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68 (168/305)

#168

거센 불꽃이 급기야 하늘까지 옮겨붙은 건 아닐까. 불그스름하게 물든 노을에 비스티 숲엔 이른 가을이 찾아왔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까지도 죄인을 태우는 성화는 사그라지지 않았고, 귀족들은 연거푸 지지 않는 태양을 찬양했다.

심지어 연로한 황제가 먼저 자리를 떠났음에도 불구하고, 제국의 불길은 꺼질 기미가 없었다. 계속 연회장 구석에 있었을 뿐인데 칼리온 태자의 심정을 십분 이해했다.

아직도 황제의 입지는 건재하다.

물론 그들이 목숨을 버려 가면서까지 썩은 동아줄을 끝까지 잡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태오.”

창가에서 조용히 언덕 너머를 바라보는데, 아스레인이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뒤를 돌아보니 당장이라도 이곳을 벗어나고 싶은 표정과 마주쳤다.

“이만 돌아가지.”

“그래도 괜찮아요? 아직 아스레인과 대화하고 싶은 분들이… 꽤 많은 것 같은데요.”

태자의 사람이라고 배척할 줄로만 알았더니, 도리어 귀족들은 너나할 것 없이 아스레인에게 다가왔다. 줄곧 연회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연구에만 집중해서 그런가.

생각해 보면 제국이 인정한 저명한 학자에다가 유서 깊은 백작 가문의 당주이자 미혼이니, 응당 받을 관심이었다. 하지만 아스레인은 계속되는 인사에 지칠 대로 지친 기색이었다.

“상관없네. 정말로 급하거든 서신을 보내겠지.”

어수선한 분위기에 질려 찌푸린 눈살이 제법 노골적이었다. 이윽고 아스레인은 내 어깨에 손을 올리고 연회장 출구로 걸음을 돌렸다. 아쉬움 가득한 한숨과 집요한 시선이 아스레인에게 줄줄이 따라붙었다.

아랑곳 않고 정면만 바라보는 금색 눈동자가 유독 피곤해 보였다.

“아스레인이 왜 연회에 가지 않았는지 알 것 같아요.”

저택 밖으로 나온 후에야 시원하게 속내를 말할 수 있었다. 그러자 아스레인은 기다렸다는 듯 혀를 차며 대꾸했다.

“쓸데없는 가식에 힘겨루기만 계속 되는 걸, 이젠 자네도 알겠지.”

“클라우스 자작 때와는 비교도 안 되더라구요. 좀 답답한 사교의 장인 줄 알았는데….”

“사교는 이미 물 건너 갔네. 직위가 높아질수록 현명해지기는커녕 혀만 놀려 대지.”

“하하….”

잔뜩 날이 선 아스레인은 왠지 오랜만에 보는 기분이다. 하지만 화가 난 와중에도 그의 습관은 여전했다. 먼저 성큼성큼 걸어가다가도 계단이나 턱이 있으면 잠시 멈춰 서서 내게 손을 내밀었다.

높은 구두를 신고 있는 영애도 아닌데….

“언제부터 이런 버릇이 있었어요?”

“버릇?”

“아, 아뇨. …고맙다고요.”

무심한 아스레인이 실은 배려가 몸에 밴 사람이란 걸 알면 반응이 어떨까. 지금보다 영애들의 환심을 훨씬 많이 사려나. 아니, 애초에 지금도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부담스러운 눈빛이 몰리긴 했다.

이를테면-

“있잖아요. 아스레인.”

“음.”

“원래 혼담이 그렇게 자주 들어와요?”

앞서서 마차로 향하던 걸음이 우뚝 멈췄다. 어째 그 주변에 흐르는 공기에 가시가 돋친 것 같았다. 이 얘기는 괜히 꺼냈나. 슬금슬금 다가가서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아스레인을 바라보았다.

“아스레인…?”

은근히 눈치를 살피자 아스레인은 피곤한 얼굴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하아, 신경 쓰이게 했다면 미안하군.”

“아, 아니에요. 저는 괜찮은데 아스레인이 귀찮겠다 싶어서요.”

“예전엔 지금쯤 존재하지도 않는 상대를 꾸며 내 혼담을 없애 버렸지.”

“이번에도 그러면 되지 않아요?”

