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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은 만능 빌런-91화 (91/109)

가장은 만능 빌런 91화 - 리디북스

[염동력], 다루기 힘들면서도 사용 마력 대비 위력이 떨어지는 초능력.

콰과과광!

“어윽!”

보통은 그렇다.

“대체 뭘 처먹었길래 위력이...!”

콰드드득!

방금 전까지 자신이 있던 땅이 말 그대로 구겨지는 것을 본 유자혁이 이를 악물며 [강인]을 사용했다.

우우웅!

근육, 뼈, 신경, 장기, 육체에 관련된 모든 것들이 강화되며 전신에서 힘이 넘쳐나는 것을 느낀 유자혁이 땅을 박차며 정인태를 향해 쏘아졌지만.

콰아앙!

닿겠다 싶을 때쯤, 허공을 막고 있는 [염동력]의 방어막에 유자혁이 충돌했다.

“빌어먹을!”

“죽어!”

“니미!”

머리 위에서 느껴지는 섬뜩한 기운에 유자혁은 방어막을 박차고 뒤로 뛰었고.

콰그그그극!!!

유자혁이 있던 곳이 마치 톱니에 갈린 듯 거칠게 갈려나갔다.

“하아... [강인]만으로는 안 되려나...?”

심각하게 귀찮아지는 상황에 한숨을 내쉰 유자혁이 “그래도 한번 해보긴 해야지.”라고 중얼거리며 [강인]을 더욱 강하게 끌어올렸지만.

콰드드득!

쿠오오오!

“...와씨.”

건물의 잔해는 물론 땅을 ‘뜯어’ 올려 거대한 용을 만들어내는 정인태의 모습에 쩝, 하며 뒤통수를 긁었다.

“응. 사람이 안 될 걸 알면 귀찮아도 다른 방법을 찾긴 해야겠지.”

크오오오오-!!!

무슨 짓을 한 건지 자신이 알고 있는 정인태보다 수십 배는 더 강해진 것 같은 기분에 절로 인상이 찡그려졌다.

“후우우...”

유자혁이 이렇게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기 싫어하는 것은 간단히 말하자면 부작용 때문이었다.

“부지런해진다니... 씨X, 이딴 끔찍한 부작용이 어디 있냐고...”

능력을 사용하고 한동안 부지런해지는 것.

그것이 유자혁의 능력의 대가...라고 한다면 대가였다.

다른 이라면 모를까, 유자혁에게 있어서는 정말 끔찍한 부작용이었다.

“[강인]”

꾸드드득!

[강인(强人)]을 통해 모든 육체 성능을 강화하여 기반을 완성하고.

“[대지신(大地神)의 육체]”

고오오오-!

땅, 대지(大地)의 거대한 힘을 육체에 받아들인다.

전신이 터질 것 같은 힘이 유자혁의 몸을 거칠게 돌아다니지만 [강인]으로 인해 강화된 육체는 대지의 힘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드드드득!

전신의 피부에 단단한 바위의 갑옷이 생겨난다.

“후우우... 진짜 싫..”

콰아아아아-!!!

그때, 완성된 철근과 콘크리트의 용이 바닥을 긁으며 유자혁에게 쇄도했다.

“야이씨! 변신 매너 모르냐!?”

기겁한 유자혁이 한 걸음 옆으로 비켜나며 왼손을 휘둘러 용의 뺨을 후려치고.

콰아아앙!!!

콘크리트 용은 그대로 튕겨나갔다.

“어... 할 만한데? 마지막까지는 안 해도 괜찮겠다...?”

콰드득!

그리고 뭔가가 유자혁의 전신을 붙잡았다.

“아씨 염동!”

후우우웅! 콰아아아앙-!!!

순간적으로 몸이 고정되어 콘크리트 용이 휘두르는 꼬리를 피하지 못한 유자혁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근처 빌딩에 처박혔다.

“으어어...”

솔직히 [대지신의 육체]로 인한 갑주 때문에 그리 대미지는 없었지만, 빙빙 도는 어지러움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

“하아... 그냥 죽은 척할까...”

“꺄아악!”

“응?”

축 늘어져 있는 유자혁의 귀에 누군가가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 누구 없어요!!?”

“아.”

유자혁이 처박힌 곳은 어느 회사의 사무실.

그리고 그곳에 유자혁이 처박히며 무너진 잔해들이 비명을 지른 여성의 동료를 덮친 걸로 보였다.

“에휴.”

자신이 방심한 탓에 일어난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유자혁이 한숨을 쉬며 몸을 일으켜, 여성이 있는 쪽으로 움직였다.

“거 비켜봐요.”

“히익!?”

바위의 갑옷이 전신을 덮고 있는 터라 여성이 식겁하며 물러났다.

