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40화 (40/200)

40- 이거 무조껀 도움 돼!

진욱은 몇 날 며칠에 걸쳐서 아버지에게 아성 사료의 이름으로 투자할 리스트에 대해 설파했다.

어려운 게 많다!

한국 안에서 이런 게 되겠냐?

사장 아들이 이야기해도, 사장이 보수적으로 그것에 대한 리스크를 꺼려한다···.

진욱은 모든 것을 다 말해도 이해 못 하는 아버지를 향해 설파했다.

“아~ 아버지 그러니까요! 다시 말하자면 이게 무슨 이야기인게···”

그리고 아성사료 사장이자 그 아들의 조언을 들은 상만은 하나하나 들으면서도 잘 모르는 영역이라 주변에서 ‘혹시 이런 거 아냐?’라고 물어 물어서 정보를 찾아냈다.

그리고 상만이 늦은 나이에 컴퓨터에서 고스톱이나 바둑 두는 시간을 접고서 진욱이 말한 것 중을 찾았다.

그리고 1주일이 지난 다음에 진욱을 따로 불렀다.

“아이고··· 진욱아.”?

“예~ 왜 그러세요?”

“그래, 내가 한 번 네가 보낸 기획서 읽고서 관련 정보 좀 알아봤다. 컴퓨터 만지는 사장 애들 다 물어봤다고!”

“네~ 네~ 아버지? 어떻게 보셨나요?”

깐죽거리는 진욱의 말에도, 아버지인 상만은 그저 웃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지금의 사업은 성공의 각이 보이는 것이고, 아들이 먼저 그것에 대한 수익을 말했다.

이 상황에서 과연 꽉 막힌 마인드로 나이 빨로 무너트려 버릴 못난 아비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아! 그래 니새끼 그거···뭐냐 인터넷과 핸드폰 그렇게 말하길래 직접 알아 봤다고!”

“네~ 그렇죠?

“확실히 미국 시장이 빠르더만, 그 뭐야 애플폰? 그게 그렇게 인기라고 하던데 말이야.”

“네, 맞아요. 애플폰 지금 미국에서제일 많이 팔리죠. 저도 그쪽에 진성이형하고 같이 투자 좀 했어요.”

“니들 둘이? 거 짜식들, 돈 냄새는 귀신같이 맡네.”

진욱은 아버지 상만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 주면서 그 이야기를 스무스하게 넘겼다.

어차피 그걸 다 알고 말한다고 하더라도 달라질 것도 없으니까 말이다.

“아버지! 그러니까 투자는 멈추지 말아야 해요! 특히 아성 이름으로 IT쪽 사람들 계속 모으세요.”

“아니, 왜?

아마 2년 안에 한국에 진출해서 국내에서도 스마트폰 시대가 올 겁니다.”

“삼정전자도 이제 개발한다고 말이야. 그 앱? 그게 컴퓨터에 프로그램 까는거 하고 똑같은거지?”

“네, 맞아요. 그래서 차기 사업을 위해서 우리도 투자를 하자는 겁니다.”

“흐으으음.”

IT와 반려견 사료.

별로 상관이 없을 것 같지만, 미래를 위한 투자로 괜찮은 사업이었고, 그것을 모두 뭉쳐서 성장 시킬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보이는 진욱을 향해 상만은 결심했다.

“좋아! 한 번 투자해보자!”

“네, 감사합니다. 아버지!”

진욱은 그렇게 이번에도 아버지의 승낙을 받고서 일을 준비했다.

***

진욱이 기획안을 올리고 먼저 시작한 것은 아성사료의 이름으로 상록시 내 청년지원 사업에 대한 기증식이었다.

특히 지자체 산하에 있는 청년 배움센터를 지원했고, 그중에서도 제조업과 IT업 쪽에는 진욱의 조언을 받아 아낌없이 투자를 했다.

“사장님, 이번 기부 정말 잘 하신겁니다.”

평소에 자주 만나 술친구로 있는 김 과장과 악수한 상만은 진욱이 말한 그대로 김 과장에게 말했다.

“그러니까 있잖아요. 이번에 우리가 통합 시스템 관리가 필요하니까 그쪽 관련 취업생들을 준비했으면 좋겠어요.”

“네, 최근에 코딩이나 SI를 배우고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지역 내에 많이 있으니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네, 그래요. 좀 실한 친구들로 말이에요.”

“하하하, 걱정하지 마십시오.”

