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28화 (28/200)

28- 배합사료 입찰 결과··· 떴냐?

얼마 후 국가에서는 상록시에서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던 상만에게 좋은 소식을 알렸다.

“네, 아이고 감사합니다. 그렇게 되었습니까? 알겠습니다.”

연신 감사를 표하면서 전화 통화를 마친 상만은 소파에 앉아 크게 웃었다.

“으하하하하!!! 내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

“여보, 정말 축하해요!”

환경부에서 아성사료를 향해 표창이 있을 거라는 이야기를 진욱을 통해 들은 뒤로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환경부에서 연락이 와서 장관추천으로 표창을 받는 다고 확정 연락이 왔다.

매년 17명의 추천자들 중에서 아성사료는 ‘자원환경 절약’, ‘친환경 사료 제조’로 인해 정책팀에서 강력 추천을 받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공은 바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들이 이룬 것이었다.

“진욱이 네 덕분에 장관 표창받게 생겼다.”

“회사가 잘 되고, 아버지도 명예를 이루시고, 다 잘됐어요.”

그야말로 혼자 다 했던 진욱의 활약이었지만, 표창은 아버지에게 넘기고 조용히 뒤에서 서포트를 할 뿐이었다.

지난날의 삶에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었던 화목한 가정, 그리고 부자간의 엄청난 케미.

그리고 이런 경사에 어머니는 가족들 다같이 모여 파티라도 해야겠다며 딸들도 불렀다.

그렇게 주말에 모두 모인 상만 일가는 외식을 하면서 표창장 수여식 참여에 대해 말했다.

“그때 시간 맞춰서 전부 과천으로 가자.”

“저도요?”

집안에서 유일하게 아성사료와 인연이 없는 큰누나 진미는 박사 학위를 앞두고서 아버지의 제안에 되물었다.

“이런 날에는 진미 너도 좀 참여해 줘라.”

“···으음, 네. 그렇게 할게요.”

그 날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시간을 내기로 했고, 둘째 누나 진영은 스테이크를 썰면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아빠가 장관 표창이라니. 이번에 뉴스에 나온게 그렇게 대단한 개발이야?”

“뭐, 국내에서는 블루오션을 개척한 거니까.”

진욱이 그 상황에 대해 설명하자 진영은 그 냄새나는 사료공장이 그래도 잘 굴러간다는 것을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진영이는 좀 어떠니?”

원숙이 묻자 진영은 최근에 만든 옷들 사진을 휴대폰 카메라로 보여줬다.

“이거 봐봐. 이쁘지? 새로 만들어본 디자인이야.”

“어머나, 그러네? 정말 이쪽이 천직인 것 같구나.”

해외 유학까지 다녀와 최고의 디자이너를 꿈꿨는데, 지금에 와서는 사람이 아니라 강아지 옷이기는 해도 업계에서는 상당한 네임드가 되었다는 진영.

다섯 가족은 그렇게 서로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식사 이후 카페로 향했다.

바깥 경치가 좋은 테라스 카페에서 점점 성장하는 아성사료를 위해 상만은 세 자녀에게 말했다.

“진욱이는 지금 일 도와주는거 잘 하고 있고, 진영이도 뭐··· 나름 열심히 살고 있는데 말이지···.”

“저도 이번 학위만 따면 움직여야죠.”

식품공학과 출신으로 박사 학위를 노리고 있는 큰누나 하진미.

우수한 성적으로 교수 자리를 준비했고, 그녀에게 있어서 아버지의 사업에 들어오기에는 지나치게 유능한 스펙이었다.

“그동안 나도 회사 더 키울테니까 자리 생긴다면 그때 오거라.”

“네, 사료 연구에서 필요한 게 있으면 저도 도울게요.”

진미는 학업을 수행하면서 진욱과 진영과는 또 다른 스타일이었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진영처럼 아버지의 공장을 싫어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남동생 진욱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았다.

그냥 시키면 하는거고, 아무 말 없으면 자기 일만 할 거다.

그런 누나를 보면서 진욱은 조용히 생각했다.

‘식품공학과 출신에 이쪽에 신기술 개발할 때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거 같은데···.’

문제는 진욱 역시도 자각하고 있지만, 그러기엔 진미의 스펙이 너무 좋았다.

‘적어도 아성사료를 중견기업 이상을 올려야 돼.’

진욱은 중소기업들이 성장을 하고서 각종 혜택과 규제안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올라가지 않는 경향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대로 간다면 차라리 빠른 중견기업으로 올라가고 그 산하로 계열사 아성펫푸드와 펫드레스를 각자 경영하는 스타일을 생각했다.

