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마초 대 서황
마초는 양봉이 일어나자 따라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변소를 찾아서 비틀비틀 걸어가는 양봉의 뒤를 따라가서 변소 앞에서 불러 세우고 왼손으로 먼 산을 가리키며 물었다.
“장군, 저게 무엇입니까?”
“응?”
양봉이 마초의 손가락을 따라 먼발치로 시선을 돌렸다.
퍽!
양봉이 고개를 돌린 순간 마초의 오른 주먹이 양봉의 턱에 꽂혔다. 무방비 상태로 턱이 돌아간 양봉은 몇 발짝이나 날아가서 보기 좋게 나동그라졌다.
“이, 이놈, 네놈이…….”
양봉은 일어나서 마초를 향해 다가가려 했으나 이미 골이 흔들린 상태였다.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다리가 풀려서 다시 쓰러졌다.
“한 방에 실신할 줄 알았는데, 역시 아직 완력은 부족한가?”
마초는 고개를 갸웃하면서 양봉에게 다가갔다.
“뭐, 아직 나이가 어리니 그럴 수 있지. 이삼 년만 기다리면 몸에 힘도 붙겠지.”
그리고는 품 안에서 청동 술병을 꺼내서 양봉의 머리를 후려쳤다. 양봉은 이번에는 틀림없이 기절했는지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마초의 시종으로 위장하고 있던 월길이 다가와서 마초에게 활과 화살을 건네고는 양봉에게 재갈을 물리고 포박하기 시작했다. 마초는 월길에게 받은 활에 화살을 매겨 하늘을 향해 한껏 당겼다가 놓았다.
화살이 하늘로 날았다. 화살촉이 피리 모양으로 된 명적(鳴鏑)이었다. 밤하늘에 요란한 명적 소리가 퍼졌다.
마초가 나간 직후, 연회장에 남은 이들도 행동에 들어갔다.
일꾼으로 위장한 방덕이 양고기 통구이를 들고 연회석상으로 올라왔다. 이제는 철리길이라는 한자 이름을 쓰고 있는 족장 젤구데이의 앞에 그것을 놓았다.
두 사람이 눈빛을 교환했다. 일을 시작할 때가 된 것이다.
철리길이 방덕에게 물었다.
“웬 양고기인가?”
“족장께서 시장하실 듯해 가져왔습니다. 강족들은 양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오늘은 계속 한인들 음식만 나와서 제대로 못 드시지 않았습니까?”
“뭣이? 네놈이 지금 내가 이민족이라고 능멸하는 것인가?”
“그런 게 아니라 배려를 하는 것입니다. 아니면 말지 뭘 그렇게 역정을 내시오?”
방덕과 철리길이 옥신각신하자 연회 참석자들의 시선이 그쪽으로 모였다.
그때, 명적 소리가 울리며 잠시 모두의 주의가 흐트러졌다.
‘신호다.’
콰직!
방덕은 명적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별안간 반대쪽 상을 발로 찼다. 무거운 상이 쭉 밀려 나가며 철리길의 반대쪽에 앉아 있던 양봉의 수하들의 명치께를 가격했다.
“크, 크윽!”
양봉의 수하 몇몇이 그 일격으로 뒤로 나동그라졌다.
철리길은 양고기 통구이의 뱃속에 손을 집어넣어서 숨겨 둔 철퇴를 꺼내 들었다. 어느 시대나 어떤 민족이나, 전사라면 다루지 못하는 이가 없는 무기다. 철리길은 오른손에 든 철퇴를 빙빙 돌리며 출입문으로 다가갔다. 양봉의 수하 두 명이 철리길의 앞을 막아섰다. 철리길이 손목을 휘두르자 철퇴가 허공에서 춤을 추듯이 움직였다.
퍽! 퍽!
삽시간에 두 명이 피를 뿜으며 쓰러졌다. 출입문까지 가는 길이 열린 것이다.
방덕은 철리길이 연 길로 달려가면서 품 안에서 비도를 꺼내고 몸을 돌렸다. 애초부터 다른 잡장들은 안중에 없었다. 오직 한 사람만 노릴 셈이었다.
방덕은 작전에 들어가기 전 마초가 해 준 말을 떠올렸다.
—영명, 다른 백파적 놈들은 신경 쓰지 말고 오직 덩치 큰 장사에게만 집중해라. 그 자리에 너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건 그 자밖에 없다. 있는 대로 비도를 던져서 견제하면 정면 대결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맹기, 그 장사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모르겠지만, 그 자리에서 생포하는 방법은 어떤가? 아무리 무예가 뛰어나도 너와 내가 협격을 하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지 않겠나?
