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9 (149/305)

#149

누군가 관자놀이에 못이라도 박은 걸까. 단지 숨을 쉴 뿐인데도 머리가 깨질 것처럼 울렸다. 이 불쾌한 감각은 이상하게도 익숙했다. 오래 전, 비브린트 숲에서 실수로 환각제에 취했을 때가 떠올랐다. 몸은 자꾸만 축 늘어지는데, 억지로 관절에 실을 꿰어 들어 올리는 것 같았다.

내 몸이 내 것이 아닌 느낌. 그저 손목과 발목을 옭아매는 밧줄의 감각만이 생생했다.

“으음….”

무거운 눈을 뜨자 어두컴컴한 방에 랜턴만 오롯이 빛났다. 눈을 깜빡여 흐릿한 시야를 틔운 후에야 주변에 사람이 꽤 여럿 있다는 걸 알았다. 하나같이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채로 멀리서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다해서 일곱쯤 되려나. 다들 건장한 데다가 얼굴이 그림자로 가려져 제법 위험한 분위기가 풍겼다. 설상가상 두 팔과 다리가 묶인 탓에 아무 저항도 할 수 없었다.

일단, 침착해야 한다.

붙잡힌 후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하필이면 창문이 없는 탓에 시간을 유추할 수가 없었다. 아무래도 어딘가의 지하 공간인 것 같은데…. 그보다 아스레인은 이카로스를 구하는 데는 성공했을까? 만약 아직도 결계를 푸는 데 집중하고 있다면, 내가 사라진 것도 눈치채지 못했을 확률이 높다.

최대한 차분하게 주변 상황을 살피던 그때였다.

“잘 잤어요?”

검은 장정들 사이로 정장을 차려입은 사내가 걸어 나왔다. 나를 향해 부드럽게 휘어지는 푸른 눈은 지독하게도 익숙했다.

“…시지프 마르시아스.”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네요? 족히 하루는 자고 있을 줄 알았는데.”

이윽고 시지프가 눈짓하자 뒤에 있던 사내가 고급스러운 의자를 허겁지겁 가져왔다. 내 앞에 앉아 우아하게 다리를 꼰 그는 마치 귀족이라도 된 양 행동했다. 턱을 살짝 치켜들고 나를 내려다보는 눈빛이 꼭 ‘격차를 느껴 보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별로 놀라지 않네요.”

“제게 이런 짓을 할 분은 시지프 씨뿐이라서요.”

“후후, 영광이네요. 태오 군에게 유일한 사람이 돼서.”

입매를 어루만지는 흰 장갑이 유독 눈에 띄었다. 역시 라비린토스에서 내 입을 틀어막은 사람은 시지프였다. 험지엔 절대 들어가지 않을 것처럼 고상한 이미지를 가진 그가 직접 행차하다니 의외였다. 게다가 어째서 라비린토스까지 와서 이카로스를 찾지 않고 나만 붙잡아 온 걸까.

다른 속내가 있을까 봐 초조했건만, 궁금증은 의외로 쉽게 풀렸다

“설마 태오 군일 줄은 몰랐어요.”

“…뭐가요?”

“어설프게 모르는 척하지마요. 나를 방해하는 새를 따라왔더니, 바로 당신이 있었으니까.”

시지프는 라비린토스가 의심돼서 온 게 아니라, 단지 계획을 방해한 범인을 잡기 위해 키코를 따라온 것뿐이었다. 그의 목적이 뚜렷해지니 한결 마음이 차분해졌다. 이카로스가 라비린토스에 있다는 사실을, 그리고 지금 아스레인이 결계를 풀고 있음을 모르면 그만이다.

“무슨 말씀이시죠?”

태연하게 받아치니 시지프는 가소롭다는 듯 입꼬리를 씰룩였다.

“감히 신을 사칭하다니… 두렵지 않나요?”

“신과 새가 어떤 상관이 있는 거죠? 저는 그 새가 다친 것 같아서 도와주려는 것뿐이었어요.”

“흥미로운 거짓말을 하네요. 그럼 새는 어디에 있다고 하실 작정인가요?”

“글쎄요. 그 후에 당신에게 납치되는 바람에 어디로 가는지 못 봤어요.”

하. 짧게 코웃음을 친 그의 목소리는 싸늘하게 식어갔다.

“당신이 정말 ‘신의 의지를 이어받은 자’라고 할 속셈은 아니죠?”

“…….”

