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44 (144/305)

#144

누군가 내가 했던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은 생각보다 소름 끼치는 일이다. 그런데 말을 따라 하는 상대가 같은 인간이 아니라 마물이었다. 심지어 약간 어눌하던 발음은 점점 정확해져서 눈을 감고 들으면 진짜 인간이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갑자기 사색이 된 아이리스는 혼란스러운 듯 연신 눈을 끔뻑였다.

“어떻게 마물이 인간의 말을 하는 거야?”

“…저도 잘 모르겠어요.”

“네가 모르면 어떡해.”

“아니, 그게….”

도감에 키코가 인간의 말을 따라할 수 있다는 특징 따윈 적혀 있지 않았다. 하지만 도감이 잘못되진 않았을 터, 분명히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바위 산 정상에서 우아하게 깃을 고르던 키코가 눈앞으로 날아들었다. 찬란하게 빛나는 날개를 뽐낸 키코는 휘파람새 소리를 냈다.

[어서와. 태오.]

“키코!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응? 뭐가?]

“방금 네가 인간의 언어로 말했잖아. …아니야?”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기대로 가슴이 부풀었다. 어쩌면 키코로는 특별한 마물이기에 인간의 언어를 배울 수도 있지 않을까. 한껏 초롱초롱한 눈으로 쳐다보니 키코는 의아한 듯 머리를 살짝 기울였다. 그리고 기대는 단숨에 무너졌다.

[단지 소리를 따라했을 뿐이야. 네가 아닌 인간의 말은 여전히 이해 못해.]

“아….”

[기대했어?]

“…조금.”

솔직하게 아쉬움을 드러내자 키코는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사람의 말을 능숙하게 따라 하는 앵무새는 꽤 많이 봤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키코와 의사소통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비록 지금 키코는 아무 말이나 따라 하고 있지만, 내가 만약 그에게 ‘언어’를 가르친다면 어떨까. 언젠가는 간단한 소통이 가능하지 않을까?

[태오.]

“으응?”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키코는 사람 키만 한 바위에 앉아서 아이리스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기분 좋게 움직이는 꽁지깃이 벌써부터 아이리스를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새로운 인간이네? 인사하고 싶은데, 뭐라고 말해야 돼?]

“어… 안녕? 아이리스.”

뜬금없이 인사하자 아이리스는 심드렁한 표정으로 나를 흘겨보았다.

“뭐야. 갑자기.”

“그게….”

방금 전까지 나눈 대화를 전해 주려는데, 키코가 불쑥 사이에 끼어들었다.

“안녕? 아이리스.”

“우왁! 씨, 깜짝이야.”

갑자기 이름이 불린 아이리스는 제자리에서 펄쩍 뛰었다. 벌렁거리는 심장을 부여잡으며 바위 뒤로 숨는 모습이 꼭 천적을 만난 바위 너구리 같았다. 방금 전만 해도 시지프를 상대했던 아이리스가 잔뜩 겁먹은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 뒤늦게 민망해진 아이리스는 괜히 목을 가다듬으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노, 놀랐네. …안녕.”

[후후, 반응이 재밌는 인간이네.]

의도치 않게 요란한 첫 만남이 되어 버렸다. 아이리스가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키코는 그의 어깨 위로 올라가 맑은 소리로 쫑알거렸다. 새로운 친구를 찾아 기분 좋은 새소리가 바위 산 사이사이로 울려 펴졌다.

따스한 햇볕이 드는 온실에서 평화로운 때를 보내다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혹시 코로도 말을 따라할 수 있어?”

[아니. 나만할 수 있어. 대신 코로는 ‘잘’ 들어.]

“잘… 듣는다고?”

[종종 그림자를 통해 소리를 듣거든. 한 번이라도 연결된 그림자라면 코로의 귀가 되는 거야.]

“서로 능력이 전혀 다르구나….”

[응. 그래서 분리되어 있을 때만 가능해.]

야생이나 경계 상황에서 키코로는 대부분 합쳐진 형태로 생활한다. 따라서 키코로를 한꺼번에 서술한 도감에는 각각의 능력이 빠져 있던 걸지도 모른다. 이제라도 고유의 특성을 알게 되어 다행이었다. 마침 이야기가 나온 김에 코로에 대해 물어보려던 때였다.

아이리스 발끝에 걸려있는 그림자가 꾸물꾸물 움직였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

[코로! 태오가 왔어.]

[…뭐? 태오?]

