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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71화 (71/200)

71화 가족 기업 만들래?

진욱은 원주 드림월드의 새 개장식에 맞춰 부모님과 가족들을 초대했다.

이날만큼은 모두가 모여 자기 작품을 마음껏 즐겨 달라는 모습이었다.

“아기자기하게 꾸몄네? 진짜 애들 데리고 오는 젊은 부부들이 좋아하겠다.”

입구부터 들어와 예쁘게 가꾼 꽃밭과 강원도의 상징인 반달곰 조형물.

가족들이 그것을 하나하나 바라볼 때 어머니 원숙이 한 말이었다.

“그러게요. 잘 꾸민 거 같아요.”

평소에는 가족모임에 잘 참여하지 못했던 큰누나 진미도 연신 휴대폰을 들어 주변을 찍었다.

안에 들어왔을 때 그들이 가장 먼저 본건 어린아이들이 부모들과 같이 온 소동물 체험관이었다.

원래는 아프리카나 동남아 등에서 데려온 각종 희귀동물이 가득했으나 그것들은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동물원 파산과 함께 폐사했다.

그래서 허전해진 동물원들을 채우기 위해 만든 것은 직접 야채 먹이를 줄 수 있는 토끼, 기니피그, 오리, 닭, 금계, 칠면조 등이 있는 동물관이었다.

“애들 저거 물리지 않으려나?”

“전문 사육사를 고용해서 통제하고 있어요. 그리고 주의 사항도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숙지시켜서 잘 막고 있어요.”

진욱이 대답하자 상만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뒤로 원래 있던 동물들이 죽은 우리들은 대대적으로 손을 봐서 새집을 만들었다.

한국경마회에서 헐값에 분양받은 은퇴 경주마들, 농장이 폐쇄되고 온 사슴과 노루, 얼룩소와 황소 등의 평범하지만 볼거리로 만들었고, 그 뒤로 남은 빈 곳은 야생동물 구조센터에서 구해 자연으로 돌아오기 힘든 애들을 기증받기로 했다.

그 뒤로 메인이벤트는 역시 동물원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호랑이와 사자, 곰, 표범, 얼룩말, 아나콘다, 낙타 등의 그존 드림월드 동물원이었다.

그리고 많은 스낵바와 애견 카페, 그리고 수도권과 부산에서 흥하는 아쿠아리움 카페까지 만든 사람의 노고가 보이는 동물원에 모두가 만족했다.

드림월드를 한 바퀴 돌고 인근 고깃집에서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했다.

“잘 만들었네? 사람들 많이 오겠다.”

“그러게요. 우리 아들이 동물원 사업을 한다고 해서 걱정 많이 했는데.”

부모님의 눈에는 단독으로 나서서 엄청난 사업을 성공해 낸 아들이 그저 자랑스러웠다.

그리고 누나인 진영과 진미 역시도 인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진욱은 고기를 먹으면서 앞으로의 대한 계획으로 드림월드라는 이름으로 강원도청과 같이 강릉과 춘천에도 추가 동물원을 구상하고 있다는 계획을 말했다.

“강릉이랑 춘천 인구가 얼마나 된다고 거기까지 동물원을 만들어?”

상만은 그 계획을 미리 형님 상규에게도 들었지만, 아무리 지자체와 협업이라 하더라도 너무 무리수가 많다고 생각해 물었다.

“지금 경춘선이 광역전철화돼서, 이제는 지하철로 간편하게 서울에서 춘천까지 오갈 수 있죠.”

“그거야 그렇지.”

“교통이라는게 원래 그래요. 옛날 같이 차 타고 강원도 한번 가려면 2시간이고 3시간이고 가는 시대가 아니죠.”

“그래서?”

진욱은 거기에 대해서 향후 사업에 대해서 자신감을 보였다.

“조만간 강릉까지도 철도 인프라, 아마 고속철도겠죠. 거기 동계 올림픽을 한다니. 그때를 맞춰서 복합 관광타운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나올 거고 저희는 거기에 편승하는 겁니다.”

실제로 강릉까지 KTX가 개통했을 때, 1시간 반도 걸리지 않아 엄청난 대박을 치게 된다.

이후 강원도는 레저 관광지로 부각되며, 상당한 인프라를 누리게 되니 지금부터 준비한다면 앞으로 6년 남은 그날까지 충분히 맞출 수 있었다.

“뭐, 강원도 이야기는 이렇게 되고요. 큰누나한테 이야기하고 싶은게 있는데.”

“응?”

“지난번에 연락한 거 생각해 봤어?”

“흐음.”

큰누나 진미의 나이도 이제 서른여섯이다.

집안에서 공부를 제일 잘해서 식품공학과 박사 학위까지 따서 지금은 교수를 노리고 강사활동을 했다.

비록 비정규직이어서 학기 단위로 각 대학교에 다녔지만, 아쉽게도 정교수 자리가 없어서 이동이 잦았다.

