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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은 만능 빌런-102화 (102/109)

가장은 만능 빌런 102화 - 리디북스

<생전의 이름까지 알아오다니. 생각보다 자네의 정보력이 대단하구나.>

“...”

로어스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니 그의 제자, 알마 밸러드 박사가 진우의 코어에 의식을 남겨놓은 것까지는 모르는 모양이었다.

<내 흔적은 전부 지웠다 생각했거늘, 하하하, 그래 세상에 완벽한 것은 없다는 거겠지.>

옥좌에서 천천히 일어나 묘한 발소리와 함께 다가오는 로어스의 모습에 진우가 그를 견제하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하하하, 그리 두려워 말게. 나는 여전히 자네를 공격할 생각이 없음이야.>

“나는 오늘 네놈과 싸울 작정으로 왔다만.”

<그럼에도 나는 자네와 싸울 생각이 없으니 서로가 평행선 위에 있구만. 하하하, 이거 참 곤란해.>

“흡!”

너털웃음을 지으며 다가오는 로어스의 모습에 진우가 빠르게 마력을 끌어올려 그를 향해 [화구(火球)]를 날렸다.

<이런이런.>

푸스스...

하지만, 로어스의 그림자에 슬쩍 닿자마자 물을 끼얹은 모닥불처럼 [화구]가 맥없이 꺼져버렸다.

‘역시 제어력이 뛰어난 게 아니야.’

이전 이클립스의 본부에서 진우의 마력을 흩어버린 기묘한 기술.

처음에는 단순히 마력 제어력에 밀렸다 생각했지만, 그렇다 하기에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던 마력이 이상하다 생각했기에 빠르게 사용할 수 있는 [화구]로 확인해본 것이었다.

‘마력 자체를 무효화하고 있어.’

원리는 모르겠지만, 로어스는 초능력의 연료,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마력을 무효화하고 있었다.

<자, 전처럼 대화나 나누세. 지금 나는 기분이 썩 좋지 못하여 마침 대화 상대가 필요한 참이었거든.>

“기분?”

그럼 어쩔까.를 고민하던 진우가 로어스의 말에 가면 아래에서 씨익 미소를 지었다.

“세상에 초능력이 퍼지고 있는 것이 그렇게 못마땅한가?”

<...하하하. 그렇지. 자네가 모르고 있는 게 이상하겠지. 맞네. 나는 지금의 상황이 영 못마땅해. 찰리 로버트. 그 어리석은 돌팔이가 별 해괴한 짓을 했거든.>

“...? 아 그렇군 내가 연관됐다는 건 모르고 있는 건가.”

<음?>

진우는 마력을 육체에 순환시키며 말했다.

“연금술사, 찰리 로버트가 발표한 인공 각성 기술. 어디서 많이 본 것 아닌가?”

<...설마.>

“내 몸속에 있는 [만능]과 상당히 닮지 않았나?”

<설마 자네...!>

눈은 보이지 않지만, 눈을 크게 뜨며 경악하고 있을 것이 분명한 로어스의 모습에 진우가 허리를 숙여 신전의 신전을 바닥을 툭툭 치며 말을 이었다.

“굳이 말하자면 인공 각성 기술은 네 제자, 알마 밸러드 박사가 만든 [만능]의 아류작이지.”

<네놈!!! 네놈이 감히 세상에 질병을 퍼뜨려?!>

쿠구구궁-!

로어스의 일갈과 함께 신전 전체의 마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크윽... 솔직히 나는... 이해가 안 간단 말이지.”

진우는 요동치는 마력에 속이 울렁거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왜 초능력이, 각성자가 질병이라는 거지?”

<초능력은 절대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위험한 병균일 뿐이야!>

“그딴 소리를 하면서도 너는 초능력자들을 이용하고 있지 않나!!”

콰아앙-!!!

진우가 기습적으로 육체 강화 계열 능력을 6중첩으로 사용하며 바닥을 걷어찼다.

콰과과광!!!

부서진 신전 바닥의 파편이 산탄처럼 로어스의 전신을 꿰뚫었지만.

스르륵...

뻥뻥 뚫린 로어스의 그림자 육신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다시 원상 복귀 될 뿐이었다.

<네놈은 아무것도 몰라! 초능력은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인간, 아니, 인류는 멸망에 가까워진다!>

쿠구구구궁-!!!

로어스가 진우를 향해 손을 뻗으며 소리쳤다.

<힘에 대한 갈망이라는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한단 말이다!>

로어스가 손을 뻗는 모습에 진우가 본능적으로 몸을 피하자.

