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34화 (34/200)

34- 미리미리 대비.

펫푸드계의 거물이자 세계적인 기업인 마쓰모토 식품이 진출하는 것을 앞두고 진욱은 천천히 준비를 했다.

“안녕하세요. 신누리유통의 정민혁이라 합니다.”

“아성사료의 하진욱입니다.”

지난번 드라마 PPL 이후로 아성의 수제간식 얌푸드를 입점하는데 도와줬던 전임 장동영 MD가 떠나고 만난 정 차장.

그는 마트 내에서 반려동물 코너를 맡아서 관련 제품 관리에 대해서 매우 공을 들이는 사람이었다.

“전임이신 김 차장님은 고양이 간식쪽 위주셨고, 대부분 건식 사료였거든요? 저는 수제간식 파트를 좀 늘이려고 합니다.”

“네, 마침 저희 사업에 대해서 신제품이 많이 나오는지라 그쪽 납품에 대해서는 문제없을 겁니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마쓰모토 식품 납품으로 인해서 말이 많습니다.”

“네, 저희 또한 그쪽에 대비해서 새로운 제품이 계속 나올겁니다.”

YN과 합작이라 하고, 인수 합병으로 진출한 마쓰모토 식품.

그곳은 용인의 YN의 생산설비와 협력업체들을 이용해서 일본에서 들여오는 제품들을 생산하고, 그 기간동안 완제품을 수입해서 국내 매장에 납품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 이 상황에서 신나라 유통이 담당자가 바뀌면서 반려동물 관련 펫푸드 사업에 힘을 쓰는게, 납품문제로 마쓰모토와 결렬되고 다른 유통시장을 노린다고 한 거란 말도 사전에 들었다.

‘일단 여기서 신제품을 많이 올리고 매출이 오른 걸 확인해야 이쪽도 우릴 밀어주겠지.’

진욱은 그것을 생각하고서 계속되는 협상을 이어갔다.

“그리고 펫푸드 말고 신나라유통의 S마트에 애견 의류 사업에 대해서 말입니다.”

“아, 그거 그렇지 않아도 이야기 하려고 했어요.”

진욱은 자신의 아성 펫푸드 말고도 누나 진영이 운영하는 아성 펫드레스의 성장을 위해서 같이 움직이기로 했다.

성사만 된다면 수익 일부를 나눠 가지기로 했고, 마트에 자신의 디자인 옷이 납품된다는 것에 대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었다.

“샘플하고, 디자인 봤을 때 팀장님도 매우 만족해 하셨습니다. 특히 아성 펫드레스의 고객 만족도가 매우 높더군요.”

“하하하, 저희는 모든 제품을 진심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주문 제작 방식의 소규모 공방이라 들었는데, 대량 생산이 가능 하시겠습니까?”

아직까지는 진영이 직접 만드는지라 만들어봤자 그렇게 많은 양이 나올 수 없었다.

물론 그것을 위해서 진욱 역시 준비를 많이 했다.

“네, 지금 위탁생산을 할 수 있는 업체를 알아보고 있는데, 양산화가 된 제품 중에서 저희가 선별해 다시 샘플을 보내겠습니다.”

“좋습니다. 그럼 양산형 샘플 나오는대로 다시 이야기 하시고, 일단 얌푸드하고, ‘샤크 스틱’ 납품에 대한 단가 계약부터 진행하시죠.”

진욱과 장 차장은 협상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악수를 나누고서 좋은 거래를 만들었다.

***

“어우, 좀 세게 했다?”

“네, 기존의 생산라인에서 좀 오버하긴 했는데, 협력사들 합치면 충분히 감당 가능한 물량이에요.”

얌푸드와 샤크 스틱을 신나라 유통 산하의 S마트 110개 지점에 매달 납품.

총액 55억원 어치의 규모였고, 그 거래를 마치고 온 뒤로 환호했지만, 현실적인 생산 라인에 대해서 논의하는 상만과 진욱이었다.

“일단 증축 완료한 생산라인 전부 그쪽으로 돌리마.”

“그렇게 하면, 연어 사료하고 얌푸드 외에는 다른 건은 못 받겠네요.”

“어쩔 수 없지.”

일단은 대기업과 국가기관의 납품으로 두 건이 들어왔으니 모든 공장을 풀 가동해서 이쪽으로 돌리는 것이 우선순위였다.

“그리고 중기청 쪽에 또 알아본 게 있어요.”

“그래? 어떤 일인데?”

