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월계수 나뭇잎이 그려진 찻잔과 은은하게 풍기는 캐모마일 향기. 이따금씩 찻잔을 내려놓으면 울리는 달그락 소리가 마치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처럼 들렸다. 정오의 따스한 햇살 대신 호숫가를 비추는 달빛이 있으니 충분했다.
그저 특별할 것 없는 티타임이었다.
[이렇게 마주 앉아 차를 마시는 날이 올 줄은 몰랐어.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인가 봐?]
둥그런 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이 평범하지 않을 뿐이지.
[호수 위의 저택이라니, 안목은 여전하시군요.]
“음. …고맙네.”
단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왠지 교수님들 회식 자리에 어쩔 수 없이 낀 기분이 들었다. 차를 따라 주며 삐걱거리던 조각상마저 접견실을 떠나니, 이곳은 흡사 간부회가 되어 버렸다.
[향기가 좋구나. 이건…라바나 지역에서 난 꽃인가.]
우아하게 차를 음미하는 이는 숲의 수호자였고.
[태오. 너는 무슨 차를 좋아하니~?]
“저, 저요?”
[응. 말해봐.]
“저는… 아무거나 다 잘 마셔요.”
차는 뒷전이고 내 취향부터 묻는 자는 지하의 미식가.
“태오에게 그런 걸 물어서 뭐 하려고 하나?”
[선물하려고. …왜? 질투나?]
“…….”
마지막으로 신화에만 남은 ‘그 마물’까지. 이런 호화로운 다과회에 낄 수 있다니 퍽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다만 밖에서 만날 때와는 전혀 다른 공기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밀폐된 방 안으로 들어오니, 그들의 존재감이 뚜렷하게 느껴졌다. 밖으로 뿜어져 나오는 마력이 서로를 팽팽하게 밀어내고 있었다. 그 때문에 인간의 얼굴을 한 이들이 실은 마물이라는 것을 재차 느꼈다.
[그래서 우린 왜 부른 거야? 정말 가족 모임?]
“아니에요. …꼭 말씀드려야만 하는 게 있어서요.”
모두가 등을 돌려도 소중한 사람만큼은 곁에 있어 주길 바란다. 비록 아스레인은 혼자 남길 선택했지만, 마음 한구석엔 그들을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달칵. 조심스레 찻잔을 내려놓으며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간 교수님께서 혼자 끌어안고 있던 진실에 대한 이야기예요.”
[…진실?]
닉스에게 대답하는 대신 아스레인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이미 비밀을 알고 있는 내가 대신 말해도 되지만, 사안이 중대한 만큼 아스레인이 직접 밝혀야만 했다.
집요한 시선을 느낀 아스레인은 한숨을 작게 내쉬었다.
“…어디서부터 이야기해야 할까.”
서서히 초점을 잃어 가는 눈동자는 금세 생각에 잠겼다. 이윽고 낮고 차분한 목소리가 먼 옛날의 기억을 읊기 시작했다. 아스레인은 자신이 배신자가 아니라는 변호도, 마물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말도 덧붙이지 않았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오직 사실만을 나열했다. 그 냉정한 태도에 더욱 마음이 쓰이는 이유는 뭘까.
“이만하면 됐나.”
건조하게 말을 마친 아스레인은 조용히 차를 홀짝였다. 여전히 무표정했으나, 어쩐지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가 한결 걷힌 느낌이었다.
반면, 이제야 진실을 들은 그들은 여유로운 미소를 잃어버렸다.
[잠깐만.]
머릿속이 복잡해진 걸까. 험상궂게 인상을 찌푸린 닉스가 아스레인을 검지로 삿대질하며 말했다.
[그러니까 저 노인네가….]
[닉스 군.]
[…저 영감님이 우리를 배신한 게 아니라고?]
쉽게 믿지 못하는 듯 붉은 눈동자가 끊임없이 흔들렸다. 혼란스러워하는 그를 위해 단호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교수님은 유피테르에게 뿔이 잘려서 기억을 잃었어요. 그대로 산꼭대기에 신력으로 봉인되어 있었고… 한참이 지난 후에 에브게니아가 신탁을 통해 찾아온 거예요.”
[웃기지 마…! 그걸 이제 말한다고 뭐가 달라질 줄 알아?!]
쾅! 테이블을 내리치는 소리가 우레같이 울렸다. 이를 빠득 가는 닉스의 주변에서 검은 연기가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어깨를 짓누르는 살의에 몸을 움츠리자 아스레인이 나지막이 말했다.
