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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은 만능 빌런-106화 (106/109)

가장은 만능 빌런 106화 - 리디북스

“꽤나 개성적인 모습이군.”

<감히!! 감히이이이!!!!>

우웅-! 파아앙!!!

단순히 괴성을 지르는 것만으로 마력이 집중되고 터져나온다.

“그야말로 괴물이군.”

덩치는 그리 크지 않다. 고작해야 2미터. 하지만, 이리저리 비틀리고, 남성도, 여성도 아닌, 피부는 썩어 문드러졌으며 중간중간 뼈가 드러나 있는 육체.

<크아아아!!! 완성되지 않은 그릇을 취하게 만들다니!!!>

그 육체가 고통스럽지도 않은지, 로어스는 오로지 분노만이 가득한 괴성을 질러댔다.

“으엑! 보스 저게 그 구원자인가 뭔가야?”

멍하니 로어스를 바라보고 있던 최유나가 진우에게 물었다.

“그래.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 내 공격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생긴 거겠지.”

“으에...”

최유나는 역겹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렇게 사느니 그냥 죽고 말지.”

“그건 동감이다.”

<네놈들...!!!>

콰아앙!!

로어스가 분노하며 도약했다.

<죽어라!!!>

“최유나!”

“내가 만만하냐!?”

최유나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로어스를 향해 허공에 날카로운 고드름을 만들어내 발사했다.

챙!!

“에엥?!”

하지만 닿자마자 깨져나가는 고드름에 최유나가 경악하며 옆으로 굴렀다.

콰과과광!!!

“겁나 잘 뚫릴 것 같이 생겨서 무진장 단단하네!?”

떼굴떼굴 굴러 로어스의 공격을 회피한 최유나가 [플라이]를 사용해 하늘로 날아올랐다.

“보스! 보스는 어쩔 거야!?”

“...”

“보스?”

최유나의 물음에도 진우는 씨익 미소를 지으며 로어스를 바라볼 뿐이었다.

<죄다 쥐새끼 같은 놈들뿐이구나!!!>

“[만물의 구]에도 아무런 타격이 없어 보여서 마력 무효화가 남아있는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군.”

<서진우우우!!!>

“내 이름도 알고 있었던 건가. 하긴 모르고 있는 게 이상한 거지.”

우웅-!! 콰아앙!!!

진우는 말하는 도중에 작은 화구를 로어스를 향해 날렸고.

<크아아!!!>

크기는 작지만 사용된 마력의 질이 일반적인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기에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 화구에 로어스가 고통을 호소했다.

<크으으...>

하지만, 마치 [재생]만을 극한까지 단련한 능력자처럼 로어스는 터져나간 상처와 화상을 시간을 되돌리듯 재생했다.

“마력 무효화가 사라지니 이번에는 재생력인가.”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고개를 저은 진우가 그래도 마력 무효화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들어 최유나를 바라봤다

“최유나! 마법사들은?”

“으응? 아직 대부분 밖에 있을... 걸?”

“가서 전부 데려와라. 그리고 회색에, 세리나한테 연락해서 대기인원 전부 이동시켜 달라고 전해줘.”

진우는 다시 로어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굳이 나 혼자서 상대할 필요는 없을 것 같거든.”

<...>

반쯤 부서진 가면을 벗고 미소를 짓는 진우의 모습에 로어스는 썩어버린 피부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 * *

“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거야?”

세리나는 팔짱을 낀 채로 손가락을 톡톡 움직이며 초조함을 드러냈다.

“공간이동용 마법진을 활성화하고 있는 것만으로 돈이 얼마나 나가는 건지 알기는 하는 걸까?”

자신의 초능력을 응용한 최초의 장거리 공간이동 마법 술식이 빛을 내며 활성화되어 있는 것을 보며 세리나가 투덜거렸다.

“그래도 요청이 왔으니 무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저희가 받은 게 많으니.”

“그게 문제지...”

내부에 자리 잡은 가디언의 끄나풀을 전부 색출하는 것에 이클립스, 정확하게는 진우의 정보가 큰 힘이 되었다.

그것만으로도 꽤나 큰 빚인데, 최유나와 관련되어 청색 마탑을 정리한 것에 세리나 개인적으로도 마음의 빚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문제.

“이참에 빚을 전부 갚으려고 했더니...”

마침 진우에게 공간이동에 관한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 빚을 청산할 기회라 생각했던지라 흔쾌히 허락했지만.

