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130화 (130/200)

130화 새로운 사업 파트너

“네, 아 그렇습니까?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도 이쯤에서 항소 끝내겠습니다.”

진욱은 식약청 간부와 통화를 마치고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렇게 시끌시끌했던 [아성펫푸드 수제 간식 이물질 혼입사건]은 형식적인 최소 벌금으로 끝내려고 했으나, 끝까지 무혐의를 주장하는 아성펫푸드와의 법적 소송전까지 가면서 결국 무혐의로 드러났다.

그로 인해서 이전까지 위생 문제에 대해서는 넘어갈 수 있게 된 아성펫푸드였고, 진욱은 큰 고비 하나 넘겼다고 생각하며, 전화기를 들었다.

“이정열 전무 바꿔 주세요.”

[네, 부사장님.]

비서실에서 전화를 돌리고 바로 이정열 총괄본부장이 전화를 받았다.

[부사장님, 전화 받았습니다.]

“지금 식약청하고 이야기 끝냈어요. 그쪽에서 벌금 납부 없이 무혐의로 끝내겠다고 했네요.”

[아, 그렇습니다? 휴우- 정말 다행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관련 정정자료 언론사에 준비했습니다.]

“네, 그대로 해 주시고요. 좀 아쉽지만…….”

[네?]

“기업 공개 준비는 일단 이번 사태가 안정되고 다시 시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성사료에 이어 아성펫푸드의 주식 상장을 준비했으나 이번 이슈로 인해서 잠시 미루기로 했다.

그것을 위해 재정전문가로 투입됐던 이정열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진욱의 말에 수긍했다.

“일단은 망가진 이미지부터 해결합시다. 당장에 유통업체들 납품부터가 중요해요.”

[네, 한번 해결해 보겠습니다.]

한때는 관제야당이라 부르면서 진욱의 사업에 반대하며 신중론을 펼치던 사람이었지만, 같은 편이 되고 아성의 위상이 오르면서 아주 든든한 동반자가 된 이정열을 진욱은 깊게 신뢰하면서 지켜보기로 했다.

* * *

수제 간식 이물질 위생 이슈가 터진 지 한 달째.

일단 빠르게 진화를 했다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로 타격이 회복 안 되는 것은 큰 문제로 남았다.

“젠장할, 경쟁사 장난질로 이렇게 되는 건 진짜 아닌데…….”

이제는 바이룽이 했다는 것을 확신하면서, 그것에 대해서 이놈들이 하나만 뭐 걸리라고 이를 가는 진욱이었다.

물론 그럴 때마다 스트레스를 푸는 것은 휴대폰을 열어 아들 사진을 보는 것이었다.

인큐베이터에 나온 지 얼마 안 돼, 아직은 목도 가누기 힘들은 아기였지만, 진욱의 눈에는 그저 사랑스러운 자신의 첫아이였다.

회사에서도 몇 번이고 시간 날 때마다 카톡 프사로 된 아이 사진을 보며 흡족하게 웃던 진욱은 다시 일 시작을 위해서 인트라넷에 올라온 서류들을 정리하고 결제하고 있었다.

지금은 비상 경영 체제로 유지되는지라 중요하지 않은 사업은 통폐합으로 만들고, 최대한 현금 장사로 사내 자금을 모으는 것에 대해 집중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진욱의 뒤통수가 얼얼해질 일이 생겼다.

* * *

[회장님, 확실한 것 같습니다! 오늘 9시 뉴스에 일제히 보도가 된다고 합니다.]

“휴우- 결국 그 떡밥을 무는 양반이 나오는구만.”

진욱은 아직 뉴스에는 뜨지 않았지만, 사료협회를 통해서 들어온 바이룽의 다음 행적에 대해서 한숨을 푹 쉬었다.

전화 통화를 마친 뒤로 진욱은 포털 사이트를 찾으면서 관련 자료를 살폈다.

아직 국내 기사에서는 뜨지 않았지만, 진욱이 중국어로 입력해서 중국 포털에 들어가니 거기에 바로 기사가 나왔다.

[바이룽 유한회사. 한국 사업 확장을 위해 움직인다!]

[제주도와 중국의 또 다른 경제 협력!]

카카오를 포함해 수많은 IT회사가 입점한 제주도.

그곳에 바이룽의 펫케어 상품 연구센터가 들어온다고 한다.

사물인터넷을 이용한 제품을 개발하고 그것을 바이룽의 식품과 함께 결합 상품으로 파는 것.

