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가장은 만능 빌런-107화 (107/109)

가장은 만능 빌런 107화 - 리디북스

파지지직!!!

김성진은 느려진 시간 속에서 어이없는 표정으로 진우를 바라봤다.

“데빌이... 아니, 형님이 강하다 강하다 말만 들었지 직접 본 건 처음인데. 이거 괴물이 따로 없군.”

겉모습이 괴물인 로어스를 수십, 수백 종류의 초능력을 쏟아부으며 걸레짝으로 만들고 있는 진우는 누가 괴물인지 구분이 안 가게 만들 정도였다.

“이거 혼자서도 끝낼 수 있는 거 아닌가 몰라.”

파지지직!!!

물론 김성진과 아인 삼총사, 그리고 루비가 하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크롸롸롸!!”

“흐롸아아!”

“이야아압!”

아인 삼총사는 강력한 신체 능력을 기반으로 로어스가 움직이지 못하게 막는 탱커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고.

“크르르릉!!!”

루비는 로어스의 재생이 최대한 느려지도록 화염으로 태워버리는 역할.

“나도 지고 있을 수는 없지!!”

김성진은 뇌전의 관통력을 이용해 상처를 남기는 역할이었다.

“[화염창], [빙마탄], [절단], [바위가시], [진동파]!”

뭐 진우가 남기는 상처보다는 적었지만, 그래도 김성진이 남기는 상처는 뇌전으로 지져지기에 나쁘진 않았다.

“(뭐 저런 괴물들이 다 있냐...)”

“(마법사 관둘까...?)”

“(마법이 초라해 보이는 건 처음이네...)”

청색의 마법사들은 어느 순간인가부터 진우를 비롯한 아군의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공격을 하지 않고 있었다.

“...유나야, 우리는 다시 결계나 칠까?”

마법사들이 할 일 없이 멀뚱히 전장을 지켜보고만 있자 사샤노프가 멍한 얼굴로 최유나에게 말했다.

“...그게 나으려나?”

최유나 또한 그런 사샤노프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로어스의 마력과 진우의 마력이 쉴 새 없이 날뛰고 있어 어느새 거의 다 부서진 [겨울장막]이었기에 보수를 할 필요도 있어 보였고 말이다.

“그나저나 겁나 잘 버티네...?”

최유나는 청색 마법사들이 [겨울장막]을 보수하기 위해 떠난 것을 확인하고 다시 로어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결정타가 없는 느낌이지?”

“응. 화염으로 지지고, 뇌전으로 지져도 결국 재생하고 있으니까.”

일반적인 상대라면 진작에 죽고도 수십 번은 죽었을 대미지에도 로어스는 꾸역꾸역 재생하며 버티는 중이었다.

“우리가 얼려도 금세 빠져나왔으니 구속도 힘들겠고.”

콰과광!!! 콰지직!!!

<크허허헝!!! 캬아아악!>

완전히 이성을 잃은 듯이 보이는 로어스가 그리 위험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진우와 아군의 마력이 전부 소모되는 것은 피해야 했기에 어떻게든 수를 내야만 했다.

“[간이 합일-천통(千通)]!!”

콰가가가가가각-!!!

진우도 같은 생각이었는지 가지각색의 속성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바늘로 로어스를 대지에 꿰어 버린 뒤 잠시 뒤로 물러났다.

“재생력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이군.”

파지직!

김성진 또한 그런 진우를 보며 그의 옆으로 순간이동을 하듯 뇌전을 튀기며 나타났다.

“독일의 불사자도 이 정도는 아닐 겁니다.”

목을 자르고 머리를 날려버려도 재생하는 로어스를 가리키며 혀를 내두르는 김성진의 모습에 진우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그릇을 얻어 육신이 생겼다 해서 이런 재생력이 말이 되는 건가?’

‘뭔가 다른 조건이 있는 건 아닌가?’

‘단순히 마력 무효화가 재생력으로 치환된 것인가?’

‘애초에 내가 밑에서 날린 [합일-만물의 구]에도 대미지를 입지 않았는데...’

진우는 아인 삼총사와 루비의 견제를 받으면서도 바늘에서 천천히 벗어나고 있는 로어스를 바라보며 생각을 이어갔다.

‘그림자의 핵같이 변했을 때는 한 방에 날려버리면 없앨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만물의 구]를 사용했지.’

‘하지만 결국 아무런 데미지도 입히지 못했다. 그릇의 정착을 불안정하게 만든 것 같기는 하다만...’

괴물 같은 모습의 로어스를 보면 아무런 성과도 없는 것은 아니었다.

‘지금 한 번 더 사용하면 죽일 수 있나?’

‘[만물의 구]는 코어의 힘을 빌려 간신히 한 번 사용할 수 있는 기술. 사용하고 나면 당분간 나는 참전하지 못해.’

심지어 그림자의 중심을 타격했을 때와 같은 마력의 폭발이 일어나면 주변 일대가 전부 날아갈 가능성이 있었기에 진우는 더욱 고민이 되고 있었다.

화르르륵!!!

