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44화 (44/200)

44- 동물카페는 강아지로 안 끝나요.

진욱은 부모님과 같이 나들이를 나왔다.

“뭐야? 오늘도 생선 보는 거냐?”

“이 사람은? 생선이 뭐에요? 생선이···.”

서울에 위치한 아쿠아리움에 도착한 상만 일행은 아들이 운전한 차에서 내리면서 안내했다.

“지난번엔 63빌딩 수족관이더니, 오늘은 또 코엑스야?”

“네, 보러 갈게 많아서요.”

진욱은 부모님을 안내하면서 티켓도 3장 뽑은 다음 안내했다.

부모님은 아들이 초대해준 아쿠아리움 안으로 들어가 그 안에서 하나하나 들어가 사진을 찍어댔다.

“어머, 예쁘다.”

“흐음, 흠! 뭐, 63빌딩때보다 볼거리가 많긴 하네?”

“이럴 때 부모님들 데이트도 하시는 거죠.”

진욱의 안내에 부모님은 이런 자리에서 오붓하게 다니면서 노년의 데이트를 즐겼다.

2시간에 걸쳐서 수많은 종류의 물고기 등을 보면서 식사는 코엑스에 있는 양식점에서 스테이크를 썰었다.

“그래서, 물고기 계속 보여주는게 이걸로도 뭘 하려고?”

“네, 뭐 구상은 하고 있어요.”

“흐음, 뭐려나?”

사업 이야기가 나오자 어머니는 빙긋 웃으면서 스테이크를 썰었고, 상만과 진욱은 요새 공장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수산연구소 납품 이후로, 배합사료 잘 만들어지잖아요.”

“그렇지. 하청 공장 여러개 인수하니, 덕분에 생산라인 여유가 생겼어.”

지난번 2공장을 짓기 전 물량을 맞추기 위해 큰아버지의 저축은행에서 대금을 못 맞춰 부도 처리한 공장들을 인수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덕분에 국가기관이나 제일식품등에 납품은 납품대로 하면서 동물 카페나 펫푸드 대리점 등에서 남는 물량을 파는 것도 아주 잘 팔리고 있었다.

“다음 사업은 아쿠아리움이에요.”

“뭐? 야 그건 너무 비싸잖아?”

요사이 테마파크로 아쿠아리움을 다닌다는게 사업 때문이라고 했는데, 스케일이 너무 컸다.

진욱은 그 상황에서 아버지에게 천천히 말했다.

“카페 형식으로 만들거에요.”

“뭐?”

진욱은 가방에서 서류를 꺼내 구상하고 있는 아쿠라리움 카페에 대해서 소개했다.

상만은 그것을 천천히 읽어봤고, 하나하나 설명을 시작했다.

“랜드마크 식으로 서울에 한 곳 놓은 다음에 계속 관리할 거예요.”

“이건 그 애견카페 말고 따로 하는 거냐?”

“네, 이것도 테마 카페처럼 만들건데, 예산은 15억 정도 들 거에요.”

“어이구···.”

“대부분은 내부 인테리어랑 물질에 필요한 거죠.”

2010년 이후로 프랜차이즈 카페가 우후죽순 생겨날 때였다.

대기업들도 앞다투어 골목 상권이라고 할 수 있는 커피숍 사업에 몰두했고, 이 상황에서 진욱은 색다른 테마카페를 만들어서 캐쉬카우로 만들어내려 하고 있었다.

“예산은 얼마나 필요한데?”

“8억까지는 제가 부담할 수 있어요.”

“어머~ 우리 아들 엄청 부자네?”

그동안 주식이다 해외 선물이다 이것 저것 하면서 개인재산을 착실히 불려나가고 있었고, 이미 판교에 2억원 어치 땅과 추가 융자도 가능하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 사업 끝나는 대로··· 아마 내년이면 아성사료의 상장이 끝나겠죠?”

“더 빠를 수도 있어.”

“그럼 더 좋은 일이죠.”

아성사료의 상장.

그것은 집안 모두가 바라는 일이었고, 진욱에게 있어서도 독립 법인을 만들어 운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앞으로 전문 경영인도 영입해야 하고, 너도 이사 자리 하나 가져야지.”

진욱에게 있어 직함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은 오직 아성이라는 이름을 끌어올려 대기업으로 만드는 거였고, 코스닥 상장은 그 첫 발일 뿐이었다.

‘일단 아성사료 상장 예상 시가총액이 800억 정도라니까 흐름은 괜찮아. 그리고 5천억 이상이 중견기업 기준이니까 유예기간 있기 전에 펫푸드 사업을 계열 분리하고···.’