그림자 위로 불쑥 내민 둥그런 머리를 보자마자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좋은 낮이야. 코로.”

[또 왔냐?]

대놓고 한숨을 쉰 코로는 슬쩍 아이리스를 흘겨보았다.

[게다가 웬 혹까지 달고 왔네.]

“하하….”

예고 없이 튀어나온 코로를 보고 아이리스가 한 번 더 기겁하리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키코에게 내성이 생긴 건지, 아이리스는 그저 신기한 눈빛으로 코로를 응시했다. 조용히 턱을 어루만지던 아이리스는 오른손을 뻗어 그들을 번갈아가며 가리켰다.

“이렇게 통틀어서 키코로라고 하는 거야?”

“응. 하얀 쪽이 키코, 검은 쪽이 코로야.”

“오…. 신기하네.”

소스라치게 놀랄 때는 언제고, 키코로를 유심히 살펴보는 관찰력은 퍽 학자다웠다. 이제 막 친해지고 싶어 다가가는 아이리스와 달리 코로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안 그래도 인간이라 아니꼬운데, 설상가상 키코를 떡하니 어깨에 올리고 있으니 말 다했지. 불 난 집에 기름 붓는 격이었다.

잔뜩 성이 난 코로는 족히 2m는 될 것 같은 날개를 훌쩍 피며 위협적으로 날아올랐다.

[어디서 삿대질이야?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끼에엑-! 거센 울음소리에 겁먹을 만도 한데, 아이리스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지금 내 욕했지? 미안한데, 백날 해 봤자 난 태오가 아니라서 하나도 안 들린다.”

[하! 이 인간… 날 욕하는 것 같은데? 아니면, 싸우자는 거냐?!]

예상은 했지만, 새삼 붙여 놓으니 둘이 정말 비슷했다. 불같은 성격이 어쩜 이렇게 닮았는지 모르겠다. 영혼의 쌍둥이를 보는 듯 신기해서 손 놓고 구경하다가 뒤늦게 아이리스를 말렸다. 살짝 옷자락을 잡아끌자 아이리스가 순순히 나를 돌아보았다.

“아, 아이리스.”

“엉?”

“저쪽에 가서 포대 좀 가져와 줄래요?”

“…갑자기?”

“슬슬 먹이를 줄 시간이 돼서요.”

“그러지 뭐.”

다행히 아이리스가 자리를 비운 덕분에 코로는 점차 흥분을 가라앉혔다. 심지어 자신이 기 싸움에서 이겼다고 생각하는지, 한껏 털을 부풀리며 위세를 자랑했다. 아무래도 키코에게 멋진 모습을 어필하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키코는 심부름하러 떠나 버린 아이리스의 뒷모습만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관심을 받지 못해 기운이 쭉 빠진 코로는 힘없이 내게 날아왔다.

[그래서.]

“응?”

[이카로스는 찾았어?]

“아니, 아직. 하지만 어디 있는지 알 것 같아서 조만간 데리러 갈 거야.”

확신에 찬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자 코로는 흥, 하고 코웃음 쳤다.

[근데 찾아서 뭐하게?]

“날개를 심하게 다쳤으니까 구해 주러 가야지.”

[어차피 알아서 잘 있을 거라니까?]

“나도 그랬으면 좋겠는데…. 우리 말고도 이카로스를 쫓는 무리가 나타났어.”

다른 인간의 존재를 언급하니 찬물을 끼얹은 듯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이윽고 착 가라앉은 목소리엔 선명한 경계심이 묻어났다.

[적이야?]

“글쎄. 하지만 예감이 좋지 않아. …이카로스를 찾다가 그쪽과 부딪치게 될지도 몰라.”

단순히 부딪치는 걸로 끝나면 차라리 다행이다. 하지만 예리한 감은 그보다 위험한 일이 일어나리라고 알렸다. 황제의 화를 입게 되는 것이 아예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보다 내 주변 사람이 소란에 휘말리지 않길 바랐다.

초조한 마음을 숨기려 내리깐 눈앞에 새하얀 날개가 불쑥 나타났다.

[우리가 도와줄까?]

“어?”

키코의 갑작스러운 제안에 당황한 건 나뿐이 아니었다.

[키코!]

[그렇지만 태오 혼자서는 힘들 거야.]

[우리가 나설 일이 아니야. 쟤가 하는 말 못 들었어? 자칫 다칠 수도 있다고.]

