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개밥 공장의 천재 아들-24화 (24/200)

24- 물들어질 때 모터 설치.

[해피야~ 암냠냠 줄까?]

[왈~ 왈!]

드라마에서 그 장면이 나오는 것을 보고 있을 때, 진욱 일가는 그 모습을 보고 박수를 쳤다.

“저게 진짜 효과가 좋다니까?”

“어머, 신민경인가 하는 저 탤런트 진짜 곱다.”

털털한 백조 이미지지만, 그러면서 강아지 간식을 주는 모습을 보고서 광고가 잘 찍혔다고 말하는 부모님.

진욱 역시도 이 상황에 대해서 강아지 요키를 안고서 쓰다듬었다.

‘얌푸드’라는 이름도 생각해보면 이 녀석 덕분에 생긴거니 아주 복덩이가 따로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수제간식을 만든다면 언제나 이 녀석과 아성사료를 지키는 시고르자브종에게 우선순위로 먹여 줬다.

덕분에 요새 살이 좀 쪘지만, 그만큼 어머니나 진욱이 산책을 시키면서 운동량을 늘렸고, 진욱도 살이 꽤 빠지고 근육이 점점 붙었다.

“협찬하는데 추가로 몇 개 줄 수 없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줬어?”

“안 될게 뭐가 있어요? 명품백이나 옷을 달라고 한것도 아니고 50그램당 몇 천원 하는 걸요.”

“그래, 뭐. 그래서 홍보해주면 얼마나 좋겠냐.”

상만의 말 대로 정말 신민경은 자신에게 후원한 협찬 제품을 제대로 써먹었다.

[드라마 촬영하면서 몇 개 받아온 수제간식. 엄마 집에서 강아지들에게 주는데 넘넘 잘먹는다. ㅋㅋㅋ]

이 당시에 가장 잘나가는 SNS 서비스.

싸이월드를 통해서 신민경이 올리자, 젊은 20대 여성의 대세로 각광받는 여배우가 홍보하는 수제 간식은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네? 진짜요.”

[아이고, 큰일이에요. 어떻게 3시에 매진이 다 되나요?]

김은희 매니저의 말에 진욱은 강의실 밖에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것으로 지난날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 나왔던 ‘수제 간식 위생상태 폭로’에 대해서는 그때의 타격받은 매출을 제끼고서 10루타를 올렸다.

덕분에 진욱의 지갑은 마를 일이 없었다.

“후~ 빡세겠네 진짜.”

[어떻게 이번에 양을 더 늘여야겠죠?]

“네, 이번에 주말에 물량 잔뜩 만드려고 하니까 다들 모이게 해 주세요. 하루 휴무 한 다음 바로 모일게요.”

[그러면 저기 특근수당은···]

“아, 당연히 있죠!”

진욱은 염려 하지 말라고 하면서 통화를 마치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바쁜게 제일 좋은거다!”

이번에 시험에서 학점이 2점대여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지만, 그 상황에서도 사업이 잘되고 있으니 이건 어떻게 넘어가기로 했다.

***

“컷! 자, 다들 수고 하셨습니다!”

유 감독의 말에 모두들 박수를 치면서 수고했다고 스태프들과 배우들끼리 인사를 했다.

“히야~ 요새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신민경의 수목드라마 ‘백조, 왕자님을 만나다!’는 시청률 11%로 시작해서 6화째에 20%를 돌파해 대박의 반열에 올라섰다.

벌써부터 신민경이 손대는 PPL 제품마다 날개 돋친 듯이 팔려나갔고, 얌푸드 역시 그 중 하나였다.

진욱은 그 상황에서 배우들과 감독들과도 친분을 가질 수 있었고, 특히 주연 두 명과 식사 자리도 가질 수 있게 됐다.

“아··· 불독을 키우세요?”

“네, 잉글리쉬 불독 두 마리인데요. 얘들이 진짜 식탐이 세서요.”

신민경과 호흡을 맞춘 남배우 이민우.

훤칠한 키에 아역때부터 활동한 커리어에 라이징 스타라는 수식어가 붙은 인물이었고, 진욱보다는 한 살 어려서 형이라고 부르지만 상호 존대로 만났다.

“지난번에 형님 가게에서 그 큰 뼈 두 개 샀는데, 그걸 금방 먹어치우더라고요.”

“불독은 치아가 약해서 그렇게 주면 힘들텐데요.”

“아, 그래요? 저희 애들은 잘 먹더라고요.”

톱스타 두 명과 서울대생 사업가 한 명의 대화는 오로지 개로 시작해서 개로 끝나는 이야기였다.

“그래서 말인데, 수제 간식중에서 다이어트 시킬만한게 있을까요?”

“이런게 있긴 한데···.”