—2대 1로 싸워서 이긴다 한들 진심으로 승복하고 우리 편이 되겠나? 나에게 그 장사를 끌어들여서 생포할 방법이 있으니 꼭 내 말을 따라라.
마초가 서황이라는 장사가 대단하다고 하도 떠들어 대니 방덕도 슬며시 호승심이 생겼다. 승부를 가려 보고 싶었지만, 마초는 절대 하지 못하게 말렸다. 다른 목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흥, 안타깝지만 할 수 없지. 비도나 몇 개 맞아라.”
방덕은 오직 서황만을 노리고 비도를 날렸다. 서황은 급히 양손에 그릇을 들어 급소를 가리고 비도를 쳐냈다. 그렇게 급소는 피했지만, 두어 개의 비도를 맞고 말았다.
방덕과 철리길이 연회장 밖으로 나오자 집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마가군 병사들이 대문 앞을 포위하고 있었다. 마초와 월길은 포박한 양봉을 말에 태우고 이미 말에 올라타고 있었다.
“좋아, 달려라!”
마초와 월길이 서둘러 말에 올라타자 일행은 근처의 산기슭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마가군 병사들이 활을 어지럽게 쏘아서 양봉의 수하들이 전열을 수습하는 것을 지연시켰다. 병사들은 미리 얘기한 대로 활을 쏘면서 외치기 시작했다.
“마초가 양 장군을 사로잡았다!”
“더 크게 외쳐!”
“마초가 양 장군을 끌고 간다!”
마초 일행은 양봉을 포박해서 산기슭으로 말을 달렸다. 병사들이 고래고래 소리치며 양봉이 마초에게 사로잡혔다는 사실을 떠들었다.
산중턱에서 방덕, 철리길, 월길이 각자의 위치로 이동했다. 마초는 나관중에게 다가갔다. 산기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나관중이 마초를 맞이했다.
“공자, 성공하셨군요!”
“아니, 정말 중요한 건 지금부터지. 이제 일각이면 저들이 도착할 거야. 내 갑옷을 다오.”
마초가 말에서 내리자 나관중은 미리 준비한 갑옷을 마초에게 입히기 시작했다.
마초가 준비하는 것은 난전이 아니라 서황과의 단기접전이었다. 병장기를 휘두르는 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팔다리에는 가죽 수갑과 각반만을 둘렀다. 몸통에는 특별히 신경 써서 평복 위에 엄심갑을 착용하고, 그 위에 가죽을 전포처럼 두르고 다시 그 위에 찰갑을 입었다.
그다음 마등에게 빌려 온 서역의 준마로 갈아타고 근처에 몸을 숨겼다.
잠시 후, 양봉의 수하들이 도착했다. 어림잡아 기병 칠백이 넘어 보이는 수였다. 선봉에는 중무장을 한 서황이 있었다. 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오른손에 큼직한 극을 들고 있었다.
마가군을 이끌고 서황을 맞이한 것은 방덕이었다.
“과연 장사는 비도 따위로는 죽지 않는군.”
“비열한 수로 양 장군을 능멸하다니, 서량의 무장이라고 자칭하는 자들이 부끄럽지도 않다는 말이냐?”
서황이 성을 내자 방덕이 껄껄 웃었다.
“장사께서 의외로 샌님 같은 소리를 하시는군. 우리 서량에서는 이 정도 속임수는 비열한 축에도 끼지 못한다네.”
방덕이 손을 들었다. 일제 사격의 신호였다.
마가군이 일제히 화살을 퍼부었다. 목표물은 선두에 선 서황이었다. 서황은 화살을 피하는 대신 눈을 부릅뜨고 화살비 속으로 말을 달려 뛰어들었다.
퍽! 퍽! 퍽!
방패에 순식간에 화살이 꽂혔다. 서황은 개의치 않고 방패를 세운 채 극을 들어 화살을 쳐내며 그대로 전진했다. 서황이 앞장서서 길을 열자 양봉의 부하들은 사기가 올라서 뒤를 따랐다.
방덕은 서황이 돌파를 강행하자 짐짓 못 당하는 척 말머리를 돌렸다.
“그대와 칼을 맞대고 승부를 가리고는 싶으나, 우리 마맹기 공자가 신신당부를 했으니 어쩔 수 없군.”
방덕은 혼자서 중얼거리며 구릉 지대를 지나쳐 나무가 우거진 숲의 입구로 달렸다. 모양새가 영락없이 숲속에 복병을 둔 것으로 보였다. 서황은 주변을 돌아보며 독려했다.
“저들이 아마도 숲속에 복병을 두었을 것이다. 내가 앞장서서 길을 열 테니 걱정하지 말라.”