“...다행히 그냥 충격에 기절한 거네. 읏차.”

쿠쿵...

잠시 쓰러져 있는 남성을 살펴본 유자혁이 남자를 누르고 있는 잔해를 치우고는 여성을 바라봤다.

“이 근처는 위험하니까 이 사람 챙겨서 도망치쇼.”

“네, 넵!!”

주말이라 그리 많은 사람이 없었다는 게 다행일까, 아니면 주말에도 출근한 저 두 사람이 불행한 걸까를 고민한 유자혁이 자신이 뚫고 온 구멍의 너머.

크오오오오오-!!!

괴인처럼 울부짖으며 주변을 파괴하고 있는 정인태를 바라봤다.

“좋~단다. 아니 근데 진짜로 대체 뭘 처먹어서 저러는 거야?”

인간으로서의 이지를 잃어버린 듯, 오로지 파괴하는 것에 몰두하는 정인태의 모습에 유자혁이 아까 전, 정인태가 삼킨 알약을 떠올렸다.

“...”

그리고, 가디언 아시아 통괄 지부에 주의 정도로 각종 보고서에 쓰여있던 어느 순간 강해진 빌런, 인간성을 잃어버리고 날뛰는 빌런, 어느 날에는 일반인이, 어느 날에는 초능력자가 날뛰었다는 보고를 떠올렸다.

“하아... 이렇게 귀찮아질 줄 알았으면 자세히 봐둘 걸 그랬네.”

아마도 정인태가 먹은 것과 동종의 약물, 그리고 동일한 조직의 짓일 것이 뻔했기에 귀찮음에 일을 미뤄놨던 것이 조금은 후회가 됐다.

“에휴, 어쩔 수 없지.”

진짜로 조금 말이다.

유자혁은 잠시 숨을 가다듬고 자신의 마지막 능력을 사용했다.

“[전지(全知)]”

유자혁의 동공이 크게 확대되고 이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그럼 가볼까.”

귀찮음이 가득했던 목소리가 진지하고 묵직하게 변하고.

“대지 갑주, 형태 변화.”

나지막한 그의 말에 응하듯, 유자혁의 전신을 감싸고 있던 갑주가 꾸물거리며 순식간에 제트기의 추진기 같은 것이 등, 양쪽 종아리, 양쪽 어깨에 만들어졌다.

“흐으으읍!”

우우우웅!!!

그리고 추진기에 마력을 집중시킨 유자혁이 땅을 박차자.

퍼어어엉-!!!

순식간에 음속을 돌파하며 소닉붐을 만들어내고.

콰아아아앙-!!!

눈 깜빡할 사이에 콘크리트 용에 충돌하며 그것을 산산조각 내었다.

“크아아아-!!!”

“정인태. 2차전이다.”

“죽어어어어-!!!”

* * *

“이걸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부서진 콘크리트의 잔해가 날아다니고, 그 사이를 빠른 속도로 넘나들며 정인태의 염동 방어막을 두드리는 유자혁.

진우는 두 사람의 싸움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솔직히 가디언끼리 싸우고 있는 건 나쁠 게 없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일반인들이 휘말리겠군.”

진우의 옆에 있던 천무진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일반인을 피신시키고 있는 여섯의 남녀를 바라봤다.

“저 여섯이 상당히 힘을 쓰고 있는 것 같기는 한데...”

“유차빈에... 무력대원들인가? 유자혁의 부하들이겠군.”

“좀 위험한 것 같은데?”

“음...”

유자혁과 정인태의 전투에 의해 날아오는 파편들을 필사적으로 막아내며 일반인들을 피신시키는 유차빈과 무력대원들을 본 진우가 아공간 팔찌에서 수십 개의 종이인형을 꺼냈다.

“그건?”

“천지인이 만든 인형들이다.”

그리고 마력을 공급해 라인을 연결하고는 명령했다.

“가서 저들과 함께 사람들의 대피를 도와라.”

진우의 명령에 종이 인형들이 부스럭거리며 대답하고는 달려나갔다.

“호오. 조종계 능력으로 간섭한 건가?”

“그래. 천지인의 능력이 성장하면서 가능하게 됐지.”

일전에는 직접 조종하며 시야를 연결하는 정도, 그것도 소형의 종이인형만 가능했지만, 이제는 사람 정도 크기의 종이 인형도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전투는 무리지만.”

다만 종이 카본 같은 제질의 종이를 인형으로 만들기에는 마력이 턱없이 부족하여 일반 종이였기에 전투는 무리였다.

“그럼. 이제 어쩔 건가 보스.”

“글쎄...”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유자혁과 정인태의 전투.