계속해서 재생하는 로어스가 짜증 난 것인지 루비가 전력을 다해 로어스의 전신을 불태워 버리고 있었지만.

<크아아악!! 크흐흫... 크하하하학!!!>

“냐야약?!”

-뭐 저런 게 다 있어!?

살갗이 타들어감과 동시에 재생을 이어가는지라 의미는 없어 보였다.

“루비 선배! 뒤로 빠져요!”

후우웅! 콰아앙-!!!

불타오르면서도 바늘의 구속에서 벗어나 루비를 향해 걸음을 옮기는 로어스를 향해 하반신을 뱀의 그것으로 바꾼 윤이진이 꼬리를 휘둘러 쳐냈다.

“핫뜨거!”

그로 인해 꼬리 비늘에 작게 화상을 입었지만 루비가 몸을 피할 시간은 벌 수 있었다.

“크롸롸롸!”

(용조수龍爪手)!

류천혁이 용의 발톱을 휘둘러 로어스의 전신을 난자하고.

“끼요오오!!”

(깃털 난사!)

강대호가 강철 같은 깃털을 날려 로어스의 몸에 박아넣었지만.

<쿠워어어어!!! 죽어라!!!>

퍼어엉-!!!

로어스는 막대한 양의 마력을 폭발시키며 그 모든 공격을 무산시키고 오히려 달려든 아인 삼총사를 튕겨냈다.

“크르륵...”

“끼이...”

“하아...”

지칠 대로 지친 아인 삼총사가 자세를 정돈할 여유도 없이 바닥을 굴렀다.

“...되든 안 되든 시도는 해봐야겠군.”

마침 청색의 마법사들이 [겨울장막]을 보수했는지 뚜렷해지는 결계를 보며 한숨을 쉰 진우가 김성진을 바라봤다.

“성진아.”

“..예 형님.”

마치 예전처럼 자신을 부르는 진우의 모습에 김성진이 묘한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3분만 시간을 끌어줘.”

“3분...”

진우의 말에 김성진이 고개를 돌려 로어스를 바라봤다.

<죽어!!! 그릇!! 새로운 그릇을!!! 다 죽여버리겠어!!!>

주변의 모든 자들을 죽일 듯이 움직이면서도 확실하게 진우를 노리고 다가오는 로어스.

아직은 루비와 아인들에게 막혀 제자리걸음이었지만, 아인들도 지치고 루비도 지쳐 있으니 결국 홀로 로어스를 막아야 할 것 같았다.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김성진은 미소를 지으며 하겠다 말했다.

“조금 버거울 것 같기는 하지만, 3분이면 어떻게든 되겠죠.”

앞으로 걸음을 옮기며 당당히 말하는 김성진의 말에 진우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미리 말하지만, 내가 기술을 준비하면 이미 한번 맞아본 로어스는 전력을 다해 나를 막으려고 할 거다.”

“아 그건 좀.”

안 그래도 진우를 향해 나아가고자 하는 로어스가 앞뒤도 안 가리고 달려들 거라는 말에 김성진이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도 해보겠습니다.”

하지만, 김성진은 로어스를 향한 걸음을 멈추지는 않았고, 그것을 본 진우 또한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을 감았다.

“3분이다.”

“3분입니다.”

퍼버버벙!!

“크롸아악!!!”

“끼에엑!!!”

“아악!!”

그때, 흉악한 마력과 터져나오는 폭풍에 밀려 아인 삼총사가 튕겨나갔다.

“최유나! 너도 김성진을 도와!”

“네에엡!!”

그에 진우가 눈을 감은 채로 최유나에게 소리쳤고, 최유나는 순식간에 수십 개의 얼음의 창을 만들어내어 발사하며 로어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후우우...”

그리고 외부의 상황과 완전히 스스로를 단절한 진우가 [만능]을 움직이는 데 전력을 다하기 시작했다.

우우웅!!

‘크윽!’

로어스는 규격 외의 재생력뿐만이 아니라 상당한 물리, 마력 저항력 또한 지니고 있다.

재생력 정도는 아니지만, 진우는 로어스의 저항력과 더불어 그가 방어할 것을 고려해 [만물의 구]만으로는 부족할 것 같다고 판단했다.

‘더... 더!’

진우는 자신의 육체 내부에 깃든 모든 초능력 인자를 몸에서 분리할 듯이 억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드드득! 우지지직!

그에 코어가 다시 과부화되기 시작하고, [만능]에 포함된 수백, 수천, 수만의 초능력 인자가 과부화되기 시작했다.

‘아직 모자라! 더!’

코어에 축적된 마력, 공기 중의 마력, 진우 개인의 마력이 폭주하기 시작하며 극심한 고통을 선사했지만, 진우는 계속해서 마력 폭주를 유도했다.

<자살은 불가합니다.>

그것을 자살로 판단한 코어의 세이프티가 그런 진우를 막고자 부활 이후 처음으로 음성을 낼 정도였지만.

‘단 한 방이면 돼! 죽으려고 하는 게 아니야!’

<...>

진우는 그런 세이프티의 음성에 자신의 의지를 전하며 마력 폭주를 멈추지 않았다.

‘내가 죽으면 슬퍼할 가족이 있어!’