“하와이라니...”

거리에 따라 기하급수적인 마력이 필요한 공간이동 마법의 특성을 생각하면 공간계 마법에 특화된 자신, 회색마탑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가능하다 말하지도 못했을 초장거리 공간이동이다.

“아니 먼 건 괜찮다 이거야. 근데 왜 이렇게 오래 대기하고 있어야 하는데? 이러다 우리 애들 다 퍼지겠네!”

거기에 재활성화까지 5시간이 걸리는 터라 계속해서 마력을 공급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마법사들이 하나, 둘씩 탈진하고 있는 중이었다.

“손해액만 따지면 현재까지 약 25억 7천...”

“굳이 말 안 해줘도 되거든!?”

물론 마법진 유지에 따른 유지금액은 별도였다.

웅! 우웅!

“왔다!!”

그때, 세리나가 꼭 쥐고 있던 스마트폰이 진동했다.

“좌표 19.755495, - 155.510103 인원 전... 전부!?”

좌표를 불러주다 화들짝 놀란 세리나가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다시 소리쳤다.

“에잇! 지금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지! 가서 아인들 전부 데려와!”

“넵!”

* * *

<크아아아!!!>

쩌저정!!!

부수고 부수고 부숴도 계속해서 들이닥치는 얼음에 로어스가 분노의 괴성을 질러댔다.

“(생긴 거에 비해서 별거 아니네!)”

“(얼려버려!!)”

“(힘이 굉장하니 절대로 가까이 가지 마!!)”

“(조심해야 할 건 바람의 힘이다! 조마다 한 명씩은 반드시 방어해!)”

이렐라인의 육체가 베이스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조금 전부터 전신에서 폭풍을 내뿜고 있는 로어스.

‘그래도 뭔가 어색해.’

진우는 그런 로어스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마력도, 능력도, 전부 그림자 육신일 때보다 월등히 약해졌다.’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무한으로 느껴지던 로어스의 마력도, 그 흉악한 마력을 기반으로 펑펑 써대던 마력 동결을 사용할 기미도 안 보이니 말이다.

‘이대로 차륜전만 이어가도 충분히...’

콰아아앙!

“(으아악!!)”

“(바람이 점점 더 거세진다!! 방벽을 세워!)”

‘그건 좀 힘들려나.’

다만 로어스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렐라인의 육체에 적응하고 있는지 바람의 능력만큼은 계속해서 강해지고 있었다.

‘아직은 이렐라인보다 약한 상태지만...’

전투 중 [해석안]으로 로어스를 해석했을 때 안 것이지만, 바람의 초능력은 본래 로어스 라일리의 능력이었다.

그것을 신체를 개조하고 마력 패스를 연결하여 일반인인 이렐라인에게 넘겼던 것.

해석안이 이렐라인을 초능력자가 아닌 일반인으로 분류한 것 또한 초능력의 주인이 로어스였기 때문이었다.

‘왜 초능력을 질병이라 생각하고 세상에서 없애려고 하는지는 모르겠다만...’

진우는 정신력을 회복할 겸 뒤로 빠져 관찰하던 것을 그만두고 마법사들의 앞으로 나섰다.

“최유나, 너를 포함해서 마법사 전원 로어스의 육체를 얼려 구속하는 것에 집중해라.”

“보스는?”

“나는...”

우우웅-!!!

그때, 진우의 뒤쪽 허공이 갈라지고.

“보스!”

“우리가 왔다~!!”

“적은 어디냐!!”

류천혁, 윤이진, 강대호를 비롯한 환상종 아인 삼인조.

“냐아아앙!!!”

루비에.

“어라? 우리 보스는 어디 가셨데? 도련님이랑 아가씨도 안 보이시네?”

템페스트의 류중현과 그의 직속 매드 크라운 부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형님...”

가디언 코리아가 무너지며 그곳을 나와 혼자 은밀하게 데빌, 진우를 찾아다니던 김성진.

“역시 형님이 데빌이셨군요.”

“...”

세리나에게 김성진을 찾아 아인 삼총사와 루비와 함께 대기시켜 달라고 말한 것은 자신이었지만, 이렇게 얼굴을 보니 만감이 교차하는 기분이었다.

<크아아아!! 다 죽여버리겠다!!!>

“...얘기는 나중이다.”

“그런 것... 같군요.”

가면을 벗은 진우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김성진이 천천히 괴성을 지르는 로어스를 바라봤다.

