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8 (118/305)

#118

곧장 반박이 날아올 줄 알았으나 굳게 다문 입은 쉬이 움직이지 않았다. 자그마한 돌 가지고는 견고한 호수에 어떤 파동도 일으킬 수 없었다. 차분히 닉스를 응시하는 눈빛은 어느 경지에 이른 듯 보였다. 아스레인은 끝내 말을 아끼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계속 헛소리할 거면 이만 가지.”

그 사이 거미줄로 둘러싸인 태오는 완전한 고치로 거듭났다. 마법으로 손에 묻은 핏물을 깨끗하게 없앤 아스레인은 고치를 품에 끌어안았다. 소중해 마지 않는 것을 대하는 태도는 조심스럽다 못해 숭고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닉스는 우직한 등에 대고 헛웃음을 흘렸다.

[…태오가 불쌍하지도 않아?]

혼잣말에 가까운 중얼거림이 아스레인의 발목을 붙잡았다. 마침내 얼어붙은 호수를 녹이는 방법을 찾아낸 닉스는 입꼬리를 씰룩였다. 용의 역린은 절망적인 과거도, 옛 동료도 아닌 한 인간에 불과했다.

여유롭게 아스레인에게 다가간 닉스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짓궂은 미소를 지었다.

[당신을 자신과 같은 인간이라 철석같이 믿고 있잖아.]

“…전부 그를 위한 일이네.”

[뭐, 눈물겨운 사연이긴 한데 말이야. 그게 정말 태오를 위한 거야?]

닉스가 대놓고 코웃음을 치니 아스레인의 눈썹이 날카롭게 올라갔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 자신을 위한 거짓말인 것 같아서.]

줄곧 평정을 유지하던 눈동자가 살짝 흔들렸다. 항상 돌처럼 아무 반응이 없는 아스레인만 봐 왔던 닉스로선 작은 동요조차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빈틈을 놓치지 않은 닉스는 보란 듯이 냉소를 지었다.

[그 대단하신 분께서 왜 이렇게 겁쟁이가 됐대? 설마 이 인간이 곁을 떠날까 두려워?]

“…그만하지.”

[한낱 인간일 뿐이야. 갖고 싶다면 예쁜 상자를 만들어 그 안에 가둬 두면 되잖아. 도망칠까 걱정되면 정신을 건드려서….]

“닉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여유라곤 조금도 없었다. 가볍게 입을 놀리던 닉스마저 살벌한 기세에 입을 꾹 다물었다. 닉스는 단지 궁금했다. 고고하던 ‘그 마물’이 인간을 위해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는 냉랭하게 식어 버린 아스레인의 표정을 보곤 확신했다.

[당신… 진심이구나?]

이미 ‘그 마물’의 자존심은 고작 인간 앞에 무너진 지 오래였다고.

[그럼 더더욱 이러면 안 되지. 진정 소중히 여긴다면, 정체를 속이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어?]

“언젠간 말할 걸세.”

[그게 언젠데. 저 인간이 제명을 다해서 내 품으로 들어올 때?]

깊은 한숨이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지그시 눈을 감았다가 뜬 아스레인은 닉스를 흘겨보며 물었다.

“네가 무슨 상관이지?”

[상관있지. 유피테르가 온 대륙을 들쑤시고 다닐 때, 당신은 한마디 상의도 없이 우리를 떠났잖아. 잊었어?]

“…….”

[난 그때 당신이 한 말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기억하고 있는데.]

가슴에 손을 올린 닉스는 노래하듯 유려한 목소리로 읊조렸다.

[대를 위해 소의 희생은 어쩔 수 없다. 그러니 내가 없는 동안 너희가 하늘과 대지를 지탱하는 기둥이 되어라.]

하! 짧은 웃음소리가 동굴 안을 울렸다.

[그렇게 기세 좋게 떠나더니, 얼마 후 돌아온 소식은 당신이 유피테르에게 ‘토벌되었다’는 이야기였지. 뭐, 값싼 목숨 덕분에 한동안은 조용했어. 당신이 죽자 모든 마물들이 겁을 먹고 숨어 버렸거든. 그런데 이걸 어째? 마물의 수장이란 자가 그리 굴욕적으로 목을 내어줬는데, …달라진 게 없어서.]

