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42화 (42/200)

42- 2010년 히트 준비.

인건비 문제를 해결한 뒤로 진욱은 다시 평범한 업무에 열중했다.

이대로만 계속 진행된다면 아성사료의 예산은 국가지원 절반에 큰집의 아성저축은행 융자로 지원.

그래서 매출 대비 수익은 사내 현금으로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물론 진욱이 단독으로 PF론으로 받은 융자 역시도 목 좋은 곳에 아성 펫푸드의 지점 확장과 그로 인한 수익으로 인해 꾸준히 갚아지고 있었다.

그렇게 성장한 아성사료는 진욱이 합류한지 2년만에 탄탄한 강소기업으로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앞으로 남은 것은 코스닥 상장, 그리고 캐쉬카우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어디보자, 지금의 사료로 현금 장사 할 만한 게 뭐가 있으려나?”

진욱은 해외 사이트의 원문까지 전부 읽어나가면서 사례를 찾기 시작했고, 국내 내에서도 아이디어가 뭐 없을지 찾아봤다.

‘원클릭 구매 오픈마켓.’, ‘동네 지점 찾는 GPS앱.’, ‘편의점 등의 소형 점포의 납품으로 골목 장사.’

그동안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건 맞았지만, 아직은 구상하기 힘든 것이었다.

진욱은 단기간에 가게를 만들어서 확 팔수 있는 것을 구상했고, 그 시간은 상당히 오래 걸렸다.

***

“여보, 요새 진욱이 무슨 일 있어요?”

원숙은 최근 들어 조용한 아들에 대해 걱정스러운 듯이 상만에게 물었다.

“음? 걔가 일이 있긴 뭐가 있어? 학교도 방학이라서 쉬고 있다더만.”

“아니, 그게요. 요새 어디 혼자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고, 집 안에서 컴퓨터만 만지는 게 뭐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래?”

상만은 혼자 있는 아들이 뭔가 또 구상하는 것 같아서 호기심을 느꼈다.

“직접 물어봐야겠구만.”

상만은 무릎에 앉은 강아지를 들어 소파로 보낸 다음 천천히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똑똑-

아들의 방을 노크하자 안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열려있어요.”

“짜식, 뭘 그렇게 하길래 안 열어주고···.”

덜컥-

문을 열고 들어오자 아들은 뭔지는 몰라도 컴퓨터 앞에서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주변에 어지럽게 쌓여있는 것들은 전부 뭔가를 계산하고 있던 노트들이었고,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이는 것은 인테리어에 관련된 자료였다.

“그래, 뭘 준비하길래 그렇게 방구석에 있는 거야?”

“차기 사업이요.”

“어디 보자.”

상만은 다가와서 아들이 보고 있는 모니터의 내용을 바라봤다.

그러자 진욱이 자리에서 일어나 아버지 편히 보시라고, 의자를 내밀었고 상만은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마우스를 집었다.

그리고 스크롤을 타고 내려갈수록 그의 얼굴이 계속 미묘하게 바뀌었다.

“이게 뭐야?”

“구상하고 있는 내용이요.”

“커피숍? 그것도 개들이랑 같이 다니는?”

일반음식점으로 분류된 커피숍, 약칭 카페.

그런 곳에서 각자의 반려견들을 데리고 들어와서 편하게 커피나 디저트를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카운터에는 아성사료에서 갓 나온 제품들도 살 수 있는 방식의 매장이었다.

약칭 ‘아성 펫카페’라고 돼 있는 사업을 두고서 상만의 미간이 점점 움직였다.

“개 데리고 하는 카페라고?”

“일단은 구상해봤는데, 확실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참~ 나~ 아주 별짓을 다 하는구나?”

그동안 아들이 입사한 이후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나 사업 아이템을 내놓아서 많은 지지를 해 줬었다.

하지만 이제는 깔끔하게 커피 마시는 자리에서 털이 풀풀 날리는 개들을 데리고 장사를 한다니?

다른 건 몰라도 이건 진짜로 힘들어 보였다.

“지금 이걸 통과시켜달라는 건 아니지?”

“일단은 계속 구상중이니까요.”

“이게 뭐 먹히겠냐? 커피숍에 동물이라니,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아버지, 이것 한 번 보시겠어요?”

진욱은 일단 해외의 사례를 가지고 아버지에게 보였다.

일단 맨 처음 보인 것은 고양이 카페였다.

“90년대부터 대만이나 일본에서 시작된 고양이 카페에요. 입장료를 받고서 거기서 커피를 마시고, 고양이들을 데리고 놀면서 카운터에서 파는 제품을 가지고 먹이주기 체험도 돼죠.”