일단 IT에 관련된 전문가들을 상록시 취업지원센터와 협약해서 아성사료로 우수 인재를 받게 된다.

그리고 아성사료 뿐만 아니라, 아성저축은행과 아성-제우산업개발, 아성 펫푸드에 누나가 사당에서 운영하는 아성 펫드레스까지 모두 한 곳으로 뭉칠 수 있는 통합 시스템도 만들 준비를 했다.

***

그렇게 아버지를 통해서 이것저것 도움을 부탁드린 뒤로 진욱은 진성과 같이 수도권 일대를 돌았다.

그리고 아직은 허허벌판에 이제 막 산을 깎고, 땅을 다진 자리를 보면서 진성이 말했다.

“여기로 벤처기업 단지가 생긴다고 하잖아.”

“판교 신도시랑 벤처단지 이야기야 유명하지.”

진욱과 진성이 향한 곳은 판교테크노밸리의 1.2.3지구였다.

부동산에 관심 없던 상만 일가와 달리 큰집은 진성을 통해서 2000년대 초반 당시 2만원 남짓하던 땅을 800평 정도 구매한 상태였다.

“어떻게 요새도 싸게 나온 곳이 있으려나?”

“야이씨··· 싸기는? 뭘 생각하는지 몰라도 그 개발 사이 엄청 올랐어. 지금은 이쪽 대지 구매하려면 평당 50은 줘야 해.”

“평당 50만원···. 어우!”

생각 이상으로 비싼 동네였지만, 이곳이 ‘판교’라는 것을 떠올리면 그래도 거액을 투자할 가치는 있었다.

“그래도 완공되면 예상 지가가 350만원 대는 될 거야. 내가 생각해도 지금 사 놓으면 7~8배는 금방이다.”

“350 정도 오를 거라고?”

“어, 지금 부동산 경기 생각하면 그 정도일 거야.”

진성이 예상한 판교테크노밸리의 예상 땅값을 듣고서 진욱은 웃음을 겨우 참았다.

물론 진성 역시도 아버지를 도와 어렸을때부터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 대해 많이 알아 왔지만, 시대의 한계상 수도권 땅값 버블을 예상 못 하고 너무 저평가를 한 것이었다.

‘그래도 투자 안목은 좋은데, 여기 이 판교 땅을 고작 평당 350만 원대로 생각했다고?’

미래의 지식을 알고 있는 진욱은 순간적으로 ‘저기 나중에 평당 3500만원 넘는다!’라고 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했다.

어쨌건 그렇게 저평가를 한 땅을 보고서 진욱이 결심했다.

“좋아 결심했어!”

“얼마나 투자하려고?”

“일단은 2억!”

“!?”

“이쪽 동네 딱 2억원 어치 구매할게. 용도는 사무실 쪽으로.”

“어우, 세게 지르네?”

“뭐, 가진 거 생각하면 더 살 수도 있지만, 일단은 사용 가능한 현금 선에서 구매하려고. 혹시 일시불로 결제하면 부동산도 할인해 주려나?”

“하하하, 일단 알아볼게. 적어도 수도권 일대에서 우리가 모르는 부동산 사업자는 없으니까!”

진욱은 지난번 미국 서브 프라임 사태에 맞춘 리버스 펀드로 수십억의 돈을 만졌지만, 그건 자신과 가족의 사업을 위해 이곳저곳에 썼다.

그리고 남은 금액을 두고 10년을 지켜보며 부동산과 IT 관련 주식 투자에 대해 준비했다.

‘여긴 그야말로 조커야. 여기에다가 아성이 성장할 때 연구소나 사무소를 만들 수도 있고, 정말 급박한 상황에 팔아서 자금 융통을 할 수도 있어.’

진욱에게 있어선 어떻게 써도 확실하게 해결할 수 있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된 판교 땅이 될 것이다.

일단 아성사료에 대한 문제, 그리고 코스닥이건, 코스피건 주식 상장을 해결한 다음에 이야기였다.

몇 번이고 아버지나 사촌형, 누나에게 아버지 일 도운 다음에 같은 기업에서 분리한다고 말했으니, 이것은 개인사업만큼이나 키워야 할 회사 사업이었다.

***

“야, 그··· 니가 말한대로 얘기 했거든? 어떻게 찾는다고 찾았는데 얘들 괜찮냐?”

상만의 말에 진욱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아버지가 한 말을 제낀 상태에서 당당하게 말했다.

“자~! 솔직하게 말해보세요!”

“?!”