그 동안 상장하면서 돈을 대준 큰집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수익 배분이 될 테고, 쌍끌이로 아성산업개발과 저축은행까지 상장한 다음 지주회사를 만들면 진정한 ‘아성그룹’이 만들어질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흐름을 잘 타고 있으니 10년 안에 끝낼 수 있는 것이었다.

“일단은 알았다. 나중에 예산 편성할테니 지금은 아들이 사 준 스테이크나 먹자!”

“네, 그래요. 아버지.”

넉살좋게 말하는 아들을 보고서 상만은 그 철부지가 이렇게 커서 회사 자체를 바꿔버렸다며 흐뭇해했다.

***

“물질이라는 것도 은근히 재밌구만.”

진욱은 신촌에 입주한 상가에서 아쿠라리움에 필요한 공부를 마치고서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었다.

짧은 기간 동안 청계천 열대어 시장 등을 살피고, 종류별로 공부를 한 다음, 실제 열대어나 금붕어 소모임 등에 참여해서 가격대비 볼거리로 만들 수 있는 관상어들을 하나하나 연구했다.

그리고 그들의 관리를 위해서 집에서 직접 어항을 사다가 키워보고, 그것을 꾸며보기까지 했다.

덕분에 진욱의 집 안은 수족관을 방불할 정도로 큐브 어항들이 넘쳐났고, 그것을 두고서 아성사료에서 가져온 어분 사료를 먹여 보면서 그것에 대한 상품 문제도 준비했다.

“열대어와 금붕어 전용으로 작게 팔아서 만드는 거에요.”

“흐음, 하긴 그냥 지금처럼 파는 것 보다는 그것도 좋긴 하겠네?”

아성에서 개발한 배합사료를 관상어 먹이는 용도로 만들어서 50그램에 5천원 정도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었고, 이것에 대해서도 신나라 마트 쪽과 납품을 논의했다.

거기에 맞춰서 아성의 아쿠아리움 카페는 청년들의 핫플레이스인 신촌에서 오픈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자, 불 켭니다. 하나··· 둘···셋!”

딸깍!

진욱이 손가락을 튕긴 순간 불이 켜지면서 아성 아쿠아리움 카페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와아-”

“어머나~”

“진짜 예쁘다···.”

카페로 치기엔 약간 어두웠지만, 각종 HD 조명을 통해서 잘 꾸며진 아쿠아리움이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실내 네온사인이 가득한 곳에서 우아하게 움직이는 열대어와 금붕어, 담수어. 그리고 작은 거북이 등의 어항도 따로 꾸몄다.

그리고 수초와 산호등으로 꾸며진 분위기는 데이트 코스로 쓰기에 제격이었다.

“미친, 여긴 진짜 분위기 대박이다.”

애견카페때는 시큰둥했지만, 돈이 된다는 것을 뒤늦게 인정한 누나 진영.

하지만 이번 아쿠아리움 카페는 그냥 내부 인테리어만 보고서 연인들 데이트 코스로는 정말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여기도 카운터에서 이렇게 팝니다.”

아성사료에서 생산한 제품들을 애완 관상어 용으로 만들어서 카운터에서 파니 단순 커피만 마시고 사진을 찍는 거 이상으로 수익이 날 것이다.

그리고 이번에 진욱이 만든 것도 대박이었다.

***

“네? 광고요?”

[어, 그래. 이번에 후배가 모닝쇼를 맡았는데, 이색 커피숍에 대한 취재거든?]

오랜만에 연락한 SBC의 차 PD가 진욱의 애견카페와 아쿠아리움 카페 취재를 나오고 싶다고 요청한 것이었다.

진욱은 마다할 게 없었고, 가상광고 관련으로 TV에 나오는 것만 해결하면 오히려 땡큐였다.

[진욱이 너는 알까 모르겠네?]

“뭐가요?”

[네가 신촌에 만든 그 물고기 카페에 연예인들이 다녀가서 인증샷 올리더라.]

“네?”

[잘 만들었다고 난리야. 특히 여배우들이 몰래 오더라고.]

“아, 알았으면 싸인이라도 걸어놓는건데.”

보통 잘나가는 가게에 있으면 카운터 근처에 연예인들이 다녀간 싸인하고 사진을 찍어 붙여놓는게 좋은 홍보거리가 된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말을 들었으니 진욱에게 있어서는 호재였다.

그렇지 않아도 SNS가 활성화 되는 시대에 공식 계정을 만들어서 입소문을 유도했는데, 이건 아주 큰 건이었다.

“일단 촬영은 매니저들에게 이야기 해 둘게요. 대신 잘 나와야 합니다?”

[아이고, 그거야 당연한거고!]

