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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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차례 폭풍이 지나간 자리는 이상하리만치 고요했다. 제 아무리 얌전한 짐승도 영역을 침범당하거든 달려들기 마련인데, 그는 조용했다.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빈틈없는 유피테르가 내게 힘의 일부를 빼앗겼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럼 어디까지 할지 궁금해져서 일부러 가만 두는 건가? 아니면, 설마 여기까지도 혜안으로 내다본 것인가. 지금으로선 이유를 알 길이 없었다. 뾰족한 수가 생기지 않는 이상 계속해서 신력을 흡수할 것이다.
평화를 되찾은 캄페 산을 떠나 안겔루스로 돌아갔다. 혹시 연구실로 도움을 청하는 서신이 왔나 확인할 심산이었다. 아스레인이 잠시 교수진을 만나러 간 사이, 수북하게 쌓인 편지를 하나씩 훑어보았다.
그러다 묘하게 익숙한 이름을 발견했다.
‘태오의 소중한 친구, 리온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