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2 (92/305)

#92

궁지에 몰린 자는 끝내 스스로 목을 졸랐다. 이제 와서 실수를 수습하기 힘들다는 걸 아는지, 클라우스는 말을 아꼈다. 아직까진 두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범인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니 모든 비밀을 품은 그에게서 내막을 이끌어 내야 했다.

“클라우스. 이제 솔직하게 말해요.”

“…무엇을 말이지?”

“히아신스 부인은 병 때문에 죽은 게 아니잖아요.”

아직도 모르는 척하려는 건가. 하지만 패는 이미 내 손에 있다.

“당신이 남긴 편지를 따라 온실 아래서 죽은 히아신스 부인을 찾았어요. 마력으로 보존되어 있는 덕분에 누군지 쉽게 알아봤죠. …물론 사인(死因)도요.”

살짝 벌어진 그의 입술에서 탄식에 가까운 한숨이 튀어나왔다.

“병으로 죽었다던 소문과 달리 시신이 처참하더군요. 손에 남은 찰과상에 무참히 으그러진 얼굴…. 사고사 혹은 타살이겠죠.”

“설마 내가 죽였다고 말하고 싶은 건가?”

“솔직히 그 가설도 세워 봤어요. 하지만 그랬다면 다시 살리려는 짓은 안 하겠죠. 그럼 남은 건 당신이 아닌 제삼자에 의한 살인이거나 사고사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타살은 아닌 것 같아요.”

“…재미있군. 왜지?”

“저택 어디에도 살인자를 향한 분노를 찾을 수 없었거든요.”

저택은 클라우스 그 자체를 나타냈다. 3층을 관통한 대형 온실, 갤러리를 채운 꽃과 일가족의 그림, 서재를 장식한 온실 모형. 그리고 아내의 추모 공간에 숨겨진 지하실까지. 만약 복수를 꿈꿨다면 저택에 자신의 인생을 그대로 투영한 클라우스가 그 강렬한 감정을 남기지 않을 리 없었다.

“만약 부인이 억울하게 살해당했다면, 히아신스에게 보내는 편지에 복수를 위한 다짐이 남아 있었겠죠. 하지만 연서에 등장한 제삼자는 ‘그분’이라는 조력자뿐이었어요.”

“…그래. 히아신스는 사고로 죽었어. 임신한 몸으로 높은 곳에서 발을 헛디뎠지.”

잠자코 내 말을 듣던 클라우스는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사건이 여기서 종결되었다면 좋았으련만, 아직 풀리지 않은 난제가 있었다. 역시나 클라우스는 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게 다야.”

“정말 그게 전부라면 좋았을 텐데요.”

“…무슨 소리지?”

“데히드 꽃밭에서 또 하나의 시신이 발견됐어요. 이쪽은 완전히 썩어 백골만 남았더군요. 그 탓에 인상착의로는 신원을 전혀 파악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혹시 당신이 모르는 또 다른 사건이 저택에서 일어났고, 누군가 시신을 정원에 은폐한 줄 알았죠.”

어쩌면 히아신스 부인과는 관련 없는 사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아마 내가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았더라면, 클라우스도 다른 시신에 대해선 조용히 넘어가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방금 전 당신의 말실수가 그 가설을 완전히 깨뜨렸어요.”

흙 속에서 찾은 소중한 가족의 시신은 하나가 아니었다. 그러나 히아신스와 달리, 저택 그 어디에서도 그 사람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즉 클라우스는 그를 마치 없던 사람인 양 완전히 매장하고자 했다.

“똑같은 가족이어도 이쪽은 히아신스만큼 소중하진 않았나 봐요? 비밀을 감춰 버리듯 매정하게 보랏빛 바다에 묻어 버렸으니.”

“웃기는군. 다른 증거도 없이 고작 내 말실수만 물고 늘어지는 건가?”

“지금 그 반응을 보니 당신도 이 물건의 존재를 몰랐나 보네요.”

“…물건?”

“하긴…. 알았다면 진즉에 없앴겠죠.”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세간조차 알지 못하는 또 다른 클라우스의 죽음. 계획대로라면 백골이 되어 정체를 파악할 수 없어야 할 터였다. 하지만 클라우스는 간과했다. 그가 지우지 못한 흔적이 땅속에 시신과 함께 묻혀 있었다.

“아무리 시야에서 치워 버리고 싶어도 묻기 전에 주머니 정도는 뒤져 봤어야죠.”

