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57화 (57/200)

57- 반려동물 시장에 진심인 사람.

아성사료가 안심캔 사업으로 고양이 사료 시장에 폭탄을 터트렸다.

이후 중소기업에게 선점을 빼앗긴 다른 사료 대기업들이 황급히 달려들었지만, 그들이 급하게 생산라인을 잡고 신제품에 대한 식약청 인증을 받을때까지 걸리는 시간.

그동안은 아성사료의 세상이었다.

물론 그것은 짧은 기간이었고 뒤이어 외국계 펫푸드 업체들이 달려들었다.

특히 한국마쓰모토는 겨우 숨을 돌린 상황에서 일본 본사에서 개발한 안심 캔 습식사료를 발명해내서 한국 생산 설비에 투입했다.

물론 지금은 대지진 여파로 파괴된 공장하고,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유출 사태로 완전히 박살 난 이미지부터 복구해야겠지만 말이다.

“이대로 유지했으면 정말 바랄게 없었는데, 아쉽게 됐네.”

상만이 매출표를 보면서 아쉬운지 입맛을 다시자 진욱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아니요. 매진 행렬로 일단 아성사료의 존재감은 보여준 겁니다. 인사로는 충분하죠.”

분기 하나로 계속되는 매진 릴레이에 한때의 유행을 선도한 모습을 보여줬으니, 이제부터는 질적으로 향상을 하면서 마케팅을 다른 쪽으로 할 때다.

“새 제품 개발해낸 다음에는 연예인 CF쪽으로 가려고 합니다.”

“흐음~ 오랜만에 다시 TV광고 들어가는 거야?”

“네~ 일단 아성사료의 대한 이름을 고객들에게 계속 각인시켜야 하니까요.”

연간 4천만 캔 판매 예상이 무리수였다는 것이 드러났고, 그 뒤로 추가 공장 증설 없이 계속 질적 향상과 마케팅에만 신경을 썼다.

이 이사 일행 역시도 공장 인수안이 무산된 이후로는 진욱이 제안한 질적 향상에 대해서 예산 운용을 하면서 제품 개발 투자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그래도 좋게 끝났다.”

“뭐, 고용된 임원분들이니까 크게 충돌할 것도 없죠.”

이정열을 포함해 코스닥 상장 이후에 영입된 인물들은 다들 대기업에서 과장이니 차장이니 하다가 사퇴 이후에 영입된 사람들.

그들에게 있어선 고용된 돈값으로 회사를 성장시켜야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대기업 내에서 팀 단위로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은 중소기업 내에서 영혼까지 끌어모아 예산 굴리는 것을 무슨 ‘큰 결단’으로 생각하며 제안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런 것을 커트 시키는 권한은 이사회 통해서 회의하는 대기업보다 그냥 사장이 NO하면 끝나는 중소기업의 스타일에 적응 못 하는 것도 있고 말이다.

“아무튼 이번에 고양이 습식 사료는 이대로 생산량만 유지하면 될 겁니다.”

“으음, 그래. 이후로 제일식품에서 건식사료 위탁생산이 들어왔으니 그쪽을 통해서 만드는 것도 설비를 정리해야겠어.”

“네, 그쪽은 공장장 쪽에서 하겠죠.”

진욱은 생산량에 대해서는 현상 유지를 아버지가 잘해주실 거라 믿고 바로 광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얼마 후.

광고를 알아보기 위해 ‘제일광고’쪽에서 의뢰했던 상만은 명단을 두고서 진욱과 이야기를 했다.

“요새 연예인들 뭐 이렇게 광고비가 비싼지 모르겠어.”

“얼마나 하길래요?”

“4억에서 5억은 될거라고 하잖냐?”

“그거··· 앞으로 이야기 생각하면 그렇게 비싼 건 아니네요.”

연예인 섭외 CF비용이 그 정도라면 충분히 회사 내에서 진행할 만했다.

하지만 상만은 영 탐탁지 않은 지 광고대행사에서 추천받은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뭔 고등학교 다니는 가수한테 4억이나 부르는 게 말이야.”

“누군데 그렇게 달라고 하는데요?”

“그 뭐냐, TV에 가끔 나오던 애인데 노래 3단 고음인가? 하는 애던데?”

“···누구요?”

진욱은 아버지가 말한 4억 원 몸값의 고등학생 가수 이야기를 듣자 바로 다시 물었다.

그리고 이야기를 들은 순간 바로 아버지에게 외쳤다.

“아니! 걔가 4억이라면 당장에 계약해야죠!”

“응, 왜? 그렇게 유명한 애야?”

