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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마초연의-144화 (144/306)

144화. 신도 전투 (2)

쉬익!

맹획은 장도를 들어 우측 상단에서 좌측 하단으로 베어 내렸다. 맹획의 앞에 있던 적병은 황급히 몸을 뒤로 젖혔으나 옆구리에 큰 상처를 입는 것까지는 피할 수 없었다. 적병이 구슬픈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을 뒹굴었다.

“흥, 베도 베도 끝이 없군.”

맹획은 소매를 들어 이마의 땀을 닦았다. 주변의 모두가 용감하게 싸우고 있었다. 자신이 이끄는 부대의 숫자는 천오백에 불과하지만, 다수가 남만병과 금범군으로 이뤄진 최정예 부대다. 올돌골과 감녕의 무위가 더해졌으니 지금처럼 기동이 불편한 논두렁에서는 그 위력이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났다.

그러나 적이 너무 많았다.

맹획의 혼잣말을 들은 감녕이 대꾸했다.

“남은 적병은 우리의 다섯 배. 게다가 숫자만 많은 약졸들이 아니라 남만병들이다. 이 싸움은 쉽지 않겠군.”

“흥, 방금 전까지 술을 퍼마시더니 이제 와서 걱정되는 건가?”

“으하하하, 걱정하지 마라. 설령 내가 죽더라도 네놈은 도망치게 해 줄 테니.”

감녕은 잘생긴 얼굴을 한껏 막 쓰며 껄껄 웃었다. 그가 가진 묘한 여유 앞에 맹획도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흥, 이번 한 번의 공세만 막아내면 돼. 그 후에 퇴각할 것이다.”

마초는 옹개의 남만병들이 우회해서 아군의 옆구리를 들이칠 것을 예상하고 진격로에 미리 맹획과 감녕, 올돌골을 매복시켰다. 이들이 받은 임무는 적 남만병들의 진군을 늦추고 예봉을 꺾는 것이다. 굳이 몰살을 각오하고 적병과 맞서 싸울 이유는 없었다.

계속 용감하게 싸우다 보면 적의 공세가 느슨해지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때 퇴각하려는 것이 맹획의 생각이었다.

그런데 전황은 맹획의 생각과 다르게 돌아갔다.

“적 기병대가 옵니다!”

“이 지형으로 기병대가? 무슨 생각이지?”

맹획은 얼굴을 찌푸렸다.

남중에는 생각보다 말(馬)이 많다. 남중, 즉 지금의 운남성 사람들은 기원전부터 험준한 옥룡설산을 넘어 티베트에 차(茶)를 내다 팔고 그 대가로 말을 받아 왔다. 옹개군의 기병은 그렇게 수백 년간 얻은 말들로 육성한 기병들이다.

지금 맹획이 있는 곳은 파종이 시작되기 전의 논이니 기병이 달리기에 좋지 않았다. 맹획의 병사들은 논두렁 양쪽에 매복해서 긴 극을 활용해 기병들을 낙마시켰다.

“으아아악!”

“개의치 말고 계속 전진하라!”

옹개는 손실을 감수하고 기병들을 계속 전진시켰다. 마치 자신의 전략적 목표인 마초군 본대 타격은 포기한 것 같은 모양새였다. 그렇게 밀어붙이니 맹획의 부대는 어느새 조금씩 밀려나게 되었다. 밀려나다 보니 맹획의 부대가 매복해 있던 논은 어느새 옹개군의 차지가 되었고, 맹획군은 논 너머의 벌판까지 밀려나게 되었다.

‘적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지만 지형의 이점을 상실했다. 이 상황에서 적이 돌격해 오면 당해내기 어렵다. 오늘은… 각오를 해야겠군.’

맹획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옹개는 압도적으로 불리한 교환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싸움을 걸어 왔다. 맹획 입장에서 어림잡아 이천오백은 넘는 적병을 잡았으니 애초의 공격 목표는 초과 달성한 셈이다.

문제는 그러면서 논 지대에서 밀려났다는 것이다. 기병을 보유한 적군이 마음껏 달릴 수 있는 곳으로 밀려났으니 지금부터는 무사히 퇴각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지휘부가 가진 그런 불안감은 병사들에게도 조금씩 전파되었다. 당장의 승리에 취해 있던 병사들이 슬슬 지금 상황의 전략적 불리함에 대해 깨달아 갈 무렵.

쿵. 쿵.

하며 지축을 흔드는 굉음이 울렸다.

“뭐… 뭐냐, 저건!”

