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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은 만능 빌런-51화 (51/109)

가장은 만능 빌런 51화 - 리디북스

“빨리 움직여! 곧 위령대가 온다!”

사령부를 습격하고 순식간에 빠져나온 습격대가 빠르게 산을 오르고 있었다.

“끄응...”

그때, 한 복면인의 등에 업혀 있던 도민준이 정신을 차리고 신음을 흘렸다.

“여긴...?”

“일어났습니까?”

그에 송조운이 업힌 상태로 주변을 둘러보는 도민준의 옆으로 이동해 말을 걸었다.

“머리가 아픕니다.”

“...흠흠. 저희는 지금 2차 작전 지역을 향해 가는 중입니다.”

“2차... 아! 1차 작전은?!”

“이미 끝났습니다. 부상자만 조금 있고 사망자는커녕 중상자도 없으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전투 때와는 완전 반대로 사람 좋은 표정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는 도민준의 모습에 송조운이 살짝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전투 고양]에 성격을 바꿔버리는 효과는 없을 텐데...?’

고개를 갸웃거리던 송조운의 눈에 남한산 정상에 있는 일련의 무리가 보였다.

“전원 정지!”

송조운의 외침에 모든 일행이 이동을 멈췄다.

“하하하하! 잘 왔네! 이곳은 남한산 정상이네!”

“...그건 무슨 흉내입니까?”

“이런! 재미없었나? 으하하하!”

이동을 멈춘 일행의 앞에 남한산 정상에 있던 무리에서 도석환이 호탕하게 웃음을 터뜨리며 다가왔다.

“뉴스는 잘 봤네! 아주 잘생기게 나오더군!”

“전 가면을 쓰고 있습니다만.”

“그래서 잘생겼다고 한 거네! 으하하하!”

“...”

퍽퍽 소리가 나도록 송조운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하던 도석환이 시선을 돌려 도민준을 바라봤다.

“넌 또 이성을 잃은 거냐?”

“면목 없습니다. 하지만 이성을 잃은 건 아닌...”

“주변 상황에 반응하지 못하면 이성을 잃은 거지! 하물며 이번 일은 단체 행동이 기본! 습격대의 대장을 맡은 놈이 그러면 쓰나!”

“...면목 없습니다.”

“전투 상황의 너와 지금의 너를 반반만 섞으면 참 좋겠구나 이놈아!”

소심하게 말하는 도민준의 모습에 안타까운 눈빛으로 외친 도석환이 도민준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래도 잘했다! 마지막에는 좀 볼품없었지만 뭐... 그 정도면 잘한 거지! 암!”

“감사합... 니다?”

마지막이 볼품없었다는 것이 뭘 뜻하는지 이해가 안 간 도민준이었다.

“냐앙.”

그런 도민준의 모습에 송조운의 어깨 위에 올라 있던 루비가 슬쩍 웃음을 지었다.

“자, 그럼 너희들은 얼른 뒤로 빠져라. 유인하느라 고생 많았다.”

“예.”

도석환의 말에 송조운과 도민준을 포함한 모든 복면인들이 남한산을 넘어 모습을 감췄다.

그것을 확인한 도석환이 2차 작전을 위한 엿 먹이기 부대를 바라보며 크게 소리쳤다.

“이것들아! 준비는 됐냐!”

““예!!””

“냐양!”

“엥?”

자신의 발밑에서 들리는 귀여운 고양이의 소리에 도석환이 고개를 내렸다.

“루비 아니냐. 너는 왜 같이 안 가고?”

“냐냥! 냐냐냐냥. 냐아앙!”

“음. 전혀 못 알아듣겠군!”

“냥...”

루비는 답답한 마음에 그냥 도석환의 어깨 위로 뛰어 올라가 자리를 잡았다.

“아, 그렇군. 같이 싸운다는 게냐?”

“냐앙...?”

“데빌이 말을 해뒀던 모양이군. 영상에서보다 더 잘할 수 있겠지?”

“냐냐냥...”

뭔가 미묘하게 대답하는 루비의 모습에 잠시 의문을 표한 도석환이었지만,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며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으하하! 뭐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강하다!”

도석환은 루비의 턱을 긁어주며 소리쳤다.

“자! 슬슬 위령대 놈들이 보일 거다! 준비해라!”

““예!!””

도석환이 대장을 맡은 엿 먹이기 부대는 템페스트의 정예들과 각 동맹의 간부들만 모여 있는 그야말로 정예부대.

고작 16명만 한국에 들어온 위령대와 정면으로 붙어도 해볼 만한 전력이었다.

“헬기 띄워라! 드론을 띄워라!”

두두두두두!

우우우웅-!

도석환이 양팔을 높게 들어 올리며 소리치자 산 너머에서 방송용 고성능 카메라가 달린 헬리콥터와 십여 대의 드론이 날아오르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카메라와 마이크를 켜고 축제를 준비해라!”

