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 난세의 황후 (2)
양하원은 머리를 쥐어 짜내기 시작했다.
‘분명히 흑산적의 우두머리 이름이 장연이라고 들은 적이 있다. 사실상 병주 동부를 통치하는 제후나 다름없는 자야.’
방금 전 자신이 박치기를 날린 흑산적 두목이 바로 장연이었던 것이다. 흑산적의 수가 100만을 헤아리자 조정에서는 장연에게 평난중랑장 벼슬을 주어 그를 달랬다.
흑산적의 무력에 관직의 권위가 더해졌으니 장연의 위세는 실로 대단했다. 그런 그가 지금 자신에게 청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혼례식… 혼례식이라면 경계가 흐트러질 것이다. 그때를 틈타면 일곱 명이 전부 탈출할 기회가 있을 거야.’
생각이 거기에 닿자 양하원은 한 줄기 빛을 본 것 같았다.
양하원은 한껏 심호흡을 하고 장연을 똑바로 보며 물었다.
“그… 대인께서 정말 평난중랑장이신가요?”
“하하, 그렇소. 조정에서 받은 인수라도 보여드려야 믿으시겠소?”
“난세의 황후라는 건 무슨 뜻이죠?”
“소저가 앞으로 되어야 하는 것이오. 한나라는 이제 나라 구실을 하지 못하니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요. 마땅히 힘 있고 덕 있는 자가 조정을 뒤엎고 새로운 천하를 열어서 백성들을 안정시켜야 할 것이오.”
“그래서, 대인께서 황제라도 되시겠다는 말인가요?”
“결국 그렇게 될 것이오. 옛날에 일개 백성이었던 내가 제후가 될 거라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았지. 그런데 지금 내 처지가 어떻소?”
장연은 단호한 표정으로 양하원을 똑바로 바라보며 형형한 눈빛을 빛냈다. 키가 작으니 자연스럽게 시선은 조금 올려다보게 되었다. 그 각도가 그의 눈빛을 더 강조해 주었다.
‘이거 완전히 미친놈이잖아?’
양하원은 스스로 황제가 되겠다는 선언을 하는 도적 두목을 보면서 기가 막혔으나 최대한 티를 내지 않기로 했다.
‘일곱 명이 다 같이 탈출하려면 어떻게든 경계를 흐트러지게 만들어야 해.’
양하원은 감동한 척 촉촉한 눈빛으로 장연을 마주 보며 말했다.
“대인께서 그런 높은 뜻을 가지신 줄 모르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대인께서 소녀를 예쁘게 봐주신 것은 감사하오나, 소녀는 본래 먼 서량 땅의 여인으로서 대인과 배필이 되기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허허, 나는 이제 천하를 논하고자 하거늘 그깟 서량이 멀면 얼마나 멀다는 말이오?”
“서량은 이곳 병주와는 풍토도 다르고 먹는 음식도, 쓰는 말씨도 다릅니다. 소녀가 대인의 배필이 된다 한들 고향 생각에 하루하루가 괴로울 것입니다. 그러니…….”
“그러니?”
“고향 친구들을 곁에 두지 않으면 안 됩니다. 이곳에 있는 처녀들 모두를 제 시비로 삼도록 해 주시지 않으면 혼인 생활을 하기는 곤란할 것입니다.”
“하하하, 겨우 그런 거였소? 그렇게 하시오. 소저가 황후가 되면 다른 여섯 처녀는 모두 상궁이 될 것이오.”
“대인…….”
양하원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장연에게 인사를 올렸다. 그리고는 눈을 최대한 반짝반짝 빛내며 장연을 올려다보았다.
“양하원이 서방님을 뵈옵니다. 저는 본래 서량에서 밥 짓던 하찮은 계집으로 서방님의 은혜를 입었으니 어찌 성심을 다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하하하, 좋소. 말이 나온 김에 바로 혼례를 치르도록 합시다.”
장연은 그러면서 양하원의 허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양하원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억누르고 장연의 가슴을 살짝 밀어냈다.
“대인, 지금은 조금… 오늘부터 며칠 간은 곤란합니다. 그리고 제후의 예로 합궁례는 혼례 후에 치르도록 하시지요. 저를 귀하게 대해 주시어요.”
“음, 과연 배움이 있는 여인은 다르군. 좋소. 내 그리하겠소.”
장연은 흡족한 얼굴로 껄껄 웃고 나서는 부하들을 보며 말했다.
