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48화 (48/200)

48- 더 이상 끌거 있어? 진행하자!

소셜 커머스의 효과는 굉장했다.

“이모님들! 추가 물량 들어왔습니다! 오늘 다들 야근 좀 하셔야겠어요.”

“어머나, 또요?”

“벌써 다섯 번째 매진입니다! 이모님들 조금만 더 힘내주세요! 대신 이번에 추가수당 잔뜩 드릴게요!”

진욱은 싱글벙글한 얼굴로 수제 간식 제조 파트의 제조업 이모님들에게 추가 물량 생산을 의뢰했다.

거기에 맞춰서 아성사료의 거래업체들 또한 다급하게 오리 목뼈, 상어 연골, 돼지등뼈 등의 수많은 원자재를 차에 실어 왔고, 그것들이 오자마자 진욱이 달려와 품질확인서를 체크한 다음 바로 세척해서 공장에 올렸다.

“자~ 추가분 왔으니까 마음껏 만드시면 됩니다.”

“아이고, 이거 다 만드려면 며칠 걸리겠네.”

“일단 야간조도 준비하고 있으니까 다들 마무리만 잘 지어주세요.”

공장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핏물을 빼낸 뼈들이 나와서 각종 재료와 같이 뒤섞여서 건조기로 향했고, 지금 온 것들이 다시 깨끗한 물에 들어갔다.

그날은 6시 정시 퇴근을 넘어서 밤 10시가 조금 지나서 수량을 맞췄다.

그리고 뒤늦게 찾아온 야간조 직원들은 주간조 생산이 그렇게나 오래 걸렸냐면서 깜짝 놀랐다.

공장의 전기와 물이 마를 새가 없는 나날이었다.

***

“3교대도 빡빡하네요. 수량 못 맞춰서 계속 시간이 어긋나요.”

“원래 수량 많을 때는 그래. 그거 맞추는게 진짜 공장 관리지.”

몬스터티켓과 대화유통과의 거래.

소셜 커머스와 백화점 납품이 한꺼번에 겹친 이유로 공장에 야전침대 깔아놓고 살다시피 하는 진욱이었다.

그런 아들을 보고서 상만은 전력으로 서포트를 해줬다.

확실히 첨단 기술에 대해서는 몰라도 공장의 생산라인 유지하는 것은 짬밥이었다.

진욱의 수제간식 공장이 힘들어질 때면 파견특근수당을 줘서 사료 생산직 인원을 투입해서 도와줬고, 여기에 맞춰 공장 단기 아르바이트로 젊은 친구들을 부르고 버스 하나를 대절해서 생산라인 펑크 위기 때마다 적절하게 메꿔나가고 있었다.

진욱 역시 작업복을 입고 들어가 부족한 손을 도왔고, 직접 나와서 같이 만들었고 간간이 같이 사진도 찍으며 먼 훗날 써먹을 용도로 만들었다.

그렇게 아침이 되어서 이번 물량도 소화해 냈을 때, 그동안 쌓인 피로로 인해 씻지도 못하고 쓰러지듯 잠든 진욱이었다.

몇 시간 못 자고서 눈을 뜬 진욱은 이번에 납품한 제품을 두고서 통화를 했다.

[하 팀장, 이번에 우리 몬스터티켓에서 별점제를 썼는데요. 얌 푸드가 4.71점이에요.]

“아, 높은거죠?”

[하하하하! 그야 당연하지! 5점 만점에 4.71이라니까요?]

그 와중에 또 별점 테러라도 있는가 싶어서 진욱 또한 자신의 아이폰으로 몬티 앱에 들어가서 하나하나 리뷰를 살펴봤다.

‘강아지들이 좋아한다.’, ‘괜찮은데 양이 좀 적은 거 같다.’, ‘이걸 먹이고 계속 흰 변을 싸는데 잘못된거 아니냐?’, ‘밥을 안 먹고 간식만 찾는다.’ 등등의 다양한 리뷰가 있었다.

“흐으음.”

일단 일희일비 할 것은 아니지만, 소셜 커머스의 효과는 굉장했다.

일단 할인한 만큼 물량이 엄청나져서 기존보다 판매량이 3배 이상 늘어났다.

물론 수익은 여기저기 나눠먹긴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전체적인 파이가 굉장히 커져서 아성사료의 수제 간식 자체가 브랜드화 되어서 알려졌다.

거기에 소셜 커머스의 마케팅으로 수제 간식을 일정 금액 구매 시, 사당의 애견 카페 이용권과 신촌의 아쿠아리움 카페 입장권에 대한 할인까지 결합하자 그쪽 역시도 추가 인원이 필요하다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리고 거기에 추천해준 다른쪽도 지금 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와~ 죽겠다. 진짜! 200벌 추가 생산이라니!]