“소란 피우지 마라. 닉스. …태오가 힘들어하잖나.”
도리어 차분한 태도에 열이 뻗쳤는지, 닉스의 눈동자는 실핏줄이 터져 벌겋게 변했다.
[소란 안 피우게 생겼어? 당신이야말로 안 억울해? 내가 그리 배신자라고 떠들었는데.]
“애초에 그리 틀린 말도 아니었지.”
[…틀린 말이 아니라고?]
“아무것도 듣지 못했으니 내가 배신했다고 생각하는 게 당연한 일 아닌가.”
[그럼 아니라고 변명하면 되잖아! 아니면, 감히 반항하는 거냐고 화를 내라고!]
격분한 감정이 녹아든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렸다. 그러나 닉스가 흥분할수록 아스레인은 차갑게 식어 갈 뿐이었다.
“왜 그래야 하지?”
메마른 입술에서 새어 나오는 한숨이 팽팽한 긴장감을 툭 잘랐다. 태연한 아스레인의 태도에 덩달아 맥이 풀린 닉스는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넋 놓고 테이블을 바라보는 닉스는 그답지 않게 허망한 모습이었다.
이윽고 바람이 픽 새듯 헛웃음이 들렸다.
[당신은 참 잘나서 좋겠네. …너무 잘나서 예전부터 누구에게도 기대질 않았지.]
어쩌면 닉스는 누구보다 아스레인을 믿고 따랐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아스레인이 말없이 사라졌을 때 극심한 배신감을 느낀 것이다. 그리 생각하니 기운 없이 조소를 흘리는 닉스가 안쓰러워 보였다.
“저기….”
어떻게든 둘 사이를 중재하려는데, 뜬금없이 아스레인이 입을 열었다.
“그건 아니다만.”
[허어, 그러셔?]
“내가 떠나기 전에 했던 말을 기억한다고 했었나.”
[똑똑히 기억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우리보고 이 세계를 지키라며?]
“그래.”
선뜻 고개를 끄덕인 아스레인이 닉스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자네들이 있었으니 믿고 떠날 수 있었지.”
[…뭐?]
“그간 고마웠네.”
덜컹. 충격받은 닉스가 몸을 뒤로 빼는 바람에 테이블과 의자가 크게 흔들렸다. 줄곧 경계의 빛을 띠던 눈동자가 믿을 수 없는 광경이라도 본 듯 휘둥그레졌다. 수면 밖으로 나온 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리던 닉스는 겨우 한 마디 내뱉었다.
[여, 영감 노망났어?]
“아쉽게도 제정신이다만.”
[…그렇게 말해도 오해한 거에 대해선 사과 안 해. 나도 그동안 꽤나 고생했으니까.]
“사과하라고 해서 순순히 할 위인도 아니지 않나.”
아스레인은 안색의 변화도 없이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한동안 멍하니 아스레인을 바라보던 닉스는 푸핫, 웃음을 터뜨렸다. 아슬아슬한 줄타기처럼 긴장되어 있던 분위기가 단숨에 풀어졌다.
[맞지~ 내가 누군데.]
이내 여유를 되찾은 닉스가 턱을 괴며 말했다.
[그래서 대체 왜 어디서 굴러먹다 왔는지 모를 놈에게 뿔을 내어준 거야?]
“…나도 모르겠군. 어렴풋이 떠오르는 건, 유피테르의 얼굴뿐이네.”
[그거참- 쓸모 있네. 이미 죽은 놈의 얼굴을 기억해서 뭐하시게?]
너무 빠른 속도로 평소 페이스를 되찾은 거 아닌가. 살살 속을 긁는 말투에 아스레인은 이마를 짚으며 미간을 좁혔다.
“자네는 그 입을 가만히 두면, 어디 덧이라도 나나?”
[태어날 때부터 이런 걸 어떡해. 창조주를 탓할까?]
“…….”
[아 참, 날 만든 건 당신이잖아~ 자책해. 자책.]
둘 사이가 원래대로 돌아와서 기뻐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아스레인이 줄곧 혼자 끌어안았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차를 마저 마시는데, 서근서근한 목소리가 나를 불렀다.
[그대.]
“아, 네! 히페리온.”
[저분의 뿔을 무엇으로 잘랐는지 알고 있나?]
“제가 꿈에서 본 기억으로는 신력이 깃든 검이었어요. 웬만한 사제보다 강한 신력은… 신의 아이라고 생각될 정도였어요.”
