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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은 만능 빌런-98화 (98/109)

가장은 만능 빌런 98화 - 리디북스

(충격! 세계 제일의 연금술사, 찰리 로버트의 발표!)

(이제 누구나 초능력을 각성한다! 찰리 로버트 확언!)

(초능력 인자를 복제하여 인공 초능력자를 양산 가능!)

(기술 발표 이후 10일, 세상에 일어난 변화에 대해.)

세상이 뒤집어졌다.

자연적인 각성 이외에는 초능력자가 되는 방법은 없다.

가디언에서 사용하는 초능력 추출, 이식 기술은 비인도적인 인체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기술이기에 세상에 나오지 않았지만, 찰리 로버트가 발표한 인공 각성 기술은 달랐다.

진우는 스마트폰으로 보던 인터넷 기사를 끄고 편안한 자세로 티비를 바라봤다.

-그럼 박사님께서는 연금술사, 찰리 로버트의 발표에 대해 긍정하는 쪽이시라는 건가요?

-물론입니다. 긍정하지 않을 수가 없죠. 상식적으로 우리가 초능력자에 대해 연구하면서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들이 일부 소수의 강자라는 이유입니다. 맹수를 두려워하는 것과 같은 이유죠.

티비에서는 한국의 이능연구자 몇몇과 사회자가 토론을 나누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든지 초능력을 각성할 수 있는 기술이 탄생하고 인류 전부가 잠재적 초능력자가 된 이상 그들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저는 그 말에 반대입니다. 초능력자들이 소수라고 하셨는데, 그 소수 가운데에서도 빌런이라는 악인들이 나와요. 그런데 그게 인류 전체로 확대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무섭기만 합니다.

-그렇게 따지면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화기, 화학 무기 등등, 세상에서 없애야 할 게 너무 많습니다. 이는 두려워해야 할 일이 아닌 인류의 발전에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삑.

-우재식 형! 형은 초능력 각성하면 무슨 능력을...

삑.

-열흘 내내 전 세계 주식 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초능력과 마법에 관한 주가...

삑.

“나쁘지 않네.”

티비를 끈 진우가 소파에 기대며 중얼거렸다.

“구원자. 아니, 로어스 라일리는 초능력을 질병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지, 그걸 치료하기 위해 구원교를 만들었고.”

진우는 슬쩍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놈을 저격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니 가디언보다는 구원교가 타격이 더 크게 생겼네.”

찰리 로버트가 발표한 인공 각성 기술은 진우의 몸을 조사하고 그의 몸 안에 있는 수만 가지의 초능력 인자들을 연구하여 나온 기술.

정확하게는 초능력 인자를 복제하고 그것을 안정적으로 이식자의 몸에 안착시키는 기술.

가디언의 초능력 추출, 이식 기술이 일반인에게는 불가능한 것과는 달리 일반인을 초능력자로 만들 수 있는 완전한 상위 기술이었다.

“그토록 지워버리고 싶어 하는 질병이 세상 전체에 퍼질 위기이니. 당연히 움직이겠지.”

알마 박사에게 들었던 것이 모두 사실이라면 지금의 상황은 구원자에게 있어 아주, 매우 안 좋은 상황.

진우는 그가 이끄는 구원교가 반드시 모종의 행동을 보일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높은 확률로 찰리 로버트를 제거하고 기술 자체를 훔치거나 없애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찰리에게는 말해 뒀으니, 그쪽은 알아서 막으라고 하고...”

다만, 진우는 그것을 막을 생각이 없었다.

“완전히 비면 좋겠는데... 욕심인가.”

구원교가 움직이면 진우는 알마 박사의 연구실. 구원교의 본진일 가능성이 높은 그곳을 찾아갈 생각이었다.

“음...”

계획은 차근차근, 하지만 빠르게 진행 중이었다.

다만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었다.

“아마 교주 후보 중 하나는 나겠지.”

교주가 누구냐는 진우의 질문에 구원자, 로어스 라일리가 했던 답.

두 명의 교주 후보.

로어스가 자신과 싸우지 않고 대화를 시도했던 이유를 생각해보면 그 두 명의 후보 중 하나는 분명 자신이리라.

“그럼 다른 하나는 누구지?”

그렇다면 다른 하나는 누구인가.

딱 그것 하나가 걸렸다.

“나는 [만능] 때문일 테고...”

왜 자신이 교주 후보인지는 예상이 갔다.

