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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은 만능 빌런-103화 (103/109)

가장은 만능 빌런 103화 - 리디북스

“허세도 작작 부려야지!”

이렐라인이 표정을 구기며 극도로 압축된 바람의 폭탄을 날렸지만.

“[광휘신공, 폭광류.]”

콰아아아-!!!

막대한 열기를 동반한 빛의 파도에 휩쓸려 사라지고.

“이익! [폭풍의 벽]!”

콰아아아-!!!

이렐라인이 펼친 폭풍의 벽과 충돌하며 사방으로 열풍을 뿌려댔다.

“쯧.”

폭풍의 벽 뒤에서 혀를 찬 아메 유이치가 녹아내린 카타나의 칼끝을 [강철 조작]으로 바늘처럼 다듬은 뒤, 팔을 뻗어 천무진을 향해 쏘아냈다.

콰악!

하지만 천무진은 고개만 까딱하며 그것을 피해내고.

“[열참(熱斬)].”

샤악!

빛을 두른 손날을 휘둘러 강철의 바늘을 베어버렸다.

“템페스트가 올 때까지 버티는 게 목적이었다만.”

천무진이 전신에 빛을 둘러 신체를 강화했다.

“그 전에 끝날 수도 있겠군.”

콰앙!

그리고 땅을 박차자 폭탄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나며 천무진이 빠른 속도로 폭풍의 벽을 향해 쏘아졌다.

“이렐라인!!”

“나도 알아!”

그에 이렐라인이 폭풍의 벽을 더욱 두텁게 만들고, 아메 유이치가 반으로 잘려나간 카타나를 버리고 품속에서 금속 주괴를 꺼내 주변으로 던졌다.

“[가시 지옥]!”

그리고 주괴가 변형되고 수많은 철의 가시들이 생겨나 천무진의 앞을 막았지만.

“[극열돌진(極熱突進)]!”

콰아아아아-!!!

극한의 열기를 몸에 두른 천무진이 그냥 육탄 돌격으로 철의 가시들을 실시간으로 녹여버리며 돌진했다.

그리고 이내.

콰아아아앙-!!!

이렐라인이 만든 폭풍의 벽과 천무진이 충돌하고. 어마어마한 열기가 사방으로 뿜어졌다.

“꺄아악!! 뜨거워!!”

“마력을 둘러라!”

천무진이 폭풍의 벽을 뚫지는 못했지만, 충돌로 인해 파생된 순수한 열기가 공간을 잠식해 이렐라인과 아메 유이치의 피부를 익혀 버릴 듯이 넘실거렸기에 두 사람은 뒤로 물러나며 전신에 마력을 둘렀다.

“이 정도 열기면 본인도 대미지를 입을 게 분명하다. 그러니...”

시간을 끌면 된다. 라는 말을 하려던 아메 유이치였으나.

“후우우... 생각보다 단단하군. [극열참].”

푸화아아악-!!!

담담히 말하며 단숨에 약해진 폭풍의 벽을 갈라버린 천무진을 보며 입을 다물었다.

“유이치, 너 저런 괴물을 어떻게 가둬놨던 거야...?”

“...”

이렐라인의 질린 듯한 목소리에 아메 유이치가 입술을 깨물었다.

‘어째서! 대체 저놈과 내가 무슨 차이가 있길래!!’

광휘의 성기사. 천무진.

고작 철이나 주물럭거리는 자신과는 다르게 빛의 상위 능력을 사용하며 찬란히 빛나던 자.

구원자의 힘을 빌려 절대로 빠져나갈 수 없는 함정을 만들어 그를 빌런으로 몰고, 학살자로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의 감옥섬에 가둬 무려 12년의 세월을 무의미하게 보내게 만들었다.

‘어떻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갇혀 있었으면서 이토록 강해질 수 있단 말이냐!!’

그런데, 어째서 천무진은 십수 년 전 그때보다 더 강해진 것인지, 아메 유이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었다.

“유이치! 온다!”

“칙쇼!!!”

콰과과과광!!!

사실 천무진은 예전, 최유나가 사용했던 일시적 초능력 부여 알약을 복용한 상태다.

그것을 복용하여 같은 빛 계열 능력이자 [광휘]의 하위 호환 격인 능력, [섬광]을 얻었고, 지금의 천무진은 [섬광]을 연료 삼아 강화된 [광휘]로 인해서 전성기, 그 이상의 힘을 가지게 되었다.

“[광천(光天) 유성난격(流星亂擊)]!”

덕분에 마력 코어의 최대 용량도 늘어 쉽게 사용할 수 없었던 기술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꺄아악!!!”

“크아아악!!!”

이렐라인과 아메 유이치, 가디언 1급 요원, 그 이상의 실력자 두 명을 상대할 수 있게 되었다.

“으으윽...”

“허억, 허억.”