[신의 아이라….]
늘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있던 히페리온의 얼굴에 한줄기 그림자가 드리웠다. 일부러 걱정을 안겨 주고 싶진 않았으나 그의 도움이 절실했다.
히페리온이 깊은 생각에 잠긴 사이, 닉스가 대뜸 물었다.
[그래서 황실의 피를 끊어 달라는 거야?]
“네에?! 얘기가 왜 그렇게 흘러가요?”
[에브게니아라고 했나? 아예 씨를 말려 버리면 저 망할 영감의 계약도 끝날 거 아냐.]
“하, 하지만….”
물론 계약은 끝나겠지만, 동시에 세계의 미래도 함께 사라지는 거 아닐까. 부디 장난이길 바랐으나 닉스의 눈빛엔 전혀 농담하는 기색 없이 진지했다.
[어때? 태오. …세상에 남은 최후의 인간이 되어 볼래?]
이 마물- 진심으로 황실을 덮칠 생각을 하고 있다. 아마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혼자서 대륙을 쳐 버릴 것이다. 그의 능력이라면 카르사 제국을 혼란에 빠트리는 것쯤은 어려운 일도 아니다.
당황한 나머지 할 말을 잃어버리자 아스레인이 대신 브레이크를 걸어 주었다.
“지금 장난하는 건가?”
[왜 도와준다고 해도 난리야?]
“전쟁을 일으키지 않으려 계약을 했는데, 이제 와 급습하면 무슨 소용이 있나.”
[그러니까 그 계약이 잘못됐다고 하잖아. 지금.]
“…정말 말이 안 통하는군.”
[누가 할 소린데?]
모든 걸 뚫는 창과 결코 뚫리지 않는 방패의 싸움을 보는 기분이다. 이러다가 새벽이 되어도 본론을 못 꺼내게 생겼다. 크흠! 일부러 소리 내어 헛기침하곤 서둘러 화제를 바꿨다.
“일단 교수님께서 잃어버린 기억을 되짚어 보고 싶어요. 두 분이라면 예전 일을 또렷하게 기억하실 것 같아서요.”
그제야 생각에서 빠져나온 히페리온이 곤란한 듯 미간을 좁혔다.
[도움이 되고 싶다만, 안타깝게도 이분과 함께 보낸 시간이 그리 많지 않았네.]
“아… 정말요?”
[각 대륙에 흩어져서 마물을 돌보는 게 사명이었으니….]
아스레인도 비슷한 말을 했었다. 사명을 위해 멀리 떨어져 지냈다고.
결국 뿔을 되찾기 전까지 아스레인이 가진 기억에 접근할 수 없는 걸까. 뿔의 행방과 관련된 단서가 기억 속에 있으리라 확신했기에 실망감이 컸다.
다른 방법을 골똘히 생각하던 차에 히페리온이 말했다.
[하지만 그자라면 우리보다 많은 걸 기억할지도 모르겠구나.]
“…그자요?”
옆에서 심드렁하게 대화를 듣고 있던 닉스가 뒤늦게 탄성을 내뱉었다.
[아~ 그러네! 걔라면 알지도 모르겠다.]
“닉스 님도 아는 분이에요?”
[아주 잘 알지. 우리 막내가 교수님을 아주 잘 따랐거든.]
막내라면, 설마 ‘네 번째 기둥’을 말하는 건가. 아스레인의 과거를 알고 있는 마물이 아직 남아있었다. 어쩐지 그자가 이정표가 되어 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게 누구죠?”
설렘을 끌어안고 묻자 아스레인이 이름을 중얼거렸다.
“…이카로스.”
어쩐지 익숙하다. 원작 소설에서 접한 적이 있었나? 의아하게 고개를 기울이니 닉스가 뒤이어 설명했다.
[사명은 둘째치고 교수님한테 껌딱지처럼 붙어 있었지. 성격이 하도 지랄 맞아서 얼마나 고생했는지 몰라. 인간으로 치면… 사춘기라고 하나?]
“사춘기요?”
[드럽게 말을 안 들어서 꽤나 속이 썩었지.]
다른 누구도 아닌 닉스가 저리 말하니 자못 불안해졌다. 얼마나 감당이 안 되는 마물인 거지? 이 와중에 새로운 마물을 맞이한다 생각하니 가슴이 두근거리는 나도 참….
“꽤나 자유분방한 분인가 봐요.”