이건 진욱이 대화손해보험과 삼정전자, 아성펫푸드와 펫케어서비스를 해서 만든 보험+사물인터넷, 펫케어+사료 시스템을 그대로 쓰는 것이었다.

“후, 진짜. 이거를 기어이 했단 말이지?”

그동안 다른 지자체장들과 사업 논의를 하면서 계속되는 PR을 해 왔던 진욱이었다.

서울과 부산, 그리고 강원도청까지 해서 아성사료그룹이 각종 지자체 내의 공동사업으로 지자체장들의 치적을 만들어 주고, 자신들도 고객과 시장을 늘려 나가는 방법을 썼는데, 제주도가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바로 바이룽과 협상을 마쳤다.

그날 저녁, 뉴스에서도 나와 국내의 대중국 경제 교류에 대한 케이스로 당당하게 들어왔다.

[대중 무역 의존도 25%가 계속 유지되는 대한민국 경제. 이제는 함께 가야 할 파트너로 계속 이어 나가야 할 것 같습니다.]

뉴스 앵커와 기자의 말에 진욱은 소파에 앉아 길게 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되면, 진짜 얘들 추격하는 거 벌릴 방법이…….”

답은 하나였다.

저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을 모조리 하면서 맹추격한다면, 우리도 새 동력을 얻어서 달려 계속 거리를 두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회의때 진욱은 또 다른 지자체에서 사업 논의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거기에 맞춰 출장을 또 준비해야 했다.

“수도권하고, 부산 동남권, 강원도 이렇게만 준비했는데, 이번엔 충청도란 말인데요.”

“하지만 그쪽 도지사가 직접 부사장님을 뵙고 싶다고 합니다. 다이렉트로 전화를 해서 몇 번이고 확인 요청을 했습니다.”

“아침 일찍 말이죠. 그것 참 부지런한 공무원들이네.”

이정열 전무의 말을 들은 진욱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곧바로 자신과 사업 논의를 하겠다는 그 도지사를 만나러 출장 준비를 했다.

그쪽은 정말 인연이 없었는데 이번에 갈 수 있게 됐다.

“가서 좋은 결과 나오면 바로 연락드리죠.”

진욱이 직접 움직인다는 말을 듣자 임원들은 모두가 가슴 한 곳에 엄청 잘될 거란 확신이 들었다.

* * *

충남 홍성군에 도착한 진욱은 인구 9만 명 남짓의 도시를 한 번씩 둘러봤다.

“충남도청까지는 15분 뒤에 도착합니다.”

“흐음, 너무 일찍 왔나?”

진욱은 수행비서의 말을 듣고서 휴대폰으로 시간을 보다가 지금 도착해도 1시간은 일찍 온지라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찾아보니까 내포신도시라고 도청 인근에 조성된 신도시가 있다던데 거기를 한번 가 보죠?”

“알겠습니다.”

진욱은 과거 대전에 있다가 홍성이라는 작은 도시로 이전한 충남도청, 그리고 그 일대의 행정타운으로 개발되는 신도시를 한번 보기로 했다.

아직도 이곳저곳에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고, 최종적으로는 5년은 더 지나야 완공이 된다는 신도시는 1차 완공이 된 공공임대 아파트와 중견 건설사들의 아파트 단지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이야 아직 미완성된 건물이 많고, 일반 상업시설보다는 부동산 공인중계사가 많았지만, 완공 시를 생각하면 나쁘지 않을 시장 같았다.

그리고 호수공원 일대에서 오후에 한가롭게 간편한 옷을 입고 작은 강아지를 줄에 맨 채 산책하는 중년 부인을 보고서 진욱이 중얼거렸다.

“딱 내가 원하는 게 저거인데…….”

도보 환경이 잘 갖춰진 도시.

한가로이 주인과 반려동물이 산책하는 풍경, 그리고 주거지 근처에 언제나 위치한 각종 반려동물 전문용품 샵.

상록의 작은 공장에서 시작해서 도심 지역 상가를 분양받아 장사를 시작하면서 이건 200% 성공할 수 있는 사업이라 생각하고 추진해서 여기까지 왔다.

진욱은 그 모습을 보면서 약속시간 15분 전에 충남도청으로 도착했다.

공무원들의 안내를 받으면서 도지사 집무실에 도착한 진욱은 이 사람에 대해 들은 게 많았지만, 일단 사업을 위해서 한번 이야기해 보기로 했다.