“설마….”

“맞아요. 보존 마법을 걸어 둔 물건이 시신 곁에 남아있더군요.”

조사대장에게 받은 마지막 단서를 꺼냈다. 사락, 반 접힌 종이를 펼치자 클라우스가 어깨를 흠칫 떨었다. 활짝 핀 자주색 히아신스가 붙은 연서는 방금 막 잉크가 마른 것처럼 보송보송했다.

눈이 보이지 않는 클라우스를 위해 친히 편지 내용을 읊어 나갔다.

“사랑하는 클라우스에게.”

“…말도 안 돼.”

고작 첫 줄을 읽었을 뿐인데 클라우스가 거친 숨을 내뱉었다. 이 편지에 대해 알고 있는 반응이었다. 클라우스는 연신 듣기 싫다며 고개를 저었으나 음독을 멈추지 않았다.

“참 신기한 일이죠? 못 본 지 꽤 됐는데, 여전히 당신의 얼굴이 선명해요.”

“…아니야.”

“난 항상 우리가 함께 있던 때를 떠올려요. 정원에 누워서 밤하늘을 본 그날이 사무치게 그리워요.”

“제발……그만해.”

“우리 곧 다시 만나요.”

짧게 숨을 들이쉬며 마지막 문장을 읽었다.

“지옥 같은 삶에서 나를 구원한 태양… 나의 아폴론.”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운지, 클라우스는 끙끙 앓았다. 겉보기엔 평범한 연서는 애석하게도 클라우스 자작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 같은 성을 가졌으나 다른 운명을 걸은 클라우스. 그건-

“아폴론 클라우스, 라. 설마 당신에게 형제가 있었을 줄은 몰랐어요. 클라우스란 성은 물려받았으나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걸 보니… 서출이었나요?”

“…….”

“그때 제가 지하실에서 말했었죠. 되살아난 히아신스는 결코 당신을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단지 도발하려고 내뱉은 말인데, 당신은 필요 이상으로 화를 냈죠.”

편지를 접어 품에 넣으며 나직하게 말했다.

“드디어 그 이유를 알았네요. 히아신스 부인은 당신이 아니라, 형제이자 서자인 아폴론을 사랑했어요.”

“…닥쳐.”

“그 질투심에 눈이 멀어 형제의 목숨을 빼앗은 건가요? 클라우스. …아니, 제피로스.”

“닥쳐!!”

철컥! 고통스러운 몸부림을 따라 쇠사슬이 강하게 요동쳤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마라.”

“늘 자신만만한 당신에게 설마 열등감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제법 대단한 사람이었나 보죠?”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처럼 사납게 굴던 클라우스가 갑자기 몸에 힘을 뺐다.

“…그래. 맞아. 아폴론은…. 아니, 그 자식은 첩의 자식 주제에 모든 게 나보다 월등했지. 마치 빛이 나는 것 같았어. 보다 못한 아버지께서 그 자식을 다락방에 가둬 놨는데도 빛은 감출 수 없었지. 그래도 괜찮았어. 어차피 클라우스 가문의 후계자는 나니까!”

한껏 거칠어진 숨소리가 감옥을 가득 채웠다.

“마침내 난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자작이 되었고, 비록 정략결혼일지라도 아름다운 아내를 맞이했지. 그런데 문득 걱정이 되더군. 누구에게나 추파를 던지는 그 망할 놈이… 순수한 내 아내에게도 마수를 뻗을지 모른다고.”

후우, 클라우스는 흥분을 제어하려는 듯 긴 호흡을 내쉬었다.

“그래서 감히 더러운 손길이 닿지 않도록 그녀를 감싸고돌았어. 밖에 나가고 싶다고 할 때마다 같이 산책을 나갔고, 하고 싶은 건 전부 함께 해 줬어. 남들 눈엔 금실 좋은 부부로 보였겠지.”

하지만 평안은 오래가지 못했다. 이내 그의 손과 발이 뿌리 깊은 증오로 부들부들 떨렸다.

“그런데 하필이면 내가 잠시 저택을 비운 사이, 빛이…. 그 빌어먹을 태양빛이 다락방 틈새로 나와 내 꽃에 닿은 거야. 그들이 한 침대에 누워 있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히아신스는 아무 사이도 아니라고 급하게 변명했지. 하지만 그때마저도 히아신스는 그 자식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어. 하하… 이물질은 그놈이 아니라 나였던 거야.”