[그도 그럴 게 처음 부여받은 이름이 ‘여섯 날개로 창공을 누비는 자’였으니까.]
여섯 날개. 창공을 누비는 자! 새의 형상을 한 마물의 모습이 순식간에 머릿속을 스쳤다. 슬금슬금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부여잡고 있는데, 닉스가 짧게 혀를 차며 말했다.
[근데 그놈, 살아있긴 한 건지 모르겠어.]
뭐? 청천벽력 같은 소리에 눈이 번쩍 뜨였다.
[아저씨는 본 적 있어요?]
[애석하게도 사라진 후로 기척을 느낀 적은 없구나.]
히페리온까지 단정지어 버리니 단번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이제 막 실마리를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행방은커녕 살아있는지도 모른다니.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리며 그들의 말을 되뇌었다.
“…사라졌다니….”
[그것도 대형 사고를 치고 떠났지.]
잠시 옛날을 회상하는 듯 닉스는 허공을 쳐다보며 키득거렸다.
[저 사람이 토벌됐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찾겠다고 나섰거든. 그러다 신전 근처에서 설치는 바람에 사제에게 날개 한쪽을 다쳤어.]
“네?! 날개가요?”
[뭐~ 자업자득이야. 물론 죽지는 않지만, 신력 때문에 상처가 영 아물지 않더라고. 그래서 ‘형답게’ 조언 좀 했더니 무시하고 가 버리지 뭐니?]
다른 곳도 아닌 신전에서 날뛰다니. 아스레인이 죽었다는 소식 탓에 이성을 잃은 모양이다. 썩 좋지 못한 이야기가 이어져 불길한 생각만 이어졌다.
습관처럼 아랫입술을 깨물다가 히페리온에게 물었다.
“히페리온에게도 말없이 떠났나요?”
[원체 저분 말고는 마음을 열지 않는 아이였지.]
“그렇군요….”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하구나.]
“…!! 아니에요. 분명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찾아야만 했다. 예사 마물이 아니니 반드시 어디선가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다만, 숲에 사는 히페리온이나 바다를 다스리는 오케아노스와 달리 날개를 가진 마물이기에 얼마나 활동 반경이 넓을지 모르겠다.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고민하는데, 닉스가 장난스럽게 키득거리며 맥을 끊었다.
[글쎄다~ 교수님을 따라서 죽었을지도 모르지.]
“…닉스.”
[허튼소리는 아니잖아? 매번 ‘당신께서 사라지면 나도 사라질 거예요.’라고 얘기했던 놈인데.]
아스레인과 그토록 사이가 두터웠나. 그럼 ‘죽은’ 아스레인의 흔적을 찾기 위해 온 대륙을 돌아다녔을 텐데…. 지금도 기척을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날개에 입은 부상 때문인가? 아니면, 아스레인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했기 때문인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끝내 최악의 경우로 닿았다.
“좀 이상한 질문이지만, 여러분도… 죽을 수가 있나요?”
[태오도 봤잖아? 타르타로스에서의 내 모습을.]
“…네. 생생하게 기억해요.”
[그때도 말했지만, 코어가 완전히 신력에 먹히면 정신은 부서져. 겉껍데기인 육신만 남는 거지. …하지만 힘은 달라.]
“힘이요?”
[애초에 우리 것이 아니었으니까.]
가늘게 뜬 눈동자가 은밀히 금발의 주인을 향했다.
시스템이 보여 준 성서에 따르면, 아스레인이 대륙을 다스리기 위해 몇몇 강력한 마물을 만들어 냈다. 피와 살을 내어주듯 힘을 나눠 주었으니, 결국 그들의 원천은 아스레인이다. 설령 코어가 신력에 먹혀 정신이 부서지고 육체는 비어 버릴지라도… 힘은 남아있다.
“만에 하나 이카로스의 정신이 부서졌다면, 그에게 나눠준 힘은 주인에게로 돌아오나요?”
[이론상으론 그렇겠지.]
“그럼….”
오직 아스레인만은 이카로스의 생사 여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간절한 마음을 담아 아스레인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세 쌍의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차분히 차를 마시던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글쎄. 예전과 같은 모습일지는 확신할 수 없네.”
“그런…가요?”
“하지만 그에게 나눠 준 힘이 아직 돌아오진 않았지.”
아스레인은 지그시 눈을 감으며 말했다.
“존재 자체에 의의를 둔다면, 이카로스는 ‘살아있네.’ …이 대륙 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