“아니, 이럴 수가!”

금범군 병사 몇몇이 탄식인지, 비명인지 알 수 없는 소리를 질렀다. 옹개군 기병들의 틈바구니에서 거대한 동물들이 나타난 것이다. 맹획이나 남만병들의 눈에는 익숙한 동물이었다.

“빌어먹을 옹개 놈, 설마 코끼리까지 데려오다니.”

맹획은 입술을 깨물었다.

옹개가 왜 논두렁에 무리하게 기병을 투입해서 아군을 벌판으로 내몰았는지 비로소 이해가 갔다. 일단 벌판으로 전장을 옮기기만 하면 코끼리를 앞세워 압도적인 우세를 만들 자신이 있었던 것이다.

“궁수대 전진! 보병은 후퇴한다!”

분노로 몸을 떨고 있는 맹획을 대신해 감녕이 소리쳤다. 코끼리를 앞세운 적과 백병전을 벌이는 건 자살행위다. 화살을 퍼부어 조금이라도 적의 진군을 늦추며 퇴각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그 또한 여의치 않았다.

“제길, 화살을 맞아도 쓰러지지 않잖아!”

궁수대의 여기저기서 비명 같은 탄식이 터져 나왔다. 사람이 쏘는 화살은 전투 코끼리가 걸친 두터운 천 갑옷을 뚫기도 힘들었다. 설령 갑옷을 뚫는다 한들 갑옷보다 더 두꺼운 코끼리의 피부와 피하지방을 뚫을 방법이 없었다.

코끼리를 앞세워 돌진해 온 옹개군이 아군의 최후방에 닿았다.

콰직!

“으아악!”

사방 천 리의 익주에서 가장 용맹하다는 남만병과 금범군 병사들은 코끼리의 발에 짓밟혀 무참하게 쓰러져 갔다. 코끼리 위에 탄 기수가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는 화살도 당해 낼 재간이 없었다. 코끼리가 대열을 부수면 옹개군의 기병과 보병이 뛰어들어 일방적인 학살을 벌였다.

“저것 한 마리가 천하제일 용장이나 다름없군.”

감녕이 어지간히 질린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상대가 사람이라면 천 명도 두렵지 않았다. 말도 때려잡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생물은 너무나도 강했다.

입술을 깨물던 맹획의 뇌리에 문득 어린 시절의 기억이 스쳤다. 남만족 전사로 맹씨의 데릴사위가 된 그의 아버지가 해 준 말이었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 코끼리를 상대해 본 경험을 어린 맹획에게 담담하게 말했었다.

맹획은 감녕을 돌아보며 말했다.

“감녕, 코끼리들이 돌격하지 못하게 잠시만 시간을 끌어다오. 내가 어떻게든 방법을 찾겠다.”

감녕은 물끄러미 맹획을 바라보다 피식 웃었다.

“맹획, 무리할 필요 없다. 성도로 퇴각해라. 이 전투에서 패하더라도 복파장군이 전쟁을 이기면 그만이다. 너는 남중의 귀한 혈통이니 다시 군사를 모아서 저놈에게 복수하면 되지 않느냐? 그러니 살아남는 것만 신경 써도 된다. 이 자리는 내가 어떻게든 해 보마.”

“예전에 내가 말하지 않았던가?”

맹획은 자신에게 퇴각을 권하는 감녕을 향해 눈살을 찌푸렸다.

“난 그딴 거 모른다고.”

“으하하, 이 멍청한 놈.”

감녕은 잘생긴 얼굴을 한껏 구기며 크게 웃었다. 그는 이 소년이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다.

“마음대로 해 봐라. 시간은 확실히 끌어 주마.”

감녕은 사각철간 대신 물소 뿔로 만든 수우각궁을 꺼내 들고 말을 달렸다. 목표는 코끼리의 등에 탄 기수였다.

“코끼리에는 화살이 통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수를 잡으면 코끼리도 무용지물이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코끼리 근처에 접근하면 남만 기병들이 화살 세례를 퍼부었다. 기껏 화살을 쏜다고 해도 기수들은 큼직한 방패로 몸을 가리고 있으니 맞추기 어려웠다.

감녕은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코끼리에 접근했다. 그가 지나온 길에는 적병의 시신 수십 구가 널려 있었다. 두꺼운 방패로 몸을 가린 기수의 빈틈을 찾기 위해 코끼리의 주변을 빙글빙글 돌다 결국 기수 하나를 쓰러뜨릴 수 있었다. 한 기에 세 사람이 타고 있으니, 이런 행동을 세 번이나 반복해서 결국 코끼리 한 기를 무력화할 수 있었다.