양봉이 납치된 시점에서 마가군이 결정적인 승기를 잡았다. 추격한다 해도 빗발치는 화살이 양봉군을 맞이할 것이다.
그럼에도 서황은 자신이 있었다. 그것을 위해 중갑을 입고 방패와 긴 극으로 무장을 한 것이다. 화살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도 가지고 있었다.
‘죽기로 싸워 길을 열리라.’
적은 숲속에 복병을 둔 것이 분명했다. 서황을 선두로 한 양봉군이 구릉지대를 지나쳐 숲의 입구로 접근했다. 이제 숲속으로 들어가면 적의 복병이 쏟아질 것이다.
그때였다.
퍽!
서황의 뒤에서 파열음이 울렸다. 뒤를 돌아보니 서황을 따라 달리던 병사가 별안간 화살을 맞고 낙마한 것이 보였다.
“아니?”
언덕 여기저기서 말 탄 병사들이 나타났다. 양봉군의 병사들에게는 마치 적군이 땅에서 솟아나는 것처럼 보였다.
구릉에 누워 매복해 있던 아단부의 강족 전사들이었다.
“설마… 숲이 아니라 숲으로 들어가기 전의 구릉에 복병이 있었나. 놀라운 기마술이군.”
서황은 인상을 찌푸렸다.
누구도 복병을 두리라고 의심하지 않았던 곳에 복병이 있었다. 강족 전사들이 말과 함께 숨을 죽이고 땅에 누워 있었던 것이다. 말에 탄 자세 그대로 몸 왼쪽을 바닥에 대고 말과 함께 땅에 누웠기 때문에 양봉군으로서는 기척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양봉군이 지나쳐 가자 잠에서 깨어나는 것처럼 말과 함께 일어나서 양봉군을 포위한 것이다. 말을 자신의 몸처럼 다루는 유목민들에게만 가능한 기마술이었다.
병사의 수는 양봉군 추격대가 더 많았다. 그러나 궁기병에게 포위당한 이상 수적 우위는 무의미했다. 강족 전사들은 말을 타고 화살을 쏜 뒤 다시 멀어지는 전법으로 원거리에서 화살비를 퍼부었다. 양봉군이 짚단처럼 쓰러져 나가기 시작했다.
강족끼리의 분쟁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매복계였으나, 한족으로서 이러한 기마술을 아는 자는 매우 드물었다. 과거 서량에서 마초에게 수많은 승리를 안겨 준 필승전략이었다.
서황은 마초에 대한 평가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알면 대응할 수 있지만 모르면 한 번은 당할 수밖에 없는 계략이군. 마초, 아직 애송이처럼 보였는데 설마 이렇게 전술에 밝을 줄이야.’
의식의 허를 찔린 양봉군은 급격히 대열이 와해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황은 그런 와중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700 기병이 전멸을 피할 수 없어 보이는 상황이 되자 그는 다음을 생각했다.
‘이 싸움은 졌다. 나 혼자서라도 탈출해서 본대에 상황을 알려야 한다. 그래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한 서황은 포위망이 약한 쪽을 향해 돌진했다. 화살이 날아들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렇게 서황이 포위망을 돌파했다고 생각했을 때였다.
“서황, 도망치지 마라!”
멀리서 번개 같은 속도로 한 기가 달려왔다. 서역의 준마에 올라탄 청년 장수, 마초였다. 긴 창을 비껴든 채 푸른 눈으로 서황을 쏘아보고 있었다.
“마초.”
서황은 자신에게 육박해 오는 마초를 향해 극을 들어 올렸다.
‘차라리 잘 됐다. 여기서 마초를 베면 일거에 전세를 뒤집을 수 있다.’
서황은 그렇게 생각하며 말을 몰아 마초를 향해 마주 달렸다.
두 사람이 탄 말은 순식간에 가까워졌다. 두 사람의 말이 교차하려는 순간, 마초는 달려오는 속도를 살려 그대로 창을 내질렀다.
깡!
쇠로 된 병기끼리 부딪히며 불꽃이 튀었다. 서황이 극을 휘둘러 마초의 창을 쳐낸 것이다. 창대를 통해 서황이 지닌 완력이 그대로 전해졌다.
“장사로군.”
서황과는 지난 생에서 겨뤘던 적이 있다. 엄청난 힘과 뛰어난 무예를 겸비한 난적이었다. 마초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씩 웃고 다시 한번 창을 내질렀다.
드르륵!
이번에는 서황이 왼손에 든 육중한 방패에 공격이 막혔다. 창이 방패를 긁고 지나가는 요란한 소리가 울린 뒤, 서황은 오른손으로 극을 휘둘러 마초를 후려쳤다.
다닥!
