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65화 (65/200)

65화 준비했으니 터지세요!

진욱은 독일 공장에서 받은 기술 이전으로 부산 공장을 꾸미고 있었다.

“이번에 들여온 동결건조장비고, 이건 펠릿 기계, 그리고 식품건조기입니다.”

“이거, 저희 회사와 똑같은 제품이군요. 그렇다면 제조공정이 편할 것 같습니다.”

기술 이전을 위해 6개월간 특별 파견으로 온 기술자 라우라 그라프 이사.

50세의 여성으로, 과거 홍콩과 상하이 국제 반려동물 박람회 부스전도 기획해서 아시아쪽 시장을 잘 아는 인물이라고 했다.

“독일제가 확실히 비싸긴 해요. 이거 한 대가 20만 달러더군요.”

“하지만 그만큼 신뢰성이 있죠. 우리 나라여서가 아니라 이 제품은 정말 잘 만들었어요.”

카이젤 인더스트리라고, 유럽에서는 제법 네임드에 최근 중국 베이징에 진출하고 한국과 일본 시장도 노리는 회사인데, 독일제 기계를 두고서 한국 엔지니어들과 대략적인 정비에 대한 기술을 전수해 주고 있었다.

‘기계에 엔지니어에, 기술 이전 연구원에 전부 다 해서 확실히 하이리스크긴 해.’

신규 공장 하나를 사실상 진욱이 전권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었다.

2012년을 준비하며, 진욱은 일단 식품가공기능사 자격증이 있는 아성사료의 과장급 간부들을 내려오게 했고, 다행히 고향이 이쪽인 직원들이 몇몇 내려왔다.

“잘 부탁드립니다. 파트장님.”

“네~ 그래도 이사님이 계시니까 여기도 본사만큼 뜨겠네요?”

유쾌한 목소리로 말하는 김선태 파트장.

그는 아성사료에 입사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주변 중소기업 공장 일대의 픽서(해결사) 역할을 하는 사람이었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은 작은 규모의 소공장들은 생산 라인을 컨트롤하고, 물량을 제 시간 내에 뽑아내는 유능한 생산관리직이 많이 필요했는데 김선태가 그쪽의 전문가로 단기 계약으로 여기저기 공장에 소방수로 다니던 커리어의 사람이었다.

“원래 이 동네가 고향이라고 하셨죠?”

“정확히는 기장이요. 부산 내에서도 촌이에요.”

“하하, 그래도 앞으로는 주말마다 내려가시는 게 아니라 여기서 출퇴근이 되실 게 아닙니까?”

거기에 따른 유류비 지원이야 당연히 하는 거고 중요한 건 이쪽 사람들을 통해서 첫 생산부터 관리직들이 필요했다.

애초에 이곳 부산공장은 얼룩말과 타조 등의 그동안 아성사료 내에서 시도 안 했던 재료로 동결건조 사료 생산 라인 파트.

그러니 앞으로도 이쪽 공장은 특별하게 운용될 것이다.

“저는 이곳에서 수제 간식 라인도 관리하면서 부산 내 직업교육 파트도 맡아야 해요. 여러모로 공장은 김 파트장님에게 맡기겠습니다.”

“예잇~ 걱정하지 마십쇼!”

40대 중후반의 아재가 젊은 사장 아들에게 경례를 하는 제스처를 하며 유쾌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진욱은 새로 고용할 직원들도 아성펫푸드 본부장이 맡으면서 공장과 대리점의 시스템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그렇게 준비는 다 마친 상황에서 독일인 기술자, 독일인 엔지니어, 부산출신 생산관리자, 현지고용 본부장에 사장 아들이 모여서 작업을 시작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 * *

[XXX로 사료를 만들 수 있다?]

[아성사료 SNS 이벤트! 이번 신작 동결건조는 과연 어떤 고기로 만들까요? 추첨을 통해 상금과 우리 아이를 위한 신제품을 드리겠습니다.]

2012년 SNS 마케팅으로 진욱이 물꼬를 틔웠다.

얼룩말이라는 동물 하면, 동물의 왕국에서 사자나 하이에나 사냥감으로 생각하는 동물.

아니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원의 마스코트 정도였다.

애초에 ‘얼룩말을 먹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었고, 그런 상황에서 이 질문에 대해 SNS 구독자들은 상당한 관심을 가졌다.

“어디 보자~ 별거별거 다 나오네.”

강아지나 고양이를 기르는 반려인구 사이에서 아성사료는 특이한 마케팅에 연예인 아이즈를 앞세운 공격적인 전략으로 인지도가 꾸준히 오르고 있었다.