진우와 천무진이 도착했을 때보다 더욱 격해진 듯한 전투에 진우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아마 정인태가 저렇게 날뛰는 건 신명하와 같은 이유겠지.”

“...신명하?”

“아마도 예의 약물을 사용한 거다. 그게 아니면 정인태가 유자혁과 동등하게 싸우고 있다는 게 말이 안 돼.”

신명하의 혈액을 미국의 찰리 로버트에게 보내 검사한 결과 정체불명의 약물이 검출되었다.

대상의 뇌에 간섭하여 감정 조절이 불가능하도록 만들고, 동시에 초능력 인자를 인위적으로 강화하여 초능력 자체를 강하게 만드는 악물.

“약물의 구조가 천지인이 중독되었던 독과 비슷하다고 했지. 거기에 뭔가가 추가된 것이라고.”

“음.”

“아마 정인태가 사용한 저 약물을 완성하기 위해 겸사겸사 실험 삼아... 쯧, 굳이 말할 내용은 아니었군. 미안하다.”

“...아니네.”

담담하게 반응했지만, 천무진은 결국 자신의 딸, 아내, 그리고 아들이 정인태가 사용한 약물을 만드는 데 실험체로 사용되었다는 소리에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후우우... SOE 놈들을 뿌리를 뽑아놨어야 하는데...”

“가디언 놈들이 너를 감옥섬에 가둔 것이 문제인 거지. 네가 잘못한 게 아니다.”

“끄응...”

천무진이 G.K와 G.J에 의해 감옥섬에 갇히지 않았더라면 SOE의 잔당은 전부 토벌되었을 테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음?”

그때, 문뜩 하늘을 올려다본 진우가 뭔가를 발견했다.

“구름...?”

“구름?”

천무진 또한 진우를 따라 구름 잔뜩 껴 있는 하늘을 바라봤다.

“...? 구름이 왜?”

하지만, 하늘에 구름이 있는 게 딱히 이상한 것은 아니었기에 의문을 표했다.

“...구름이 움직이지 않는다.”

“음...?”

진우의 말에 다시 하늘을 바라본 천무진이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다.

“잘 움직이네만?”

천무진의 말처럼 구름은 바람을 따라 아주 잘 흘러가고 있었다.

그에 진우는 손을 들어 어느 한구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딱 한 조각만 안 움직인다.”

“...어?”

그리고 진우가 가리키는 구름을 눈에 마력까지 집중하여 바라본 천무진의 눈에도 움직이지 않는 구름이 보였다.

“허... 움직이지 않는 건 그렇다 치고 대체 저걸 어떻게 알아본 건지...”

눈에 마력을 집중하면서까지 보고 있어야 진우가 가리키는 구름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안 천무진이었기에 신기할 따름이었다.

“...”

진우는 천무진의 말에 딱히 반응하지 않고 가만히 떠있는 구름을 바라봤다.

‘마력이...’

그리고 천리안과 해석안을 함께 사용하여 구름에 마력이 간섭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래도 정인태를 저렇게 만든 범인을 찾은 것 같다.”

“...? 범인? SOE 말인가?”

“설마 구름 속에서 보고 있을 줄은.”

“으음? 저 구름 속에 누가 있다는 건가?”

“그래.”

진우는 잠시 유자혁과 정인태의 전투와 움직이지 않는 구름을 바라보며 뭔가를 생각했다.

“...아무래도 잡는 게 좋겠어.”

“음?”

“정인태를 처리하는 건 유자혁에게 맡긴다. 최유나가 화를 내긴 하겠지만, 어쩔 수 없지.”

“흠... 유나는 정인태에게 속아 감옥섬에 갇혔었지. 하하, 화를 내긴 하겠구만.”

러시아, 청색 마탑에서 고생하고 있을 최유나를 떠올린 천무진이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구름 속에서 관음하는 변태를 잡는다.”

“알겠네...만. 나는?”

천무진은 비행 능력이 없었기에 구름까지 올라갈 수 없었다.

“변태를 떨구면 그 이후를 부탁하지. 도주할 수도 있다.”

“아 그렇구만, 알겠네. 아래에서 기다리도록 하지.”

진우는 만약을 위해 미리 강화제를 먹어야 하나 고민했지만, 일단은 그냥 해보기로 하고 [비행]을 사용했다.

“후우우...”

그리고 한 번에 덮치기 위해 [비행]을 메인으로 [가속]과 [초가속], [경량화], [신속], [바람벽]을 사용했다.

“간다.”

단순히 날아다니는 능력, [비행]에 속도에 관련된 4개의 초능력이 더해지고, 육체의 보호를 위해 바람벽이 세워진다.

퍼어엉-!!!

그리고 진우가 자신의 육체를 탄환 삼아 음속을 넘는 속도로 쏘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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