아마도 로어스의 제자, 알마 박사의 연구 결과, [만능]이 자신에게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다른 하나도 비슷한 뭔가를 가지고 있다는 소리일 텐데...”

정보가 부족하여 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 진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지금은 일단 기다리는 수밖에.”

결국 진우는 고민을 잠시 밀쳐두고 태블릿을 꺼냈다.

“하와이라...”

그리고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알마 박사의 공책, 그곳에 적혀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직접 만든 하와이의 지하, 정확하게는 바다 속에 있는 알마 박사의 연구실 설계도를 바라봤다.

“설마 하와이 아래에 이런 게 있을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 못 하겠지.”

누가 전 세계에서 관광을 가는 하와이의 지하에 이런 거대한 연구소가 있을 거라 생각하겠는가.

“이쪽은 도석환이랑 류중혁을 보내면 될 것 같고... 이쪽은 우리가. 이쪽은... 최유나랑 청색을 보내면 되겠군. 다음은...”

구원교가 언제 움직일지 모르는 상황, 진우는 더욱 확실하게 하기 위해 계속해서 계획을 수정했다.

그렇게 두 달이 흘렀다.

* * *

“(그쪽 파티션은 치워버려! 걸리적거리기만 해!)”

“(넵!)”

“(참여자 목록 어디 갔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점검하고...”

찰리 로버트의 인공 각성 기술 발표 이후, 두 달이 넘게 지나고 드디어 인공 각성의 첫 시연이 있는 날.

“(어휴. 바글바글하구먼.)”

찰리 로버트가 멍하니 자리에 앉아 정신없이 준비하는 미국의 요원들을 바라봤다.

“(저거 전부 각성자인가?)”

“(전부는 아닙니다. 일부는 일반 특수 부대원이죠.)”

“(각성자든 특수 부대원이든 하나 같이 기세가 흉흉하구만.)”

“(로버트 님께서 습격이 있을 거라 하셨기에 단단히 준비했습니다. 대통령 각하께서도 신경 써주셨습니다.)”

“(그래 보이네.)”

자신을 호위하는 경호원들의 대장, 스미스의 대답에 찰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잡일하는 사람 하나까지 전부 요원을 대체할 줄은 몰랐거늘... 끌끌, 각하도 꽤나 똥줄이 탔나 보구만.’

지난 두 달간 크고 작은 습격은 계속해서 있었다.

가디언 총본부에서 파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들도 있었고, 빌런도 있었다.

‘뭐, 전부 저자 혼자서 처리하긴 했지만.’

그렇게 여러 차례에 걸친 습격이 있었음에도 찰리가 이렇게 평온하게 있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주변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이 아닌, 단 한 사람 때문이었다.

‘설마 플레임 로드를 보낼 줄은 몰랐지.’

미국 정부가 애지중지하며 키운 초능력자, 염제(炎帝), 혹은 플레임 로드라고 불리는 미국 최강의 초능력자. 마빈 스펜서.

모든 습격자는 자 남자 한사람에게 제압당했다.

“(든든하구만.)”

“(감사합니다.)”

“(응? 아, 응 그래.)”

스미스의 뜬금없는 대답에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그나저나 자네.)”

“(네.)”

구석에서 끔뻑끔뻑 졸고 있는 마빈에게서 시선을 땐 찰리가 스미스를 바라봤다.

“(스미스는 본명인가?)”

“(아닙니다. 정부 요원이 된 이후 이름은 버렸습니다.)”

“(스미스 요원이라... 뭘 보고 지었는지 알겠구만.)”

“(명작이죠.)”

“(어째 자네가 나보다 구닥다리인 것 같네.)”

“(감사합니다.)”

“(...귀가 어떻게 됐길래 감사하다는 말이 나오는 겐가?)”

그렇게 잡담을 나누며 지루함을 달래던 찰리는 이내 준비가 끝났다는 진행요원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로버트 님의 말씀대로 지원자는 철저히 추첨을 통해 뽑았고, 신원 확인은 전부 끝난 상태입니다. 첫 번째 지원자는 캐나다의 29세 남성으로...)”

주변을 가득 채운 카메라,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행사는 역사에 남을 것이 분명했다.

‘이 정도로 대규모 실험... 아니 어감이 별로구만, 시연이라고 해야겠지. 아무튼 살다 보니 이런 대규모 시연도 하는구만.’

