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화. 태양 소저
양하원은 좌자장팔의 머리통을 깬 후에도 계속 날뛰었다.
이날을 대비해서 잘 먹고 잘 자며 체력을 비축했던 양하원이다. 마초가 등장하며 다른 처녀들이 구출되었다는 것이 확실해졌으니 몸을 사릴 필요가 없어졌다. 말을 타고 애병인 철퇴까지 들었으니 지니고 있던 무공을 마음껏 펼치며 흑산적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뻐억!
“으악!”
뻐억!
“어억!”
철퇴가 머리에 떨어질 때마다 흑산적들은 일곱 구멍에서 피를 뿜으며 쓰러져 갔다.
여인의 몸으로 무공을 익혔다 해도 땅 위에서의 싸움이라면 완력이 센 사내들에게 고전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말을 타고 있다. 말에 익숙지 않은 산적들은 양하원의 기마술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간신히 따라잡았을 때는 양하원의 철퇴가 이미 머리통으로 날아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마초는 절영을 타고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 만큼 빠르게 달려오면서도 기가 막혔다.
‘그래, 원래 저런 여자였지. 너무 오래 전 일이라서 잠시 잊었다.’
어느새 양하원의 곁까지 육박한 마초가 그녀를 불렀다.
“하원, 이제 돌아가자.”
양하원은 그런 마초를 흘긋 돌아보고 말을 달려 마초의 옆으로 다가왔다.
“더 이상 날뛰면 위험할 수 있다. 이제 나와 함께 돌아가… 흡!”
양하원은 철퇴를 들지 않은 왼손으로 마초의 얼굴을 감싸 쥐고 입술로 입술을 막았다.
화려한 신부 복장을 하고 말을 탄 여인. 한쪽 옷깃은 찢어져서 다리를 훤히 드러낸 차림새로 한 손에는 철퇴를 들고, 한 손에는 사내의 얼굴을 감싸 쥐고 격정적인 입맞춤을 했다. 지켜보던 원소군 진영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마초는 당황해서 입맞춤을 얼른 끝냈다.
“무슨 짓이야? 5천 명이나 보고 있는데.”
“나보고 태양이라며? 해님이 입맞춤을 해 주는데 좀 더 감읍한 태도를 보이지 그래?”
이별을 통보한 정인에 대한 분노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양하원은 대단히 흡족한 표정이었다. 마초는 한숨을 쉬었다.
“아니 태양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건 맞는데, 중년이 되면 그렇게 격정적으로 사랑을 하지는 않아.”
“중년이라니 무슨 소리야? 넌 나보다도 한 살이 어리잖아.”
“됐다. 돌아가자.”
마초는 양하원을 번쩍 들어서 절영의 잔등 위로 옮기고 자신의 앞에 태웠다. 원래 양하원이 타던 말은 마초가 고삐를 잡고 따르게 했다.
“나이가 드니까 감상적이 되나 보군. 나도 모르게 이상한 말들이 쏟아져 나왔다. 앞으로 놀림감이 되겠어.”
마초는 주변의 놀림을 걱정하고 있었지만, 양하원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몸이 밀착되자 얼굴을 붉혔다.
“아초, 저기, 꼭 이렇게 꼭 붙어서 돌아가야겠어?”
“아무려면 어때. 기왕에 혼례를 치를 사이라고 공인돼 버렸는데. 이대로 가자.”
“어, 음, 아니, 그게 너무 꼭 붙어 있으면… 나 사실 오늘은 위험한 날이라…….”
“무슨 헛소리야!”
양하원이 훅 들어오자 마초는 황당해하며 정인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일다경 전에 철퇴로 여섯 개의 머리통을 부순 처녀가 얼굴을 붉히며 마초의 품에 기대 있었다.
‘이 여편네가 대체 왜 이래? 아니, 생각해 보면 젊을 때는 원래 좀 밝히긴 했지만… 어째 더 심해진 것 같은데?’
마초는 자기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양하원을 사랑하는 건 맞지만 앞으로의 일이 걱정이었다. 껍데기는 스물이라도 속은 쉰이나 된 자신이 과연 이 젊은 여인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인가?
‘아니, 잠깐. 몸만 젊으면 상관없나?’
정인을 구출한 마초가 남성으로서 자신의 능력이 중년일지, 청년일지 고민하는 사이 절영은 어느새 군사들 앞에 도착했다. 여기저기서 환성이 터졌다.
“환영하오, 태양 소저!”
“과연 서량 젊은이들은 감정 표현이 호쾌하군!”