“말이라고 하십니까? 엄청난 기회인데!!!”

상만은 어리둥절 하면서도 일단 제일광고가 제안한 그 모델을 쓰기로 했다.

여전히 광고비 너무 비싼 거 같다며 툴툴거리긴 해도, 아들이 저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니 확실히 유명하긴 한가보다며 중얼거리면서 말이다.

***

“자~ 다시 한 번 촬영 들어갑니다!”

“네~”

고양이를 안으면서 바닥에 놓인 고양이 캔을 따면서 스푼으로 떠서 먹이는 짧은 CF.

광고 모델은 고등학생의 나이로 데뷔해서 현재 대세 아이돌로 유명한 소녀 ‘아이즈’였다.

“싸게 잘했어···. 확실히 이쁘긴 하네.”

3단 고음 가창력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소녀는 작년의 히트곡 이후로 소속사에서 이제 막 CF와 행사 등으로 스케줄이 잡혀 있었다.

상만은 비싸다고 했지만, 당시 몸값으로 연 4억 정도면 캐스팅 할 수 있다는 말에 진욱은 더 볼 것도 없이 바로 계약했다.

그렇게 해서 촬영지에 온 진욱은 톱 아이돌의 광고를 유심히 살펴봤다.

[우리 아이 좋아하는 펫푸드! 안전하게 개봉하고 한입 앙♥]

광고 모델의 대사에 맞춰 고양이가 한 스푼 뜬 습식사료를 넙죽 받아먹었다.

지난번 강아지 수제간식 PPL때도 그렇고, 진욱이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한 결과 광고를 찍을 때마다 강아지나 고양이나 모두 맛나게 먹었다.

“컷! 오케이~ 됐습니다!”

CF감독의 오케이 싸인에 모두들 안도했고, 생각 이상으로 잘 나온 광고에 진욱은 손뼉을 쳤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아, 이사님!”

이번 광고를 기획했던 진욱의 등장에 스태프들과 감독이 인사했고, 아이즈 역시도 고양이를 안고 있다가 눈이 마주쳐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이지현씨죠? 생각보다 더 이쁘시네요.”

“아··· 감사합니다!”

싹싹하게 진욱 앞에서 인사하는 고등학생 아이돌 소녀를 보고 진욱 역시 미소를 지으면서 그녀의 품에 안긴 고양이를 바라봤다.

“반려동물 좋아하시나 보네요?”

“네. 저 동물 좋아해요. 고양이도 좋지만 집에 강아지도 키우거든요.”

“오! 마침 잘됐네, 자매품 광고는 강아지 수제간식하고 사료인데요.”

“어머, 정말요?”

강아지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는 아이즈, 이지현은 품 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더니 사진 파일을 열어서 진욱에게 보여줬다.

“저기, 이게 저희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거든요? 미쿠라고요.”

“오~ 말티즈?”

“네. 얘도 수제 간식 좋아해요.”

그러면서 지현이 가방에 있는 수제 간식들을 보여주자 진욱은 이 친구가 진짜 광고 의뢰해준 회사를 상당히 배려해주면서 우수 고객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하, 원래 강아지 사료는 남자배우 섭외하려고 했는데, 이거 같이 해도 되겠는데?”

“네? 정말요?”

추가 CF 이야기에 눈을 반짝이는 지현을 본 진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추가 계약을 그녀의 소속사와 광고대행사를 통해 이야기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아버지를 통해 내친김에 10억 채워서 투자하자고 연락하자 ‘걔가 대체 뭐라고!’라고 소리를 쳤지만, 진욱의 강한 의지에 통과가 됐다.

이후 그 광고는 그녀의 팬덤은 물론이고, 아성사료의 인지도를 한층 더 올려주는 신의 한 수가 되었다.

***

아성사료 시가총액이 1천억을 넘고, 연말 내에 1500억까지는 문제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번에 아이즈 광고 진욱이 네가 픽한거지?”

“응~ 그렇지. 우리 전속모델.”

오랜만에 집에 와서 식사하는 누나 진영은 그 이야기에 고개를 저었다.

“걔가 그렇게 유명한 애야? 귀엽긴 하더라.”

원숙의 말에 진영이 대답했다.

“나는 걔 완전 애기 같던데, 남자애들은 좋다고 난리더라고.”

“그래도 광고 효과가 좋긴 하더라고.”

상만의 말에 진욱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싼 게 아니라니까요. 앞으로 걔는 연 20억을 불러도 캐스팅 힘들거에요.”

“어우~ 그 몸값이면 광고 안 찍고 말지.”

