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고작 태자궁에서 보관소로 이동했을 뿐이다.
“전하. 그간 옥체는 강녕하셨는지요.”
“음. 경이 걱정해 준 덕분에 모쪼록 잘 지내고 있네.”
거리상으론 기숙사에서 연구실을 오가는 것보다 짧았다. 하지만 걷는 내내 길에는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 그리하여 마주친 사람은 눈대중으로 세도 자그마치 백 명이 넘었다.
이제야 아스레인이 접견실을 떠나기 전부터 마법을 건 이유를 알았다.
만약 기척과 모습을 동시에 숨기는 마법을 걸어 주지 않았다면, 백 명이 넘는 사람은 전부 목격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황실 안에 웬 평민이 태자와 함께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금세 퍼졌겠지.
“…후우.”
나지막이 떨리는 숨을 내뱉자 어깨 위로 손이 사뿐 내려앉았다. 슬며시 고개를 들어 올리자 긴장을 늦추지 않으려 정면을 주시한 얼굴이 보였다. 혹시라도 집중력을 흩트릴까 봐 나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아스레인이 신경써야 할 부분은 한둘이 아니었다.
먼저 마법을 이중으로 겹쳐 쓰는 것부터 문제였다. 모습을 감추는 것만으로 불안했는지, 아스레인은 기척을 숨기는 마법을 더했다. 게다가 마력의 잔재를 남기지 않기 위해 마법을 쓰는 내내 마력량을 조절해야만 했다. 그걸 혼자 해도 버거운데, 나까지 둘을 신경 써야 하니 얼마나 머리를 쓰고 있는지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괜찮아요?”
복도를 걷던 칼리온이 혼잣말하듯 말을 걸어도 아스레인은 묵묵부답이었다. 혹여 마법이 풀릴까 아스레인에게 딱 붙어 있는 나조차 함부로 입을 열 수 없었다.
마지막 계단을 오르니 마침내 눈앞에 거대한 문이 놓였다. 문 앞을 지키는 네 명의 경비를 보자마자 눈치껏 깨달았다. 저 문 너머가 신탁과 순례 기록을 둔 보관소라고.
“수고들 하는군.”
멀리서부터 칼리온을 알아본 경비병은 곧바로 예의를 갖췄다. 그러곤 태자가 무어라 말을 덧붙일 새도 없이 문을 열어 주었다. 생각보다 쉽게 열린다 싶었건만, 역시나 안에 문이 하나 더 있었다.
“방해받고 싶지 않으니, 누구든 나를 찾거든 없다고 해라.”
“예!”
칼리온이 엄중한 목소리로 말하니 군기가 바짝 든 경비병이 바깥문에서 대기했다. 그들이 양옆으로 벌어진 틈을 타 아스레인과 함께 칼리온의 곁으로 다가갔다. 들어와서 보니 새하얀 대리석 탁자가 안쪽 문을 가로막고 있었다.
탁자 위에 용도를 알 수 없는 물그릇이 놓여 있었다. 대체 뭘 하려고 저러나 싶어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러자 칼리온은 품 안에서 작은 칼을 꺼내어 손끝을 베었다.
“……!!”
툭, 투둑. 석류 열매 같은 핏방울이 수면 위로 떨어졌다. 얼마나 깊게 베었으면 진득한 피가 끊임없이 물속으로 파고들었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투명한 물은 조금도 더러워지지 않았다.
맑은 물은 마치 칼리온의 피를 흡수하고 기뻐하듯 일렁였다.
“고귀한 혈통에 신의 축복이 있기를.”
이윽고 칼리온이 기도하듯 중얼거리자 굳게 잠겨 있던 두 짝문이 스스로 열렸다. 끼이익-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빽빽하게 겹쳐진 책들이 펼쳐졌다.
신탁으로 향하는 열쇠는 다름 아닌 황족의 피였다.
칼리온이 손수건으로 칼을 닦아내며 뜸을 들이는 동안 서둘러 보관소 안으로 들어왔다. 쿵. 문이 닫히자마자 연달아 한숨 소리가 이어졌다. 경비병 앞에서는 잔뜩 무게를 잡던 칼리온은 언제 그랬냐는 듯 나른하게 하품했다.
“…벌써 피곤하네.”
“이제 돌아다녀도 되는 건가요?”
“응. 결계 안에 무사히 들어왔으니까.”
그제야 몸을 둘러싼 마력이 서서히 사라졌다. 나 때문에 두 배로 고생했을 아스레인의 팔을 슥슥 쓸어 주며 말했다.