“태오 군. 장난도 적당히 쳐야 귀엽죠. …이건 도를 지나쳤어요.”

시지프는 상체를 앞으로 기울여 단숨에 거리를 좁혔다. 랜턴을 등진 눈동자는 새벽 어스름이 깔린 하늘처럼 음산한 색을 띠었다. 이 와중에도 인위적인 미소를 고수하는 그를 보며 생각했다. 시지프 마르시아스는 수가 틀리면 눈앞에 있는 장애물을 거리낌 없이 제거할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의 페이스에 휘말려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대체 뭘 의심하시는 건지 모르겠지만, 도를 지나친 건 시지프 씨예요.”

“…제가요?”

“당신이 낸 소문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불안에 떨었고, 허가받지 않은 덫이 설원에 잔뜩 깔렸어요.”

“저는 단지 ‘보상’에 대한 이야기만 했을 뿐이에요. 보상에 눈이 멀어 덫을 깐 쪽은 멍청한 작자들이지, 제가 아니죠.”

“하지만 그렇게 될 줄 알고도 계획을 진행했잖아요? 아니, …오히려 그 욕망을 노리고 소문을 퍼뜨린 거겠죠.”

정곡을 찔렸나. 열심히 변명하던 시지프는 입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되돌아온 반응은 제법 뻔뻔했다.

“…그래서요?”

“네?”

“그게 뭐가 잘못됐죠? 당신도, 나도- 결국 모두가 이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어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혹은 이루기 위해서…. 소문을 듣고 설원까지 찾아온 모험가들도 마찬가지예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난 시지프는 내게 성큼성큼 다가왔다. 한 치 앞에서 멈춘 그를 눈만 들어 노려보는 것이 어지간히 심기에 거슬렸나 보다. 그의 눈썹 한쪽이 밟힌 벌레처럼 꿈틀거렸다. 이윽고 시지프는 검지를 내 턱 끝에 대고 위로 꾸욱 밀었다.

“그러니 당신만 깨끗한 척, 옳은 척하지 마요. …같잖으니까.”

처음엔 완벽한 이상에 걸맞은 사람이라 생각했다. 가지런히 가르마를 타서 넘긴 머리도, 구김 없는 옷자락도, 신사적인 말투나 태도도. 하지만 그건 전부 열등감을 가리기 위한 발악이었을 뿐이다.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무참히 남을 밟고 올라가는 그에게 동정의 여지는 없었다.

“알겠어요? 태오 군.”

그 순간 일촉즉발의 긴장감을 뚫고 문이 벌컥 열렸다. 절뚝거리며 들어온 장정의 얼굴은 묘하게 낯이 익었다.

“시, 시지프 님.”

설원에서 조난됐던 테세스였다. 그가 함께 있는 걸 보니, 이곳은 라비린토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모양이다. 시지프는 노크도 없이 들어온 테세스를 못마땅하게 쳐다보았다.

“뭐죠?”

“그게….”

이윽고 테세스는 띄엄띄엄 말을 이었다. 잠자코 들어 보니 마을에서 모험가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이미 모두가 알고 있는 정보였다.

대체 왜 갑자기 저런 말을 하나 궁금하던 와중에 테세스가 나를 흘겨보았다. 심지어 한 번이 아니었다.

우연이 아닐 정도로 연신 맞닿는 시선 덕분에 알았다.

테세스가 나를 위해서 일부러 시간을 끌고 있다고.

“역시 만약을 위해 사람을 보내는 편이 좋지 않을까 해서요….”

아무래도 나를 마법사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시지프의 시선을 따돌린 것만으로 충분했다. 짤막한 틈을 타서 곧장 귀걸이로 마력을 불어넣었다. 부디 아스레인이 이곳의 위치를 알아 주길 바랐다.

그러나 귀걸이가 마력에 공명하자마자 시지프가 이쪽을 휙 돌아보았다.

“쥐새끼가….”

순식간에 허공을 가로지른 손이 귀걸이를 잡고 가차 없이 뜯어 냈다.

“윽…!!”

등골이 오싹해지는 아픔과 함께 귓불이 델 듯 뜨거워졌다. 이내 목선을 타고 뜨거운 무언가가 흘러내렸다. 식은땀이라기엔 진득한 감촉과 비릿한 냄새가 느껴졌다. …이건 피다. 잔뜩 찌푸린 얼굴을 들어보니 시지프의 손에 들린 귀걸이가 보였다.