노골적인 조소가 이어지는데도 아스레인은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 마치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모습에 닉스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균형을 이루는 자가 사라지니 인간들은 아무 죄책감 없이 우리의 보금자리를 빼앗았어. 그때까지도 당신이 너무 조용해서 진짜 죽은 줄 알았지. …근데 이게 뭐야.]

처참하게 구겨진 얼굴엔 환멸과 조소, 절망으로 얼룩져있었다.

[아스레인? 교수님? 어이가 없어서 이젠 웃음도 안 나와. 이럴 줄 알았다면 그때 오케아노스의 말을 듣고 전쟁을 일으킬걸 그랬어. 아니, 지금이라도 늦진 않았지.]

“허튼짓할 생각하지 마라.”

[허튼짓은 내가 아니라 당신이 했겠지!]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울리자 천장에서 잔모래가 우수수 떨어졌다. 거친 숨을 내쉬는 닉스는 새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아스레인을 노려보았다.

[진정으로 마물을 위했더라면 끝까지 싸웠어야지. 안 그래?]

“무의미한 전쟁에 쓸려 나갈 이들이 억울할 거라 생각하지 않나?”

[동족을 위한 일이니 다들 기쁘게 죽었을 거야.]

“대체 얼마나 더 많은 피를 보려고 하는 건가.”

[글쎄? 설령 인간과 마물이 모두 파멸의 길을 걷더라도… 마지막에 남는 개체가 마물이라면 된 거 아냐?]

길게 찢어진 입매엔 과거를 향한 후회가 비틀려 만들어진 광기만 가득했다. 그러나 금방이라도 전쟁을 일으킬 것 같던 긴장감은 이내 잠잠히 누그러들었다. 살의로 번들거리는 눈동자가 아스레인에게 안긴 고치에 닿는 순간 어린 양처럼 순해졌다.

[하지만 이 인간에게 진 빚이 있으니 당분간은 참아야겠지. …적어도 저 가련한 숨을 내가 거둘 때까지만은.]

마물을 죽인 것도, 닉스를 동굴에 묻은 것도, 그의 어깨에 창을 꽂은 것도 전부 인간이었다. 그러니 그가 인간을 증오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복수심에 물든 닉스마저도 생명의 은인을 배반할 수는 없었다.

삽시간에 부드러워지는 눈빛을 본 아스레인은 매정하게 선을 그었다.

“더 이상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말게.”

[싫은데?]

어깨를 가볍게 으쓱인 닉스는 자신의 실로 만들어진 고치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나를 구해 준 인간이야. 어찌 은혜를 갚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처럼 당신에게 속게 두진 않을 거야.]

“…뭘 할 작정이지?”

[나의 불쌍한 헤메라를 위해 전부 말해 줘야지. …네가 그토록 소중히 여기는 ‘교수님’은 인간이 아니라고.]

장난을 좋아하는 닉스였으나 이번만큼은 진심이었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아스레인은 처음으로 주춤했다. 무엇을 하든 닉스의 결심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아킬레스건을 겉으로 드러낸 아스레인과 달리 닉스에겐 잃을 게 없었다.

마침내 우위를 점한 닉스는 환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옛정을 생각해서 얼마간은 기다려 줄게. 하지만 종잇장 같은 내 인내심이 언제까지 버틸지 모르겠네?]

예리한 손톱 끝이 아스레인의 가슴을 툭 건드렸다.

[그러니까 애먼 놈한테 선수 뺏기기 싫으면, 직접 정체를 밝혀. …아스레인.]

***

우웅- 어디선가 텅 빈 우물이 공명하는 소리가 들렸다. 물기가 촉촉하게 스며든 흙냄새가 깊은 폐부까지 파고들어 기분 좋게 눈을 떴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싼 풍경은 울창한 숲이 아닌 꽉 막힌 벽이었다.

어딘지 몰라 방황하던 그때, 그림자에서 늠름한 늑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그누스.”

중얼거리듯 이름을 부르자 아그누스가 어디론가 걸어갔다. 그가 향하는 곳엔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싱크홀이 놓여 있었다. 산뜻한 숲의 냄새는 그 안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겁도 없이 싱크홀로 다가서니 문득 기시감이 느껴졌다.

예전에도 이런 꿈을 꾼 적이 있던 것 같은데….

