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화
하지만 세론의 생각과는 다르게 노인이 무력대를 수월하게 상대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는데 이는 노인이 익히고 있는 마공 때문이었다.
노인이 익히고 있는 마공은 타인의 마기를 흡수하기 때문에 상대의 마기는 약하게 만들고 자신은 강하게 되기 때문이었다.
동현은 잠시 노인을 보고 있다가 갑자기 고함을 질렀다.
“무력대는 그만 물러나라.”
동현의 고함소리에 무력대는 바로 노인과 전투를 그만두고 뒤로 물러섰다.
“예, 주군.”
동현의 명령은 이들에게 있어 지상 최대의 명령이었기에 설사 죽음이 기다리고 있어도 그 명령을 어길 수는 없었다.
동현은 무력대가 물러서자 노인이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노인은 그런 동현을 보고 조금 놀라는 얼굴이었지만 이내 마음은 안정시켰는지 동현을 마주 보았다.
“호오, 마공을 익혔다고 모두가 마인은 아닌 모양이네. 노인은 마공을 익혔지만 아직은 제 정신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오.”
“으음, 자네는 누구인가? 내가 제정신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고 있는 건가?”
노인은 동현의 질문에 상당히 놀란 얼굴을 하며 물었다.
“내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인이 눈빛을 보니 지금은 제정신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 안에 혼탁한 기운은 무엇 때문에 있는 거요?”
동현이 보니 노인이 지금은 제정신을 가지고 있지만 눈속에 있는 혼탁한 기운 때문에 아마도 하루의 절반 정도는 제정신이 아닌 것으로 보여서 하는 말이었다.
동현의 대답에 노인은 깜짝 놀라는 얼굴을 하고 동현을 보았다.
“나의 상태가 눈에 보이는가?”
“그 정도도 되지 않으면서 마공을 찾아 올 것 같소? 나는 마공을 익히고 있는 마인들이 있다는 보고를 받고 오게 되었는데 노인을 보니 마인은 아닌 것 같은데 마공은 익히고 있는 것을 보니 무슨 사정이라도 있는 거요?”
동현이 보니 노인에게는 무언가 말 못할 사정이 있어보였다.
미공에 미쳐있다면 제압을 하겠지만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아 일단은 대화로 풀어볼 생각이었다.
노인도 동현이 하는 말에 크게 한숨을 쉬면서 이내 입을 열었다.
“자네 시간이 되면 여기 앉게. 이야기가 길어지니 말일세.”
노인의 말에 동현은 노인의 앞에 앉게 되었다.
그러자 노인은 동현을 보며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노인의 이름은 서 대민이었고 원래 천산산맥에 있는 작은 사냥꾼 마을에서 태어나 사냥꾼으로 살고 있었다고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사냥을 하기 위해 산을 타고 있는데 갑자기 호랑이를 만나게 되었고 대민은 필사적으로 도망을 가기 시작하였다.
“헉, 헉 빌어먹을 갑자기 저놈은 어디서 나타난 것이야?”
대민은 죽어라 도망을 갈 수 있었던 것도 나무들이 많았기에 겨우 가능했던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대민을 질투하는지 대민의 앞에는 낭떠러지가 있었고 뒤에는 호랑이가 천천히 대민에게 걸어오고 있었다.
“이런 젠장 오늘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인 모양이네. 사냥꾼인 내가 짐승에게 죽을 수는 없지.”
대민은 그렇게 결심을 하고는 들고 있던 무기들을 호랑이에게 던지고는 바로 뒤로 몸을 날렸다.
절벽의 깊이는 상당하였는지 대민의 몸이 떨어지는 속도로 인해 귀에 바람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대민은 이제 끝이라는 생각이 들자 조금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이제 사십도 되지 않았고 아직 장가도 가지 못했는데 이대로 죽기에는 너무 억울해.’
대민의 마음속 외침은 산의 기운들이 알아들었는지 대민의 몸이 바람으로 인해 약간 방향이 틀어지게 되었고 대민의 몸은 바닥이 아닌 중간에 있는 호수로 떨어지게 되었다.