“진영 누나에 관한거요. 지금 만드는 강아지, 고양이 옷 있잖아요? 그것도 납품하는데 일부 지점에 시범 판매를 한데요.”

“아이고~ 진영이 바쁘겠네?”

“그래서 아버지 도움이 좀 필요해요.”

“뭐?”

진욱은 일단 자신이 움직일 것에 대해서 설명했다.

한편 한국마쓰모토의 수입 첫 물량은 신나라 유통과 라이벌 구도인 로타그룹과 손을 잡고 납품을 시작했다.

전국 90개 지점에 지주회사 ‘로타쇼핑’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에 걸쳐서 사업을 하는 다국적 기업 로타.

얌 푸드 역시 그쪽 MD와 협상을 하고, 납품을 생각했지만, 그쪽에서는 미리 얻은 마쓰모토의 납품건으로 인해서 아성사료 같은 중소기업의 제품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것 때문에 정신이 없어.”

“그 상황에서 우리 옷까지 신경써주니 고마워.”

“고맙기는, 나한테도 수익이 떨어지는 건인데.”

사당점에 들러 진영과 이야기를 하는 진욱은 현재 상황에 대해 말했다.

“일단 중기청을 통해서 합 작할 수 있는 공장을 찾아보고 있어.”

“중기청?”

“누나 홈쇼핑 사업하고, 사업자 지원을 받고 있었잖아?”

“응, 그렇지.”

“5인 이하의 영세기업 사업장에 대해서 생산라인 잡는거 중기청 지원 받는 중소기업 공장하고 같이 알선하면 같이 받을 수 있어.”

“그래?”

“5인 사업장에서 대량 생산 하는 공장 필요하면 중기청이 케어해주거든.”

과거 벤처기업 붐 때부터 있었던 제도로 OEM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그쪽에서 지원을 해주는 곳에 대해서 해결할 수 있었다.

물론 국가직에서 알려주는 공장이 시원찮을 경우 아버지에게 부탁한 상록시 산하의 공단에서 봉제공장을 선점해서 지자체를 통한 지원도 생각하고 있었다.

“일단은 그쪽 업체들 나오는대로 누나랑 나랑 각각 알아보고 어느쪽이 좋을지 찾아보자고.”

“그래, 선별은 내가 잘 아니까.”

일반 옷이 아니라 애견의류, 그 중에서도 봉제공장에서 품질 확인까지 진영이 선별하게 되고 그것을 최종적으로 신나라 유통에 MD에게 보여주고 품질 인증을 받으면 끝이었다.

“일단 이게 통과되야지 계속 할 수 있다고?”

“계속하다니 뭘?”

“마쓰모토 식품하고 붙는거 말이야.”

일단 돈 되는 쪽은 전부 도전하고, 끌어모아서 생산라인 확보와 공장 확장에 대해서 계속 투자를 해야 지금까지 성장한 사료사업을 이어갈 수 있다.

강력한 경쟁자가 나왔으니 이제 좀 더 빡세게 움직여야 한다고 다짐한 진욱이었고, 이번 건 해결하면 다음 사업도 진행할 거다.

***

[우리 집 강아지와 고양이의 선택! 아이들에게는 츄르펫!]

TV에서 나온 스틱형 습식사료 광고.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미치도록 환장하면서 장면의 CF.

그것에 대해서 로타 쇼핑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마쓰모토의 츄르펫은 엄청난 판매량을 보였다.

아성사료 역시도 마케팅을 아끼지 않았었다.

진욱의 주도로 신문 광고들을 올리고, 드라마 PPL도 꾸준히 하고 있으며, 이 당시에 가장 핫했던 마케팅.

파워블로거를 통한 제품 소개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미디어에 대한 노출도, 그리고 자본 규모 등을 생각하면 아성이 마쓰모토를 정면으로 상대하기에는 체급 차이가 너무 났다.

그 상황에서 모두가 마쓰모토를 이긴 다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단 한 명 진욱을 빼고는 말이다.

***

“이쪽 업체가 가장 좋은거 같아.”

중기청에서 추천한 봉제공장의 제품 목록 중 진영이 선별한 애견 옷을 선택했다.

“그럼, 여기로 샘플 세 벌 신나라에 보내고 전시 논의 한번 해 볼게.”

“그래, 협상이 잘 되야 될 텐데···.”

진영에게도, 진욱에게도 있어 이 사업은 이제 본격적으로 아성이 궤도에 오르는 거에 대한 분수령이 될 것이다.