그 상황에서 진욱은 아버지와 이야기해서 큰누나도 아성사료에 입사하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고 자신이 직접 설득했다.

“글쎄, 나는…….”

“언니, 나도 유학 갔다 온 다음에 지금 일하는 거 좋더라. 일단 유학비는 다 벌었어.”

그동안 오랜 시간 공부를 하면서 교수 자리 하나 가지고 움직여왔는데, 인제 와서 중소기업인 아버지 회사 들어와 일하라는 게 진미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었다.

“그래도 조금만 더 하면, 정교수 자리 찾을 수 있을 거 같은데…….”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둘 다 쉽게 결정하기 힘들어 보였다.

원숙이야 딸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하지만, 진영은 이미 자신도 이 일 하면서 상당히 돈 많이 벌었으니 같이 하자고 한다.

그리고 진욱이야 먼저 요청을 한 거였고, 상만 역시도 큰딸이 회사로 온다면 모두가 모여서 진짜 가족기업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이건 좀 더 생각해 볼게요.”

“그래, 쉽게 결정할 게 아니지.”

진욱은 큰누나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바로 다음 상황을 준비하기 위해 이제 강원도에서 전라도로 떠날 준비를 했다.

“대화그룹 아쿠라이움 건으로 또 다녀와야겠네요.”

“언제 가는데?”

“월요일부터요.”

진욱은 바빴다.

드림월드 캠핑장 공사는 큰아버지가 아성산업개발을 통해 열심히 짓고 계시니 이제 다음 일을 준비해야 했다.

“어디로 가는데?”

“여수.”

“으, 으응!?”

순간 진미가 흠칫했지만,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돌렸다.

* * *

“후아~ 흥하긴 흥하는구나.”

진욱이 도착한 곳은 여수 엑스포 단지였다.

올해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문화예술과 스포츠에 빠져 있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의 열기에 한국 대표들이 상당한 성적을 보였고, 국내에서는 여수 엑스포 박람회와 그 이전에 ‘여수 밤바다’라는 초 히트곡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넘쳐 나는 여수시였다.

진욱은 차를 타고 4시간을 달려 도착한 여수에서 바로 약속을 잡은 거래처로 향했다.

그곳은 여수 엑스포 인근에 위치한 대형 아쿠아리움으로 대화리조트가 공을 들여 만들어 낸 복합 관광단지였다.

“아, 하 이사님! 잘 오셨습니다!”

“아성사료의 하진욱입니다.”

“하하하, 네~ 네~ 안으로 들어오시죠.”

여수 아쿠아리움을 담당하는 대화리조트의 김선호 홍보차장은 진욱을 반갑게 안내하면서 안으로 안내했다.

올해 5월 여수 엑스포가 열리는 동안 진욱은 원주 드림월드 개장 준비를 위해서 정신없이 움직였는지라 아버지 상만이 대신해서 아성 아쿠아리움 카페 개장식에 참여하지 못했다.

그 뒤로 추가 협상을 위해 들어왔고, 그들은 대화그룹의 우수 거래처인 아성사료를 매우 환대해 줬다.

“아성사료가 나날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주가도 엄청 오른다죠?”

“하하하, 대화와 거래를 하면서 저희도 계속 성장하는 거 같습니다.”

“아~ 저도 거기 주식 좀 사고 싶은데, 우리 회사는 협력업체 상장 주식은 거래 금지여서요.”

대기업 사원이 거래하는 협력사 중소기업 주식을 사는 것은 하지 않는게 암묵의 룰이었다.

특히 일부 금융계 대기업의 경우는 아예 징계 해고 사유까지 될 수 있어 감사팀이 뜨는데, 그래도 몇몇 대기업은 암암리에 간부급이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화그룹은 이런 면에서는 칼같은 곳.

김 차장은 아쉽다는 듯이 말했지만, 진욱에게 있어 그건 아성사료 주가가 굉장히 올라 대기업들도 눈독을 들인다는 것이었다.

“63빌딩 아쿠아리움도 봤지만, 여긴 진짜 그 이상이네요?”

“여의도 그곳의 다섯 배 규모입니다.”

“우와~.”

“특히 흰돌고래 쇼가 유명합니다.”

현재까진 국내에서 유일한 흰돌고래를 소유했고, 이후에도 듀공, 바이칼물범, 홍귀상어 등의 각종 희귀한 동물들도 가득했다.

화려한 조명 속에 아쿠아리움의 모습은 정말 황홀했고, 그 안에 입점한 아성 아쿠아리움 카페는 그중에서도 알짜였다.

큐브 어항 속에 화려한 조명으로 꾸민 열대어와 금붕어가 가득했고, 몇몇 아이는 카페 내에서 방방 뛰며 부모가 기념사진을 찍어 줬다.