“안녕하십니까?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사람 좋은 인상으로 달려온 충남도지사 양희준은 차기 대권주자로도 꼽히는 현 여당의 실세 중 한 명이었다.

우수한 행정 능력으로 3년 연송 도정 수행 지자체장 1위를 차지하는 인물로 진욱이 안면을 튼 강원도지사와 같은 당 출신이기도 했다.

“아성펫푸드의 하진욱입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충남의 사위이기도 하시죠?”

“네?”

“하하하, 충청도에서 설립한 대화그룹의 사위 아니십니까? 게다가 대화문화재단의 천북고등학교 이사장님을 장모님으로 두셨군요.”

“…아, 그런 이야기입니까?”

진욱은 지연 같은 거 크게 신경 안 썼는데, 양 지사가 위트 있게 한 말에 따라 웃으면서 졸지에 ‘충남의 사위’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최근 아이랑 아내 볼 때 빼고는 식품 이물질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는데, 양 지사는 간간이 유머를 섞으면서 아주 편안한 대화를 이어 줬다.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충청남도에서 반려동물 산업 증진을 위한 조례안이 나와서 전문가인 하 부사장님을 초대한 겁니다.”

“아, 그렇습니까?”

“뭐, 저도 키우는 거는 잘해서 도청에 고양이 두 마리랑 골든 리트리버 개 한 마리 데리고 살거든요? 근데 걔들 돌보다 보니 저 같은 사람이 1,500만 명이나 된다고 보니 생각이 들더군요. 아! 이게 기회일 수 있겠다.”

장황하게 말을 하지만 요지는 하나였다.

“강원도에서도 유기견 보호센터와 동물원, 그리고 앵무새 체험관 등으로 많은 성과와 동물복지에 힘을 쓰셨다고 들었습니다. 그 아이디어, 충남도청에서도 하실 수 있겠습니까?”

‘땡큐이긴 한데…….’

진욱은 도지사가 직접 불러서 이런 제안을 하자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는 이렇게까지 나서는데 피할 것 없이 바로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도지사님도 최근 뉴스 보시지 않았습니까? 이물질 혼합 문제로 인해 저희 회사가 각종 구설수에 휩쓸렸습니다. 물론 무혐의로 끝났지만 말입니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그래서 충남도청과 협업해서 다시 고객들의 반응을 이끄시는 거, 이건 아성펫푸드 입장에서도 좋은 이야기 아닙니까?”

어차피 서로가 알 거 다 아는 정치인과 기업인의 생각.

그러니까 질질 끌 거 없이 이 일대에서 자신이 지원해 줄 테니 기회 삼아서 다시 도약하라고 제안한 것이었다.

“흐음, 그럼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지원책이 있습니까?”

“먼저 반려동물 산업 발전을 위한 기업 지원, 그리고 반려동물 사업자에 대한 시설 개선을 지원할 것입니다.”

“기업이라면 저희 같은 곳이겠고, 사업자라면 역시… 수의사나 애견미용사 등입니까?”

“네, 맞습니다. 또한 신소재와 신기술을 위한 브랜드 지원 역시도 저희가 같이 동행하겠습니다.”

“신기술 브랜드라…….”

“예시를 들까요? 아성펫푸드는 부산에서 협약을 맺으면서 관련 수산물에 대한 신기술을 만들지 않으셨습니까? 상어연골 간식이요.”

“아, 네. 그게 만들어진 지도 벌써 7년 전이군요.”

“충청남도 서해안에도 좋은 해산물이 많이 있습니다. 아니, 축산물 또한 예산과 홍성 등에서 신선한 육류가 제공되고, 식품 개발을 전문적으로 하는 공단도 아산시에서 양성하고 있습니다.”

이렇게까지 제안한다는 것은 아성사료그룹의 계열사 몇 개 충청남도에 입주하고, 법인세에 관련된 것에 대해 논의를 해야 될 것 같았다.

“전남대 농생명연구원에서 배합사료 개발하신 것, 저희도 똑같이 지원해 드릴 수 있습니다. 최근 도립과 산업대학교 대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흐음, 네. 식품공학과 인재들이 많이 필요하긴 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청년 취업패키지 사업을 할 때, 수제 간식 사업에 대해서 생각하는데 그것 역시도…….”

“네, 알겠습니다. 전문가를 보내서 교육 프로그램을 같이 논의해 보겠습니다.”

대화는 사업으로 시작해 사업으로 끝나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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