이번에도 마케팅 용으로 만든건데, 그 정체는 다름아닌 ‘채식 간식’이었다.

“음? 개도 채식을 해요?”

“뼈 간식 너무 많이 먹으면 변이 하얘지는 경향이나 과식으로 살찌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래서 건강 간식을 만들어봤어요.”

이것은 해외 서적을 참조한게 아니었다.

진욱도 이제는 이쪽 업계에서 계속 노하우가 쌓였고, 서울대 수의대 선배들한테 물어서 ‘개, 고양이도 소화 가능한 채소를 알려달라’라고 요청해 시금치, 당근, 고구마, 단호박 등을 추천 받아서 실험 끝에 만든 제품이었다.

“일단 샘플입니다.”

“오, 한 번 써 볼게요. 감사합니다.”

“아, 하 사장님. 저도 이번에 추가로 가져갈 수 있을까요?”

“음··· 지금 남은게···.”

“아니요. 이번엔 돈 주고 사겠다고 했으니 제가 가게 한 번 들릴게요.”

“아··· 그래주시겠어요?”

그렇지 않아도 내실을 다진다음 광고를 쓰려고 했는데, 직접 움직이게 해 줬다.

***

인터넷상에서는 직접 아성펫푸드 상록점에 들어온 신민경의 사진이 신문을 통해서 공개됐다.

파파라치들은 열애설인줄 알았는데, 가게에서 잔뜩 사가는 수제 간식을 본 기자들은 허탈해 했지만 그 마저도 화보가 되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진성은 3개 지점 매출 평균 1300만원을 보고서 진짜 연예인 마케팅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거기에 맞춰서 진욱이 수제간식으로 ‘채식용 펫푸드’를 내놓은 순간 날개돋친 듯이 팔려나가서 그야말로 입이 귀에 걸려있었다.

“노 젓는 수준으로 되겠어? 아예 모터보트로 당겨야지!”

진욱은 바로 진성에게 기획안을 올렸다.

그것은 추가 지점 확장이었는데, 현재 매출 선에서 추가로 쓴 방법은 기존에 있는 영세한 수제간식 업체 회사에 대한 인수, 그리고 신규 점포 오픈이었다.

“충무로 지점하고 부산 지점?”

“부산은 신규 오픈인데, 충무로는 수제 간식 만들던 사장님 한 분이 그만 두신다고 해서 인수했어.”

“권리금 내야 돼?”

“8천.”

“뭐··· 비싸진 않네.”

권리금까지 내주면서 상가 점포를 인수했다는 사실에 진성은 머리를 긁적였지만, 그 일대가 옛날부터 애견거리로 유명했고, 모두가 분양하는 강아지 샵일 때, 간식과 사료 가게를 낸다는 건 블루오션이 될 수 있어서 승낙했다.

“좋아. 바로 입금하고, 가야겠다.”

“부산은 내가 갈게.”

“그래, 출장계 써 줄게.”

그렇게 5개 지점을 만드는데 까자 걸린 시간은 1년이 채 되지 않은 2008년 안에 끝이 났다.

***

“진짜야?”

“우리 학교 애들하고 똑같은 말 하네?”

“야! 이런게 있으면, 네가 이 누나 불러서 이민우랑 같이 사진도 찍게 해 줘야 할 거 아니야?”

“누나 아직 아성펫푸드랑 합칠 생각 없다며?”

“이 새끼 그걸 말이라고···!”

잘생긴 톱스타들이랑 같이 밥 먹으며 사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혼자서 다 한 미운 동생 놈을 보고서 진영은 뿔이 단단히 났다.

진욱은 피식 웃으면서 대신 누나의 이름이 쓴 이민우 싸인만 건네줬다.

“이민우가 집에 잉글리쉬 불독 두 마리 키운다는데, 옷 한 벌 맞추고 싶대.”

“그걸 직접 오겠냐? 매니저 시켜서 오겠···.”

짤랑-

“헉?!”

“어, 어어어?”

바닥을 청소하던 소혜가 손님을 보고 기겁하고, 진욱이랑 투닥거리던 진영도 그를 보고 깜짝 놀라 입이 떡 벌어졌다.

187에 훤칠한 키.

포마드에 캐주얼 정장을 입고 오는 싱글벙글한 미소의 주인공은 바로 배우 이민우였다.

“안녕하세요? 강아지 옷을 맞추러 왔는데요?”

“아···.”

“저기요?”

“네, 네넷! 이쪽으로 오세요.”

진영이 황급히 달려와 인사하면서 손님을 안내했고, 진욱은 민우와 눈이 마주치면서 서로 엄지를 올렸다.