“좋군요.”

“대화리조트에서 아성사료의 테마카페들의 매출이 좋은 편입니다. 저희야 믿고 맡길 수 있죠.”

“저희는 언제나 기대에 부응합니다.”

“네, 그래서 말입니다. 이번에 하 이사님을 부른 건 추가 사료 납품 때문입니다.”

“네?”

김 차장은 진욱에게 사료 거래안에 대해 내밀었다.

지난번 아버지가 팩스를 통해 보내 줬는데, 그거 외에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니?

진욱은 무슨 일인가 싶어서 더 들어보기로 했다.

“이곳은 다른 아쿠아리움보다 희귀 동물이 많이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또한 아쿠아리움이라고 전부 다 물고기만 있는 것도 아니죠. 거북이 종류, 카피바라, 수달, 아나콘다, 라쿤 등이 있습니다.”

대형 아쿠아리움의 특징인데, 단순 수족관이 아니라 소형 동물들을 실내에 배치하는 경우였다.

“사실 뱀 종류야 살아 있는 먹이만 먹여야 해서 사육사들이 해결한다지만, 다른 종류가 문제입니다.”

“그렇군요.”

“특히 포유류하고, 파충류의 동물들은 캐나다나 독일 등에서 사료를 직수입해서 먹이는데, 이게 부담이 너무 크다는 말이 위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저희가 할게…….”

“네, 이번에 여수 아쿠아리움 사료 납품을 좀 요청하고 싶습니다.”

“으으음.”

대기업 의뢰 건이라 꽤 큰돈을 벌 수는 있겠지만, 이제껏 시도 안 해 본 영역이었다.

“지금 관리 자문으로 전남대 수산대학의 이길호 교수님 말로는 생사료에 배합사료를 혼합해서 먹일 것을 말했습니다. 그래서 어쨌건 저희는 따라야 할 수 밖에 없어요.”

“네, 무슨 말인지 잘 알겠습니다.”

“아성사료의 소형 포유류와 파충류 납품. 가능하시겠습니까?”

“네, 한번 해 보겠습니다. 일정을 정확히 조율할 수 있을까요?”

“하하, 그럼 저희도 팀장님에게 말씀 드리고, 정식으로 팩스를 아성사료에 보내겠습니다.”

사료납품 계약건은 진욱이 전문이니 이번에도 부탁한다면서 일거리를 준 대화리조트.

그리고 진욱은 이게 다 아성사료 성장에 경험치가 되는 일이니 기꺼이 하기로 했다.

이야기를 마친 뒤로 진욱은 김 차장에게 부탁해 아쿠아리움 여수의 대화리조트의 숙소 이용권을 받아 며칠간 머물기로 했다.

“일단 아버지에게 얘기는 했고, 지난번 배합사료 쪽 업체들 알고계신 분들 많으니까 거길 통해서 연구개발을 하면 될 텐데…….”

유럽과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아쿠아리움 전용 고급 사료의 국산화.

성공만 한다면 대화리조트뿐만 아니라 로타나 코엑스, 라이프시 같이 다른 대형 아쿠아리움도 운영비 절감을 위해 국산 사료 납품을 요청할 것이다.

진욱은 그것을 잘 알고 있기에 아쿠아리움을 천천히 돌면서 일단 살펴보기로 했다.

“어디 보자. 먹이 주는 시간에 맞췄으니…….”

아쿠아리움 내에서 사육사들이 잠수복을 입고 먹이를 주는 타임에 맞춰 그곳을 돌 때, 진욱은 모든 것을 휴대폰 사진으로 담아 놨다.

거북이들이 먹는 과립형으로 주는 사료, 이구아나의 큰 알곡형 사료, 그리고 라쿤 또한 배합사료와 과일을 섞어 먹고 있었다.

진욱은 그것을 모두 담으며 실시간으로 인터넷 검색을 해 봤고, 습성에 대해서도 링크를 저장한 다음 하나하나 따져 봤다.

그때 진욱은 아쿠아리움 안에서 젊은 커플을 바라보고 흠칫했다.

남녀가 평일에 맞춰서 한산한 시간대에 같이 움직이고 있었는데 여자쪽이 키 큰 남자에게 안겨 있는 모습에서 뭔가 익숙함을 느꼈다.

“어디서 본 사람 같은데…….”

진욱이 좀 더 가까이 와서 슬며시 바라봤을대, 애정 행각을 하던 드레스 차림의 여성은 진욱을 보고서 순간 눈이 커졌다.

“어머!”

“응?!”

진욱은 그녀를 보고서 놀랐고, 그녀 역시도 황급히 얼굴을 가렸다.

“뭐야, 누나가 여기 왜 있어?”

“지, 진욱아. 그게…….”

황당하게도 서울에 있을 줄 알았던 큰누나 진미가 여수에 와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그것도 웬 남자랑 같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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