“개당 얼마씩 받는데?”

[원래 4만원에 내놨는데 3만 2천160원.]

“160원은 또 뭐야···.”

[그래도 점점 매출 오르니까 좋긴 하네? 공장 쪽은 얼마든지 더 만들 수 있다고 좋아하더라.]

누나 진영의 애견 옷 사업도 소셜 커머스 붐을 따라 날개돋힌 듯이 팔려나가고 있었다.

특히 SNS 시대에서 애견 옷 사업은 굉장한 주목을 받았고,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각자 사진을 찍어 ‘천하제일 우리 강아지 사진대회’라는 릴레이가 이어질 정도로 사업이 번창했다.

진욱은 쌍끌이로 성장하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서 몸이 고달파도 그저 미소가 지어졌다.

진욱은 통화를 마친 뒤로 사무실에 올라가 기지개를 켰다.

“진영이가 뭐래? 그쪽도 아주 바쁘다고 하더만.”

“네~ 같은 옷 200벌 주문받아서 협력 공장에 오더 내린대요.”

“아이고, 걔도 고생이다. 진짜~”

그래도 딸이 사업하는 게 잘 나간다는 말에 그저 흡족한 상만이었다.

“사장님, 이따가 상록점에서 만든 백화점 납품 제품 샘플 가져온다고 하는데 같이 보시죠?”

“아, 그거? 그래. 그것도 최종적으로 체크 해야지.”

지난번 대화그룹 아쿠아리움 협상을 하면서 갤럭시아 백화점에 수제간식을 납품하게 된 아성사료.

거기에서 그쪽 MD의 오더에 맞춰서 ‘적어도 3만원 이상의 고급 포장 제품을 만들어달라.’라는 말에 오더를 내린 진욱이었다.

‘포장 몇 개 추가하는데 이걸 이렇게 비싸게 받아도 되는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대형 유통매장의 납품은 품질도 품질이지만, 고급화와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저녁이 돼서 상록점에서 온 지점장 아줌마와 진성이 와서 외주 포장을 맡긴 제품을 가져왔다.

“사장님, 이렇게 포장 샘플을 받아왔는데 어떠세요?”

“제가 아니라 이분이 사장님···.”

“어머, 죄송합니다!”

“하하하, 아닙니다. 이 놈이 작은사장이긴 하죠.”

아성 펫푸드의 직원들 중에선 아직도 상만이 아니라 진욱을 보고 사장님이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상만은 ‘작은 사장’이라고 말해주며 껄껄 웃고는 외주를 받은 갤럭시아 납품 제품을 살폈다.

“A형하고 B형인데, 각각 3만원 5만원에 맞춰 포장한 겁니다.”

“이것도 그 상록시 취업센터 공방에서 만든거죠?”

“네. 거기서 포장 공방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지금 지점장을 포함해 대리점의 주부 사원들 역시도 상록시의 주민센터 공방에서 배우고 온 사람들이었다.

사실 모두가 같은 동네, 같은 아파트, 같은 지역의 사람들이다 보니 입소문을 타고서 필요한 사업을 입소문으로 충당하는 거래.

“아이구~ 이거 무슨 고급 과자 세트 같네?”

그래도 주민센터 지원으로 제작한 공방에서 만든 포장치고는 제법 그럴 듯 했다.

게다가 이 납품 역시 상록시가 보증을 해줘서 지역 내 사회적 기업으로 아성사료와 같이 갤럭시아에 납품을 하니 시장까지도 나와서 추진한 사업이라고 한다.

기업 지원이야 뭐··· 말할 것도 없고.

“5만원 짜리 디자인은 괜찮은데, 3만원 짜리는···.”

“그래서 이거 디자인을 다르게 포장할수 있다고 하는데 어떤가요?”

상록 지점장이 내미는 소책자를 보자 지금의 분홍색과 하늘색 박스 말고도 갖가지 색과 무늬가 가득한 포장박스가 있었다.

“이건 다 같이 결정하죠. 사장님, 어떻게 보십니까?”

“음? 나는 뭐 다 좋은데··· 흐음, 다양하게도 있구만. 똑같은 가격선에서 바꾸는 건가?”

“네, 거기 공방에서는 그렇다고 해요.”

“진성이 너도 와서 한 번 봐라. 어떤게 좋을지 말이야.”

“하하, 저는 이 5만원 짜리 디자인을 밀었는데요. 다른 것을 고른다면···.”