진우는 평생을 약속한 자신의 아내, 이은선과 소중하디소중한 딸, 서지은을 떠올리며 일갈했다.

‘아내는 가족의 일상에 내가 필요하다고 말했어! 지은이도 내가 곁에 있기를 바란다 말해줬다! 그러니...!’

가족을 위해 스스로를 포기하고 순순히 죽으려 한 진우였지만, 이제는 다르다.

‘절대로 죽을 수는 없지!!’

가족의 일상에 자신이 포함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에, 절대로 죽을 생각은 없었다. 죽을 수 없었다.

우지지직!!!

‘끄아아아아-!!!’

눈을 감고 극도의 집중을 이어가는 진우는 모르고 있지만, 지금 진우는 눈, 귀, 코, 입의 칠공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크아아아!!! 또!! 또 그것이냐!!! 죽어어어!!!>

푸화아아아-!!!

그리고 진우의 전신에서 발산되는 어마어마한 마력은 로어스 또한 느끼고 있었기에 위기감을 느낀 로어스가 바람을 응축한 폭풍의 폭탄을 던지고.

“어딜 감히!!”

퍼어어어엉-!!!

“꺄아아악!!”

그것을 방어한 최유나가 깨져나간 얼음 방벽의 조각에 상처를 입고 쓰러졌다.

파지지직!!

“형님에게는 손가락 하나도 못 건드린다. 이 괴물 자식아!!”

그리고 다시 진우를 향해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로어스를 김성진이 막아서고 있었다.

‘크으으윽...! 끄아아아!!’

그리고 마력 폭주로 인해 비대화된 마력을 응축시키는 과정에서 정신을 잃을 것 같은 고통에 속으로 비명을 지르던 진우가.

“전부! 이탈-!!!”

피로 인해 붉어진 눈을 번쩍 뜨며 소리쳤다.

“흐아아아!!! [토르의 일격]!!”

콰르르르릉-!!! 번-쩍!!!

<크아아아아악-!!!>

그에 김성진이 전력을 다한 일격을 로어스에게 후려친 이후, 남은 힘을 다해 쓰러진 최유나를 어깨에 짊어지고 전속력으로 진우의 뒤쪽으로 이탈했다.

“형님!! 아인들이랑 고양이도 이탈했습니다!”

그리고 리타이어한 아인 삼총사를 루비가 등과 입에 짊어지고 후퇴하는 것을 본 김성진이 소리치자.

“[천지만물(天地萬物)의 괴성(怪星)]!!!”

혼탁하게 빛나는 괴이한 별이 로어스의 위로 떨어져 내리고.

——!!!!!!

소리조차 집어삼키는 광채가 하와이를 뒤덮었다.

* * *

“(꽉 붙잡아!!)”

“(이게 무슨 일이야!?!)”

갑작스러운 빛의 향연.

아니, 저것을 빛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인지 의문스러운 혼탁한 빛에 청색 마탑의 마법사들이 바닥에 납작 엎드려 경악했다.

“(소, 소리.)”

“(응?)”

“(저만한 폭발이 일어났는데도 소리가 안 들려!)”

“(그러고 보니...)”

우르르릉...

땅의 진동은 느껴지고 공기가 떨리는 것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소리만은 들리지 않았다.

“(대화가 되는 걸 보면 우리 귀가 먹은 건 아닌데...)”

“(야야!! 결계!! 결계가 깨진다!!)”

“(아, 안 돼!)”

“(마력을 쏟아부어!!)”

청색의 마법사들은 결계가 깨지면 저 소리가 들리지 않은 이상한 폭발이 자신들을 덮칠 것이라는 위기감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겨울장막]에 마력을 쏟아부었다.

콰지지직...!

하지만 [겨울장막]으로도 부족한 것인지 결계가 깨져나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위! 위를 열어! 폭발력을 위로 유도해!)”

그에 어떤 마법사 한 명이 소리친 내용에 마법사들이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력을 움직여 뚜껑을 열 듯 [겨울장막]의 위를 열었고.

우웅-!! 콰아아아아-!!!

결계 내부에 갇혀 있던 혼탁한 빛이 그대로 하늘 위로 솟구쳐 올랐다.

“(허어...)”

“(미친...)”

구름을 뚫어, 마치 하늘을 뚫리는 듯한 광경에 마법사들이 입을 벌리고 하늘을 바라봤다.

“(헉!)”

“(왜!? 왜 또 뭐!?)”

“(마탑주님! 마탑주님이 아직 안에 계시잖아!)”

“(아!!!)”

혼탁한 빛이 솟구쳐 오르고 잠잠해진 결계 내부로 뛰어들어간 마법사들, 머지않아 폭발의 중심에 도착한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아으아...”

“으아아...”

어버버거리고 있는 자신들의 마탑주와 그 옆의 사샤노프.

“끄으응...”

땅에 주저앉아 신음을 흘리는 김성진과 기절한 아인들.

“쿨럭...”

피를 토하며 머리를 부여잡고 있는 진우와.

<......>

흐릿한 영체만이 남아 진우를 바라보고 있는 로어스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