거기에서 이번의 퀴즈쇼에 SNS를 통한 퀴즈에는 많은 예비 고객들이 답을 보냈다.

“칠면조에, 타조에, 염소에… 캥거루? 이건 또 뭐야~.”

생각 못했던 신박한 고기 재료들에 진욱은 차 안에서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걸 참았다.

그리고 그 정답의 고기를 확인하기 위해 부산 세관에 왔을 때, 그곳에는 미리 기다렸던 거래처 사람들도 와 있었다.

“하진욱 씨?”

“아, 네! 경남도시공사에서 오셨습니까?”

“네, 경남주파크의 이정문이라고 합니다.”

명함을 보니 동물영양사로 사료조리실 소속의 사람이었다.

위에서 계약은 했지만, 전문가가 직접 와서 품질을 확인하러 온 것 이었다.

“세관에서 축산물 가공육으로 조사를 했고 통과됐습니다. 한번 같이 확인하실까요?”

“네, 좋습니다. 같이 가시죠.”

진욱은 이정문 사육사와 같이 세관에 보관하고 있는 얼룩말을 확인하러 향했다.

“아프리카 쪽에 이런 전문 고기 업체들이 많더군요. 보츠와나, 나미비아 등의 인접 국가에서도 남아공으로 보내 거기서 고기를 도축해서 부산으로 보내는 시스템입니다.”

“아, 그렇군요. 성분 분석을 했을 때 일반적인 소고기보다 단백질 함유는 높으면서 지방은 적어 한번 시범으로 공급해 보려고 합니다.”

“네~ 부디 호랑이나 사자가 좋아해서 계속 거래가 됐으면 좋겠네요.”

진욱은 축산물 검역실에 보관되어 있는 컨테이너를 세관 직원을 통해 열었고, 그 안에서 차가운 공기와 함께 보관된 고기들이 드러났다.

진공포장 처리된 얼룩말 고기는 간, 폐, 심장 등의 내장류와 살코기로 나뉘어 있었다.

진욱이 말한대로 살코기에 하얀 지방기가 거의 없는 새빨간 고기를 확인한 경남도시공사 측은 수입 위생 조건을 준수한 검역증명서를 받았다.

“이게 검역증명서고 이건 수입신고증입니다.”

“흐으음, 네. 확인했습니다.”

경남주파크쪽은 이걸 위에 보고하기 위해 팩스로 보내고, 진욱 역시도 트럭을 준비해서 이것들을 가져가 사료로 제조할 준비를 했다.

둘 다 물건을 확인한 뒤로 악수를 했고, 이제 부산항에 들어온 얼룩말 고기를 야무지게 이용하기 위해 각자 움직였다.

그리고 진욱은 아성사료 신제품 발표를 위해 퀴즈쇼에 상금을 대폭 올렸다.

할 수만 있다면 어디 IT 회사들처럼 프레젠테이션 하면서 전시장에 크게 올리고 싶었지만, 아성사료의 규모상 그게 안되니 그저 온라인 마케팅으로 주력할 수밖에 없었다.

* * *

그리고 2012년 새해에 아성사료의 새 제품은 발표되자마자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반려 동물 사료 말고기 대장균 파동, 그 이후… 얼룩말을 가져온 한 회사]

[아프리카 사바나의 얼룩말, 반려견의 그릇에 담긴다.]

[얼룩말 고기로 만든 사료,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까? 사상 공장에서 시작하는 특별한 도전.]

일단 부산 지역 언론을 통해서 밑밥을 깐 뒤로 메이저 신문사나 방송사가 이 떡밥을 물 때까지 유튜브와 SNS를 통해 계속 영상을 올렸다.

[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 이시간에는 아성사료의 신제품. 얼룩말 사료를 소개합니다!]

퀴즈 마케팅을 통해서 얼룩말을 정답으로 쓴 고객은 상당수가 있었고, 그들을 위해서 개당 2만 원인 동결건조 사료를 통 크게 배포했었다.

어차피 초반 마케팅으로 그 정도의 물량은 예상해 두고 있었고, 지금의 방송을 통해서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도 만들었다.

[음, 먼저 이 사료에 대해서는 지난 슈투트가르트 국제 애완동물 용품 박람회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진욱은 그때 다녀와서 찍은 영상들과 사진에 대해서 공개했고, 하나하나를 올리면서 제조 공정에 대한 자료들도 올렸다.

독일에서 거래처와 악수를 하는 사진, 부산에 들여온 동결건조기와 식품건조기, 펠렛 기계 등을 도입하며 설치하는 과정.

그리고 200% 깨끗한 공장 속에서 철저한 검역에서 이뤄지는 깔끔한 제조공방.