유성처럼 떨어지는 수많은 빛줄기에 난자당한 이렐라인과 아메 유이치가 숨을 헐떡였다.

“개 같은!! %$^[email protected]&@#%!!”

“미안하군 일본어는 감옥섬에 있을 때 다 까먹었다.”

퍼어어억-!!!

일본어로 욕설을 지껄이는 아메 유이치의 머리를 후려찬 천무진이 오른손에 찬란히 빛나는 광구(光球)를 띄우고는 그를 향해 던졌다.

푸화아악-!!

마력을 두른 양팔을 교차시켜 광구를 겨우 막아낸 아메 유이치였지만.

“끄아아아악!!!”

그의 양팔은 광구의 열기에 반쯤 녹아 버렸다.

“왜...! 대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거냐!!!”

“왜라...”

무덤덤하게 아메 유이치의 앞으로 걸어간 천무진이 뭔가를 곰곰이 생각하다 대답했다.

“실력 차이다. 라고 말하고 싶긴 하지만.”

“끄으윽!”

천무진이 아메 유이치의 목을 잡아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

“솔직히 보스가 준 부여제. 그게 아니었으면 이렇게 쉽게 이기진 못했겠지.”

자신에게 부여되었던 [섬광]이 천천히 사라지는 것을 느끼며 천무진이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간단히 말해, 네가 선택한 보스, 구원자라고 했던가? 그 자보다 내 보스가 더 뛰어났다는 소리다.”

“커어억!”

목을 꺽어버릴 듯이 조여오는 천무진의 손아귀에 아메 유이치가 버둥거리며 가쁜 숨을 토해냈다.

“......”

한편, 한쪽에 조용히 엎드려 있던 이렐라인이 은밀하게 바람의 칼날을 준비하던 그때.

“아오 겨우 도착했네!”

“어? 저기 무진 씨 아니냐?”

“오? 먼저 도착해 계셨군요.”

통로의 한쪽에서 스무 명가량의 인원이 너덜너덜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어라? 데빌은요?”

“보스는 먼저 들어갔네. 아마 전투 중이겠지.”

당황한 이렐라인이 바람 칼날을 지우고 눈을 굴렸다.

“어? 이 사람 G.J의 본부장 아니에요?”

“맞네. 이놈도 구원교의 주구라고 하더군.”

“허... 가디언이 얼마나 썩어빠졌는지 알 만하네요.”

도민경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천무진의 손에 들려 있는 아메 유이치를 보고는 알아서 하라는 듯이 시선을 돌렸다.

“그럼 저쪽은?”

“그쪽도 마찬가지. 이렐라인... 이라고 했던가. 구원교 제1 주교라더군.”

“거물이네?”

자신을 쳐다보는 도민경과 템페스트의 인원들의 시선에 이렐라인이 흠칫하며 빠르게 몸을 일으켜 뒤로 물러났다.

“엥? 생각보다 상처가 별로 안 깊은가?”

팔다리에 구멍이 뚫리고,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멀쩡하게 움직이는 이렐라인의 모습에 도민경이 의문을 표했다.

“일부로 치명상은 피하긴 했지만... 움직일 수 있을 정도는 아닐 텐데.”

천무진 또한 이렐라인이 멀쩡하게 움직이는 것이 이상했기에 아메 유이치를 손에 든 채로 그녀를 바라봤다.

“......”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이렐라인이 입술을 깨물었다.

“민경아, 뭘 그렇게 눈치만 보고 있냐.”

“네?”

그때, 도석환이 앞으로 나서며 이렐라인에게 도끼를 겨누었다.

“신중한 건 좋은데, 데빌 그 친구가 구원자? 그놈이랑 일기토 중이라며? 얼른 가서 도와야 할 것 아니냐.”

“아니, 그건 그런데...”

“얘들아. 덮쳐!”

““예! 보스!!””

도민경이 뭐라 대답하기도 전에 조직원들에게 명령을 내린 도석환이 가장 먼저 이렐라인을 향해 달려들었다.

“쉽게 보내줄 것 같아!!?”

콰아아-!!!

그에 이렐라인이 스스로의 전신에 폭풍을 휘감았고.

“다 뒤져버려!!!”

푸화아아악-!!!

본인의 살갗이 바람에 의해 찢어지는 것을 감수하며 그대로 폭풍의 옷을 터뜨렸다.

“감히!! 감히 성역에 더러운 발을 들이는 것도 모자라서! 구원자님의 일에 끼어들려고 해!?”

이제는 완전히 혈인(血人)이 되어버린 이렐라인이 품속에서 하나의 붉은 알약을 꺼냈다.

“거기 괴물도 도핑했다고 하니까 나도 합법이다!?”

꿀꺽.

그리고 망설임 없이 자신의 피와 함께 알약을 삼켰다.

* * *

콰아앙!!!

“쿨럭!”

벽에 충돌하며 숨을 토해낸 진우가 곧장 옆으로 몸을 날렸다.