첨벙!
대민은 호수의 바닥까지 속도로 인해 몸이 들어가게 되었고 대민은 호수에 떨어지는 순간 이미 정신을 잃고 말았다.
호수의 바닥에는 대민의 몸이 도착하자 신기한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대민의 몸이 바닥의 어느 곳을 때리게 되자 호수의 물결들이 요동을 치기 시작하며 대민의 몸을 한쪽으로 몰기 시작하였다.
대민은 이미 정신을 잃었기 때문에 물결이 하는 대로 움직였고 몸은 마침내 한 동굴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 대민이 정신을 차리자 자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눈에 눈물을 흘렸다.
대민은 시간이 흘러 정신을 차리게 되었고 자신이 있는 곳이 확인하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어두우면서도 주변을 희미하게는 볼 수가 있을 정도는 되었다.
“여기는 도대체 어디지?”
대민은 그런 생각이 들어 주변을 살피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동굴의 길을 한참 걸어 이동을 하니 전방에 빛이 보였고 대민은 빛이 보이자 이제 나갈 수 있다는 희망에 빠르게 걸어가게 되었다.
빛이 있는 곳에 도착을 하니 상당히 큰 광장이 동굴의 밑에 만들어져 있었고 대민이 지나온 동굴은 그 광장에 도착하는 하나의 길이었다.
엄청난 크기의 광장에는 거대한 돌로 만들어진 신상이 있었는데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여기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대단하구나.”
대민은 광장으로 내려가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기로 하고 바로 움직였다.
대민이 발견한 곳은 과거 마교인들이 신을 영접하는 장소였고 마교가 망하면서 이들은 모두 여기에 모여 죽은 장소였다.
대민은 여기서 많은 무공비급들과 자금을 찾을 수 있었다.
“마공이지만 강해질 수가 있다면 호랑이에게 도망을 가지도 않아도 된다. 완전하게만 익히지 않으면 마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니 조금만 강해지자. 여기서 나가려면 어차피 무공을 익혀야 가능하니 말이다.”
처음에는 마공이라 자신이 익히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지만 강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게 들면서 마공을 익히게 되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여기를 나가려면 무공이 없이는 절대 나가지 못한다는 내용이 있어서였다.
결국 대민은 마공을 익히게 되었고 마인들이 남겨둔 영약을 이용하여 강한 힘을 가질 수가 있게 되었다.
대민은 무공을 익히고 나자 비급들을 가지고 마을로 가서 모든 사람들이 무공을 익히게 하여 사냥을 나가서 죽는 일이 없게 하려고 하였다.
대민이 먹은 영약은 과거 교주가 남겨두었던 것으로 심성이 사악하게 변하지 않게 하는 약이었기 때문에 아직은 변하지 않았지만 다른 일반인이 만약에 마공을 익히게 되면 그렇게 되지를 않는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대민은 눈에 보이는 비급들을 가지고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 움직였고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마을에 올 수가 있었다.
“아니 자네 죽은 것이 아니었나?”
“예, 다행이 죽지는 않았습니다. 촌장님.”
“허허허, 다행이다. 나는 자네가 사냥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아 죽은 것으로 알았네.”
“촌장님 사실은 제가 죽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대민은 촌장에게 비급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고 자신이 비급을 익히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비급을 익히고 나니 강해졌고 이제는 호랑이가 나타나도 이길 수가 있을 정도라는 말을 하니 촌장은 정말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게 정말인가?”
촌장은 마을 사람들이 강해져서 죽지 않을 수가 있다는 말에 놀라기는 했지만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하였기에 결국 마을에 모든 사람들이 마공을 익히게 되었다.
원래 이 마을사람들은 간단한 무공을 익히고 있었는데 이는 그저 일반인들 보다는 강할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은 없었기에 사냥을 나가면 많은 피해를 입었던 것이다.
그런데 대민이 가지고 온 비급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강해졌고 실지로 사냥을 나가면 엄청난 소득을 얻을 수가 있게 되자 사람들은 더욱 비급을 탐하게 되었고 더 강해지기 위해 열심히 수련을 하게 되었다.