“이 산채는 신부를 모실 만한 곳이 아니니 상산으로 간다. 그곳에서 혼례를 치를 것이다.”
이후, 장연은 양하원과 다른 처녀들에게 최대한의 편의를 제공할 것을 지시하고 산채를 떠났다. 처음 장연을 처녀들에게 안내했던 부하 청우각이 뒤를 따랐다.
“대형, 정말로 저 여인과 혼인하실 셈입니까?”
“그래. 의랑 양진의 딸이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미색이 제법이군. 마음에 든다.”
장연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나이도 서른을 넘었으니 이제 군웅이라는 지위에 어울리는 신분의 아내를 맞이해 후사를 얻고자 했다. 그래서 적당한 여인을 찾기 위해 먼 곳까지 약탈을 해 오도록 시킨 것이다. 목표물은 낙향해서 어렵게 살고 있는 고관의 딸들이었다. 농현에서는 양하원이 목표였고, 다른 처녀들 여섯 명은 눈속임을 위해 데려오게 시킨 것이다.
그렇게 대여섯 명의 신부 후보들을 납치해 온 후 마음에 드는 여인을 골라서 혼례를 올리고자 했다. 그런데 첫 번째로 납치해 온 양하원의 미색이 빼어나니 마음에 썩 들었다. 굳이 다른 처녀들을 볼 필요도 없을 듯했다.
청우각은 장연의 말을 듣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그려. 의랑 양진이라면 어지간히 명망이 있는 자 아닙니까? 그런 가문의 여식이 저렇게 쉽게 태도가 바뀌다니요?”
장연은 청우각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우각아, 너도 방금 보지 않았느냐? 순자까지 인용하던 사나운 사대부 여식이 내 관직과 신분을 들으니 눈빛이 초롱초롱하게 바뀌는 걸 말이다. 인간이란 그런 존재다. 인간을 조종하는 건 명망 따위가 아니라 권력과 힘이야.”
생각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합방하고 싶지만 마침 앞으로 며칠간은 곤란하다고 하니 그 정도는 기다려 줄 참이었다.
“의랑 양진이라면 서량을 포기하려는 조정 중신들을 탄핵하다 좌천된 자. 서량 또한 병주와 마찬가지로 조정에서 철저히 소외된 땅이다. 내가 그 양진의 딸을 배필로 맞는다면 어지간히 좋은 선전이 되겠군.”
맨몸으로 백만 흑산적의 수장 자리에 오른 장연이다. 배운 것은 없지만 정치적 감각은 탁월했다.
“운이 좋은 여자로구나. 그대로 농현에서 살았으면 어디 별 볼 일 없는 호족 집안 도련님에게나 시집갔을 텐데 나를 만나서 난세의 황후까지 올라서게 되겠군.”
장연이 그렇게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동안, 양하원과 처녀들이 갇혀있는 방에서는 소란이 일어나고 있었다.
“하원 언니, 미쳤어요? 흑산적 두목하고 혼인을 할 셈이에요?”
“하원, 무슨 생각인 거니? 설마 정말 저자의 부인이 될 생각은 아니겠지?”
처녀들은 장연의 지시에 따라 큰 방으로 옮겨졌다. 감시가 사라지자마자 너나 할 것 없이 양하원을 둘러싸고 질문 공세를 퍼부었다.
양하원은 지끈거리는 머리를 손으로 짚으며 질문에 대답했다.
“나 혼자라면 모를까 우리가 다 같이 탈출하려면 일단 저들의 경계를 누그러트려야 해. 내가 저자의 지위에 혹한 속물 처녀 흉내를 낼 테니까 다들 나를 도와줘. 혼례식 날이 되면 분명히 경계가 흐트러지는 틈이 있을 거야. 그때 다 같이 탈출하자.”
“그, 그런 깊은 뜻이 있는 줄도 모르고…….”
“과연 하원 언니는 대단해요! 아 참, 그런데 마 공자가 알면 나중에 흠을 잡지는 않겠죠?”
“마초하고는 헤어졌다고 했잖아!”
양하원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소리를 버럭 질렀다. 처녀들은 다들 겁에 질려서 오들오들 떨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양하원은 헤어진 옛 정인 마초에게 생각이 이르자 갑자기 뱃속 깊은 곳에서 격렬한 분노가 끓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나는 이렇게 도적놈에게 시집가는 흉내를 내고 있는데, 옛 정인이라는 자는 지금 호족의 딸년들하고 맞선을 보고 있을 것이 아닌가? 이 괘씸한 놈!”