‘그렇게 먼 훗날은 안 될거야. 이대로라면 적어도 5년 안?’

지금의 성장세, 그리고 미래를 알고 있는 진욱의 머릿속 정보.

거기에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부모님과 그 뒤에 ‘쩐주’ 큰집까지 있으니 모든 것이 다 모여서 판을 벌리기에 딱 좋았다.

‘하나하나 진행해 보자고, 하나하나···.’

***

얼마 후.

정부 과천청사에 진욱의 가족이 모두 모였다.

“하, 이거 떨려서 원···.”

“너무 긴장하지 않으셔도 돼요.”

진욱은 과거 자신의 일터였던 곳을 익숙하게 둘러보면서 지난번처럼 추억에 잠겨 있었다.

“세상에, 오늘 사진은 정말 많이 찍어야겠어.”

웅장한 규모의 정부과천청사에서 연신 사진을 찍어대고 양복차림의 아버지와 아들딸들과 같이 사진을 찍고, 미리 대기했던 환경부 김 계장을 만나 인사하고, 사진을 요청했다.

찰칵-

“아이고, 감사합니다.”

“하하하, 아닙니다. 이따가 장관님 표창장 수여식때는 저희가 찍어서 홈페이지에 올릴겁니다.”

“잘 찍혔으면 좋겠네요, 하하하하하!”

호탕하게 웃으면서 구면인 환경부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담배 타임도 갖는 상만.

그 사이에 서울에서 출발한 환경부 장관의 차가 오고 있었다.

“오~”

“어머, 저게 의전차야?”

그래도 명색이 국가의전서열에 한 자리 차지하는 장관인데 의전용 차량은 중형 쏘나타도 아니고, 한단계 더 밑의 ‘아방트’ 그것도 천연가스 차량이고, 뒷좌석도 아니고 조수석에 타 있었다.

‘저 양반 저거 자주했지.’

과거 진욱이 기억하는 환경부 장관 이만석.

그는 다른 장관들의 클래스 있는 검은색 대형 세단이 아닌 LPG 준중형차량을 선호했다.

뒤에서는 저거 다 쇼라고 말이 자자 했지만, 어쨌든 환경 관련 문제로 움직이는 관료다 보니 그런 이미지는 쉽게 각인이 되었고, 이후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차의 개발 이후 환경부 장/차관들은 그를 따라 준중형차를 의전용으로 썼다.

“장관님 오셨습니다. 이제 들어가시죠.”

“네, 그러죠.”

이미 환경부 공무원들이 전부 대기하고 있었고, 과장/국장급 간부들이 차에서 내리는 이 장관을 향해 인사했다.

그리고 반갑게 악수를 하면서 들어가고, 이제 대강당에서 시상식이 이뤄졌다.

환경부장관의 추천으로 표창을 수여하는 사람들은 총 17명이었다.

환경시민단체 대표, 혹은 상만과 같은 환경 문제로 아이디어를 올린 기업인, 환경규제안을 내놓은 지자체 의원등이었다.

[네, 다음은 어자원 환경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한 배합사료 특허를 올린 아성사료의 하상만 대표입니다.]

구형 석탄발전소의 탈황/탈질 설비를 만든 기업인 뒤로 어자원 보호를 환경으로 쳐서 받는 상만의 차례.

잘 차려 입은 수제 정장 차림으로 올라온 상만은 장관 앞에서 인사하면서 표창장을 받았다.

그리고 진행자인 정책과장의 설명 이후로 표창장에 대해 말한다음 수여식 이후에 무수히 많은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이어졌다.

그리고 진욱과 두 누나, 어머니도 각자의 카메라와 휴대폰으로 아버지를 찍었다.

“하 사장님! 정말 축하드립니다.”

“오~ 최 기자!”

한누리 신문에서 대박 제보를 해 줬던 최 기자가 취재를 나와 후배 기자를 소개하며 상만과 악수를 나눴다.

한누리 뿐만 아니라 쥬신이나 연합, 동양일보 등의 메이저 언론사들도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고, 공무원과 국회의원, 언론인등과 하나하나 인사를 하고 명함을 나눌 때 진욱 가족을 향해 다가오는 이가 있었다.

“아성사료 분들 되십니까?”

“?”

진욱이 돌아보자 거기에는 공무원으로 보이는 중년 여성이 다가와 인사했다.

“네, 누구시죠?”

“인사드리겠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 수산정책실의 박수진이라고 합니다.”