콰드득!

방금 전까지 자신이 있던 공간의 마력이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것을 느꼈다.

‘마력 동결? 이런 것도 가능한 건가.’

<초능력이 세상에 나타나고 수십 년! 일반인과 각성자라는 두 개의 진형이 만들어지고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이었다!>

콰드드득! 콰드드득!

진우를 붙잡기 위함인지 계속해서 진우를 향해 마력 동결을 사용하는 로어스.

마력 동결이라는 절대적인 구속에 걸리면 끝이었기에 진우는 필사적으로 몸을 움직였다.

<내가 SOE를 조직해 일반인의 분노와 각성자들의 분노를 한데 모으지 않았다면 결국 세계적인 전쟁이 일어났을 것이란 말이다!!>

몸을 피하는 중에도 단순한 마력구를 날려보기도 하고, 전류, 바람, 얼음, 염동 등 가지각색의 공격을 해봤지만, 전부 로어스의 그림자 육신에 닿자마자 소멸되고 있었다.

<그 이후, 구원교를 만들어 초능력자의 수를 조절하고! 초능력 자체를 없애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고 있었건만!!!>

“크윽!”

그동안의 손동작은 속임수였던 것인지, 진우가 움직이는 동선 앞의 공간이 아무런 전조도 없이 빠르게 일그러지고.

“젠장. 조금 늦었나.”

간신히 [초가속]을 추가로 사용해 몸을 피하긴 했지만, 왼팔의 마력이 동결되어 그쪽으로는 마력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콰드득! 콰드드득!

잠시의 쉴 틈도 없이 계속해서 마력 동결을 사용하는 로어스의 모습에 진우가 몸을 움직이며 빠르게 생각했다.

‘한 번에 가로 세로 2미터 정도의 공간. 동시 발동은 불가능. 공간 유지 시간은 약 2분. 아마 시야 전체가 사거리.’

콰드드득!

“크윽!”

‘어딜 노리고 있는지 모르겠는 게 문제군.’

눈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는 그림자 육신이었기에 일단 움직이고 보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제자가 안배해 둔 그릇이기에 가만히 놔뒀건만!! 감히 네놈이 일을 망쳐!!?>

‘그릇. 아마 나를 알마 박사가 스승을 위해 준비한 육체 정도로 알고 있었던 모양이군.’

정작 알마 박사는 스승인 로어스를 막는 연구를 위해 일생을 바쳐 탄생한 것이 [만능]이었는데 착각도 이런 착각이 없었다.

<네놈의 몸에서 [만능]을 끄집어내어 다른 그릇에 집어넣겠다! 그리고 상상도 못 할 고통과 함께 죽여주마!!>

‘다른 그릇. 정황상 나와, 다른 그릇. 그 둘이 교주 후보라는 거겠군. 그리고 굳이 그릇이라는 말을 한다는 건.’

푸화아아악!!!

대충 얻을 정보는 전부 얻었기에 진우는 [연막]을 사용하여 신전의 심처 전부를 뒤덮었다.

‘결국 둘 중 하나의 몸을 빼앗아서 본인이 교주가 되겠다는 말이잖아. 뭔 말장난을 치고 있어.’

조금 어이없는 표정을 지은 진우가 연막 속에 몸을 감췄다.

<노오옴!!!>

연막은 로어스의 몸에 닿는 대로 사라졌지만, 심처의 가득 퍼진 연막이 전부 없어지지는 않았기에 진우는 잠시 몸을 숨기고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한다...’

진우는 [해석안]을 사용한 채로 연막 속에 몸을 숨기고 이리저리 날뛰는 로어스를 바라봤다.

‘대충 100미터 거리에서 1초, 가까워질수록 타임랙이 줄어들어. 10미터 안쪽에서는 아마 0.2초 미만.’

멀수록 마력 동결까지의 시간이 길어지고 가까우면 짧아졌기에 아무래도 근접전은 무리로 보였다.

‘천무진을 남겨놓고 온 게 다행이군.’

진우는 이렐라인과 아메 유이치를 혼자 상대하고 있을 천무진을 걱정하고 있었지만, 이곳에 같이 왔다 한들 천무진은 근접전이 장기이기에 순식간에 당하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물리적인 공격도 안 통하는 것 같고... 초능력은 아예 통하질 않으니...’

사방에 마력 동결을 난사하는 로어스의 모습은 전투에 익숙한 느낌은 아니었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공략할 수 있을 만한 틈이 없었다.

‘일단 한번 후퇴해야 하나?’

때문에 진우가 후퇴를 고민하는 찰나.