“음~ 이건 TV에서 본 거 같아.”

“네, 그 뒤로 여기 라쿤 카페, 그리고 파충류 카페 등도 있어요.”

“사실상 동물원 체험학습 같은거구만?”

“아, 네. 다를 바 없긴 하죠.”

“근데 이건 고양이고, 개를 데리고 이걸 하겠다고? 어디서 구해오게? 요키 같은 애들 구한다고 가져올거냐?”

“아니요. 이건 자체적으로 개를 두는 곳이 아니에요.”

“뭐? 그러면?”

진욱은 일단 구상하고 있는 아성의 애견카페 내용에 대해 구상했다.

“일단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으로 그 지역별에 반려동물 인구를 확인 하고요, 강아지 키우는 사람들이 같이 대동해서 만남의 장소를 만드는 거에요.”

“흐으음···.”

“그리고 카운터에는 아성사료에서 만든 제품들을 전시해서 파는거죠. 그 자리에서 먹일 수도 있고, 효과가 좋으면 정기적으로 배송이 되는 유통 시스템도 만들고요.”

이것 역시도 2010년대 이후에는 흔치는 않아도 개를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플레이스였으나 지금 시작하기엔 확실히 빠른 내용이었다.

“근데 이렇게 하다가 개 데리고 온 애들끼리 쌈 나면 어쩌냐?”

상만은 어느새 진욱의 사업에 대해서 현실적인 질문을 했다.

일단 이렇게 동물 관련 사업을 한다면 그에 따른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법이다.

“나도 지금 개 몇 마리 키우지만, 옆집 개들하고도 싸우는 게 이놈들 성격 아니냐?”

“네, 그것도 위험한 케이스죠.”

과거의 삶 때는 신경 안 썼지만, 아성사료에서 일을 하면서 반려동물에 관한 자료를 긁어모으면서 지식을 계속 모으고 있는 진욱이었다.

그리고 동물 카페에서 위험성 때문에 추후에 생기는 맹견관리법 등은 2020년대에나 나올 이야기지만, 이전에 미리 선수를 치기로 했다.

“위험성이 있는 대형견에 대해서는 입마개를 쓸 수 있게 할 거예요.”

“이거, 그 사냥개들 주둥아리에 채우는 거 아니냐?”

“네~ 카페 내에 규칙으로 만드는거죠.”

거기에 안전거리 확보를 위해 줄을 채우고, 전문가에 대해서도 초빙하기로 했다.

“그리고 카운터를 보는 분들을 애견 훈련사들로 영입해 위험 상황에 상시 대비하는 거죠.”

“그런 사람들은 또 어디서 구해?”

“우리 이번에 제일하고 협상한 거요.”

“···뭐?”

진욱은 서랍에서 명함을 꺼내서 아버지에게 보였다.

[삼정문화재단 특수견 훈련센터.]

“···아!”

제일그룹하고 거래하면서 특수 목적 훈련견이 있는 재단에 양사 직원이 자원봉사를 하면서 교류를 하는 조건이 있었다.

그쪽 사람들이라면, 한국 내에서 아무리 위험한 개들이라도 능숙하게 다루는 전문가들.

진욱은 그쪽의 인맥을 통해서 전문가들을 영입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했다.

“후우~ 근데 말이다. 다 좋다 이거야.”

“네~”

“지난번에 직원 생산하느라 인건비 다 썼는데, 이 상황에서 이거를 한다고?”

“일단은 구상이 완성되야죠. 제대로 시작한다면 내년 2010년. 그리고 전문가 영입하는 돈은 제가 낼 수 있어요.”

“뭐?”

“큰아버지 은행에서 프로젝트 파이낸싱 했던 거 아직도 많이 남아있으니까요. 상가 임대까지도 가능합니다.”

그 옛날 금융법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는 흔히 ‘쩐주’라고 불리는 명동 사채업자들을 끼고 다니면서 자금을 융통하고 사업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도 바뀌었고, 아성이란 이름을 같이 공유하는 것으로 무한한 지원을 해 주고 있었다.

사실상 자금 운용에 있어서 아성사료는 보통의 중소기업이 아니었다.

아니, 탈법 사이를 오가면서 중견~준대기업 급의 지원을 받으면서 미친 듯이 사업 확장을 해낼 수 있었다.

“일단 이거는 고려는 해 보마.”

“네, 그러면 관련 법안하고 마케팅 준비는 계속할게요.”

“내년이라···.”

