다.

‘그러나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전부 죽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만총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장수 된 자로서 살아남을 자리가 아니군요. 죽겠습니다.”

“안타깝군.”

손책은 진심으로 아쉬워했다. 그러나 만총의 의지는 굳건했다.

하후돈과 조순은 조조의 친족이다. 손책은 수춘성의 백성들을 시켜 하후돈과 조순의 시신을 수습하게 하였다.

만총은 다른 포로들 수십 명과 같이 구덩이에 묻혔다. 원래의 역사에서처럼 위나라의 동부전선을 30년간 방어하고 삼공까지 오를 수도 있었던 만총은 그렇게 아무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사라졌다.

그리고 손책은 수춘성을 얻었다. 수춘성에서 허도까지는 팔백 리, 열흘 만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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