‘음?’

로어스가 갑자기 마력 동결을 사방에 난사하던 것을 멈췄다.

<네놈이 나오지 않는다면 내가 이 방을 나가 네놈의 동료를! 가족을! 네놈과 관련된 모든 것들을 모조리 몰살시키겠다!>

‘쯧. 자칭 구원자라는 자가 무슨 소리를... 잠깐.’

그때, 진우의 눈에 로어스의 그림자 육신이 살짝 흔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건...?’

[해석안]은 만물의 근본을 본다. 하지만, 연막을 꿰뚫고 로어스의 겉을 본다 한들, 그의 그림자 육신은 그 근본이 무엇인지 보이지 않게 [해석안]을 막고 있었다..

‘영혼... 지금 저 그림자 또한 영혼을 담아두는 마법과 과학으로 만들어진. 일종의 마도 공학 의체.’

하지만 지금 로어스가 마력을 소모해서인지, [해석안]은 그림자를 뚫고 로어스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하지만, 완벽하진 않아. 굉장히 불안정한 상황. 만약 저 불안정한 그릇을 깨트릴 방법이 있다면...’

정보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진우가 자신의 위치가 들킬 것을 각오하고 [해석안]에 마력을 더욱 공급했다.

<거기냐!!!>

콰드드득!!!

결국 마력이 움직이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 로어스에게 위치를 들키고 말았지만.

“찾았다.”

이미 그 자리를 피한 진우는 웃고 있었다.

* * *

“어우씨 저 아저씨 완전 괴물이잖아!”

화아아악!! 콰아아앙-!!!

자신을 스쳐가 신전의 벽면에서 폭발한 빛줄기. 그리고 살짝 타버린 피부를 보며 이렐라인이 바람의 창을 만들어냈다.

“뒤져!!”

콰아아아!

바람의 창은 천무진의 머리를 노리고 빠르게 쏘아졌지만.

“흐읍!”

파아앙!!!

천무진의 기합과 함께 내질러진 정권에 머리카락만 날리며 사라졌다.

“이제야 좀 알겠군.”

천무진은 카타나를 휘두르며 달려드는 아메 유이치를 상대하며 입을 열었다.

“죽어라!”

스아악!

입을 여는 것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듯이 [강철 조작]의 능력을 주로 사용하는 아메 유이치가 압축 카타나를 길게 늘리며 기습적으로 검을 휘둘렀지만.

“흥!”

검면을 간결하게 올려친 천무진의 주먹에 어이없이 튕겨 나갔다..

“하아압!!”

하지만, G.J의 본부장에 그냥 올라간 것은 아니라는 것일까.

튕겨나간 카타나를 순식간에 다시 짧게 변화시키고 튕겨나간 회전력을 이용해 몸을 돌린 아메 유이치가 단도를 사용하듯 천무진을 향해 짧아진 카타나를 찔러들어갔다.

“제법!”

그에 천무진은 뒤로 물러나며 회피했지만.

“[천관(天貫)]!!”

챙!!!

다시 길게 늘어나며 자신을 찔러오는 카타나에 천무진이 박수를 치듯 손을 모아 카타나를 막으며 뒤로 밀려났다.

“죽어!!!”

그리고 뒤로 밀려난 천무진을 조각내겠다는 듯이 이렐라인의 [태풍]이 몰아치고.

콰과과과광-!!!

굉음과 함께 천무진이 먼지구름에 모습을 감췄다.

“쳇. 밖이었으면 혼자서도 상대할 수 있는데.”

자신의 옆에 내려온 이렐라인이 투덜거리자 아메 유이치가 혀를 차며 말했다.

“이걸로 죽진 않았을 거다. 후속타를...”

그리고 다시 카타나를 줄인 아메 유이치가 녹아내려 흘러내리고 있는 검끝을 보고 말을 잃은 그때.

“[광선]”

지이잉-!!

“크악!!”

먼지 구름 속에서 날아온 광선에 아메 유이치의 어깨가 뚫렸다.

“너희들 함께 싸워본 적이 없군.”

꽤나 깊은 상처를 입은 듯이 보이는 천무진이 저벅저벅 먼지 구름 속에서 걸어나왔다.

“서로의 동선에 방해가 되게 싸우고, 굳이 큰 기술을 사용해 시야를 가리고. 상당히 조잡해.”

치이이익!!!

천무진의 상처가 살이 타는 소리와 함께 지져지며 지혈되었다.

“덕분에 2 대 1이 그리 어렵지는 않군.”

당당한 천무진의 말에 이렐라인과 아메 유이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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