“사전에 진행된 검사에서 화염계 인자에 35%, 강화계 인자에 55%의 적합도를 나타냈으며, 본인의 희망에 따라 화염계 인자를...”

자신의 조수로 위장한 정부의 요원. 그의 설명을 들으며 찰리는 속으로 활짝 미소를 지었다.

‘말년에 참으로 즐거워. 미스터 서에게 감사를 전해야겠어.’

적합도는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척도, 극단적으로 말해 화염계 인자의 적합도가 0%여도 능력 각성은 할 수 있다.

각성 이후의 성장은 불가능할 테지만 말이다.

찰리는 조수의 말을 끊으며 말했다.

“(자자, 아무튼 본인은 강화계보다는 화염계를 희망한다는 거지? 뭘 그렇게 길게 설명하나. 그냥 희망대로 해주세. 그리고 이후에는 적합도랑 본인 희망만 알려주면 되네. 국가, 인종, 나이 등등 쓸데없는 건 다 쳐내게.)”

“(알겠습니다.)”

지원자가 수만 명이 넘도록 밀려 있었기에 시간이 아까웠다.

“(어디 보자... 화염계면 ZSW-02인자랑 22인자를...)”

그리고 찰리가 인공 각성제를 조합하고, 투약한 뒤,

“(어, 어어어!?!?)”

화르륵!

“(내가!! 내가 초능력자라니!! 흐하하하하!)”

“(으하하하! 성공! 확신하고 있었지만 기분 좋구만!! 나는 역시 최고야! 으하하하!!!)”

역사적인 첫 번째 인공 각성자가 탄생했고.

촤자자자자자작!!!

(특종!! 특종이야!! 신기술은 진짜였어!!)

(찍어!! 연금술사도 찍고! 각성자? 아무튼 인공 각성자도 찍고!! 다 찍어!!)

(박사님!! 로버트 박사님!! 이쪽 한 번만 봐주십시오!!)

흥분한 기자들과 대기하고 있는 지원자들이 밀고 들어오려 했지만.

(기자들 못 들어오게 막아!)

(그 이상 다가오면 안전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사전에 경고한 대로 난입한다면 무력을 사용하겠습니다.)

경호인력에 막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날 뿐이었다.

* * *

행사가 시작되고 약 4시간이 지나 미국 시각, 오후 5시.

‘사전에 초능력자를 매수해서 사기를 치는 걸 거야.’

‘인공적으로 초능력자를 만든다니 말도 안 돼.’

‘총본부에 압박을 받는 미국이 자충수를 두는 거야’

‘연금술사가 돈을 벌기 위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사기를...’

‘짜고 치는 연극이지, 나는 못 믿어 분명 뭔가 트릭이...’

등등,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사람들이.

‘이게 왜 진짠데!?’

‘말도 안 돼! 젠장 나도 지원할걸!’

‘나도 초능력자가 될 수 있는 건가!!?’

‘다음! 다음 지원이 언제지!?’

‘얼마! 얼마면 초능력자가 될 수 있는 건데?!’

생각이 이렇게 변하는 것은 단 4시간이면 충분했다.

-기적! 이곳은 기적의 현장입니다. 전 세계에서 모인 현장의 수많은 사람들은 모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나가 초능력자가 될 수 있는 미래, 빌런의 위협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기대에 시민들은 환호하고...

-아! 드디어 첫 번째 인공 각성자가 모습을 드러냈...

적합도라는 선천적인 제한도 있고, 그 이후에도 능력 계통만 선택할 수 있을 뿐, 무슨 능력을 각성할지는 운에 맡겨야 하는 기술이지만, 솔직히 그런 걸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전 세계의 대부분이 환호하고 있는 가운데.

<......>

여기, 극도로 분노에 차오른 한 존재가 있었다.

쿠구구구구...!

“윽...”

“......”

“어윽...”

구원자, 로어스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분노가 담긴 마력에 제2 주교, 제이든. 제3 주교, 아메 유이치가 몸을 떨었다.

<찰리 로버트...>

으르렁 거리는 로어스의 목소리가 신전 가득히 울려퍼졌다.

<제이든. 아메.>

자신들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두 사람이 신전 바닥에 머리를 박았다.

<어떠한 방법을 사용해도 상관없다. 가서 찰리 로버트와 그가 만든 인공 각성제를 가져와라.>

“명 받들겠습니다!!”

“일본 가디언 지부 전체를 움직이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행하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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