상만은 졸지에 진욱의 새 사업 이야기를 들은 다음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이번 건에 대해서는 일단 사업 관련 이야기를 나눈 다음에 앞으로의 이야기도 슬쩍 꺼냈다.

“아버지도 지금부터 준비하시고 계시죠?”

“음, 뭐가?”

“코스닥 상장이요.”

“흐으음···.”

다 쓰러져 가던 좋소 회사가 연달아서 국가 관련 입찰을 받아낸 뒤로 자체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대기업과의 교류도 하고 있다.

그 상황에서 이제 몇 번이나 실패했던 아성사료의 주식 상장에 대해 재도전을 하는 것이었다.

“아버지가 상장하시면, 지금까지 펫푸드하고 누나 펫드레스 사업, 여기 카페까지 해서 독립 법인 만들게요.”

“진성이랑 진영이도 그런다냐?”

“네, 일단 3년 기한 주고, 아성사료 상장하는 대로 다같이 합치기로 했어요.”

“그렇구만.”

아버지들 세대에서도 회사 성장시키는 사업 논의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IPO(기업공개) 자문은 어느쪽 알아보시는데요?”

“전문 투자자문사 쪽 알아보고 있는데, 이번에 증권사 쪽 정하려고 한다.”

“네, 그건 아버지가 잘 해주시겠지만 말이죠. 여기도 한 번 알아보세요.”

“음?”

일단 구상하고 있는 애견 카페에 관한 이야기는 끝이 났고, 기업공개의 주식 상장을 앞두고서 진욱은 또 하나의 정부 기관에 대해 소개했다.

“여긴 또 어디야?”

“중소기업 진흥공단이라고, 중기청 산하에 있는 공공기관이에요.”

“!”

중소기업청, 중소기업 유통센터에 이어서 이번에는 기업 주식 상장을 앞두고 새로운 정부 파트너를 소개하는 진욱이었다.

“본사가 여의도에 있는데, 이쪽도 증권맨들이 상당히 많은 곳이에요. 특히 기업간 협업사업이나 중소/벤처기업의 상장이나 주식 문제에 대한 자문도 하고 있죠.”

“치야~ 이런 곳도 있었구만.”

상만은 진욱의 조언을 들으면서 그 동안 나이 60가까이 된 상황에서 나라에서 이런 제도가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깊은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그동안 사업이라는 것은 성실하게만 하고 현상을 유지하면서 성장시키면 알아서 돈과 성공이 따라오는 줄 알았지만, 그것을 도와주는 존재들이 이렇게나 많았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됐다.

“참고로 여기는 중소기업 유통센터랑 같이 해외 수출 파트에 대한 산업기술 제휴도 해준다고 하니까 수출 생각하시면 지금부터 친하게 지내면 될 겁니다.”

“흐으음.”

“물론 내년 이야기겠지만, 지금부터 시작하면 빠르고 좋잖아요?”

“거 짜식, 진짜 머리가 지식창고야 지식창고!”

상만은 대견한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다가 이제는 나이가 든 녀석에게 그러면 안 되겠다는 듯, 등만 토닥여줬다.

“암튼 알겠다. 뭐 준비하는 지 알겠으니까 열심히 해 봐.”

“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네가 말한대로 제일식품에서 삼정재단 자원봉사 요청한것도 가야 하니, 그때 네가 대표로 나가.”

“용철 형님 생각하면 제가 가는게 낫겠네요.”

진욱은 방에서 아버지와 사업 논의를 또 하고서 기분 좋게 이 프로젝트를 계속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

그리고 시간이 흘러 한국에서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렇게 떡밥을 뿌렸던 스마트폰 ‘애플폰’이 KT를 통해서 11월 28일 정식 출시했다.

그리고 이전부터 규제가 풀려 더 이상 WIPI라는 시스템은 사라지고 와이파이가 활성화 되는 순간이었다.

진욱은 출시 이후 바로 구매했고, 일단 트위터와 페이스북부터 만들고서 모바일로 할 수 있는 ‘아성 펫푸드’에 대한 공식 계정을 열심히 교육받고 있는 내근직들과 같이 구상했다.

그리고 그렇게 원했던 2010년이 되고, 삼정그룹도 윈도우 모바일폰 사업 접고서 ‘갤럭시아 A’라는 스마트폰 시장의 고난의 행군 속에서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그리고 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하며, 진욱은 2009년 한 해 동안 아껴왔던 프로젝트들을 아낌없이 진행시키기로 했다.

이미 집안과도 약속했고, 이제부터 하는 일은 단독 법인으로 계열분리해서 자기가 하는 만큼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