“그래, 요새 하는 일들은 잘 되고?”

진욱은 오랜만에 큰아버지 상규와 진성을 만나 식사 자리를 가졌다.

고급 한우 정식집에서 잘 구워진 고기를 먹으며 하는 사업 이야기.

“지금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진영 누나 쪽도 S마트에 애견 의류 납품을 하게 됐어요.”

“허허, 그 기지배 제법이네?”

상규는 껄껄 웃으면서 소주를 따르고 셋이서 쭉 들이켰다.

“그 뭐냐, 지난번에 보여준 사업기획안 잘 받았다.”

“아, 네.”

진성도 알고 있었던 사업 기획안.

이제는 단순 유지가 아닌 엄연한 금융인의 대표이사로 있는 상규에게 아성저축은행을 통한 사업기획안을 제출한 상태였다.

그리고 모든 것을 다 확인했던 상규는 그것에 대해 하나하나 언급했다.

“상대가 그 마쓰모토인가 하는 곳이라며?”

“네, 식품 회사로 일본 내에서도 큰 기업이고, 애견 식품에서는 세계적인 곳입니다.”

“거, 개밥 제일 잘 만드는 놈들이란 거구만.”

여전히 펫푸드를 ‘개밥’이라고 운운하지만, 그것에 대해 돈이 된다는 것은 확실히 인식한 상규는 진욱을 보고 말했다.

“그런 거 돈이 필요하다면 내 개인적으로 지원해 줄수도 있는데 말이야.”

“아니요. 꼭 PF방식으로요.”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약칭 PF라고 불리는 대출 시스템으로 금융권에서 사업 계획을 보고 수익성과 리스크를 종합해서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상규의 말대로 사업 확장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면, 그냥 지원해줄 수도 있지만, 아성저축은행의 이름으로 PF를 통해 꼭 대출로 받겠다고 요청한 진욱의 기획이었다.

“이유가 뭐야?”

“아성이라는 브랜드를 위해서입니다.”

“흐으음.”

진욱은 상규 앞에서 천천히 상황에 대해 말했다.

“일단 아성저축은행에 대한 신문 광고가 다음에 나온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역 내에서 건설사 인수도 준비하시면서 자금 확충을 하신다고 하셨죠?”

“조만간 괜찮은 업체 하나 잡을 거야. 아성건설이 나오는 거지.”

“그 상황에서 아성사료 역시 아성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같이 알릴겁니다.”

기업 집단으로 아성이란 이름을 전국에 알리고, 거기에 펫푸드와 애견의류에 대한 마케팅은 신나라 유통의 S마트에서 전담해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아냈다.

물론 그 배경은 생각 이상으로 장 차장이 입점시킨 아성제 제품이 반려동물 코너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려서 마쓰모토와 로타마트 쪽과는 라이벌 구도가 된 배경이 있었다.

“저는 PF식으로 대출을 받고 그 자금으로 운용해도 확실히 수익성을 올릴 자신이 있습니다.”

“거 왜 그렇게 어려운 길을 걸을려고 하는지 모르겠구만, 사업이란건 적당히 좋은게 좋은건데 말이야.”

아무리 조카래도 이해가 안 될 행동이었지만, 일단은 PF건에 대해 승낙은 해 줬다.

그리고 사업 논의가 끝난 다음에 기분 좋은 식사 자리를 가지고서 돌아갈 수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먼저 취기가 오른 큰아버지를 대리운전기사 불러서 집까지 안전히 모신뒤로 진성은 진욱과 같이 2차를 준비했다.

2차로 가벼운 호프집에서 잔을 나눈 둘은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래서 나도 궁금하긴 했어. PF로 대출은 그렇다 치자고, 앞으로 마쓰모토를 상대하는데 어떻게 하려고?”

진성의 물음에 진욱은 피식 웃으면서 맥주를 들이켰다.

“뭐, 별거 있나? 물건 많이 팔면 되는거지.”

“그러니까 어떻게?”

“보통 경쟁을 할 때 상대 회사에 비해 우위를 점할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흐음, 폭탄 세일을 한다거나... 아니면, 신제품을 통해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올린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진욱은 그 상황에서 바로 답을 말했다.

“PF로 충당한 자금으로 유통 매장을 늘리고, 생산량도 더 높일거야.”

“되겠어?”

“물론!”

상어 연골 건 이후로 계속되는 자신감잉 가득한 진욱.

그리고 진성은 과연 이 녀석의 그 원론적인 이야기가 어떻게 이뤄질찌 기대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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