그 말이 맞다. 지금으로선 키코로의 도움도 간절했지만, 그러다가 괜히 무관한 그들까지 피해를 입을 지도 모른다. 곧 자연으로 돌아갈 그들이 굳이 위협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묵묵히 코로에게 동조하는데, 키코의 굳건한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코로. 겁먹었어?]

[뭐?! 그럴 리가 없잖아!]

[역시 그렇지? 그럼 도와주자. 다른 일도 아니고 마물을 구해 준다잖아.]

[이 인간이 진짜 무슨 생각하고 있을지 어떻게 알아? 우릴 이용해 먹을지도 모른다니까?]

[뭐 어때.]

[어, 어떠냐니….]

완고한 태도에 코로는 제법 놀란 듯했다. 끝내 인내심이 다한 키코는 한쪽 날개를 펴 코로의 등을 찰싹 때렸다.

[이카로스가 예전의 우리처럼 잡혀 있을지도 모르잖아. 정말 모르는 척 할 거야?]

[그건….]

한참 동안 주춤거리던 코로는 마침내 마음을 다잡은 듯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이윽고 부리부리한 눈으로 나를 쏘아보기에 기대와 불안이 뒤섞였다. 제자리에 떠 있는 코로에게 슬그머니 손을 뻗으니 웬일로 순순히 손등 위에 앉았다.

코로는 모든 빛을 빨아들이는 칠흑 같은 날개를 기세등등하게 펄럭이며 말했다.

[흥. …인간.]

“어?”

[…그 싸움에 친히 임해 주지.]

뜻밖의 말과 함께 띠링, 반가운 알림이 울렸다. 아마 최단 시간에 가호가 해방된 경우 아닐까? 전혀 예상치 못한 전재였지만, 어찌 되었든 나를 도와주겠다는 마음만큼은 소중했다. 신뢰를 얻어 기쁘면서도 함께 ‘싸워야 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복잡 미묘해졌다.

착잡한 표정을 본 코로가 못마땅한 투로 물었다.

[왜. 싫어?]

“그럴 리가. …고마워.”

싸움이라. 부디 큰 충돌은 없었으면 한다. 별 탈 없이 이카로스를 구하고, 무사히 안겔루스 대학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이젠 안다.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모든 일이 내 마음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그리고 정론과 이상으로 설득이 되지 않는 부류가 있다는 것을.

그러니 만약 시지프가 무력을 써서 앞을 가로막는다 하더라도 상관없다.

“그 힘, 고맙게 받을게.”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이카로스를 먼저 찾아낼 것이다.

***

시지프보다 먼저 설원에 도착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서신 한 통- 그거면 충분했다.

준비성 철저한 태자답게 칼리온은 북쪽에도 이동 마법진을 두고 있었다. 비록 라비린토스에 곧바로 이어지는 것은 없었지만, 칼리온 덕분에 설원에서 조금 떨어진 마을에 무사히 도착했다. 평범한 가정집처럼 보이는 곳이 설마 태자의 비밀 통로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두툼한 털이 붙은 후드를 벗으며 아스레인을 돌아보았다.

“여기… 빈집이겠죠?”

“그렇겠지. 여기서 묵고 지내도 된다고 했네.”

역시 북쪽이라는 건가. 벽난로에 장작을 때우는데도 집 안에 한기가 돌았다. 아스레인이 집 안을 둘러보는 사이, 괜스레 바깥 풍경이 궁금해져 슬그머니 커튼을 걷었다. 그러자 두꺼운 커튼에 가려져 있던 창틈에서 황성과는 전혀 다른 공기가 물씬 풍겨 왔다. 쌀쌀한 바람에 오한이 끼쳐 팔을 감싸 쥐고 몸을 으슬으슬 떨었다.

“춥네….”

평소보다 배는 껴입었는데도 하등 소용없었다. 조금이라도 몸을 녹이려 벽난로 앞에 쪼그려 앉아 불을 쬈다. 활활 타오르는 불을 보고 있자니 어째 노곤노곤해져 눈을 느릿하게 끔뻑였다. 그 순간 소름 끼칠 정도로 차가운 손끝이 목 언저리와 귓불을 스쳤다.

힉! 이상한 소리를 내며 고개를 치켜들자 아스레인이 무덤덤하게 내려 보고 있었다.

“뭐, 뭐예요?”

“귀걸이에 보온 마법을 걸어 두었네. 차고 있는 내내 따뜻할 걸세.”

“아…!”