“아니, 호쾌한 젊은이는 사실 낙양 출신인데…….”
마초가 양하원의 출신에 대해 뭐라 설명해 봤지만, 환성에 묻혀 들리지 않았다. 양하원은 태양 소저라는 별명이 상당히 마음에 든 듯 자신감 넘치는 표정과 몸짓으로 군사들에게 인사를 보냈다.
남은 흑산적들은 순우경이 이끄는 원소군 기병대가 손쉽게 쓸어 버렸다. 그렇게 양하원의 구출을 완료한 일행은 왔던 길을 되짚어서 원소군 본대와 합류하기 위해 돌아가고 있었다.
“참으로 긴 여정이었다. 천 리가 넘는 길을 달려와서 드디어 마지막 한 명까지 구출했구나.”
마초가 낮게 읊조렸다.
“참으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비장군.”
“맹기, 고생했다.”
“맹기 공자, 우리가 해냈어요!”
“다 그대들의 덕이다.”
마초가 일행들과 덕담을 주고 받는 동안 양하원은 그 모습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흠, 그런데 방 도위 말고는 모르는 분들이네.”
“아, 내가 소개시켜 주지. 다들 알겠지만, 여기 소저는 나와 혼인할 양하원일세. 하원, 방영명은 기도위에서 교위로 승진했어. 그리고 이쪽은 나관중인데, 지난번 출정에서…….”
마초가 일행에 대해 설명하려는 순간 대열의 선두가 소란스러워졌다.
“무슨 일이지?”
마초는 대열의 옆으로 빠져나와서 앞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쳐다보았다. 앞의 소란이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 * *
“쥐새끼 같은 놈들. 오천 명씩이나 내 영역에 들어와 놓고서 몰래 빠져나가려 했다는 말이지.”
장연은 멀리 보이는 원소군 기병대를 노려보았다.
좌자장팔이 보낸 전령이 전하기를, 양하원의 말에 따르면 상산에서 자신을 염행이라고 밝힌 자는 아마도 정서장군 마등의 아들 마초일 것이라고 했다. 서량에서도 짝을 찾을 수 없는 난폭한 자라고 했다.
장연은 최근 자신을 둘러싸고 이해할 수 없는 불운이 계속 생기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문제의 원흉은 얼마 전 상산에 나타난 정체불명의 기병대였다. 이들은 자신의 세력권에서 사제인 조운을 사칭해서 부하들을 죽였고, 자신이 머물고 있는 진정현령 조백의 저택을 습격해서 자신에게 창을 겨누었다. 이후 벌어진 원소군과의 싸움에서 말도 안 되는 전투력을 발휘하며 대패를 안긴 정체불명의 기병대도 아마 이들일 것이다.
“만약 그놈의 정체가 마등의 아들이라면, 어째서 이 먼 곳까지 무모하게 쳐들어온 거지?”
장연은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것 같았다. 지금 무모하게 자신의 세력권에 쳐들어온 원소군 기병대 사이에 껴 있을 것이다.
“이런 무모한 짓을 할 만한 장수라면 그놈뿐이지. 가짜 조자룡이자 가짜 염행.”
걱정되는 바는 또 있었다. 멍청한 좌자장팔은 붙잡아 놓은 신부가 신경질을 부린다고 굳이 장연의 본영으로 데리고 오겠다고 전령을 보냈다. 그렇다면 아마 지금쯤 저 무모한 기병대에게 잡혔을 것이다.
지금 장연이 이끄는 2만의 본대는 흑산적 최정예 병력이다. 관군의 이름있는 부대 못지않게 훈련도가 높은 정예병인 것이다.
장연은 5천의 원소군 기병대를 발견하는 즉시 총공격을 지시했다.
원소군 기병대를 이끄는 지휘관 순우경은 원소, 조조와 함께 서원팔교위를 지낸 거물급 인사다. 흑산적 정예 부대의 공격에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러나 수적인 열세는 어쩔 수 없는 법이다. 장연의 눈에는 조금씩 상대의 병력이 줄어들고 대열이 흐트러지는 게 보였다.
그때 누군가 장연의 앞으로 다가와서 군례를 올렸다. 적의 현황을 면밀하게 파악하라고 보낸 척후병이었다.
“중랑장 어르신, 보고드립니다! 지금 전황은 아군에 유리합니다. 예상대로 적의 오천 기병대 중 사천은 순우경이 이끄는 원소군 중기병입니다. 아군의 공격을 당해 내지 못하고 계속 숫자가 줄고 있습니다.”
“좋다. 나머지 천은 어떤 놈들이냐?”