양하원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주먹을 높이 쳐들었다가 눈앞에 보이는 탁상을 향해 내려찍었다.
탁상이 두 조각이 나서 나뒹굴었다.
* * *
나관중을 데려가기로 한 것은 마초 일행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나관중이 기억하는 병주의 길은 천 년 후, 원나라 때의 가도였다. 병주 지방의 길은 태원 유수 이연이 당나라를 세운 후, 한 번 정비되고, 원나라 때 몽골인들이 대대적인 가도 건설을 하면서 다시 한번 정비되어 후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큰길부터 닦지는 않는 법이다. 원나라 때 가도가 된 길들은 후한대에는 자그마한 샛길이었다. 이는 가급적 남의 눈에 띄지 않고 이동하려는 마초 일행에게 큰 힘이 되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다.
“서황, 이번 마을도 허탕인가?”
“그렇습니다, 비장군. 비단을 주고 사려고 해도 살 곡식이 없습니다.”
마초는 서황의 보고를 듣고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예상보다 훨씬 더 척박한 곳이군. 차라리 서량이 나을 정도인걸.”
마초가 중얼거리자 방덕이 말을 받았다.
“땅도 척박하거니와 진짜 문제는 흑산적이지. 보니까 이곳에서는 관부가 세곡을 제대로 못 걷어서 관부 기능을 하지 못하는군. 대신 크고 작은 흑산적 패거리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곡식을 수탈하고 말이야.”
원래 병주 최대의 세력은 남흉노의 선우(單于, 흉노족의 족장) 어부라였으나, 작년에 조조에게 패해서 남쪽으로 쫓겨 간 상태였다. 그러나 흉노족들이 약탈하던 마을의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만큼 흑산적들의 수탈이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병주는 원래도 농업 생산력이 좋지 않은 땅인데 흑산적에게 수탈을 당하니 남는 게 없었다.
“우리가 준비해 온 군량도 이제 곧 떨어질 때가 되었겠군. 서 사마, 그렇지 않소?”
“방 교위의 말씀이 맞소. 이제 군량은 아껴 먹어도 이틀 치밖에 남지 않았으니 그 안에 방법을 찾아야 하오.”
서황과 방덕의 대화를 들으며 마초는 생각에 잠겼다.
“군량이 모자란다. 마을에서 징발하려고 해도 마을에는 곡식이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뿐이군. 역시 그 수를 쓸 수밖에 없다.”
“결국 그 수를 쓰는 것입니까?”
“어쩔 수 없군. 가능하면 하고 싶지 않았지만 말이야.”
나관중은 마초와 서황, 방덕이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잠깐만요, 그 수라면 어떤 수를 말하는 것입니까?”
마초는 나관중을 바라보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이렇게 된 이상 흑산적을 공격한다.”
“흑산적을 공격한다구요?”
“그래, 백성들의 곡식은 죄다 흑산적들이 수탈해 간 상태다. 가까이 있는 흑산적 영채를 털면 군량을 얻을 수 있을 테지.”
“하지만 우리 원정대의 수는 5백에 불과합니다. 병주의 흑산적은 작은 무리도 그 수가 천을 넘습니다. 비록 우리 군사들이 강병이라고 하나 수가 많은 흑산적 무리와 싸우다 보면 군사들이 많이 상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이 방법은 가급적 쓰고 싶지 않았네. 하지만 사람이 먹지 않고 살 수는 없는 법, 5백이나 되는 군사들이 먹을 군량을 조달할 방법은 흑산적을 터는 방법뿐이다.”
묵묵히 듣고 있던 서황이 말했다.
“비장군의 말씀이 옳습니다. 소장의 생각에도 지금은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일단 근처에 있는 흑산적의 영채를 정찰해 보고 가장 효율적으로 공략할 방법을 생각해 보시지요.”
“그렇게 하세.”
일행은 그렇게 흑산적을 털기로 결정했다.
다들 무장들이라 싸움을 피할 생각이 없었다. 그러나 소금 장수 겸 소설가였던 나관중은 도무지 싸움을 하고 싶지 않았다.