“대충 설명은 들었습니다... 만, 이걸로 속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나도 그걸 바라지는 않는다. 내가 데려오긴 했지만... 너는 결국 은선이와 지은이를 제대로 지키지 못했으니까.”

그동안 김성진은 나름대로 진우의 가족, 이은선과 지은이를 몰래 보살피고자 했지만, 신명하, 그리고 정인태의 견제로 인해 G.K의 사소한 잡일, 처리하기 곤란한 소소한 일들을 처리해야만 했다.

만약 김성진이 그것 때문에 시골, 외국, 등등을 돌아다니지 않았다면 진우는 이은선과 지은이를 데려오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았다.

“변명은 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김성진은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변명하지 않고 날뛰는 로어스를 향해 한 걸음 나아갔다.

“이유가 어찌 됐든 제가 형님을 배신한 건 달라지지 않고.”

파지지직!!!

김성진의 몸에 강렬한 뇌전이 흐르며 요란한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제가 형님의 유언을 지키지 못한 것도 사실이니. 지금의 저는 형님과 진득이 대화를 나눌 자격도 없습니다. 그러니...”

쿠쿵!! 콰지지지직!!!

이내 전신이 뇌전으로 뒤덮여 마치 뇌신(雷神)과도 같은 모습이 되어 가만히 로어스를 바라봤다.

“저 괴물을 제압하고 형님과 대화를 나눌 최소한의 자격 정도는 얻어야 맞는 거겠죠.”

“......”

G.K 내부에서는 꽤나 두각을 드러내며 활동하던 김성진, 하지만 외부에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말단 요원.

“어차피 G.K도 무너졌고, 저도 이제 가디언 소속이 아니니...”

파지지지직!!!

“전력을 다해도 아무런 문제도 없습니다.”

<크아아아악!!!>

그가 한 줄기 번개가 되어 로어스를 꿰뚫었다.

<네, 네놈은 또 뭐냐!!!>

“어어!? 우리만 빼고 시작하는 게 어딨습니까!?”

“맞다! 맞다! 우리도 껴줘!”

“우리도 이제 정식 이클립스 멤버라 이거야!!”

<이건 또 뭐!?>

김성진을 시작으로 아인 삼총사들 또한 각자 용(龍), 그리핀(Griffin), 천각사(天角蛇)로 변신하며 로어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인! 초능력이라는 질병에 흉측한 육체를 가지게 된 피해자들이여...!!>

“크롸아아아-!!!”

“누가 누구보고 흉측하데!?”

“샤아악! 거울 좀 보고 사는 게 어때!!”

콰과과과광!!!

<크아아악!!! 이 빌어먹을 것들!! 나는!! 나는 세상을 구원하고자 하는 구원자란 말이다!!!>

괴물이 된 로어스 라일리와 김성진, 그리고 아인 삼총사에 의해 초토화되는 하와이의 풍경을 보고 있던 진우가 다리에서 느껴지는 따뜻한 감촉에 고개를 숙였다.

“냐아앙.”

-주인, 괜찮아?

“루비냐. 뭐가 괜찮다는 거지?”

-그냥, 뭔가 느낌이 그렇게 물어봐야 할 것 같아서.

“...그러냐.”

진우는 다시 고개를 들어 치열한 전투 현장을 바라봤다.

“...너도 가서 마무리 지어라.”

“냐아앙!”

-알았어! 그래도 마무리는 주인이 지을 거야?

“...그래야지.”

엄밀히 말하면 진우가 시작한 싸움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싸움의 마무리는 자신이 지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2년 조금 안 되나...’

고작 2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

그 짧은 시간에 죽고, 살아나고, 규격 외의 초능력자가 되고. 빌런이 되어 가족과 떨어지고, 다시 함께 살게 되고.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후우우...”

<그릇!! 새로운 그릇을!!!>

콰아아앙-!!! 파지지직!!! 쩌저저적!

어떻게든 진우를 향해 다가오려는 로어스가 용의 발톱에, 마법에, 뱀의 꼬리에, 그리핀의 날갯짓에 막혀, 다시 뒤로 밀려났다.

<크아악!!! 죽여버리겠어!!! 그냥!! 다 죽어!!!>

안 그래도 육체에 이상이 생기며 점점 포악해지던 로어스가 계속되는 대미지에 결국 이성을 놓았다.

“이제 끝내야지.”

그리고 마침 진우도 과부화된 코어의 안정화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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