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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185화 (185/200)

185화 이게 더 돈이 되는 법

진욱이 애견용품에 대한 배달 대행 서비스를 미래 사업으로 발표했을 때, 내부에서는 어느 정도 잡음이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에 있는 배달 앱도 포화 상태라는 겁니다.”

“충분히 감안한 내용이죠.”

“특히 식품도 배달 대행 수수료 문제로 기존 식당과 배달 앱 사이에 딜레마가 심한데, 하물며… 사료는…….”

“네~ 역시 예상한 이야기였어요.”

기존의 배달만 하더라도, 최소 배달 주문 금액이 있고, 거기까지 가는 거리와 수수료 비용 등의 문제점이 많은데, 저비용 고효율 정책으로 습식사료 스틱 한 개 팔아 봐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올 것이다.

진욱은 일단 자신이 기획한 내용을 TF팀에 알리면서 큰 틀을 잡아 놓은 상태였다.

“일단 배달 대행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이야기를 한번 해 보려고 합니다.”

“지자체라 하시면…….”

“일부 지자체의 경우 공공 배달 앱을 만들어서 지역 공기업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거기에서부터 이야기를 해 볼 생각입니다.”

“회장님, 굳이 공공기관 배달 앱을 이용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김형식 전무는 진욱의 말에 바로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되물었다.

“어디까지나 지자체에서 만든 기존의 배달 앱은 지자체장들의 치적 쌓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커지는 인프라에 올라간 숟가락에 불과하고 말입니다.”

“네, 대부분 그렇게 말하죠.”

진욱은 배달 관련 사업에 진출한다는 말에 대해 자료 조사를 하고 말하는 김형식 전무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지금 당장 기존의 민간 기업 대형 배달 앱을 쓰기에는 초반부터 대행 수수료 부담으로 사업 자금 다 깎아 먹을 겁니다.”

“그, 그것도 그렇지만…….”

“김 전무님이 한번 준비해 주세요. 경기도청에서 공공 앱으로 경기도 주식회사를 운영하니, 그곳에서부터 협상을 하시면 될 겁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석연찮은 구석이 있어도 일단 회장의 오더이니 그것을 위해 김형식 전무가 움직였다.

김 전무가 임무 수행을 위해 나갔을 때, 진욱은 잠시 생각하다가 컴퓨터로 공공 배달 앱 현황을 검색했다.

“김 전무 말이 틀린 건 아니지. 민간 배달 대행 앱들이 나서니까 수수료 문제로 지자체장들이 치적 쌓기 위해 만든 것들이 대다수니까…….”

하지만 그래서 더 이용할 게 많았다.

경기도지사에게는 김 전무를 보냈으니, 진욱은 그보다 한 끗 더 높은 사람을 따로 만날 준비를 했다.

“비서실, 전화 돌려 주세요.”

[네, 회장님. 어디로 전화를 거시겠습니까?]

“서울시장실이요.”

[네, 알겠습니다……!]

진욱은 자신도 직접 움직이기로 했다.

* * *

“어서 오세요, 앉으시죠.”

서울시장은 진욱을 흔쾌히 맞이하며, 안내했다.

이미 앞서 이야기를 들은지라 싱글벙글한 얼굴이었고, 거기에 아성그룹의 회장이 직접 찾아왔으니, 천군만마가 온 느낌이었다.

“먼저 큰아버지가 우리 당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신 것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 그건 많이 들은 이야기고, 저랑은 딱히 상관없는 일인지라…….”

“오~ 그렇군요. 괜한 말을 한 것 같습니다.”

넉살 좋게 받아치는 서울시장은 정치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 하고, 바로 사업 논의에 대해서 자료를 준비해 팸플릿을 진욱에게 건넸다.

“한번 보시겠습니까? 서울 내 공공 배달 앱인 S-딜리버리입니다.”

진욱은 관련 자료와 늘어나는 배달 현황, 매출에 대한 재무제표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안 그래도 이걸로 한번 주문 해 봤습니다. 수수료도 저렴하고 숨겨진 가게를 찾을 수 있어 좋더군요.”

“하하, 그렇습니다. 저희가 신시대 기술 발전에 의한 취업률 상승을 위해 진행한 프로젝트입니다.”

“특정 지역에만 활성화되는 게 문제지만 말입니다.”