옹개군의 선봉은 고승이라는 장수였다. 고승은 대열의 한가운데에서 혼자 날뛰는 감녕을 무시한 채 맹획에게 돌진하기로 했다.

“어차피 한 놈이다. 무시하고 본대를 쳐라!”

고승의 판단은 정확했다. 감녕의 활약으로 잠시 진격이 늦춰진 코끼리병들은 이내 감녕을 무시한 채 맹획이 이끄는 본대에 바로 돌격했다.

그동안 맹획은 부대의 대오를 정돈하고 있었다. 코끼리를 앞세운 옹개군이 쳐들어오자 맹획은 영을 내렸다.

“대열을 벌려라!”

코끼리의 돌진은 빠르지만 방향 전환이 느리다. 말처럼 유기적인 움직임을 하는 것은 무리다. 맹획이 지휘하는 남만병들이 침착하게 양옆으로 벌려 서자 코끼리들은 텅 빈 중앙의 공간으로 돌진했다. 아군이 길을 터 준 곳으로 코끼리들이 지나쳐 가자 맹획은 장도를 뽑아 들었다.

“전진하라!”

“우와아아!”

맹획이 이끄는 남만병들은 코끼리를 뒤로 하고 옹개의 본진으로 전진했다. 선봉에는 올돌골이 섰다. 아군 대열을 지나쳐 간 코끼리가 방향을 선회해서 되돌아오기 전에 난전을 벌여서 옹개를 잡을 셈이었다. 상대 주력과 힘 싸움을 벌이는 대신 본진을 습격해서 수장을 잡는, 마초가 즐겨 쓰는 전술이었다.

그러나 막상 옹개의 본진에 도달하자 맹획의 생각과는 다르게 일이 흘러갔다.

“빌어먹을, 아직도 코끼리가 다섯 마리나 남아 있었다니.”

코끼리는 본진에도 있었다. 기껏 적진을 돌파해서 적장 옹개의 앞에 육박한 맹획의 부대원들은 눈앞에 버티고 선 코끼리를 보자 저마다 표정이 굳었다. 옹개군의 본진을 지키는 병사들이 대열을 크게 펼쳐서 맹획의 부대를 포위했다. 정면에는 중무장한 네 마리 코끼리가 버티고 섰다.

그 사이로 유독 거대한 흰 코끼리 한 마리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옹개를 태운 백상이었다.

옹개는 백상 위에서 맹획을 내려다봤다.

“적진에 맹씨의 꼬마가 있다더니 정말이었구나.”

“옹개…….”

맹획은 옹개를 올려다보며 오른손의 장도를 굳게 쥐었다.

옹개는 전한의 개국공신, 숙후 옹치의 후예다. 옹치가 한 고조에게 남중을 봉토로 받은 후부터 옹씨 가문은 남중 최대의 호족이 되었다. 그러니 혈통은 한족이었으나, 남중에서 400년을 살았으니 이제 남만족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옹씨는 한족 사회에서의 입지를 이용해 길쌈이나 농사 같은 한의 앞선 기술을 독점하고 남중을 다스려 왔다.

옹씨를 통하지 않고 남중에 한인들의 문물을 보급하려 한 것이 바로 맹획의 외조부였다. 그런 그의 행보는 수많은 남만 귀족들의 미움을 사게 되었다. 남만족의 영웅을 데릴사위로 맞이하여 뜻을 지켜보고자 하였으나 끝내 힘이 모자랐다. 5년 전, 건녕의 내전에서 옹씨를 중심으로 뭉친 남만 귀족들이 승리하며 맹씨 집안은 풍비박산이 났다.

맹획은 그때 아버지의 목을 들고 자신을 바라보던 옹개의 모습을 잊을 수 없었다. 그때 젊은 청년이었던 옹개는 5년 만에 노회한 호족처럼 인상이 바뀌어 있었다. 맹획은 타는 듯한 눈빛을 쏘아 보내며 말했다.

“남중의 맹획이다. 네놈의 목을 가지러 왔다.”

감회가 새로운 건 옹개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자신의 눈에 비친 사나운 눈매의 꼬마가 어느새 훤칠한 젊은이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옹개는 피식 웃으며 대꾸했다.