참전하는 모든 이들의 몸에 달린 고성능 마이크가 켜지고 모든 소리를 담아내기 시작했다.

“오늘은 가디언에 엿 먹이는 아주 좋은 날이다! 전국의 모든 사람들에게 가디언의 더러운 얼굴을 보여주자!”

““우오오오오!!!””

우리는 여기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커다란 함성 소리가 남한산 전체에 울려퍼졌다.

그리고, 그 함성의 메아리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스스스슥!

위령대 16인이 나타났다.

환상광대 류중현에게 한참 동안 엿을 먹어서 그런지 살기등등한 모습의 위령대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악귀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축제의 시작이다! 이 한 몸 불사르며 축제를 시작하자꾸나!”

““으오오오오오!!!””

도석환과 루비를 포함한 엿 먹이기 부대 총원, 50인.

“가즈아아아-!!!”

“와아아아아-!!!”

가디언 특수 대대, 위령대의 일부, 16인.

“전원 사살.”

““예.””

남한산 정상에서의 전투가 시작되고.

<템페스트 포에버 님께서 방송을 시작하셨습니다>

방제

동시에 자유로운 방송을 할 수 있는 인터넷 방송 곳곳에서 방송이 시작됐다.

* * *

-이게 뭔 방송이래?

-몰라.

-이거 이번 빌런 토벌 방송 아니야?

-이게? 뉴스나 그런데도 나오잖아. 이런 걸 누가 봐.

-어? 야야, 저거 템페스트 심벌 아니야?

-진짜네? 구름에 바람, 비. 템페스트 심벌이네!

-그럼 빌런 토벌 방송 맞는 것 같은데?

콰아아앙!

위령대의 대원이 손에 두른 암석을 휘두르자 템페스트 측의 한 남자가 피를 토하며 뒤로 날아갔다.

-어우야, 죽었겠는데?

-템페스트는 알겠는데 쟤네랑 싸우는 애들은 누구야?

-가디언 코리아의 비밀병기 같은 거 아니야?

-외국인들 같은데?

-그럼 가디언 총본부에서 파견한 요원인가?

-킹능성 있음.

“크아아아아!!”

그때, 도석환이 워액스라고 할 만한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며 위령대의 대원 한 명을 공격하고, 위령대의 대원은 피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는지 자신 근처에 있던 적의 뒷덜미를 잡아 방패로 사용했다.

“비겁한...!”

그에 도석환이 이를 악물며 도끼의 궤도를 바꾸고, 도끼는 애꿎은 바닥을 후려쳤다.

그사이 위령대 대원은 방패로 사용했던 적을 던져버리고 빈틈이 생긴 도석환에게 수십 개의 바람 칼날을 던졌다.

“크아악!”

어찌어찌 치명상은 피했지만, 도석환이 전신에서 피를 흘리며 뒤로 물러났다.

그런 상황은 전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합공을 통해 위령대를 몰아넣으면 위령대의 대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이미 큰 상처를 입은 자들까지 이용해 위기를 벗어났다.

-...이거 사람 적은 쪽이 가디언 쪽 맞지...?

-빌런이 불쌍해 보이는 건 처음... 인데...?

-이 경우에는 반대 아니야? 가디언이 사악해 보이는 건 처음인데?

-나도 위에 한 표.

인터넷 방송을 보고 있는 사람들이 빌런끼리 싸우고 있다고 헷갈려할 정도로, 위령대의 전투방식은 잔인하고, 비겁했다.

“위령대 놈들아!! 정정당당히 싸우자 좀!!”

그에 템페스트 동맹 조직 중 하나의 보스가 피를 토하며 소리쳤지만.

“...”

위령대의 16인은 아무런 대답도 없이 그저 무표정한 얼굴로 일부러 적의 팔다리를 잘라 방해물이 되게 만들고, 그렇게 생긴 방해물을 방패로 사용하며 정정당당과는 거리가 먼 싸움을 계속했다.

그때, 도석환이 도끼를 휘둘러 자신에게 들러붙은 위령대 대원을 뒤로 날리며 소리쳤다.

“듣자 하니 여기 도착하기 전 마지막에 들린 곳에서는 아군도 죽여버렸다면서?”

“...”

그런 도석환의 외침에 드디어 위령대에서 반응을 보였다.

“템페스트의 보스, 도석환인가.”

“하하! 드디어 입을 열었구만! 전부 벙어린 줄 알았네!”

“류중현이 그런 장난을 벌인 것은 네 명령인가.”

“어이쿠. 화가 많이 나셨구만 그래?”

“...”

위령대는 사령부가 습격받고 있다는 소식을 듣기 전, 류중현을 쫓고 있었다.