흑산적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희생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어차피 누군가 토벌하지 않는다면 흑산적들로 인해 더 큰 희생이 생길 터였다. 하지만 가능하면 피를 적게 흘리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정찰을 나간 월길이 돌아와서 가까운 산속에 천여 명이 지키는 흑산적 영채가 있음을 알렸다. 마초, 방덕, 서황은 머리를 맞대고 땅바닥에 지형도를 그려 가며 전술을 논의했다.
나관중은 한켠에 비껴 서서 곰곰이 생각했다.
‘마초 공자의 말처럼 흑산적을 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병사들이 한 명이라도 적게 다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나관중은 원래 머리가 비상했다. 비록 공부를 싫어해서 원나라의 과거에는 급제하지 못했지만, 이야기꾼으로의 재능은 고금의 누구보다도 뛰어난 그였다.
그렇게 고민하던 그에게 문득 한 가지 꾀가 떠올랐다.
‘그래, 혹시 이 방법을 쓴다면……!’
나관중은 잠시 생각을 정리한 후 마초를 불렀다.
“공자 아니, 비장군!”
“무슨 일이냐?”
“궁금한 것이 있습니다. 혹시 혼자서 흑산적 스무 명 정도를 당해낼 수 있으십니까?”
마초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나관중을 빤히 쳐다봤다.
“이 와중에 그게 왜 궁금해?”
“한 가지 써볼 만한 계책이 있을 듯하여 그렇습니다. 혼자서 스무 명을 당해낼 수 있으시겠습니까?”
“스무 명은 무슨, 흑산적 따위는 나 혼자서 이백 명까지 가능하다. 계책이라는 게 무엇인지 말해 봐라.”
이백 명까지는 허세인 것 같았지만, 나관중은 일단 마초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시작했다.
“만약 장군께서 흑산적 두령과 접견하는 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떻겠습니까? 흑산적 두령을 만난 자리에서 장군께서 순식간에 그자를 제압하신다면, 우두머리를 잃은 흑산적들은 우왕좌왕하게 될 것이고 훨씬 더 쉽게 승리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관중, 말은 지극히 맞는 말이지만 무슨 수로 흑산적 두령과 만난다는 말이냐? 마가군의 마초가 왔으니 어서 나오라고 해 봐야 만나줄 리가 만무하잖아?”
“그러니 다른 사람을 사칭해야지요. 만약 동맹군의 고위 장수가 찾아왔다고 하면 작은 산채의 흑산적 두령이 만나볼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동맹군? 그럼 나보고 흑산적 흉내를 내라는 거냐?”
“흑산적이 아닙니다. 흑산적의 대두령 장연이 지금 공손찬과 동맹을 맺고 있지요?”
“공손찬? 아, 그렇지. 지금 하북에서는 병주의 장연과 유주의 공손찬이 동맹을 맺고 기주목 원소와 싸우고 있을 것이다. 네 말은 공손찬군의 장수인 척하고 흑산적 두령과 만나라는 건가?”
“바로 그렇습니다. 공손찬군의 장수를 사칭한다면 공손찬과 동맹 관계에 있는 흑산적들이 함부로 대하지는 못할 것입니다. 경계를 하더라도 최소한 두령과 만날 수는 있지 않겠습니까? 그때 장군이 우두머리를 베어 넘기고 때맞춰 본대가 들이닥쳐서 우두머리를 잃은 흑산적들을 쓰러뜨리는 겁니다.”
“그렇군, 그런 방법이 있었어! 동맹군의 고위 장수라고 하면 흑산적 두령이 안 만나고 배길 수 있나!”
마초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나관중의 어깨를 연신 두들겼다.
“네가 이렇게 꾀를 잘 쓰니 큰 도움이 되는구나. 역시 너를 알아본 나의 안목은 틀리지 않았어. 핫하하하하!”
옆에서 듣고 있던 방덕이 끼어들었다.
“맹기, 마궁수 선생의 말에 일리가 있긴 하지만 임무 자체가 너무 위험하니 총대장이 직접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너는 공손찬군의 장수를 사칭하기에는 너무 젊어 보여서 곤란할 수 있다. 이번 임무는 내가 하겠다.”
“아니, 이 일은 내가 해야 된다, 영명.”
마초는 방덕을 돌아보며 자신 있게 말했다.
“마침 공손찬군에 내가 아는 사람이 하나 있으니 그 사람을 사칭해야겠다. 너보다는 내가 훨씬 그 사람과 비슷해 보일 것이다.”
“아는 사람? 그게 누구인가?”
“그 사람의 이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