“목숨줄이 질긴 건 할아비와 아비보다 낫구나. 그러나 네놈도 어쩔 수 없는 맹씨인가. 맹씨들은 늙은이나 젊은이나 마찬가지로 못된 습성이 있지. 자기 분수를 몰라.”

갖은 모욕을 들으면서도 맹획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옹개는 한참 동안 맹획의 부모와 조부모를 욕한 뒤 부장 마진을 돌아보며 말했다.

“짓밟아라. 건방진 맹씨 놈에게 남중의 법도를 가르쳐 줘라.”

그런데 마진이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맹획이 장도를 들어 코끼리 위의 옹개를 겨누고 외쳤다.

“투장을 청한다, 옹개!”

쩌렁쩌렁한 목소리였다. 옹개는 백상 위에서 맹획을 내려다보며 대답했다.

“분수를 모르는구나. 네놈이 나와 투장을 할 만한 격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흥, 내가 무섭나? 원한다면 코끼리를 타고 싸워도 좋다.”

옹개가 인상을 찌푸렸다. 맹획의 도발이 언짢기는 했으나 거기에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옹개는 부장 마진에게 손짓을 했다. 마진은 고개를 끄덕이고 코끼리를 몰아 맹획의 부대로 육박해 들어갔다.

처절한 싸움이 벌어졌다. 맹획과 올돌골, 그리고 남만병들은 용감하게 싸웠다. 장평관의 성벽을 넘고, 서량 군벌들을 상대했으며, 파군에서 판순만을 격퇴한 강병 중의 강병들이다. 그러나 코끼리를 앞세운 옹개군의 포위 공격을 당해낼 방법이 없었다.

마가도법의 초식을 활용해 적병을 베어 내던 맹획의 팔이 슬슬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곳이 내가 죽을 곳인가 보군.’

맹획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어차피 가족과 고향을 잃고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삶이다. 그러던 차에 마초를 만나고 나서 인간으로서, 무장으로서 성장하며 잠시 달콤한 꿈을 꿀 수 있었다. 그러나 무장의 삶이란 항상 죽음의 위협이 따라다니는 법. 여기서 죽는다고 해도 크게 여한은 남지 않았다.

“다만 미오성의 맹세를 지키지 못하는 게 아쉽구나.”

미오성에서 마초는 난세를 끝내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그를 지근거리에서 모시던 신하들이 그 뜻을 같이 이루겠다고 맹세했었다. 나관중, 서황, 이감, 월길, 마대… 같이 맹세했던 동료들의 모습이 눈앞을 스쳤다.

슈우우우.

그때, 먼발치에서 흙먼지가 일었다. 북쪽, 유탄의 진영이 있는 낙성 방향이었다.

“원군인가. 많이도 끌고 왔구나.”

이만큼의 병력도 모자라서 이곳으로 원군까지 보낸다는 말인가. 맹획은 헛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흙먼지가 가까워지는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 보병의 행군 속도가 아니었다.

“전원 기병인가. 그렇다면 설마…….”

전투가 시작되기 전, 마초가 했던 말이 맹획의 뇌리를 스쳤다.

—두 갈래 원군 중 한 갈래는 가맹관으로 가지 않고 마천령을 바로 넘는다. 강유관 수비대장 맹달을 매수했으니 그가 성문을 열어젖힐 것이다. 우리가 신도 벌판에서 적을 맞아 싸우고 있으면 강유관을 넘어 온 이들이 전장에 도달할 것이다.

맹획은 피어오르는 흙먼지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저 군사는 적의 원군이 아니다. 저 군사들의 선두에는 미오성에서 같이 맹세를 나눴던 사람이 달리고 있을 것이다.

“흥. 빨리 왔군.”

두두두두.

흙먼지는 급속도로 커져서 이내 대략적인 형상을 구분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숫자는 약 삼천, 전원이 기병이었다. 복색을 보니 강족들이 다수였다. 선두에는 백마를 타고 짧은 턱수염을 기른 청년 장수가 달리고 있었다.

지금 이곳에 있을 수 없는 강족 기병들이 나타나자 옹개군 진영에서 동요가 일었다. 심상치 않은 기류를 감지한 옹개의 부장 마진이 코끼리의 기수를 돌려 기병대의 앞을 막아선 후 선두에 선 장수에게 외쳤다.

“네 이놈, 어디서 굴러먹던 놈이냐!”

장수는 백마를 몰아 홀로 대열의 앞으로 튀어나왔다. 왼손으로 각궁을 쥐고 있었다. 장수는 코끼리를 탄 마진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 들어가며 대답했다.

“서량의 방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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