‘···오!’

그렇지 않아도 입찰 이후에 심사를 하고 있을 농수산부 공무원의 등장이었다.

박수진은 수산식품 정책실의 주무관이었고, 그의 명함을 받고서 바로 아성사료의 명함을 준 진욱은 상만을 기다리는 그녀를 향해 말했다.

“저희 이번에 입찰 문제때문인가요?”

“아, 네··· 동해사업소에서 이야기는 들었습니다만.”

다른 부서에서 다가와서 찾는 걸 보고 진욱은 한 가지는 확신했다.

‘입찰 경쟁 게임 끝났네? 지금은 아마 템퍼링 상황일 테고.’

사실상 연어 양식업 연구소의 사료 납품은 아성사료로 확정되었다는 것을 다시 알리는 일일 거다.

그리고 상만이 왔을 때, 진욱은 박 주무관을 소개하고 환경부를 넘어 농수산식품부 사람들과의 좋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

“사장님. 1시간 뒤에 발표한다고 합니다.”

시상식 이후로 들뜬 나날이 계속되던 아성사료는 ‘농림수산식품부의 입찰 발표’ 1시간을 남겨 두고서 조달청 홈페이지에 집중했다.

정확히 오후 12시 정각에 입찰결과를 알린다고 했고, 아성사료를 중심으로 11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생사료 업체가 절반, 나머지는 뒤늦게 배합사료를 만들기 위해 일본이나 유럽산 사료를 가져와 데드카피한 업체들이었다.

국산 기술로 처음 출시해서 환경부 표창까지 받은 아성사료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

하지만 진욱과 달리 상만 포함 다른 아성사료의 사무직들은 그저 긴장한 얼굴로 ‘아직 모른다’ 상황으로 홈페이지를 계속 새로고침하고 있었다.

그리고 12시가 되어서 생산직들이 먼저 작업을 종료하고, 구내식당으로 향할 때, 모두가 일제히 조달청 공고를 새로고침하고 바로 뜬 농림수산식품부 동해사업소 공고를 클릭했다.

“떳죠?”

“만세!!!!”

상만이 진욱 다음으로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팔을 불끈 들어올렸다.

“사장님, 저희 됐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사장님!”

다른 간부들도 뒤늦게 확인하고 모두가 모여서 이번 입찰에 대해 큰 실적을 올리게 되었다.

5년 총액 50억원 규모의 계약이었고, 진욱은 이번 계약을 따내면서 다음번에는 진짜 100억대 계약을 성공 시켜야 겠다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는 사장님의 소중한 개인카드로 인해 전 직원 소고기 회식이 만들어졌다.

중소기업에서 소고기 회식으로 정말 기분내는 자리가 되었고, 모두가 거나하게 마셨을 때 2차로 상만과 진욱이 초대 받은 곳이 있었다.

“우리 동생! 요새 아주 잘 나가셔?”

“숙부님. 잘 지내셨죠?”

큰아버지 상규와 사촌형 진성이 진욱 부자를 초대하고 오늘 같은 날을 위해 고급 위스키를 따는 날이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형님.”

“하하하! 내 아들놈 데려가더니만 진짜 날아당기네!”

그 와중에 자기 아들을 끼워서 칭찬을 시키는 큰 아버지.

그리고 집에서 큰어머니가 주문한 고급 요리들이 가득 올라왔고, 위스키의 셋팅이 끝나면서 2차의 자리가 큰집에서 열렸다.

“동생 양주 한 잔 주려고 부르신건 아닐테고, 축하는 지난 번에 해주시지 않으셨습니까?”

어느정도 마셨을 때,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자면서 미소띤 얼굴로 말하는 상만.

그리고 상규는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면서 그런 동생을 가리켰다.

“음, 그래 말 잘했다. 내가 동생이랑 사업 이야기 때문에 불렀다.”

그리고는 진성에게 눈짓하자 그가 대신 말했다.

“숙부님. 다름이 아니라 이번에 제가 진욱이랑 동업하는 수제간식 가게 말입니다.”

“음, 그거.”

“이번에 그 배합사료라는거 대량생산하시면서 설비라인 또 늘리신다고 했는데, 펫푸드 공장도 따로 만들 수 있겠습니까?”

“으음?”

상만은 큰집의 제안에 잠시 생각하다 진욱을 봤다.

그리고 진욱은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으면서 독립된 공장을 가지게 될 것 같아 속으로 웃고 있었다.

그야말로 네 번째 국가입찰 이후 연달은 겹경사였다.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