“여기서 청년지원 취업 프로그램으로 오신 분 들··· 그래 신경쓰지 말고 손!!!”

진욱이 말하자 눈치를 보던 수많은 젊은 친구들 중 하나하나 손을 드는 인간이 있었다.

거기에 대해서 ‘아, 왜 그래?’, ‘그거 손들면 잘려···.’ 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진욱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욱이 말하자 올라오는 손을 보고서 공무원 파워를 느꼈다.

진욱은 아버지가 상록 시라는 인구 70만이 넘는 동네에서, 아버지가 아성사료의 이름으로 설파한 청년 지원 자원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네, 여러분! 그래요! 여기 청년 취업에서 정말 좋은 분들을 골라낼라고 했습니다.”

IT노동자를 뽑아도 쉬은 인물만 뽑아도 되는 것.

하지만 진욱은 그 자리에서 확실하게 말했다.

“여러분! 여기 있는 전원, 다시 한번 저를 통해 면접을 보겠습니다. 그리고··· 통과하시는 분은 무조건 정직원 입니다!”

진욱이 자신만만하게 외친 말에 상만이 기겁하며 제지하려고 했지만, 저 밑의 상록시 청년 취업을 원하는 젊은 친구들은 모두가 다 환호했다!

***

“하 팀장, 인건비는 그냥 무시하고서 이럴 수 있어?”

“네?”

뻑적지근했던 상록시 지원의 청년 신입 직원이 끝난 상태에서 아성사료의 다른 간부들이 진욱을 붙잡았다.

“아니, 그러니까 하 팀장아··· 어쩌자고 전부 다 고용하려고 한 거야?”

아무리 사장 아들이라고 하지만, 이건 지금의 아성사료 체급에서 지나칠 정도의 인건비 낭비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아니, 상록시하고 이야기가 된 거거라니까요? 왜 그러십니까? 김 부장님?”

진욱이 사무적으로 김 부장에게 논하자 그는 한숨을 팍팍 쉬며 이야기했다.

“이거 봐! 인건비 무서운 걸 모르는 거야? 그것도 인사팀 다이렉트로 다 제끼고서!”

“아니, 부장님, 직원 고용에선 당연한게 아닌가요?”

“어, 그래! 말 잘했어! 근데 말야! 우리가 최저시급 다 맞추고 연봉 2천 밑에 애들 뽑는다 치자.”

“흐음~ 네에?”

“얌마! 그런 애들이 10명이면 2억이지? 그리고 100명이면?”

“흐음, 그럼 20억이네요?”

“어이구야! 그거 전부 다 맞춰 줄 수 있기 힘들어!”

김 부장은 현실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진욱이 기획서 하나로 지나치게 많은 인물을 뽑았다고 쫑코를 놨다.

“게다가··· 우리 생산직 뽑는 거나 사무직 경리를 가지고 말한 건데... 어디 대학 공대 나온 애들을 데리고서 고용했냐?”

“아, 부장님! 그건 이미 사장님과 이야기가 끝난 겁니다.”

“아니··· 그래, 알아··· 잘 하고 잇어··· 근데 이거 어쩌냐고? 잔뜩 고용하고 인건비도 높아지는데 심지어 생산직도 아니야!”

“!?”

진욱은 그 이야기를 듣고서 왜 그렇게 김 부장이 뭐라고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자신이 전생에 공무원이어서 FM적으로 ‘여기 이 사업에는 이런직원’, ‘이곳에는 관련자!’ 이렇게 뽑다보니 인건비도 많이 들지만 정작 삽 푼 뒤로 새 공장 나올 때까지는 막 구를 친구들이니 말이다.

진욱은 그 상황에서 고민할 것도 없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괜찮아요!”

“야, 농담 아니야!”

“아니요. 진짜로요.”

“!?”

진욱의 머리는 또 빛났다.

그리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었다.

이번에 청년지원으로 직원을 고용한 다음 그들에 대해서 야무지고 알차게 써먹을 수 있다.

그러니까 일단은 믿어달라면서 아버지에게 기획안을 통과시켰고, 뒤늦게 이런게 어딨냐며 물어보는 간부들과도 이야기를 다 마쳤다.

덕분에 이 일은 사장이 승낙했지만, 모든 것에 대해 진욱이 주도하면서 나갈 일이었다.

그리고 잘못된다고 하더라도 그 모든 것은 진욱이 지는 리스크, 성공도 실패도 모두 그의 몫이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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