말이 끝나자마자 뼛속까지 스며드는 한기는 사라지고 훈훈한 온기가 몸을 감쌌다. 금방 체온이 원래대로 돌아온 덕분에 더 이상 벽난로 앞에 쭈그려있지 않아도 됐다. 곧장 자리에서 일어나 해사하게 웃으며 아스레인을 올려다보았다.

“고마워요. 아스레인은 괜찮아요?”

“원래 추위를 타지 않네.”

“아… 맞다.”

짧게 탄식하자 무심한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하도 인간의 모습에 익숙해져서 그런지, 이따금씩 아스레인이 그 마물인 걸 잊는다.

“그럼 로브는 왜 입으신 거예요?”

“눈에 띄면 안 되니까.”

뒤늦게 이유를 알아채고 고개를 끄덕였다. 추위를 타지 않는다고 해서 설원에서 얇은 재킷만 입고 있으면 무조건 오해를 살 것이다. 얼굴을 가리는데도, 인파에 자연스럽게 섞이는데도 로브만큼이나 편한 건 없었다.

뭐…. 아무렴 나는 좋았다. 그도 그럴 것이 후드를 편하게 입기 위해 아스레인이 머리를 아래로 늘어뜨려 묶었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묶은 머리카락을 왼쪽 어깨 앞으로 내린 덕분에 고개를 돌릴 때마다 곧은 목선이 드러났다. 음. 역시 좋다.

“태오?”

“아, 죄송해요.”

너무 쳐다봤나. 어색하게 눈을 굴리다가 손으로 문을 가리켰다.

“탐색 겸 나가 볼까요?”

“음. …곁에서 떨어지지 말게.”

“그럼요. 딱 붙어 있을게요.”

다시 후드를 뒤집어쓰고 조심스레 문을 열었다.

마을 풍경은 딱히 신기할 건 없었다. 평소에 자주 보던 마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집과 상점이 주르륵 이어졌다. 다만, 서리가 낀 창문과 입술 새로 흘러나가는 뿌연 입김이 완연한 겨울을 알렸다. 아스레인이 걸어 준 보온 마법이 아니었더라면,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오들오들 떨 뻔했다.

“괜찮나?”

“네에. 아스레인이 아니었으면 진즉 감기 걸렸을 거예요.”

“…다행이군. 그래도 힘들면 말하게.”

힘차게 고개를 끄덕이곤 그를 따라 천천히 마을을 거닐었다.

북쪽, 혹한의 마을. 이따금씩 눈발이 날아오는 험지이기에 마을 사람들 외에 타지인은 별로 없다고 들었다. 그래서 시지프 일당이 돌아다니면 금세 알아챌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이 보이진 않았다. 더 정확히는 찾을 수 없었다.

“원래 이 마을에 사람이 이렇게 많아요?”

“…아니. 그런 얘기는 못 들었네.”

무리가 너무 많다. 무역의 중심부라 불리던 해안 도시 못지않게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길목을 오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두꺼운 솜옷을 입고 털모자를 쓰고 있었다. 비슷비슷한 옷차림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불현듯 이상한 물건을 발견했다.

평화로운 마을에, 사제들의 순례길에 왜 이렇게 허리에 칼을 찬 사람들이 많단 말인가. 게다가 몇몇은 도시에서도 보기 힘든 마석을 지니고 있었다.

“뭔가… 이상해요.”

조용히 중얼거리자 아스레인이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분명 사람들이 몰린 이유가 있다. 지나가는 사람을 다짜고짜 붙잡고 물어볼 수 없어 난처하던 그때, 레스토랑에서 나온 중년이 우릴 향해 말을 걸었다.

“거, 식사는 하셨는감?”

“네?”

“저어쪽 설원으로 갈 거면 배를 든든히 채우고 출발하는 게 좋지.”

“…설원이요?”

마을에 머무르거나 도시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당연히 설원에 갈 거란 확신에 차 있었다. 우리가 설원으로 향할 거란 걸 어떻게 알았을까. 애써 의심을 숨기며 의아한 투로 되묻자 중년은 험상궂게 인상을 썼다.

“당신들도 그 소문을 듣고 온 거 아니요?”

“무슨… 소문이요?”

어쩐지 북적한 마을을 보자마자 불길한 예감이 들더니만.

“설원에 숨어있는 마물을 찾아서 알려주면, 후하게 보상해 준다는 것 말이오.”

그 원인이 이거였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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