진욱은 통화를 마친 다음 바로 주먹을 불끈 쥐면서 주변에서 자신을 도와준다며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바로 1층으로 내려와 그 사실을 알리자 부모님 역시도 입이 귀에 걸려 아들을 와락 끌어안아줬다.

***

[안녕하세요? 출발 모닝의 정민정입니다.]

[출발 모닝의 김우주입니다.]

[네, 처음으로 소개드릴 것은 최근 1인 가구에서 늘어나고 있는 카페에 대해서인데요? 단순 커피를 마시는 것을 넘어서 다양하고 이색적인 카페들을 찾아봤습니다. 내부를 아쿠아리움으로 개조하거나, 반려동물을 같이 대동하며 만남의 장소가 되는 곳들인데요? 한 번 알아보시죠.]

아나운서의 설명에 이어서 성우가 나레이션을 하고, 진욱이 만든 동물 테마 카페가 나오자 아성사료 사무실 내에서 TV로 모두가 그것을 지켜봤다.

실시간으로 중계를 하면서 이거 녹화라도 해야 되는거 아니냐고 너스레를 떠는 상만.

그리고 김 부장, 유 차장 할 것 없이 진욱을 보면서 연신 대단하다며 엄지를 들었다.

[하진욱(A 카페 대표): 네, 저희는 늘어나는 반려동물과 공존하는 가구들을 두고 그들과 같이 할 수 있는 테마 카페를 구상했었습니다.]

“어, 나온다! 나와!”

진욱이 인터뷰를 하면서 카페를 소개하자 상만이 신이나서 외쳤고, 조용히 방송을 같이 보던 진욱도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방송은 딱 15분 정도의 소개였지만, 효과는 굉장했다.

포털사이트에 아성의 동물 카페를 검색하자 실시간 SNS로 거기가 어디냐면서 페이스북이고, 트위터고 할 것 없이 문의하는 사람들이 장난 아니었다.

진욱은 사료회사와 그곳을 소개하는 테마 카페라는 두 사업을 공존시키며 매출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 홍보는 단순 일반 소비자에서 끝나지 않았다.

***

[RRRR- RRRRR-]

“네, 아성사료입니다. 네, 넷?!”

이 대리가 전화를 받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바로 전화 돌리겠습니다.”

그러면서 상만에게 전화를 돌렸을 때, 납품 건에 대한 연락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진욱은 누구한테 연락이 왔길래 저렇게 분위기가 달아올랐나 싶어서 슬며시 귀를 열었다.

“아이고, 네! 당연히 가능하죠! 일단 저희 공장에 한 번 방문해 주시겠습니까? 네, 네~ 수요일 좋습니다! 그럼 그때에 맞춰서 저희 모두 기다리겠습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연신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을 보아 아성사료에 납품할 수 있는 큰 손이 나왔나 보다.

진욱은 조용히 기다리면서 아버지가 통화를 끝낼때까지 기다렸고, 마침내 수화기를 내려놓은 상만을 향해 조용히 일어났다.

“아니, 어디 전화길래 그렇게 감사하다고···.”

“이야앗!!!! 으하하하하하!!!”

“!?”

별안간 만세를 하면서 크게 뿜는 상만을 보고서 진욱 뿐만 아니라 모두의 눈이 돌아갔다.

“뭐에요?”

“큰손 떴다! 대기업 납품 또 하게 됐어?”

“네?”

“어머!”

“사장님, 정말입니까?”

부장이고, 과장이고 대리고 할 것 없이 대기업 납품이라는 말에 환호하는 직원들.

그리고 진욱이 다가올 때, 상만은 그의 두 손을 꼭 잡고 말했다.

“대화그룹 날짜 잡혔다.”

“대화라면··· 그 63빌딩의 대화요?”

“그래, 그 대화!”

“거기서 사료를?”

“저번에 같이 갔던 63빌딩 아쿠아리움 있잖냐? 그거 대화리조트에서 운영하는 곳이거든.”

재계서열 7위의 대화그룹은 건설, 금융, 리조트, 군납 등에서 큰손인 곳이었다.

“그 대화에서 진욱이 네 아쿠아리움 카페랑 농수산부 자료 보고서 같이 일 좀 하잖다. 아쿠아리움 사료 납품 건이래!”

“오~ 대화에서!”

“63빌딩 아쿠아리움 하나가 아니야! 지금 제주도랑 일산 등에 새로운 지점을 만드는데 거기까지 전부 납품할 수 있을거다.”

적어도 5년짜리 계약은 된다는거고, 규모 또한 엄청날 것이다.

제일식품에 이어 대화그룹까지 납품을 하게 된 일은 엄청난 경사!

모두 진욱의 아이디어에 흥미를 가진 대기업의 거래 요청이었고, 덕분에 아성사료의 코스닥 상장은 더욱 더 빨리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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