아성 사료 내에 사장, 사장 아들, 사장 조카가 같이 보면서 어느쪽 디자인이 좋을까 토론하던 중 5만원짜리 상품은 진성이 선택하고, 아버지도  좋아하니 한 지금의 원안으로 가기로 했다.

단 3만원 포장 세트는 전국 지점에 있는 판매직원에게 메일을 보내서 투표하기로 했다.

그렇게 디자인에 대한 것도 채택이 된 다음 그날 저녁에는 가족끼리 모이는 회식을 하기로 했다.

***

“자~ 이렇게까지 하니까 이제는 말할때가 됐구만.”

“네?”

“숙부님? 그게 무슨···?”

진욱과 진성의 어리둥절할 때, 상만은 소주를 탁 비우면서 그동안 구상했던 계획을 말했다.

“연말에 하려던 상장. 더 빨리 될 거 같다.”

“진짜요?!”

“어, 벌써 상장이 가능합니까?”

진욱이 지난번 이야기 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빨라진 일이었다.

상만은 지금까지의 아성사료에 대한 이야기를 둘에게 말해줬다.

“이번에 진욱이가 알려준 그 중기청 밑에 중소벤처진흥공단, 거기서 IPO(기업공개) 자문 파트에서 말했는데, 4분기가 아니라 3분기에도 가능하다고 이야기가 나왔다.”

“오···.”

2010년 초, 진욱이 소개해준 중기청 산하의 중소기업 상장 지원 혜택을 받으라고 했는데, 그 업무 처리가 빨리 진행된거 같았다.

“상장예비심사 통과가 그렇게 빨랐어요?”

“아 그렇다니까? 게다가 웃긴게 뭔지 아냐? 수수료도 뭐 지원 받을거 같다.”

상만의 말에 진욱은 웃음을 겨우 참았다.

주가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를 할 때 수수료가 코스피 500만원에, 코스닥은 100만원 남짓인데 사실 의미 없는 금액이긴 했다.

상장 준비할 기업이 겨우 그 돈이 없어서 못 하겠는가?

“와, 드디어 상장이군요.”

“일단 기업공개 이후 지분 분배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진성이 너는 어떠냐?”

“사실 저도 지금 사료 사업 하면서 같이 하는 게 좋긴 합니다만···.”

“무슨 소리야? 같이 가는 거 아니었어?”

진성은 진욱의 물음에 작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우리도 그 건설사 상장 준비하느라고 아버지가 부르셔서. 다녀와야 될 것 같아.”

“···아!”

아성사료 뿐만 아니라 상표권을 가지고 큰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아성저축은행과 아성-제우 산업개발에 관련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에 아버지가 지주회사도 생각하신다고 해서. 그것도 도와야 해.”

“아, 그쪽도 바쁘겠구만.”

“그래도 내 도움 필요하면 언제든 도울게.”

진성의 말에 상만은 웃으면서 말했다.

“어차피 지분은 다 분배하게 돼 있어. 형님이 그동안 아성사료에 투자하신 것도 크고, 이제는 다 같이 아성 그룹화가 될 테니 말이다.”

“!”

허름한 시골 공장의 기업명이 브랜드화 되더니 이제는 상장 이후 기업 집단을 준비하고 있었다.

지금이야 중소기업 상장이지만, 코스닥을 넘어서 코스피로 진출한다면 진짜 중견기업으로 오르고, 준대기업에 가고, 대기업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된 진욱이었다.

“그리고 진욱이 너도 준비해.”

“응? 뭐를?”

“우리쪽 상장할 때 네 지분도 있으니까.”

“!”

아성사료가 상장해서 큰집에 지분이 가고, 아성저축은행과 아성산업개발, 그리고 큰아버지가 준비한다는 지주회사 주)아성 프로젝트가 성공한다면 역시 진욱에게도 지분이 와서 중역으로 올라간다는 말이었다.

‘가족같은 경영이구만.’

큰집과 자기 집이 서로 뭉쳐서 아성이란 이름하에서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진욱은 뭐든지 자신이 넘쳤다.

***

아성사료의 상장예비심사는 매우 수월하게 통과됐다.

FM적으로 따진다면 상장예비심사가 끝난 뒤로 주식시장 상장은 6개월 안에 끝나야 하는데 거기까지 질질 끌 필요도 없었다.

첫 거래량은 사료제조회사 치고는 굉장히 기록적이라는 평가를 경제지에서 받았다.

그리고 진욱의 앞으로 온 지분은 100억이 약간 안되는 금액.

이것으로 주)아성사료가 만들어졌고, 진욱은 이제 등기 이사로써 좀 더 폭 넓게 움직일 수 있었다.

물론 그 전에 펫푸드와 테마카페에 대한 계열분리도 따로 이뤄지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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