이곳저곳에서 몰려오는 혼담을 쫓아내기엔 그게 최선의 방법 아닌가.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것은 아스레인의 안정이었기에 별 생각 없이 말했다. 그런데 그의 얼굴이 방금 전보다 훨씬 험상궂게 일그러졌다.

“왜…요?”

불쾌해 보이기까지 하는 표정을 보곤 조심스레 물어보자 생각지도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자네가 있는데 왜 그래야 하나.”

“아.”

일순 제 손으로 이마를 때린 것처럼 눈이 번뜩 뜨였다.

“그…렇네요. 제가 아스레인 애인…이죠.”

왠지 곱씹을수록 기분이 좋아져서 나도 모르게 바보 같은 웃음을 흘리고 말았다. 사실 아스레인이 혼담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면 뭐든 상관없지만, 날 최우선으로 신경써 주니 괜히 우쭐해졌다.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고목나무에 매미처럼 옆에 찰싹 붙어서 헤실헤실 웃으며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아스레인은 내 머리카락을 살살 쓸어 주다가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말했다.

“그래. 아예 자네와 혼약을 발표하면 어떤가.”

“네, 네?!”

“상대가 있다는 걸 알면 조용해지겠지.”

뭐? 조용해지긴 어떻게 조용해져. 안겔루스 대학은 물론이거니와 제국의 황실까지도 시끄러워질 것이다. 현대에서도 이만한 스캔들이 터지면 뉴스 특보인데, 여기선 내 신상까지 위험해지겠지.

“잠깐만요. 더하면 더했지, 절대 조용해지진 않을 것 같은데요?”

“흠, 그런가.”

“그런가가 아니라 확실하다구요…!”

가지런한 옷자락을 붙잡고 애써 당혹스러움을 감췄다. 애초에 혼약 발표를 진심으로 고민하는 것부터가 단단히 잘못됐다. 혼자 발을 동동 구르던 그때, 저만치에서 인자한 웃음 소리가 들렸다.

“하하, 즐거워 보이는구나.”

“……!”

아직 돌아간 게 아니었나. 여러 시종에게 둘러싸인 황제가 저택으로 들어가다 말고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곧장 아스레인에게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공손히 몸을 낮췄다.

“폐하를 뵙습니다.”

황제는 일어나라며 가볍게 손짓하고 아스레인에게 말했다.

“벌써 가는 겐가.”

“연회가 저와 맞지 않다는 걸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럼. 잘 알고 말고. 에녹도 항상 그리 말했었지.”

에녹? 처음 듣는 이름에 의아해하기도 잠시, 황제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을 덧붙였다.

“역시 핏줄은 못 속인다지. 경과 참 많이 닮았어.”

…아. 선대 아스레인의 이름이구나. 정확히는 디아벨이란 이름을 쓰기 전, 아스레인이 위장하고 있던 신분이지만.

“에녹은 짐에게 늘 큰 도움이 됐었지.”

“아버지께 폐하의 태자 시절 이야기는 많이 들었습니다.”

“에녹이 무슨 이야길 했을지 퍽 궁금하지만, 그래도 오늘은 더 붙잡지는 않겠네. 둘 다 피곤할 테니 이만 가 보게.”

“오늘 함께할 수 있어 무척 영광이었습니다. 폐하.”

아스레인의 인사말에 황제는 끝까지 사람 좋은 미소를 고수했다. 그렇게 물러가나 했더니 굳이 한두 걸음 다가와서 시종에게도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속삭였다.

“태자에게 소식 전해 주게나.”

정말 마지막까지, 속내를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

오랜만에 도착한 캄페 산마을은 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문턱마다 걸려 있던 사자의 이빨은 깨끗하게 사라졌고, 하얀 꽃이 곳곳을 장식했다. 혹 꽃이 시들까 걱정인 이들은 집 앞에 자스민이 수놓인 문패를 두었다. 마치 눈이 내린 숲속처럼 아기자기한 마을은 새하얗게 물들어 있었다.

곧장 마을 곳곳을 둘러보고 싶었지만, 우선은 약속한 장소로 향했다.

“태오 님!!”

캄페 산 중턱에 오르자 익숙한 얼굴이 저 멀리서 손을 흔들었다. 그의 뒤로는 타르타로스의 입구가 있는 신전이 보였다. 얼마나 관리를 잘했는지, 신전 주변의 풀들은 일정한 크기로 깎여 있었다.

“잘 있었어요? 테세스 씨.”

“저야 물론입니다.”