“그래서… 형제를 죽였나요?”

“아니, 일부러 살려 뒀어. 제아무리 마음을 얻었을지언정 결국 히아신스는 내 것이니까. 신분의 차이를 몸소 느꼈으면 했거든.”

우월감에 젖은 입꼬리는 서서히 기괴한 미소를 변질되었다.

“그날부로 히아신스는 내 허락 없이 방에서 단 한 발자국도 나오지 못했어. 당연히 아폴론도 히아신스를 만날 수 없었지. 그렇게 서서히 체념해 가는 듯 보였어. …그리고 겨울이 왔지.”

“…그녀가 죽은 계절이군요.”

“후후, 눈치가 빨라서 좋다니까. 그날은 아침부터 눈이 수북하게 쌓였어. 유독 눈을 좋아하는 히아신스는 발코니로 나가고 싶다고 애원했지.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눈꽃을 보여 주고 싶다는데, 너라면 단호하게 거절할 수 있겠나.”

“…아뇨.”

“그래. 그녀는 내 약점을 너무 잘 알고 있었어. 너무….”

클라우스의 입가에 만연한 미소가 빠른 속도로 사라져 갔다.

“난 아무 생각 없이 발코니로 나가는 문을 열어 줬지. 그러니 이번엔 내가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더군. 그래서 그녀를 두고 망할 동화책을 가지러 서재로 향했어.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창밖에서 쿵, 하고 둔탁한 소리가 났어. 처음엔 어떤 멍청한 하인이 청소하다가 화분을 떨어뜨린 줄 알았지.”

“설마….”

“하하, 아직도 귀를 찌르는 비명 소리가 선명해. 새하얀 눈 위로 퍼져 가는 피와 겨울바람을 따라 싸늘하게 식어 가는 몸. 땅에 박혀 으그러진 얼굴은 나를 보며 찌푸린 표정과 아주 닮아 있었지.”

“자살…한 건가요?”

“아니. 분하게도 네 생각대로 사고로 죽었어. 이불보와 커튼을 엮어 저택 밖으로 탈출할 계획이었지만, 애당초 임신한 몸으로 그게 가능할 리가 없지.”

클라우스는 그녀의 행동이 멍청하다며 목소리가 갈라질 정도로 크게 웃었다.

“얼마 후 히아신스의 소식을 들은 아폴론도 독약을 먹고 자살했어.”

“그런….”

“죽어서라도 함께 하려나 본데, 절대 그렇게는 못 두지. 감히 날 두고 둘이 행복하게 둘 순 없어. 아직도 그 배 속에 있던 아이가 누구의 씨인지 몰라. 하지만 난 그것마저 사랑해. 그 아이들은 분명 날 닮았을 거야.”

“…클라우스.”

“낙원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은 그놈이 아니라 나를 닮았을 거라고!!!”

이윽고 맹수가 포효하듯 귀를 찌르는 굉음이 울렸다. 소리를 지르다가 갑자기 허탈하게 웃길 반복하는 클라우스는 이미 정신이 나간 후였다. 누구도 그를 우물 안에서 끌어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한참 동안 발작하던 클라우스가 돌연 몸부림을 멈췄다. 힘없이 축 늘어진 몸은 실신한 것 같기도, 체념한 것 같기도 했다. 이윽고 피딱지가 앉은 입술에서 미약한 숨이 새어 나갔다.

“…하지만 이젠 됐어.”

“그게 무슨 소리죠?”

“그분께서 나를 낙원으로 부르신다. 쓸모를 다한 패는 판에서 내려와 다음 수를 기다릴 뿐.”

또 그분이다. 클라우스는 맹목적으로 ‘그분’을 따르고 있다. 마치 신처럼…. 아니, 신보다 더한 절대적인 존재로 믿는 듯 보였다. 어쩐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클라우스를 재차 몰아세웠다.

“지하 감옥에 갇힌 이상 당신을 도와줄 사람은 없어요. 그런데 아직도 그분을 믿는 건가요?”

“…….”

“말해요. 클라우스. ‘그분’이 대체 누구죠?”

클라우스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열등감으로 가득한 과거는 전부 털어놓고 그분의 정체만은 단단히 숨겼다. …잠깐. 예전에도 이런 경우가 있지 않았나. 도서관 사건 이후, 며칠 만에 돌아온 아이리스는 내게 사건의 진상을 털어놨다.