깜짝 이벤트였지만, 이 효과는 엄청나서 사당점의 수제 간식과 애견 의류 사업 역시도 연예인 마케팅으로 엄청난 수혜를 누리게 되었다.

***

부산에서 오픈식을 차린 뒤로 진욱은 현지에서 직원 셋을 고용해서 잘 부탁한다며 악수를 나눴다.

이쪽 사업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고, 그 중 한명은 원래 사료 대리점을 하던 사람이라고 한다.

“잘 부탁드려요.”

“하이고, 걱정 하지 마십시오. 앞으로 부산점이 서울만큼 크게 성장시킬겁니다.”

5호점의 지점장 오형만은 활짝 웃으면서 자신보다 10살은 젊은 진욱에게 연신 인사하면서 좋은 운영을 약속했다.

그리고 가게 돌아가는 상황을 한 번씩 지켜본 진욱은 서울에 이어 부산도 이쪽에 수요가 상당하다는 것을 느꼈다.

특히 남포동 깡통시장 쪽에서 수입품을 파는 곳에 일본에서 들여온 고급 반려견/반려묘 사료들을 보면서 이곳 사업을 통해 일본산 사료와 경쟁이 될 것을 예상했다.

“장기적으로는 직영점 늘리면서, 마트나 대형 슈퍼마켓에 납품도 시켜야 하는데···.”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지나치게 높게 성장하다 보니 직접 뚫기보다는 오히려 저쪽에서 납품 연락이 올때까지 기다려 보기로 했다.

그리고 그 건에 대해서는 진성에게 맡기면서 진욱은 홀로 부산 여행을 다니면서 많이 둘러보는 곳이 있었다.

두두두두두두두-

땅-땅-땅-

땅이 확 밀린 상태에서 건설장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영도구에 있는 한 공사단지.

“이게 앞으로 4년은 걸린단 말이지.”

진욱이 향한 곳은 [국립해양수산박물관]이었다.

해양수산부 산하로 들어온 이 박물관에는 아쿠아리움부터 대한민국 내에 있는 전시품들을 기획할 곳이었다.

“이거 다 지어지기 전에 내가 이쪽에 확실히 부산 뚫어 놓는다.”

진욱은 그것을 다짐한 다음 다른 곳으로 향했다.

부산 유일의 아쿠아리움인 ‘씨 아쿠아리움’에 도착한 진욱은 입장권을 내고 홀로 주변을 둘러봤다.

커플이나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인 자리에서 진욱은 각종 체험관을 둘러보면서 하나하나 계산을 시작했다.

지금이야 일단은 대한민국 내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반려동물인 강아지와 고양이 위주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첫 발일 뿐이었다.

그 다음으로 진욱이 준비하는 것은 반려동물 전체를 총괄할 수 있는 사료, 관련 용품, 그리고 테마파크.

이것을 생각하면서 진욱의 머릿속이 끊임없이 돌아가고 있었다.

“일단은 꿈이지. 하지만··· 조만간 될거야.”

현재 자본금 30억에서 원금을 다시 복구하는 데 몇 년 걸리지도 않고, 이 성장세로만 간다면 3년 안에 20개 지점은 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갑자기 진성의 연락이 왔다.

[너 오늘 온다고 했지? 바로 집에 가지 말고 상록점 들려라. 중대 발표다!]

“흐으음.”

뭔 이야기인지 말도 안 해주고 일단 올라오라고 하는 진성.

뭐 그렇게 좋은 이야기인지 몰라도 ‘중대 발표’라는 말까지 하는 걸 보면 큰 건이 있는 것 같았다.

진욱의 BMW 차량은 빠른 속도로 달렸고, 독일차가 확실히 잘 나간다면서 흐뭇한 운전이 계속 됐고, 얼마 안 있어서 상록 톨게이트가 보였다.

***

“아니 뭐 때문에 아직 퇴근도 안하고 있어?”

사무실에 있는 진성은 모니터를 보면서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손짓으로 진욱을 부른 다음에 그것을 보였다.

“이게 뭔데? 무슨 제안서라도 온···?!”

[신나라유통, N마트 제품 유통 요청서.]

[안녕하십니까? 신나라유통 사업부의···]

“뭐야, 대형마트 납품?”

“그쪽 애완동물 코너에서 우리 회사 제품··· 얌푸드를··· 납품해달란다!”

진성은 벌떡 일어나 두 팔을 벌리고 진욱을 끌어안았다.

진욱 역시 이건 정말 빨리 일어난 일이라면서 방방 뛰고는 모니터 너머를 바라봤다.

올해가 끝나기 전에 이런 대형 이벤트가 생겼고, 부산에서 상록으로 돌아오면서 이 큰 중대발표로 인해 이제 아성펫푸드가 계속 날아오를 일만 남은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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