“수행 사제의 일도 다행히 맞나 보네요.”

“예. 마을이 워낙 조용하고 사람들도 친절해서 힘들게 적응할 것도 없었습니다.”

황제와 머리 아픈 싸움을 하는 사이, 테세스는 금세 신전의 수행원으로 들어왔다. 듣자 하니 그가 헤메라 신전의 첫 사제였다. 사제복 가슴팍에 박힌 재스민 꽃 모양을 보니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

“그래서 ‘그’는 어디 있어요?”

“일단 목욕은 시켜 두었습니다. 하지만 다소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서….”

테세스가 한 걸음 물러서니 신전 앞 벤치에 앉은 사내가 보였다. 시지프였다. 이곳저곳 고생한 흔적은 깔끔하게 씻겨 나갔으나 여전히 초조한 표정이었다. 심지어 친절한 신도가 이것저것 물어보고 있었지만, 시지프는 아직 불안한 듯 침묵으로 일관했다.

“받아 주셔서 감사해요. 테세스 씨. …많이 놀라셨죠.”

“그래도 미리 서신을 보내 주신 덕분에 준비는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잠시 말하길 머뭇거리던 테세스가 용기 내어 입을 열었다.

“기억을 아예 못하시던데,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그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하지. 앞으로 시지프를 돌봐 줄 그이기에 하나부터 열까지 설명하는 게 좋을 테지만, 그럼 ‘영생의 불’과 관련된 이야기도 설명해야 했다.

아랫입술을 깨물며 선뜻 말하길 망설이자 테세스는 두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아, 물론 설명하기 곤란하시면 안 하셔도 됩니다.”

“네?”

“그저 모르는 척 함께 지내길 부탁하러 오신 거 아닙니까?”

“그건 맞지만… 자칫 위험한 일에 휘말릴 수도 있으니 거절하셔도 돼요.”

일말의 양심을 담아 진심을 전했다. 원체 겁이 많은 사내였으니, 황제를 거역한 반역자를 숨겨두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테세스는 도망치기는커녕 오히려 내게 다가왔다.

“태오 님. 저는 이미 라비린토스에서 죽은 목숨이었습니다. 그런 저를 구해주신 게 두 분이셨죠.”

“…….”

“그러니 은혜를 갚으려거든 목숨이 걸린 일쯤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아, 그랬지. 테세스는 내가 시지프에게 한창 맞고 있을 때 구해 주려고 했었다. 겁이 많으면서도 동시에 용감한… 신앙심 깊은 사람이었다.

확신으로 가득한 눈동자를 마주하며 진심을 다해 머리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아뇨. 별 말씀을요.”

이윽고 테세스는 신전 안으로 우리를 초대했다. 그러나 아스레인은 아무리 마물에게 친근한 헤메라의 신전이라 해도 들어가기 꺼려지는 듯했다. 결국 아스레인에게 시지프의 감시를 부탁하고, 테세스와 단둘이 안으로 들어갔다.

“신전이 처음 봤을 때보다 뭐가 많아졌네요.”

“그럼요. 성물을 전부 치워 버렸는데도 계속해서 기도하러 와 주시더라고요.”

“혼자서 관리하기 힘들지 않아요?”

“하하, 신도 분들이 청소나 요리를 도와주셔서 괜찮습니다.”

신도라. 진짜 느낌이 이상하네. 떨떠름하게 신전을 살펴보는데, 테세스가 불쑥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게다가 신전이라면 꼭 필요한 것도 제가 직접 공수해 왔습니다.”

부담스러울 정도로 뿌듯해 보이는 표정에 물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게 뭔데요?”

“횃불 말입니다.”

“…네?”

테세스는 마치 안내원처럼 친절하게 어느 곳을 가리켰다. 그를 따라 고개를 돌리자 고해소 문 양쪽에 못 보던 것이 생겼다. 보기엔 평범한 횃불이었으나 테세스의 반응을 보아하니 뭔가 특별한 모양이다.

“신전에 신께서 강림하시면 불꽃이 푸르게 빛난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아, 그건 알아요. 그때 대사제에게 신탁이 내려오는 거 아니에요?”

“맞습니다. 하지만 아무 불이나 푸르게 변하는 건 아닙니다.”

“그럼요?”

“오직 신성도시 ‘이아페’의 제단에 있는 불만 신력에 반응합니다.”