“그때쯤 되면 아성사료 규모도 더 커져 있겠죠.”

진욱은 아버지에게 그런데 돈 아까워하지 말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식사가 끝난 뒤로 디저트로 과일을 먹을 때, 가족들끼리 모여 사업 이야기가 오갔다.

“진영이 옷 사업이 요새 수익이 많이 떨어졌더라?”

상만의 말에 진영은 한숨을 팍팍 쉬면서 지금의 상황에 대해 사장이자 아버지에게 말했다.

“매출은 할인으로 유지되는데 뭔가 성장세가 없어요.”

“3년 밖에 안 됐는데 벌써?”

당시 우후죽순 생겨나던 인터넷쇼핑몰 시장에서 반려동물 옷으로 지금까지 매출 유지한 거면 평타는 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지만, 신경쓰이는 건 사실이었다.

“뭔가 방법이 없을까 모르겠네.”

진영이 머리를 긁적거릴 때 진욱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이참에 공모전 같은거 하는게 어때?”

“공모전?”

진영이 고개를 갸웃 거릴 때, 진욱은 이쯤되서 생각한 것을 말했다.

“강아지 의류 디자인 공모전을 하는거야. 그리고 옷 뿐만이 아니라 가방 같은것도 공모를 받자고.”

“가방? 그건 또 뭐야? 개하고 가방이 무슨 상관인데?”

상만의 물음에 진욱이 대답하려는 순간 진영이 먼저 말했다.

“케이스 가방 말하는거구나?”

“어, 맞아!”

역시나 강아지 의류 쪽으로 디자인을 하다보니 그쪽 관련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조사를 해 본 진영이었다.

그리고 두 남매가 스마트폰으로 직접 검색을 해서 아버지에게 보여줬다.

등에 메는 가방에 소형 견종이나 고양이들을 데리고 다닐 수 있었고, 서양에서도 막 인기를 누리는 제품이었다.

“아빠, 요새는 이동식 철장 케이스가 스트레스 받는다고 이렇게 다니는 경우가 있어.”

“그리고 디자인 공모를 통해 쓰는거니 마케팅도 될수 있고, 아성사료 내에서 의류사업 디자인도 할 수 있을 겁니다.”

“흐으음.”

상만은 그 제안에 대해서 잠시 생각했다.

“그러면 기획서 한 번 만들어봐.”

안 그래도 아성사료 내에서 진영이 담당하는 반려동물 의류 사업은 매출은 꾸준하지만, 수익이 점점 줄어들어서 뭔가 해법이 필요했다.

게다가 다른 것도 아니고 딸아이가 손대고 있는 사업인데 어느 정도의 푸쉬는 필요했다.

사장님의 허락이 떨어졌으니 이제 해결해야 할 것은 진영과 진욱의 몫이었다.

“도와줄거지?”

진영이 진욱을 보면서 피식 웃자 진욱은 손가락으로 동전 모양을 만들었다.

“보너스 있으면.”

“오케이. 잘 되면 네 지분도 간다.”

비즈니스를 통해서 움직인다고 하니 진욱은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진영과 진욱은 본격적으로 반려동물 제품 공모전 준비를 했다.

“상금에다가 상품 판매권은 우리쪽으로 하고, 거기에 라이선스 비용에 대해서 말해야겠지.”

“직원 고용 혜택도 줄까?”

“그래도 되는데, 지금의 아성사료가 메리트가 있을지는 모르겠네. 일단은 디자인 대상을 통해서 커리어로 만들 수 있게는 해줘야 할 텐데.”

일단 공모전에 대해서 진욱이 생각해야 할 것은 높은 상금, 특허와 저작권, 그리고 전국적으로 알릴 수 있는 마케팅 능력이었다.

“몬스터 티켓 쪽에다가 소셜 마케팅 한번 이야기 해 볼게.”

“어, 그래. 거기 할인 때문에 매출은 그래도 유지 되더라.”

진영은 거기에 대해서 고개를 끄덕였고, 진욱이 한 가지 더 요청했다.

“한 가지 필요한 게 있어.”

“뭔데?”

“해외 제품을 표절하는 게 안 생기게 국내외를 전부 총괄할 수 있는 심사위원.”

“그거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어. 안 그래도 공모전을 한다면 그런거 다 따져야 하니까.”

“그리고 말이지.”

“또 뭐?”

진욱은 오랜만에 자신의 장기를 한 번 써 보기로 했다.

“이 사업으로 국가 지원 한 번 받아보자.”

“···뭐?”

바야흐로 다시 한 번 국가예산을 지원 받을 때가 왔다고 자신감을 보이는 진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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