아스레인을 닮아 금빛을 내던 귀걸이는 어느새 피로 물들어 있었다.

“이런, 미안해요. …하지만 허튼 수를 쓰려고 한 태오 군이 나빴어요.”

쯧. 짧게 혀를 찬 시지프는 핏방울이 튄 장갑을 벗어 테세스에게 건넸다. 하지만 잔뜩 겁에 질린 테세스는 사색이 된 채로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파르르 떨리는 눈으로 나를 바라보기에 혹시라도 그에게 화가 튈까 봐 내 쪽에서 먼저 고개를 돌렸다.

다행히 시지프는 눈치채지 못하고 한숨만 내쉬었다.

“멍청하게 서 있지 말고, 이 장갑이나 불태워 없애요.”

“…시, 시지프 님.”

“못 알아들었어요?”

차분한 목소리가 퍽 살벌하게 울렸다. 결국 테세스는 시지프의 압력에 이기지 못하고 장갑을 갖고 나갔다. 차라리 잘된 일이다. 나를 생각해 준 마음은 고맙지만, 저리도 여린 사람이 괜히 나와 얽혀봤자 좋을 것 없으니까.

“하아…. 괜한 짓 하지 말아요. 응?”

이젠 필리스 줄기도, 아스레인의 귀걸이도 없지만 아직 마력은 충분하다. 당장이라도 아그누스를 소환한다면 장정들을 여럿 상대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들 앞에서 마물을 소환하는 모습을 보였다간 일이 어떻게 꼬일지 모르겠다. 아니, 이대로 도망쳐서 얻는 게 뭐가 있지?

“부디 얌전히 있어요. 난잡하게 무력을 쓰긴 싫으니까요.”

시지프는 비록 평민이나, 클라우스 자작과는 다르다. 명실상부한 황제 쪽 사람인 데다가 마르시아스 백작의 총애를 받고 있다. 이대로 마물을 써서 그를 제압했다간 오히려 나나 아스레인이 궁지에 몰릴 것이다. 황명을 방해한 죄목은 물론, 신을 사칭했다는 이유로 뒤에서 우릴 도운 칼리온까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시지프가 아무런 문제없이 풀려나게 둘 수는 없었다. 그의 신뢰와 위상에 아주 조금이라도 흠집을 낼 수 있다면. 하다못해 황제나 마르시아스 백작이 그를 지지할 수 없을 만큼 불리한 증거를 잡을 수 있다면….

“그 말은 저를 무사히 풀어 주실 것처럼 들리네요.”

“그럼요. 아직은 평민이라 살인이 용인되지는 않을 테니까요.”

…아직은? 그럼 이 일이 끝나면 귀족이라도 된단 말인가. 어쩌면 이게 시지프를 자극할 좋은 재료가 될지도 모르겠다. 구태여 둘러댈 필요 없이 직설적으로 물어보았다.

“혹시 이카로스를 대가로 작위를 약속 받았어요?”

새로운 장갑을 꺼내어 끼던 시지프의 손길이 우뚝 멈췄다. 제아무리 감정을 속이는데 능한 시지프라 하더라도 아주 작은 반응까지는 숨기지 못했다.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띠며 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그거참 안타깝게 됐네요. 당신은 저와의 싸움에서 졌어요. 그러니 평생 평민에서 벗어날 수도 없….”

짝!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고개가 옆으로 휙 돌아갔다. 일순 얼이 빠져 허공을 바라본 채 멍하니 눈만 끔뻑였다. 이게 얼마 만에 맞아 보는 거지? 시지프의 아킬레스건이 자존심일 줄은 알았지만, 설마 이렇게 쉽게 발끈할 줄은 몰랐다.

“하아…. 태오 군.”

시지프는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었다.

“왜 계속 저를 자극하는 거예요?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잖아요?”

“…친구요?”

“그야 당신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고 있거든요.”

빳빳한 새 장갑이 붉게 부어오른 뺨을 살살 어루만졌다. 맞는 것보다도 지금이 훨씬 기분 더러워서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자 시지프는 오히려 짙은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이를테면, 나는 태오 군이 아스레인 교수의 곁을 고집하는 이유를 알아요.”

“무슨….”

“실은 당신도 더러운 평민 티를 벗고 싶지 않나요?”

“…….”

“백작의 하인으로… 그 시궁창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잖아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터졌다. 설마 시지프가 아스레인을 향한 내 흑심을 읽은 건지, 순간 당황했기 때문이었다. 나도 참. 별게 다 걱정이다. 계속 피식거리며 웃으니 도리어 시지프의 얼굴에서 미소가 메말랐다.