어? 신성도시…? 묘하게 익숙하다 했더니, 세잔과 함께 들은 신학 교양 수업 때 잠깐 언급됐었다. 하지만 신성도시의 이름이 ‘이아페’라는 건 난생 처음 듣는 정보였다.

“잠깐만요. 이아페는 오래 전에 제국에게 멸망한 나라 아닌가요?”

“오…! 역사에 대해 상당히 잘 아시는군요. 저는 한창 수행을 다닐 때에야 알았습니다. 사제님 말씀으로는 신성도시를 지을 때 이아페 문명에서 이름을 따 왔다고 하더군요.”

“이름을 따 왔다니….”

“정확한 이유는 저도 잘 모릅니다. 하하.”

멋쩍게 웃는 테세스를 보며 재차 들은 내용을 확인했다.

“그러니까 ‘이아페’라 불리는 신성도시에 가서 신력에 반응하는 불을 가져왔다는 말씀이시죠?”

“정확합니다. 그곳에서 불을 가져오는데, 제가 꼭 선황 폐하가 된 느낌이었습니다.”

호탕하게 웃는 테세스를 보니 문득 신학 수업의 한 부분이 떠올랐다.

‘불을 가져오는 자, 세상을 얻으리라.’

바다 건너 마을의 신전에 위대한 정복자의 재림을 알리는 신탁이 내려왔다. 그리고 며칠 뒤, 어떤 나그네가 신전에 횃불을 들고 나타났다. 자신의 이름을 유피테르라고 소개하는 이를 보며 사제들은 생각했다. 그자가 대륙을 제패할 자라고.

“테세스 씨. 저 궁금한 게 있어요.”

“넵! 뭐든 말씀하세요.”

“누구나 이아페에서 불을 가져올 수 있는 건가요?”

“아뇨. 사제의 증표가 있어야 합니다. 공교롭게도 전 과거 수행원의 신분을 이용했습니다.”

사제의 증표라. 일단 제단에 접근할 수 있는 조건부터가 까다로웠다. 아무렴 직접 신성도시에 들어갔던 당사자가 눈앞에 있으니 이것저것 물어보기로 했다.

“가지고 오는데 힘드셨겠네요. 바다도 건너야 하고….”

“아, 제단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물에 닿아도 거뜬하죠.”

“네…?”

“그러니 신의 기적 아니겠습니까.”

물론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이 세상에 꺼지지 않는 불이 있다니. 설마… 영생의 불과 연관이 있는 건가? 어쩐지 머릿속에 흩어진 퍼즐 조각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 같았다.

“어떻게 하면 신성 도시에 들어갈 수 있죠?”

“누구든 도시 주변을 둘러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신전에 들어가려면 본인이 사제이거나, 고위급 사제와 동행해야 합니다.”

주변에 고위급 사제가… 있을 리 만무했다. 태자에게 부탁하면 어떻게든 구해 주려나? 하지만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지금 당장으로선 제단에 가까이 가는 것도 힘들뿐더러 대신전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고해소 앞에 서서 활활 타오르는 횃불을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혹시 지금껏 불꽃색이 바뀐 적 있어요?”

“예?! 설마요. 게다가 저는 아직 수행이 부족해서 신의 음성은 듣지 못할 겁니다.”

흠. 혹시나 희망을 품을 테세스에게는 미안하지만, 아마 평생 대사제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헤메라의 음성을 들을 리도 없을 거고.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 신이니까.

“고해소 안에 들어가도 되죠?”

“물론입니다. 아, 그런데 지금은 청소 중이라서….”

테세스가 앞서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청소 중이란 말과 달리 고해소는 말끔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허락을 받을 때까지 문 앞에 얌전히 서 있었다. 열심히 의자의 가로세로 열을 맞춘 테세스가 헤헤 웃으며 손짓했다.

“태오 님. 들어오세요.”

“아, 네!”

그렇게 별생각 없이 고해소로 발을 들이는 순간이었다.

“…어?”

화르륵- 무언가 타오르는 소리가 들려 번쩍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예사 횃불처럼 고요하게 타오르던 불꽃이 심지에서부터 푸르게 변하기 시작했다. 눈 주변을 손등으로 벅벅 문지르고 다시 봐도 그대로였다.

신전에 푸른 불꽃이 피어올랐다.

“이게… 무슨….”

농담이지? 설마 나 때문에 이러는 거 아니지? 아니잖아.

누구든 좋으니, 제발 아니라고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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