“…아!”

짧은 탄성과 함께 흐릿한 기억이 뇌리를 스쳤다.

비브린트 숲에서 실수로 환각제를 들이켰을 때였다. 나를 도우러 온 아스레인에게서 기이한 마물의 형상을 겹쳐 본 후에 지금처럼 꿈에서 싱크홀을 마주쳤었다.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깊은 어둠 너머에 그가 존재한다. …태양처럼 찬란하게 빛나는 ‘그 마물’이.

“안내해 줄래? 아그누스.”

꼬리를 살랑 흔든 아그누스가 앞서서 싱크홀로 뛰어들었다. 이윽고 그를 따라 끝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몸을 내던졌다.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뜨니 손 인사하듯 살랑살랑 흔들리는 들꽃이 보였다.

현실에선 시간이 꽤나 흘렀는데, 이곳만큼은 풀이 무성하던 그 시절에 멈춰 있었다. 마치 고장난 시계의 시침과 분침 사이에 갇힌 듯했다. 그리고 수풀 사이로 보이는 모래언덕마저 그대로였다.

“…오랜만이에요.”

자그맣게 속삭이자 햇볕을 받아 반짝이는 능선이 움찔거렸다. 이내 둥그렇게 말린 몸 사이로 역삼각형의 머리가 떠올랐다. 등줄기를 따라 위협적으로 선 비늘과 드넓은 세상을 거뜬히 뒤덮을 날개, 그리고 화려한 왕관처럼 하늘 높이 뻗은 뿔까지. 내가 본 어느 생명체에도 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자태였다.

넋 놓고 바라보고 있으니 날렵한 눈매가 나를 향했다.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거든 무례한 시선을 거둬야만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가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쓸쓸하고 그리운 기분에 사무쳤다.

“저는 어째서 당신이 낯설지 않은 걸까요.”

조심스레 그를 향해 한걸음 내디디며 손을 뻗었다.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지그시 바라보던 그는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손길을 허락하는 걸까. 마침내 무참히 잘려 나간 뿔에 닿으려는 찰나, 눈이 번쩍 뜨였다.

“…으음….”

밤샘 과제에 혹사한 다음날처럼 몸이 찌뿌둥하고 눈꺼풀이 무거웠다. 거칠게 눈을 비비자 흐릿한 시야로 촘촘히 얽힌 거미줄이 보였다. 마치 침낭 안에 들어온 듯 아늑한 공간은 다름 아닌 고치 안이었다.

거미줄 사이로 스며드는 불빛을 가만히 응시하자 이윽고 느릿한 목소리가 들렸다.

[어라, 깬 건가?]

특유의 능글맞은 말투는 의심할 여지없이 닉스의 것이었다.

[똑똑~]

입으로 노크 소리를 내는 탓에 어이없게도 잠이 달아났다. 작게 한숨을 내쉬며 거미줄 틈을 양손으로 붙잡고 벌렸다. 고개를 내밀기도 전, 바로 앞에 쪼그려 앉아 있는 닉스와 눈이 마주쳤다.

[좋은 밤이야~]

“…닉스 님.”

[몸은 어때?]

“그냥 조금, 피곤해요.”

닉스가 도와준 덕분에 수월하게 고치 바깥으로 나왔다. 거친 동굴이 아닌 저택의 방 안을 보니 한결 마음이 놓였다. 피곤한 얼굴을 쓸어내리며 잠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다들 어디 있어요?”

[잘 쉬고 있지.]

안도의 한숨을 폭 내쉬다가 순간 가슴이 서늘해졌다.

“아, 아스레인은요?!”

[응? 왜?]

“분명 저 때문에 팔이….”

[아~ 말끔하게 붙었어. 네가 걱정하는 게 무의미할 정도로.]

“…다행이다.”

갑자기 긴장이 풀려 고치 위로 털썩 주저앉았다. 자꾸만 쏟아지는 하품을 겨우 참는데, 어째 나를 바라보는 닉스의 눈빛이 묘하다. 동그랗게 뜬 눈과 슬슬 올라가는 입꼬리는 재밌는 장난감을 발견한 고양이 같았다.

“왜 그래요?”

[으응, 아무것도 아냐.]