“설마 결계가 있을 줄은 몰랐어요. 눈만 속이면 될 줄 알았는데….”
“평범한 것도 아닌 피로 만들어진 결계라 더 까다로운 걸세.”
“…그래서 황족 외에는 들어올 수 없는 거군요.”
복잡한 마법도 거뜬히 쓰는 아스레인이 왜 들어가지 못하는지, 이제 알겠다. 설령 ‘그 마물’이라 해도 황족의 피를 가질 수는 없었다.
작게 탄성을 내뱉으니 칼리온이 말을 덧붙였다.
“게다가 결계를 억지로 깨려고 하면 마법이 시전돼.”
“…마법이요?”
설마 결계를 깨려고 시도하는 사람을 죽이기라도 하나? 아니면, 대대로 망해 버리는 저주라도?
불안하게 눈을 굴리는 나를 향해 칼리온이 산뜻한 미소를 지었다.
“이 안에 있는 기록이 전부 전소되지.”
“아….”
“결계 밖으로 서적을 들고 나와도 똑같아. 흔적도 없이 불타서 사라져.”
어쩌면 결계를 깨뜨린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신탁을 지키기에 더욱 확실한 방법이다. 결국 기록이 말소해 버리면 아무것도 못하니까 아무도 신탁에 접근할 시도조차 못할 것이다. 누가 처음 결계를 걸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의미로 영리한 사람이다.
“그럼 이제 마음껏 봐.”
“감사합니다.”
“그런데 괜찮을지 모르겠네.”
“…무슨 말씀이세요?”
“아무 기록이나 펼쳐 보면 알 거야.”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 칼리온은 팔짱을 낀 채 나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두 눈으로 직접 보길 바라는 모양이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내용이기에 그런 건데? 근처에 있는 책장에서 기록서 한 권을 꺼내어 평소에 책을 읽듯 표지를 넘겼다가 그대로 멈췄다.
“어….”
하얀 건 종이요, 까만 건 글씨였다. 도통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문자가 나열됐다. 직선과 곡선이 얽힌 문자는 난생 처음 보는 것이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자 칼리온이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호쾌하게 웃었다.
“이게 무슨….”
“성어는 처음 보지?”
“…성어였군요.”
“응. 그래서 보통은 보관소에 올 때 성어를 읽을 줄 아는 대사제를 대동해. 지금은 괜히 말이 많아질까 못했지만.”
망할. 언덕 하나를 겨우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그 뒤에 험준한 산이 있었다.
“아무튼 힘내. 뭐, 아벨이라면 성어를 알지도 모르겠다.”
제 할 일을 끝낸 칼리온은 소파에 기대어 앉아 눈을 감았다. 여유롭게 낮잠을 청하는 그에 비해 내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설마 신탁이 전부 성어로 적혀 있을 줄은 몰랐다. 대신 해석해 줄 사제나 해독본이 없는 이상 단서 찾기는커녕 단 한 문장도 읽지 못할 것이다. 여기까지 얼마나 어렵게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아스레인에게 다가갔다.
“이제 어떡하죠?”
하지만 그 또한 성어를 보고 적잖이 당황했는지 말이 없었다.
“…아스레인?”
아니, 뭔가 느낌이 다르다. 아예 모르는 문자를 접한 나머지 책을 그림처럼 구경한 나와 달랐다. 빠르게 움직이는 시선은 분명 문장을 하나하나 훑어보고 있었다. 설마. 바짝 마른 입술을 움찔거리자 아스레인이 차분히 말했다.
“걱정 말게. 읽을 수 있으니.”
“…네?”
진심인가? 혹시 칼리온이 들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목소리를 낮춰 물었다.
“어, 언제 성어를 배우셨어요?”
“배웠다기 보다는… 쓴 적이 있네.”
“쓴 적이 있다뇨?”
“이건 예전 인간들이 쓰던 말일세.”
아스레인은 조심스럽게 책 위를 손가락으로 훑었다.
“고어(古語)라 해야 하나. …아니, 사어(死語)에 가깝겠군.”
고대 그리스어 같은 언어인가. 확실히 문자의 뜻을 모르는 내게는 어떤 그림처럼 보였다. 아무렴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대강 신들이 쓰는 ‘성스러운 언어’라고 뭉뚱그릴 만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대체 왜 신탁이 옛날에 쓰던 말로…. 그것도 인간의 언어로 적혀 있는 거죠?”