“나머지 천 중 오백 기는 궁기병입니다. 호타하 전투에서 활약한 그놈들입니다. 지금도 그때처럼 활을 쏘고 도망치는 전법을 사용해서 아군에 피해를 입히고 있습니다.”
“알았다. 나머지 오백은 어떤 놈들이냐?”
“나머지 오백 기는 창기병입니다. 복색으로 봐서 관군이 아니라 의용군인 듯합니다.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예비대로 대기하고 있는데, 아마도 전세가 기울자 마지막 돌격을 준비하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렇다면 의종이 틀림없다.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 그리고 잠시 후 자신의 손에 몰살당할 조직.
장연은 피식 웃고는 내쳐 물었다.
“그리고 또 뭐냐?”
“그 창기병대의 후열에 눈에 띄는 인물이 하나 있습니다. 여인입니다.”
“여인?”
장연의 눈썹이 꿈틀했다. 척후병이 말하는 건 진흙투성이 아낙네가 있다는 소리가 아니라, 멀리서도 여인임을 알아볼 수 있도록 화려하게 치장한 여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 전쟁터에 그런 사람이 있다면 딱 한 명, 자신이 신부로 맞으려던 양하원뿐일 것이다.
“좌자장팔 이 멍청한 놈, 결국 신부를 빼앗겼군.”
신부로 맞으려던 여인이 의종 사이에 껴 있다.
“은원이 복잡하게 얽혀 있으니 내가 직접 해결해야겠군. 내 창을 가져오너라.”
장연은 부하들에게 자신의 철창을 가져오게 했다. 동시에 자신이 직접 육성한 기병대를 소집했다. 의종 출신으로 자신을 따라나선 자들과 그들에게 나중에 상산창술을 배운 자들로 구성된 정예병이었다.
원소군은 진영이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장연은 기병대를 이끌고 의종이 있는 쪽으로 말을 달렸다.
* * *
“이런 제길!”
마초는 거칠게 욕설을 내뱉었다. 전황은 패색이 짙었다.
양하원을 구출했으니 다시 호타하를 건너 상산으로 귀환하려는 참이었다. 그러나 장연이 이끄는 흑산적 본대와 맞닥뜨리면서 일이 틀어졌다.
장연의 직접 이끄는 본대는 지금까지의 흑산적들과는 다른 정예병이었다. 장연군은 순우경이 지휘하는 중기병대를 상대로 창병과 궁병을 적절히 사용해서 밀어붙였다. 중기병의 돌격이 효과를 보지 못했을 때 역으로 흑산적 기병대가 돌격해 들어왔다.
궁기병으로 이루어진 마가군 500기는 활을 쏘고 물러났다가, 다시 활을 쏘면서 순우경의 원소군을 지원하며 분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적의 수가 너무 많았다.
마초와 양하원은 500기의 의종 기병대와 함께 후방에 위치하고 있었다. 원래 의종은 예비대로서 마지막 돌격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돌격을 할 기회는 오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생각하자 오히려 마음이 침착해졌다.
“이 먼 곳까지 와서 겨우 구출에 성공했는데 마지막에 일이 어그러지는구나.”
마초는 담담했다. 의종을 이끌고 있는 조운이 그에게 다가왔다.
“맹기, 탈출을 준비하게.”
“탈출?”
“그래. 양 소저를 구하는 게 자네의 목적이 아니었나? 아무래도 다 같이 돌아가기는 힘들 듯하니 양 소저와 함께 탈출하도록 하게.”
“무슨 소리야? 자룡 자네는 어찌하고?”
“나는…….”
조운이 마초를 바라봤다. 그 또한 담담한 표정이었다.
“여기까지인 것 같네. 그래도 자네 덕에 고향을 지킬 수 있었네. 자네가 아니었으면 사형의 계략에 말려서 상산은 폐허가 되고, 의종은 몰살당했을 거야.”
“여기까지라니, 그게 무슨 소린가?”
“말 그대로, 여기까지. 남은 일은 하후란이 알아서 해 주겠지. 어차피 나는 공손 장군을 모시던 몸, 원 기주의 휘하에서 관직을 하는 것도 도리에 맞지 않네. 나는 죽을 곳을 찾은 듯하니 자네는 마가군을 이끌고 탈출하게. 마가군은 행군이 빠르니 자네들만이라면 탈출할 수 있을 걸세.”
조운의 얼굴에는 희미하게 웃음이 떠올랐다.
“무를 통해 벗을 만나고, 벗을 통해 의롭게 되었다. 자네와 알게 된 것은 행운이다. 잘 가게, 벗이여.”