움찔거리는 입매가 어렵게 웃음을 참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반응이 이상하긴 했지만, 이 마물이야 원래 그랬으니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나저나 어깨는 괜찮아요?”

[날 걱정해 주는 거야? 고마워라~]

왠지 말끝마다 하트가 붙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은 내 착각이겠지. 멋쩍은 웃음을 흘리자 닉스는 기다렸다는 듯 나를 와락 끌어안았다. 부담스러우리만치 뺨을 비비는데도 벗어날 기운이 없어 얌전히 안겨 있었다.

한동안 진득하게 달라붙어 있던 닉스는 이내 나직하게 속삭였다.

[후후, 아직 신력이 남아 있네.]

“그래요?”

[걱정 마. 매일 조금씩 빼낸다면 문제없을 거야.]

닉스는 가볍게 등을 토닥이며 나를 품에서 놓아주었다. 이제야 조금 안심하나 싶었는데, 호선을 그린 입매가 의미심장한 말을 내뱉었다.

[그보다 부작용이 있을 줄은 알았지만, 설마 이렇게 나타날 줄은….]

“네?! 부작용이요?”

[기분 나쁠 정도로 ‘신’과 닮았구나.]

“…네?”

[이것도 걱정 마. 금방 원래대로 돌아올 테니까.]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불안감을 한껏 키웠다.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고 추궁하려던 차, 문이 벌컥 열렸다. 다크서클이 길게 내려온 얼굴을 보자마자 반가운 마음에 손을 번쩍 들었다.

“아이리스!”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들어오던 아이리스가 우뚝 멈춰 섰다. 예고도 없이 깨어났으니 놀랄 만도 했다. 눈을 휘둥그레 뜬 아이리스를 보곤 어색하게 뺨을 긁으며 눈치를 살폈다.

“아, 걱정 많이 했죠? …방금 막 일어났어요.”

평소대로라면 지금쯤 불같이 화를 냈어야 했다. 하지만 아이리스는 입술을 툭 하고 벌린 채로 망부석이 되어 버렸다. 허망한 시선은 반으로 갈린 고치와 나를 번갈아 가며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파들파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너, …너 뭐야.”

“예? 무슨 말씀이세요.”

“누구냐고.”

“왜 그래요. 아이리스. …저 태오잖아요.”

의아하게 고개를 기울이자 아이리스의 안색은 창백하다 못해 잿빛으로 변했다. 짧은 침묵 끝에 돌아온 건 반가운 인사가 아닌 비명이었다.

“으… 으아아아악!!”

저택 안을 우렁차게 울리는 괴성에 누군가 재빠르게 방으로 들어왔다. 아이리스와 마찬가지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세잔이었다. 새하얗게 질린 아이리스를 본 세잔은 심각한 투로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저기, 저기 봐봐.”

“예? 갑자기 왜….”

아이리스를 따라 고개를 돌린 세잔이 뒤늦게 나를 발견했다. 시선이 딱 마주치자마자 차분한 눈이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만큼 커졌다. 마치 낯선 사람을 관찰하는 것 같은 눈빛에 나까지 덩달아 표정이 굳었다.

뒤이어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정리하며 들어온 진도 다를 바 없었다.

“아니, 왜 그렇게 소리를 질러요. 귀청 떨어지겠….”

이 방에 들어오는 순간 목소리를 빼앗기는 마법에라도 걸리는 걸까. 심지어 진은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을 쳤다. 내 옆에 있는 닉스를 보고 놀란 줄 알았건만, 그는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

세 쌍의 시선은 오로지 나만을 향하고 있었다.

“진? …세잔? 아이리스까지 다들 왜 그래요? 말 좀 해 봐요.”

반응이 이상하다. 불안하게 눈치를 살피자 아이리스가 고갯짓으로 창문을 가리켰다. 아무 생각 없이 옆을 돌아보았다가 순간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투명한 유리창에 비친 사람은 나를 아주 닮았으나, 내가 아니었다.

“…이게 무슨….”

결 나쁜 머리카락에 옅은 갈색 눈. 이 세계로 온 후에도 외형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갓 고치에서 빠져나온 나는 전혀 달랐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머리카락과 충격에 잠긴 눈동자는 모두 순백으로 물들어 있었다.

새하얀 눈으로 뒤덮인 겨울-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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