특히 대장균 이슈로 인해서 습식 사료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이 상당한 순간 이뤄진 신제품의 등장은 이목을 집중하기 충분했다.

[일단 여기에 있는 재료들은 얼룩말로 이뤄진 고기, 그리고 단호박, 당근, 케일에 연어 오일로 만들어진 동물과 식물, 생선이 모두 들어간 제품입니다.]

그리고 주사위 모양으로 된 동결사료 하나를 미온수에 담아서 물에 살살 개어 준비된 강아지들에게 주자 꼬리를 흔들어 대면서 허겁지겁 먹어 대는 모습이 보였다.

[이번 제품은 얼룩말 고기를 베이스로 만들어져 소고기에 비해 지방이 1/10이나 줄었습니다. 게다가 고단백 식품에 글루텐 프리 제품으로 알레르기가 있는 강아지들도 자연스럽게 먹을 수 있습니다.]

진욱이 성분에 대해 하나하나 올려 주면서 제품 광고를 했고, 출시일에 대해 공지했다.

[아성사료의 얼룩말 펫푸드는 부산에서 첫 판매를 시작합니다. 전국에 퍼질 때까지 모두모두 기대해 주세요!]

두 손을 흔들면서 방송이 끝난 다음, 진욱은 2월 1일에 발표할 제품을 위해서 부산 공장을 풀가동시켰다.

“파트장님. 잘되고 계신가요?”

“만드는 거는 빵꾸 안 나고 잘되고 있어요. 근데 이만큼 팔릴지가 모르겠네요?”

톤 단위로 얼룩말 고기를 잔뜩 사와서 경남주파크에 판매한 물량 빼고는 전부 아성사료의 물건이었다.

게다가 공장 기계들도 독일제에 기술 이전 연구원과 엔지니어까지 대동해서 상당한 금액에 추가 직원 고용까지해서 진짜 엄청난 예산을 쓴 상황이었다.

만약 여기서 얼룩말 사료가 매출을 못 올리면 그 손해는 전부 진욱이 책임을 지게 됐다.

“문제없습니다. 이건 100% 대박나요.”

“아이고, 그랬으면 좋겠는데, 얼룩말로 만든다는 거는 영 생소해서…….”

처음에야 특이하다고 사람들이 살 수 있겠지만, 과연 그 유행이 SNS를 통한 반짝으로 끝날지, 아니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인지는 모를 상황이었다.

그리고 진욱이 약속한 2월 1일이 되었을 때, 부산 일대의 펫푸드 대리점들은 얼룩말 제품을 가지고 잔뜩 기대하고 있었다.

* * *

당일이 되었을 때, 진욱은 공장 사무실 안에서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었다.

실시간검색어에는 ‘얼룩말 사료’와 ‘아성사료’에 관련된 검색어가 계속 뜨고 있었고, 포털 사이트와 연계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서는 관련 자료와 인증샷에 대해 나왔다.

그리고 천천히 기다리고 있을 때, 가장 먼저 연락이 온 곳이 있었다.

“네, 여보세요?”

[이사님! 여기 아성펫푸드 부산본점입니다.]

“네~ 어떻게 됐나요?”

[지금 얼룩말 뼈 수제 간식하고, 동결건조 사료 추가로 물량 부탁드립니다.]

판매 개시한 지 4시간만에 들어온 매진 행렬이었다.

진욱은 피식 웃으면서 바로 추가 물량 보내겠다고, 김 파트장에게 연락했다.

뒤이어서 남은 두 곳에서도 연락이 계속 왔다.

[이사님! 대박입니다. 해운대점 제품 완판입니다!]

[이사님! 사상점 물건 오자마자 나가고 있습니다. 지금 다른 물건도 잘 팔리는데 얼룩말 사료를 계속 요구하는데 추가 물량 지금 가능합니까?]

“…하하하… 하하하하하하!!!!”

진욱은 실시간으로 대리점 세 곳이 실시간으로 매진 행렬을 보면서 추가 물량이 연달아 투입되고, 밤 10시 마감 시간까지 매진이 반복된 상황에 사무실 안에서 홀로 미친 듯이 웃었다.

200그램에 2만 원 하는 가격은 문제될 게 없었고, 오늘 하루 사 간 고객들이 실시간으로 올리며 인증 릴레이를 했을 때, 본사에서 아버지의 연락이 연달아 왔다.

거기에 이어 몬스터티켓이나 갤럭시아 백화점까지 담당 MD가 ‘신제품 판매 논의해 보자.’라고 납품 요청이 나왔을 때, 진욱은 이건 10루타짜리 사업이라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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