콰아아앙-!!!

“젠장, 마력 동결만 쓰던 건 페이크였나.”

그리고 방금까지 자신이 있던 벽면이 거대한 무언가에 짓눌리듯 움푹 파이는 것을 보고는 다시 다리를 움직였다.

<크아아아악!!!>

그런 진우를 향해 정제되지 않은 마력의 덩어리를 던지며 소리치는 로어스는.

<내게!! 내게 무슨 짓을 한 거냐!!!!!>

어딘가 상태가 이상해 보였다.

약 15분 전, 진우는 계속해서 마력 동결을 사용하는 로어스를 보며 이상함을 느꼈다.

‘마력이 무한은 아닐 텐데.’

마력 동결만 사용하는 것은 그렇다 치고, 이상할 정도로 로어스의 마력이 줄어들지 않고 있었다.

‘쓸 때마다 줄고 있기는 한데...’

콰드드득!!

‘이런, 또 [해석안]으로도 보이질 않는다.’

로어스가 마력을 사용하면서 그림자 육신의 방해가 뚫려 그의 본질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투가 길어지고, 로어스는 계속해서 막대한 마력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그의 마력 총량은 여전히 절반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해석안]으로 볼 수 있는 지점은 5분의 3 정도가 남았을 때.’

다시금 로어스의 공격을 피하고, 그를 관찰할 무렵.

‘이제 절반 남았다.’

<언제까지 쥐새끼처럼 도망만 칠 것이냐!!!>

콰드드드득!!!

연속적으로 펼쳐지는 마력 동결을 피해 이리저리 움직이던 진우의 눈에 로어스의 마력이 5분의 2 정도로 줄어든 것이 보였고.

‘...역시 다시 차오르는군.’

그리고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마력의 총 용량이 5분의 2 이하로 내려가면 마력 동결을 사용해 공기 중에 남아있는 마력을 그대로 다시 흡수. 골치 아프군.’

다만 이 과정은 로어스의 의지로서 행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프로그래밍된 명령을 그림자 육신이 그대로 행하는 것과 같았다.

‘과학자라 이거지...’

콰드드득!!

‘그럼 어떻게 한다...’

마력 동결이 위협적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어느 정도 거리가 있으면 피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기에 이렇게 여유롭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다행이었다.

‘마력... 흡수... 재사용...’

계속해서 몸을 움직이며 생각을 이어가던 진우가 문뜩 공간 자체의 마력이 동결되어 고정된 주변을 바라봤다.

‘꽤 깨끗한 마력...’

정제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마력이 눈에 들어오고.

‘흡수...’

그것을 그대로 흡수하는 로어스를 바라봤다.

‘저건...’

그리고 유일하게 흡수되지 않고 남아 동결되어 있는.

‘내 마력.’

자신의 왼팔에서 뜯겨나간 마력을 발견했다.

‘그렇군. 자연 그대로의 마력만을 사용해야 한다 이거지...?’

콰드드득!!!

<그래! 언제까지 네놈이 도망칠 수 있을지 끝까지 가보자꾸나!!!>

‘시도해 볼 가치... 랄까 해 볼 수 있는 수단이 이것밖에 없군.’

그리고 진우는 위험을 감수하고 살짝 속도를 죽였다.

<크하하하! 더! 더 도망쳐 보거라!!!>

그에 진우가 드디어 지쳤다 생각한 로어스가 더 넓게, 더 빠르게 마력 동결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크윽!!”

왼쪽 어깨가 마력 동결에 살짝 닿은 진우가 짧게 신음했다.

<죽어라!! 죽어서 내 제자! 알마 밸러드의 결과물을 뱉어내라!!!>

이제는 구속할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죽이기 위해 힘을 사용하는 로어스.

‘조금만 더 아슬아슬하게...’

그런 로어스의 말을 한쪽 귀로 흘린 진우는 극도의 집중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콰드드득!!!

허리를 꺾고 바로 코앞에 생겨난 동결 공간에 자신의 마력을 아주 조금 섞고.

콰드드득!!!

이번에는 다리를 노리고 생겨난 동결 공간을 아슬아슬하게 뛰어넘으며 똑같이 아주 약간의 마력을 섞어 넣는다.

“윽!”

<더! 더 춤춰보거라!!>

로어스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아주 미량을, 은밀히 섞어야 했기에 동결 공간에 몸이 스쳐 마력 회로가 막히기도 했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이것을 계속해서 반복한 진우는 어느새 로어스의 마력이 5분의 2 이하로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는 그를 바라봤다.

‘됐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대로 직접 섞어 넣은 마력은 남겨지지 않고 그대로 로어스에게 흡수되는 것을 보았다.

‘이제 이걸 계속해서 반복하면...’

그리고 1분, 2분, 5분, 10분이 지나.

<커헉!?>

드디어 반응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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