“놀고 있네.”
“음?”
“관중!”
마초는 조운의 말을 일축하고 큰 소리로 나관중을 불렀다.
“비장군, 부르셨습니까?”
“지금 하원과 함께 마가군 쪽으로 달려가라. 방덕, 서황, 월길과 함께 그 길로 서량으로 말을 달려라.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다.”
“네? 비장군은 어쩌시려구요?”
“어쩌긴 뭘 어째. 여기서 죽는 거지.”
“그게 무슨 말입니까!”
나관중은 마초를 바라보며 소리를 빽 질렀다.
“귀청 떨어지겠네. 그럼 내가 살아남을까?”
“당연히 살아남으셔야죠!”
“왜?”
마초는 나관중을 바라보며 천연덕스럽게 물었다. 나관중은 할 말이 없었다.
“아니, 왜냐니요? 살아 있으면 당연히 살아가야 할 게 아닙니까?”
“하하, 보통은 그렇지.”
“보통이 아니라 항상 그렇습니다! 살아 있다면 누구라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하는 거라구요!”
“관중, 너는 나에게 벗을 희생시키면서까지 살아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마초가 나관중을 바라보며 물었다.
나관중은 순간적으로 대답할 말을 떠올릴 수 없었다.
“비장군, 그 말씀은…….”
“아버지를, 아우들을, 아내를, 자식을 죽게 만든 자가 그렇게까지 아등바등 사는 게 맞다고 생각하나? 내가 뭐 천하를 위해 큰일을 하려는 것도 아니잖아? 일단 아내는 구출했으니, 차라리 여기서 그럴듯하게 죽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지 않아?”
원래 죽을 곳을 찾고 있었다.
그러나 유비가, 장비가, 제갈량이 말렸다. 그들은 중원을 정벌해서 한실을 재흥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진짜로 믿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다시 살아 보고자 했다. 하지만 전장에서 활약하기에는 이미 몸과 마음이 너무 상해 있었다. 마초에게 남은 목표는 그저 목숨을 길게 부지해서 앞으로 북벌에 나설 제갈량이 자신의 명성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뿐이었다.
‘그런데 그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했지.’
어차피 회한으로만 가득한 인생이다.
다시 살 기회를 얻은 것은 좋았다. 잘하면 좋은 쪽으로 가족들의 운명을 바꿔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미련을 가질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없으면 아버지와 아우들은 죽지 않을 것이다. 하원은 위험한 일을 하지 않는 성실한 남자를 만나겠지. 그거면 됐다.”
마초는 나관중을 다시 한번 재촉했다. 양하원의 얼굴은 다시 보지 않을 작정이었다.
그때 먼발치에서 흙먼지가 일었다. 척후병이 달려와 외쳤다.
“급보! 장연이 직접 일군을 이끌고 이쪽으로 접근 중!”
장연이 온다.
마초는 조운을 바라보았다. 그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듯했다.
“장연이 직접 온다면… 어쩌면 살아날 방법이 있을지도 모르겠군. 관중, 지금 하원을 데리고 마가군 본대와 합류해라.”
“비장군은 어찌하실 계획인데요?”
“생각이 바뀌었다. 살아날 방법을 찾아 봐야겠어.”
마초가 입꼬리를 올려서 활짝 웃었다. 그러나 눈매는 웃지 않고 형형하게 빛났다.
“장연에게 생사결을 청하겠다. 그와 나는 가리지 못한 승부가 있다. 부하들의 사기 문제도 있고, 자신이 창술의 달인이라 자신감도 있을 테니 피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 묵묵히 듣고 있던 조운이 말했다.
“맹기, 사형과의 생사결은 나에게 맡겨 주게.”
“자네에게? 자룡, 장연과 자네는 사형제가 아닌가? 비록 일이 이렇게 되었지만, 자네에게는 너무나 괴로운 일일 것이다. 장연과는 내가 결판을 내는 게 맞네.”
마초가 그렇게 말했으나 조운은 고개를 저었다.
“상산을 떠나기 전 나와 약속한 것이 있지 않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순간이 오면 나에게 맡겨 주겠다고. 이 싸움은 내가 하겠다. 나는 자네에게 갚아야 할 빚이 있다. 그러니 가장 위험한 전장은 나의 몫이다.”
마초는 조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표정은 담담했지만 두 눈에 담긴 결의는 굳건했다.
결국 마초도 씩 웃어버리는 수밖에 없었다.
“상산의 조자룡이 그렇게까지 말하니 방법이 없군. 알았다, 이 싸움은 자네에게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