하지만, 류중현의 환상에 걸린 가디언, 정부, 길드의 사람들에게 시간이 끌려 류중현을 아슬아슬하게 놓쳤고, 그것이 5번쯤 연속되자 감정 제어를 전문적으로 배운 위령대라 하더라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 그렇게 화가 나서 아군까지 베어버렸나?”

“...”

그리고 위령대는 사령부가 습격받기 직전, 결국 아군까지 사살하며 시간을 단축시키고자 했고, 마침 이번에는 아군의 바디캠도 마이크도, 증거가 남을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에 거리낌 없이 아군을 사살하고 류중현의 뒤를 쫒았다.

그 직후, 사령부가 공격받았다는 소식에 어쩔 수 없이 류중현을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려 사령부를 습격한 자들을 쫓아 이곳까지 온 것이고 말이다.

“대답하지 않는 건가? 으하하하!”

“빌런과의 대화는 불필요하다.”

“지금까지 말한 건 대화가 아니라 혼잣말이었나? 으하하하”

“...”

도석환은 크게 웃고는 말을 이었다.

“뭐 상관없지! 가디언의 총본부의 특수 대대라는 네놈들이 같은 편인 가디언 코리아의 중대 하나를 통째로 죽여버린 건 사실이니까!”

마튼은 도석환의 말에 눈썹을 움찔거리며 그에게 달려들어 검을 휘둘렀다.

챙!!

“말로는 안 되니까 바로 공격하는 것 보소!”

“...”

마튼은 도석환의 말에 반응하지 않으며 검에 자신의 능력인 [정신 파괴]를 담아 휘두를 뿐이었다.

그리고, 그럴 때 쯤. 인터넷 방송 채팅창이 난리가 났다.

-야 지금 말 사실이냐?

-야야 저 외국인들 누군지 알아냈어.

-누군데?

-가디언 총본부 특수 대대, 위령대래.

-위령대? 들어본 적 없는데?

-특수 대대라잖아. 널리 알려졌겠냐?

-아니 그것보다 총본부 소속 대대면 일단은 정규 요원들이라는 거잖아! 아군을 죽였다는 게 진짤까?

-거짓말이겠지! 빌런 말을 믿냐?

-그래도 저 사람 반응이 좀 걸리잖아.

그리고 이때쯤부터 바람잡이들이 활동을 시작했다.

-야 그거 아냐?

-말을 하고 아냐고 물어봐라 인마!

-이번 빌런 토벌대가 토벌을 시작하면서 가디언에서는 죽은 사람이 아무도 없데!

-엥? 아무도?

-어 그냥 0명! 부상자는 좀 있다는데 그것도 불구가 될 정도로 중상을 입은 사람은 없다는데?

-그게 말이 되나? 지금처럼 템페스트도 나왔고, 꽤 덩치 큰 빌런 조직도 많잖아.

-근데 길드 쪽이랑 정부 쪽은 사망자가 꽤 나왔다는데?

-얼마나?

-내가 아는 사람이 정부 쪽 사람인데 경찰이랑 정부 쪽에서는 사망자가 50명이 넘었데.

-난 형이 길드 쪽인데 길드 쪽에서도 사망자가 20명은 넘게 나왔다는데?

-가디언은 0명인데? 이거 좀 이상하지 않나?

보통 빌런 토벌은 압도적인 상황이 확인되면 진행되기에 사망자가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이처럼 사망자가 아예 0명이라는 것은 이상했다. 그것도 가디언에서는 사망자가 없고 정부와 길드 쪽에서만 사망자가 나온 것은 더더욱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의혹이 커질 때쯤.

-야야! 링크 하나 올릴 테니까 이거 봐 봐! 미쳤어!

-뭔데 그래?

-와씨, 마음의 준비한 하고 봐라 XX 잔인하다.

-어? 이거 방금 템페스트 보스가 말한 그거 아니야? 위령대라는 저 외국인들이랑 같은 사람들 같은데?

-좀 멀긴 한데.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네.

누군가가 올린 하나의 링크. 그곳을 따라간 시청자들이 본 것은.

(시간이 아깝다. 전부 사살해라.)

위령대의 대장으로 보이는 자의 무감정한 목소리와 모습.

((예))

나머지 15인의 무감정한 대답.

서걱! 콰아앙! 쾅!!

일방적인 소리와 함께 토벌대 마크가 그려진 아군을 사살하는 위령대의 모습이었다.

-으엑! 잔인하잖아!

-저거 전부 정부 쪽이랑 길드 사람이네?

-그럴걸? 가디언 소속은 따로 방패가 그려진 마크가 있으니까.

-어? 링크 터졌다!

-뭔데 설마 가디언에서 지운 거야?!

-그럼 이거 진짜라는 거야!?

때마침 노리기라도 한 것처럼 영상이 있던 링크가 사라지며 사람들의 의혹은 더욱 커져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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