“모르겠군. 신탁의 전문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네.”
“그럼 어느 나라의 말인지 기억하세요?”
“그 시절엔 ‘이아페’라고 불렸지. 하지만 내가 에브게니아에 의해 눈을 떴을 땐, 이미 카르사 제국에게 정복당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네.”
신탁을 기록한 성어가 인간의 언어였으며, 지금은 사라진 문명이라니. 대체 이아페에서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안타깝게도 소설에서도 접한 적 없는 생소한 지명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쟁의 패자는 금방 기억에서 사라지며 어느 기록에도 남을 수 없다.
아마 성어가 이아페의 언어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아스레인이 유일하겠지.
“그래도 다행이네요. 아스레인이 성어를 읽을 수 있다니.”
“원한다면 지식을 전승해 주마.”
“정말요?”
냉큼 고개를 끄덕이자 아스레인이 읽던 책을 꽂아 놓고 성큼 다가왔다. 순식간에 한 뼘 남짓 거리까지 다가오는 바람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이윽고 커다란 손이 두 뺨을 감싸 쥐었다. 뻣뻣하게 굳은 몸을 움찔거리며 겨우 한 마디 내뱉었다.
“무, 무슨….”
뭘 하려는 거야? 상황을 파악할 새도 없었다. 곧바로 직진해 오는 아스레인을 보곤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이내 이마 위로 무언가가 닿아 슬쩍 한쪽 눈을 떠 보았다. 그러자 조금만 잘못 움직여도 입술이 닿을 거리에서 그의 얼굴이 보였다.
화들짝 놀라 다급히 숨을 멈춘 그때였다.
“윽…!”
일순 머리가 깨질듯 고통이 밀려 와 그의 손을 뿌리치고 뒷걸음질을 쳤다. 다행히 두통은 금세 사라졌지만, 뇌에 정전기라도 오른 것처럼 느낌이 이상했다. 이마를 짚은 채 멍하니 서있으니, 아스레인이 황급히 다가와 낯빛을 살폈다.
“괜찮나? 이 방법은 되도록 쓰지 않으려고 했지만….”
“…괜찮아요. 놀라서 그랬어요. 그보다 뭘 하신 거예요?”
걱정하지 말라며 웃으니 아스레인이 내게 기록을 건넸다.
“이제 읽을 수 있을 걸세.”
“네? 그게 무슨….”
반신반의하며 책을 펼치자 놀랍게도 문장이 술술 읽혔다.
“…어라.”
기적적인 일에 바보 같은 반응이 튀어 나갔다. 불과 수초 전만 해도 상형문자로 보이던 글자들의 뜻이 속속히 보였다. 이아페의 언어를 아는 아스레인에게서 그 지식을 그대로 전승받은 것이다.
더 이상 말할 시간도 없었다. 곧바로 아스레인과 구획을 정해 신탁을 샅샅이 뒤져 보기로 했다. 되도록 끝에 위치한 책장에서부터 기록을 꺼내어 빠르게 훑어보았다.
“…이건… 에브게니아가 집권하기도 전인가?”
하지만 신탁의 전문은 예상 외로 난해했다.
‘붉은 구슬이 떨어지는 방향. 새로운 옥반. 무너지는 바다.’
‘어두운 늪 아래 빛 무리가 부셔져 영영 떠오르지 못한다.’
어떤 것은 단어만 주르륵 나열되어 있는가 하면, 맞물리지 않는 어순으로 가득한 문장도 있었다. 심지어 무엇을 상징하는 지도 모를 비유가 이어져 이해하기 힘들었다. 웬 암호문을 해석하는 기분이었다. 이러니 해석부터 시작해 전달될 때마다 말이 달라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결국 정오에서부터 노을이 질 때까지도 원하는 신탁은 찾을 수 없었다.
“여기서 어떻게 찾으라는 거야….”
마땅한 수확이 없는 건 아스레인도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칼리온은 소파에서 편하게 잠들어 있었지만, 태자씩이나 되는 그를 보관소에 계속 붙잡고 있기도 어려웠다. 초조한 마음에 손톱 끝을 물어뜯으며 다음 책을 꺼내들었다.
그때였다.
- 꽤 골머리를 앓나 보군요.
하필이면 지금 가장 듣고 싶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야 끝에 걸리는 은색 머리카락을 보고도 시선을 책에 고정했다. 그러자 시스템은 손끝으로 내 턱을 슬쩍 어루만지며 웃었다.
- 이젠 저를 모르는 척 하시려는 겁니까?