“…왜 웃어요?”

“글쎄요. 당신이 안타까워서?”

내 얼굴을 어루만지는 손길이 크게 흠칫했다. 일부러 시지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마르시아스란 성을 갖기 전까지 꽤나 고된 일이 있었나 봐요.”

“저기, 입 좀 다물래요?”

“쓸모없다고 버림받는 게 두렵겠죠. 그 기분, 저도 알아요. 하지만… 그거 알아요?”

“…그만.”

“시지프씨. 그렇게 힘들게 작위를 받아도 당신은 평생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예요.”

“닥치라고 했잖아!”

아, 또 맞겠다. 휙 올라가는 손길에 눈을 감으니 역시나 손찌검이 날아왔다.

“…아….”

한동안 너무 행복한 환경에 둘러싸여 잠시 잊고 있었다. 이 아픔을.

예전부터 꽤나 많이 맞았었다. 학생 때는 왜소하단 이유로 같은 반 양아치에게 괴롭힘 당했다. 그래서 어른이 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알바 사장님은 툭하면 술에 취해서 멍이 들지 않는 선에서 등이나 배를 때렸었다.

그뿐인가? 대학원에 가고 나니 교수는 언어 폭력을 일삼으며 서류 더미로 머리를 툭툭 밀기 일쑤였다. 그런 데다가 이 세계에 와서까지 아멜리 백작에게 모욕을 당한 내게 이 정도쯤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물론 아프지 않은 건 아니지만.

“이카로스가 있는 위치를 말해!!”

앞으로 몇 대를 더 맞으면, 무고한 사람을 고문했다는 죄를 씌울 수 있을까. 이미 목격자는 충분하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테세스는 나를 위해 기꺼이 증언해 줄 것이다. 귓불이 뜯긴 데다가 피 묻은 장갑까지 있으니 이제 됐다.

됐는데…. 이제와 다른 문제가 떠올랐다.

“그런 거 알려 줄 리가 없잖아요.”

아스레인이 지금 내 모습을 보지 않았으면 했다.

***

쩌적. 단단한 얼음에 금이 가는 소리에 눈을 떴다. 촘촘하게 이카로스의 몸을 결박하던 결계는 온데간데없어졌다. 마침내 영원히 녹지 않는 얼음에 봄볕이 스며들었다.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해 쓰러지는 이카로스를 팔로 받아 냈다.

태양처럼 불타오르는 머리칼과 고집스럽게 닫힌 입매- 처음 만들었을 때와는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이카로스.”

깨어나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나를 기다려 주어서 고맙다고? 아니면, 이제는 나를 잊고 편히 살라고? 아무렴 이카로스가 무사히 살아 있음에 기뻤다. 조심스레 이카로스를 품에 끌어안으며 엷은 미소를 지었다.

“태오. 무사히 성공했네. …이게 전부 자네 덕분이야.”

이번에도 태오에게 빚을 지고 말았다. 그가 곁에 있게 된 이후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설마 살아있는 동안 닉스와 히페리온을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으니까. 지금껏 마주하고 싶지 않던 과거를 추억이라 생각하게 된 것도 전부 태오 덕분이다. 인간이라면 경계하던 이카로스도 분명 태오라면 기쁘게 맞아 줄 것이다.

“어서 숙소로 돌아….”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이카로스를 구하자마자 달려와야 할 태오가 너무도 조용했다. 곧바로 뒤를 돌아보니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도’ 없었다.

황급히 이카로스를 바닥에 내려놓고 주위를 빠르게 둘러보았다. 하지만 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눈 폭풍 너머에도, 라비린토스 전역을 뒤져 봐도 그의 흔적은 없었다.

그때 눈에 묻힌 무언가를 발견했다.

“…이건….”

필리스 줄기였다.

그 물건에 깃든 마지막 기억을 엿보자마자 눈앞이 서서히 점멸했다. 피가 얼음보다도 싸늘하게 식어 가는 것을 느꼈다. 끼긱, 끼긱. 기괴한 소리와 함께 피부로 금빛 비늘이 돋아났다.

이미 이성을 잃어버린 머릿속은 단 한 가지 생각만이 지배했다.

나의, 나만의 것을.

나를 위한 그를.

오직 나만이 허락된 낙원을.

“…누가…감히….”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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