“…아.”

진욱이 말한 대로 서울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공공 앱이었지만, 민간이 아닌 지자체에서 만든 앱에는 약점이 하나 크게 있었다.

바로, 강남-서초-송파 등의 특정 지역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진욱의 말에 서울시장 역시도 그것에 대해서는 수긍하고 있는 듯했다.

“네, 제가 드린 팸플릿을 보시면, 여기 타 자치구에 대한 활성화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예산을 투입하여, 서울 서남권과 북서권, 북동권에 대해서도 차례대로 규모를 늘릴 것입니다.”

“그렇군요. 그럼 저희가 원하는 것은 현재 서울에 있는 대형 매장을 12개, 중소형 매장까지 합치면 30개에 육박하도록 늘리는 것입니다.”

“추가 매장을 증설하시는 거군요?”

“네, 그렇습니다.”

서울시장 역시도 슬슬 적자가 늘어나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서, 타개책을 생각했는데, 아주 적절한 기회가 왔다면서 미소를 보였다.

그렇게 두 단체의 장이 서로의 아이디어를 논하면서, 긴 회의를 했고 돌아갈 때는 서로 악수를 하며 다음에 또 만나기로 했다.

이후 진욱은 다음 날, 있었던 일에 대해서 바로 회의를 열었다.

“경기도청에서 담당자가 아주 긍정적인 반응이었습니다.”

“그쪽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현재 기초 단체에서 서비스를 개시하는데, 그중에 상록시도 포함한다고 합니다.”

짝-

진욱은 순간적으로 자신의 무릎을 치면서, 현임 경기도지사가 제대로 노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사람이지만, 진욱과는 오다 가다 보면서, 경기도지사에 오른 뒤로 수도권 공장 총량 규제에서도 알게 모르게, 도움을 주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년 초부터 단계적으로 각 경기도 기초 단체에 대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내년까지 총 20개 시에 대해서 진출한다 합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서비스치고는 추진력이 굉장히 빠르군요?”

“하하하, 내년이 대선 후보 선출 기간 아닙니까?”

“맞네요?”

확실히 대선 기간이 되자 대권 후보로 있는 사람들이 확실히 움직이는 게 보였다.

진욱 역시도 이것을 생각하면서, 최대한 그들을 이용하려는 계획이었다.

민간 앱에 비해 지자체 개발 앱이 인프라가 떨어진다고 해도 선거철이니 지자체장들이 기를 쓰고 예산을 분배해서 어떻게든 치적으로 만들기 위해 쓰는 것.

그것이 추진력의 차이였다.

“그리고 회장님, 한 가지 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뭡니까? 얘기해 주시죠.”

“그… 제가 만난 담당자가 경기도 주식회사 사장이었는데, 그쪽에서도 이야기가 나온 게, 회장님을 직접 뵙기 원한다는 말입니다.”

“흐음? 그 사장이요?”

“아니, 도지사가 말입니다.”

“…흐으음.”

야당인 국민자유당 소속의 서울시장을 진욱이 직접 만났다는 것을 여당도 들었을 거다.

안 그래도 아성뿐만 아니라 다른 재벌 대기업의 오너들도 이번 정권이 바뀔 것을 직감하며, 야당 쪽 사람들에게 더 친근하게 다가가는데, 그동안 자신들과 사업 많이 했던 하진욱까지 넘어가는 것이 좋지 않게 느껴진 것이었다.

“차라리 국정감사에서 밀수니 내부 거래니 하는 지라시를 물지를 말든가…….”

“그렇습니다. 어떻게, 거부 의사를 밝힐까요?”

“아니, 됐습니다. 어차피 아성사료 물류 센터에 대한 것도 지금 경기도에 손 걸쳤는데, 겸사겸사 보는 게 낫겠죠.”

“아, 그럼 제가 연락하겠습니다.”

“네, 김 전무님이 조율해 주세요. 그리고 또…….”

진욱은 자신이 아까 했던 말을 김 전무에게 상기시켰다.

“경기도청에 지금 안성과 옥천 중에 어느 쪽으로 물류 센터 지을지 고려 중이라는 것도 알려 주시고, 유 상무와 자리도 따로 마련해 보라고 하세요.”

“아! 알겠습니다, 회장님.”