감촉이 느껴지지 않아도 더는 무시하기 어려웠다. 결국 읽던 책을 잠시 덮어 두고 고개를 휙 돌렸다.
“또 들키려고 작정했어? 왜 왔는데?”
- 고뇌하는 태오 님의 얼굴은 꽤나 재밌거든요.
“…….”
- 물론 당신께서는 모르겠지만.
안 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불쑥 튀어나와 놀리기 바쁜 시스템이 얄미웠다. 잔뜩 인상을 쓰고 쳐다보는데도 시스템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오히려 보란 듯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비릿한 미소를 흘렸다.
- 은근히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걸 아십니까?
그딴 말을 뭐 그리 산뜻하게 하는지 모르겠다. 아예 귓가에 대고 키득거리는 시스템을 향해 크게 팔을 휘둘렀다. 그 덕분에 시스템의 환상은 신기루처럼 흩어졌으나, 책장에 손이 부딪쳐 책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는지, 저 멀리서 아스레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태오?”
“아, 죄송해요. 살짝 부딪쳤어요.”
짧게 혀를 차며 곧바로 무참히 떨어진 책을 확인했다. 다행히 보존 마법 덕분에 책이 망가지는 일은 없었지만, 책장에 부딪친 손목이 얼얼했다.
왜 하필 지금 신경을 긁는 걸까. 괜한 소란을 일으켰단 생각에 깊은 한숨을 내쉬며 바닥에 쪼그려 앉았다. 그대로 책을 주우려 손을 뻗은 순간, 펼쳐진 페이지 안에서 어느 문장이 눈에 퍼뜩 들어왔다.
‘순리를 배반한 자. 한때는 창공을 지배했으나, 이젠 새하얗게 썩은 날개.’
날개란 단어를 보자마자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그리고 뒤이어지는 문장에 입술이 툭 하고 벌어졌다.
‘흔들리지 않는 별을 바라보며 녹지 않는 감옥에 갇힌다. 훗날 신의 뜻을 가진 이가 이 앞을 지남에도 하얀 베일에 뒤덮여 죄인을 알아보지 못한다.’
이거다. 이카로스를 뜻하는 신탁이다. 정말 우연찮게 떨어진 책에서 이카로스와 관련된 단서를 찾았다. 책장에 꽂힌 수많은 책에서 어떻게 딱 이것만 떨어진 거지? 그것도 정확히 필요한 페이지가 펼쳐져서?
“…잠깐.”
설마 시스템이 일부러 나를 도발한 건가. 그의 뒤에 있는 책을 건드려서 자연스럽게 보게 하려고? …아니, 아니지. 너무 심한 비약일지도 모른다. 시스템이 어떻게 황족만이 들어올 수 있는 보관소에 신탁 내용까지 안단 말인가.
멍하니 책을 들여다보고 있는데, 옆에서 아스레인이 다가왔다.
“어디 다친 건가?”
“아, 아뇨. 안 다쳤어요. …그보다 아스레인. 이거 봐요.”
곧바로 책을 보여주니 아스레인은 신탁을 빠르게 눈으로 훑었다.
흔들리지 않는 별- 그건 필시 북극성일 것이다. 전에 지도를 봤을 때 카르사 제국의 북쪽은 추운 설원이 끊임없이 이어졌다고 들었다. 그러니 ‘녹지 않은 감옥’은 만년설을, 시야를 가린 ‘하얀 베일’은 눈보라를 뜻했다.
머릿속에서 마치 퍼즐이 맞춰지듯 신탁을 해석한 끝에 입을 열었다.
“혹시 북쪽 설원에 죄인을 가두는 곳이 있나요?”
책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아스레인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북쪽은 주로 전쟁 포로나 반역을 모한 중범죄자의 감옥으로 쓰였네. 시오 황조 이후론 대부분 창고로 쓰임새를 바꿨지만 여전히 평범한 사람은 드나들 수 없을 걸세.”
“…지금까지 생각한 단서랑 전부 들어맞아요.”
시지프는 이카로스가 신전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북쪽에 있으리라 예상했다. 그리고 이카로스의 행동반경을 추측한 끝에 한 가지 가설을 떠올렸다. 이카로스는 사제는 들어갈 수 없지만, 마물은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곳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따라서 북쪽 설원의 감옥은 모든 조건에 부합했다.
“…그곳이 어디죠?”
“더러는 혹한의 감옥. 또 지금은 버려진 미궁- ‘라비린토스’라 불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