하지만 단 하나, 배후만은 언급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설마 당신도 계약에 얽매여 있나요?”

무심한 입꼬리가 일순 움찔거렸다. 그 침묵은 부정할 여지없이 긍정을 가리켰다.

“클라우스. 대체….”

“날 여기까지 몰아세운 너를 높이 사서,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을 알려 주지.”

“예?”

무슨 꿍꿍이인지, 클라우스는 화제를 오묘하게 돌렸다.

“알다시피 아이리스에게 목줄을 채우며 계약을 한 건 나다. 그 조건을 알고 있나?”

“…네. 진실에 대해 함구하지 않으면 목이 날아간다고 했죠.”

“맞아. 그렇게 겁을 줬었지. …하지만 다 지어낸 이야기야.”

“무슨….”

“그 목줄엔 처음부터 계약 따윈 걸려 있지 않았다. 단지 죽음이란 두려움과 나를 향한 충성심이 아이리스의 입을 막은 거지.”

“…거짓말하지 마요. 분명 목줄에 마법이 걸린 걸 확인했어요.”

“그래. 마법은 걸려 있어. 하지만 마법이 발동되는 조건은 비밀을 발설하는 게 아니라, 그 자신이 특정한 문장을 읊는 거야. 물론 아이리스는 어떤 문장인지 모르지.”

거짓말이다. …거짓말인가? 어느새 여유로움을 되찾은 클라우스가 어떤 저의를 품고 있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이내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기에 홀린 듯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바로 그때 등 뒤에서 조사대장이 소리쳤다.

“죄인과 떨어지십시오! 위험하다 판단되면 면회를 즉시 중단하겠습니다.”

그 말에 곧바로 제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클라우스가 또다시 입술을 우물거렸다. 다른 사람이 들을까 봐 일부러 저러는 건가. 아니면, 함정인가. 뒤에선 기사가 금방이라도 들어올 듯 서성거렸고 앞에선 클라우스가 무언가를 웅얼거리고 있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끝내 클라우스에게 다가가 물었다.

“그 문장이란 게 뭐죠?”

“너는 이미 들어 봤을 거다.”

들어 봤다고? 내가? 생각에 잠겨 방심한 순간, 클라우스가 내 손목을 덥석 붙잡았다. 그대로 저항할 새도 없이 끌려가 그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곧바로 나를 물어뜯거나 머리를 세게 박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클라우스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내 손목만 움켜쥐었다.

“죄인이 그를 붙잡았다! 바로 들어가!!!”

멀리서 철창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본능적으로 느껴졌다. 이게 마지막 면회라고.

“잠깐만요. 난 그런 거 들어 본 적 없어요.”

클라우스는 대답 대신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뜸을 들이듯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가 닫는 탓에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갔다. 탁탁. 기사의 발걸음이 목전까지 다가온 그때, 클라우스는 나와 뺨을 맞대더니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였다.

“불을 얻는 자, 세상을 얻으리라.”

그 말이 끝나자마자 조사대장이 기사를 대동하고 감옥 안으로 들이닥쳤다.

“우선 떼어 내!”

명령을 받은 기사가 내 어깨를 거칠게 잡아끌자 클라우스는 순순히 손목을 놔주었다. 억지로 감옥을 빠져나오는 내내 클라우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나를 향한 미소가 섬뜩하리만치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지하 감옥 입구로 나오자 초조하게 기다리던 아스레인이 다가왔다.

“괜찮나?”

“…예….”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한 아스레인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려던 차였다. 난데없이 감옥 안이 소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다급하게 뛰어나온 조사대장이 바깥에서 대기하던 기사까지 불러들였다.

잠시 후, 어디론가 사라졌던 기사가 간이 들것을 가져왔다. 일련의 광경을 보자마자 불길한 예감이 뇌리를 스쳤다. 다시 감옥으로 들어가려는 기사를 붙잡고 다짜고짜 물었다.

“안에서 무슨 일 생긴 건가요?”

“그게….”

잠깐의 침묵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기사는 조사대장의 눈치를 살피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결국 답답한 마음을 참지 못하고 기사에게 소리쳤다.

“대체 무슨 일이냐고요!!”

짧은 기다림 끝에 돌아온 대답은-

“…죄인이 사망했습니다.”

짙은 절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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