김 전무는 그 이야기를 모두 확인하고서는 바로 달려 나갔다.

진욱은 그 상황에서 현재의 상황에 대해 살폈다.

금융은 새로 출시한 카드가 날개 돋친 듯이 팔려 나가고, 펫케어 사업부도 지난번 코끼리 사건 이후로 역으로 노이즈 마케팅이 되었는지, 역대급으로 관광객이 피크를 찍고 있다고 한다.

최근 판다하고, 로랜드 고릴라까지 임대하겠다는 프로젝트를 진욱이 기꺼이 승낙해 줬고, 이대로 나아가면 EV랜드나 서울대공원 같은 대형 동물원에서 볼 수 없는 희귀 동물들을 들여오는 지방의 랜드 마크로서 성장할 것이다.

“그러니까 이 사료 건만 잘 해결하면 되는데…….”

진욱은 테이블에 올려진 신형 고양이 캔과, 강아지용 수제간식 스틱 제품을 어루만지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 * *

경기도청에 도착한 진욱은 경기도지사와 매우 뜻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시장때도 그랬지만, 경기도지사 역시도 진욱이 직접 찾아와서 독대를 하는 자리를 만드니, 싱글벙글한 얼굴로 자신의 임기 중의 치적이라며 갖은 사업 내역을 자랑하듯 보여 줬다.

“최근 서울보다 인구가 늘어난 경기도입니다. 이제는 명실공히 국내 제1의 인구가 있는 지방자치단체고요.”

“네, 그렇습니다. 최근 많은 인구가 경기도의 신도시로 입주하는 건 뉴스로 봤습니다.”

“하하하, 그러다 보니 서울 이상의 인프라를 만들기 위해서, 대표님이 서울시장을 만나셨다는 말에 저 역시도 찾아 주시길 원했습니다.”

경기도지사 이명헌은 웃으면서 말하지만, ‘서울시장만 만나고, 자신은 밑의 임원 보낸 것이 서운했다.’라는 뜻을 내비치고 있었다.

진욱 역시 그걸 잘 알아서 서울만큼이나 경기도에 대한 배달 앱 사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서울에 30여 개 지점이 있을 때, 경기도 역시 그만큼은 있어야 했고 최종적으로 50개를 넘게 만들 셈이었다.

“최근 한국에는 종합 화장품 숍이나, 드러그스토어 등의 다양한 테마 유통 매장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아성그룹 역시도 수제간식과 사료 용품, 각종 반려동물 용품에 대한 대리점을 계속 늘려 나갈 겁니다.”

“거기에 대해서 저희 경기도청이 성심껏 돕겠습니다. 아, 그리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네?”

“그, 아성그룹의 애완용품 물류 센터던가요? 오픈 마켓용 물류 터미널 부지를 놓고 고민하셨는다고 들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거기 중 후보지가 경기도 안성시도 있는데, 그거 제 권한으로 부지에 대한 규제안을 풀어 드리고, 법인세에 대한 감면도 논의하겠습니다.”

질질 끌 것도 없이 배달 대행 사업과 물류 터미널 입찰에 대한 건을 이 자리에서 바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이명헌 경기도지사.

진욱은 역시 지자체장들하고 직접 거래를 하는 게 정답이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금쯤 바이룽과 쿠폰팡에서도 이 소식을 들었을 것이고, 아마 거기에 대한 대처로 고작 지자체에서 단체장 치적 만들기용 공공 앱으로 배달 대행을 해 봤자 뭐 먹히겠냐고 비웃었을 거다.

하지만, 지자체장이니 할 수 있는 권한과 거기에 대한 재정 지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변수였다.

흔히들 세금으로 투입하는 사업은 ‘눈먼 돈’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무능한 낙하산이 진행하는 것이고, 진욱이 개입해서 사업 기획을 한다면 그 어떤 곳보다도 투명하면서 적절하게 운용할 수 있었다.

이것으로 진욱은 길었던 소셜 커머스 업체와의 오픈 마켓 물류 유통에 대해서 쿠폰팡과 손절을 쳐 버렸다.

저쪽에서 먼저 시비를 걸었던 것이니 마다할 싸움이 아니었고, 이로 인해서 반려동물 관련 사업은 다시 연합 대 연합으로 불씨가 지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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