말발굽 소리가 울렸다. 마초는 창을 비스듬히 눕혀 서황이 휘두르는 극을 흘려 내며 말을 몰았다. 마초를 태운 준마는 잔걸음으로 작게 돌면서 마초가 서황의 공격을 흘려 내는 것을 도왔다.
“완력으로는 상대가 안 되는군. 그러나 내가 그대보다 뛰어난 게 한 가지 있지.”
그것은 바로 기마술이다. 마초의 말을 모는 실력은 이미 천하제일이라고 해도 무방한 경지에 올라 있었다. 육중한 체구의 서황은 마초의 재빠른 기마술을 따라잡기 어려웠다.
마초와 서황의 싸움이 십여 합 이어졌다. 서황이 힘으로 밀어붙이면 마초가 섬세한 기마술로 회피하고, 마초가 빠르게 찔러 가면 서황이 육중한 방패로 받아내는 양상이었다.
마초는 말을 몰아 서황의 곁에서 떨어지며 오른손에 쥔 창을 왼손으로 바꿔 잡았다.
“이제 슬슬 승부를 내 볼까.”
그리고 다시 서황을 향해 달려 들어갔다. 충분한 거리를 달려서 가속을 잔뜩 받은 찌르기였다. 왼손으로 바꿔 잡은 창으로 서황이 오른손에 든 극을 노렸다. 서황이 방패가 아닌 무기로 창을 받아내게 하기 위해 일부러 왼손으로 창을 바꿔 쥔 것이다.
깡!
다시 한번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가 울렸다. 마초의 창과 서황의 극이 허공에서 얽혀 있었다.
“흡!”
서황이 힘으로 마초의 창을 밀어붙였다. 그 순간, 마초는 청경의 수법으로 서황이 가하는 힘의 방향을 바꿨다. 서황이 앞으로 밀어붙이던 힘은 마초의 청경에 의해 아래쪽으로 빠져나갔다.
턱.
창과 극이 동시에 바닥에 닿았다. 주변의 병사들이 보기에는 마초가 창으로 서황의 극을 누르는 것처럼 보였다.
힘의 방향이 바뀌자 서황의 자세가 흐트러졌다. 그러나 서황은 개의치 않았다.
‘몸통이 비었다.’
서황은 즉시 바닥에 처박힌 극을 놓아 버리고 왼손에 든 방패를 기울여서 노출된 마초의 몸통을 후려 갔다. 서황은 이 일격으로 상대를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서황의 계산과 다르게 돌아갔다.
“좋아, 걸려들었구나!”
마초는 이미 오른손으로 장도를 뽑아 들고 있었다. 왼쪽 어깨 쪽으로 한껏 치켜올린 장도가 서황의 말머리를 겨누었다. 마초는 부릅뜬 눈으로 서황이 탄 말의 목을 겨누고 장도를 비스듬히 그어 내렸다.
퍽!
마초의 장도가 허공을 가르며 서황의 말 목을 베었다. 목이 달아난 말은 힘없이 그 자리에 무너졌다.
쩡!
동시에 서황의 방패가 마초의 몸통에 직격했다. 말 머리가 날아가는 것을 개의치 않고 마초의 몸통을 직접 노린 것이다. 그러나 서황의 기대와는 다른 소리가 났다. 마초의 몸통은 엄심갑과 찰갑, 전포로 세 겹의 보호를 받고 있었다.
우당탕!
방패에 맞은 마초는 그대로 날아가서 땅을 몇 바퀴 구른 후 일어났다. 몸통으로 방패의 일격을 받아낼 생각으로 갑옷을 껴입은 탓에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배가 뒤틀리는 듯한 고통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갑옷을 입었다고 방패의 중량으로 인한 충격까지 흡수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마초는 인상을 잔뜩 찡그린 채 입 안에 잔뜩 들어온 흙을 뱉어내고 서황을 바라봤다.
낙마한 것은 서황도 마찬가지였다. 마초가 말의 목을 베자 말은 그대로 쓰러졌고, 서황은 말에 깔렸다. 일부러 포위망을 약하게 하고 매복해 있던 강족 전사들이 뛰어나와 억센 그물을 던졌다.
순식간에 십여 자루의 창끝이 그물에 걸린 서황을 향했다. 서황으로서도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마초가 장도를 어깨에 걸쳐 메고 서황의 앞으로 다가왔다.
“서황, 자는 공명. 사례주 하동군 출신이지? 그대는 날 모르겠지만 나는 그대와 지긋지긋하게 많이 싸웠다.”
마초는 형형한 눈빛으로 노려보는 서황에게 여유 있는 미소를 보였다.
“이번에는 내가 이긴 것 같군, 서공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