문제는 바로 그 다음부터 생기기 시작했다.
마을의 여자가 외지의 남자를 마을로 데리고 오면서였다.
그 남자는 상당히 총명한 남자였는데 마공을 익히면서 점점 사악하게 심성이 변해갔고 대민에게 접근을 하여 비급을 얻은 장소를 알아내고는 바로 사라지게 되었는데 오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남자는 다시 나타났는데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져서 나타나게 되었다.
“오늘부터 이 마을은 나의 지시를 따라서 마교도가 되어야 한다.”
남자의 말에 마을 사람들은 반발을 하였고 남자와 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모든 이들이 남자에게 덤볐지만 남자의 상대는 되지 못했다.
꽈아앙!
“크아악!”
“아악!”
남자의 일수에 강력한 힘이 담겨 있어서 마을 사람들은 그 일수에 모두 죽음을 당하게 되었다.
일격필살의 공격이 연속으로 이어지고 나니 순식간에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대민이 그날따라 사냥을 나가고 없을 시기에 말이다.
남자는 대민에게 마교의 위치를 알게 되자 바로 찾아갔고 그 안에서 대민이 먹은 것 보다는 못하지만 영약을 찾을 수가 있었고 영약을 먹으면서 점점 더 강해지는 자신을 보며 더욱 열심히 수련을 하였고 심성은 점점 더 사악하게 변하게 되었고 자신이 강해지자 세상을 가지고 싶다는 야망이 생기게 되었다.
세상을 지배하고 싶은 야망이 생기게 되자 가장 먼저 마을의 사람들이 생각이 났고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차라리 없애 버리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대민이 자신처럼 영약을 먹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대민이 없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가 이렇게 일을 벌인 것이다.
남자는 그렇게 자신을 따르지 않은 마을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고는 다시 사라져 버렸다.
대민과 일부 사냥을 나갔던 사람들이 돌아오면서 마을의 참변을 보게 되었고 사냥꾼들은 참담한 광경을 보고는 미칠 것만 같았다.
그 때 대민의 귀에 작은 아이의 신음소리가 들렸고 대민은 아이를 찾을 수가 있었다.
대민과 사냥꾼들은 마을을 이렇게 만든 놈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자 모두 이성을 잃을 정도로 분노를 하게 되었고 바로 놈을 찾으러 가려고 하였지만 대민이 말렸다.
“지금 우리가 놈을 찾아 가면 우리도 놈에게 당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니 원한을 잠시 참고 조금 더 강해지면 놈을 찾아 복수를 합시다.”
대민의 말에 마을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게 되었다.
비록 가족들이 죽음을 당했지만 대민의 말대로 이대로 가면 자신들은 정말 개죽음을 당할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후로 마을 사람들은 마공에 매달려 수련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더욱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모두가 마공에 미쳐 버렸기 때문이었다.
다행이 대민이 익힌 마공은 그런 마을사람들을 통제할 수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유지를 하고 있었지 그렇지 않았다면 마을의 모든 사람들은 아마도 모두 죽었거나 미쳐버렸을 것이다.
동현은 노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모든 의문점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러면 모든 일은 그 남자로부터 시작이 된 것이네요?”
동현은 노인이 말을 들어보니 노인의 잘못은 없었기에 말투가 변해 있었다.
“허허허, 그렇지 그 죽일 놈만 아니었으면 우리 마을이 이렇게 변하지는 않았을 것이네.”
동현은 노인의 말속에 후회가 가득하다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강함에 반해 결국 마을을 모든 이들을 죽게 만들었다는 자책감이 노인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그 남자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그리고 이름은 무엇입니까?”
“모르네, 놈이 있는 곳을 알았다면 아마도 내가 먼저 놈을 찾아 갔을 것이네. 그놈의 이름은 당시에는 류천이라고 불렀는데 아마도 가명이라고 생각이 드네.”
동현은 류천이라는 이름을 머릿속에 기억을 하였다.
설사 가명이라고 해도 놈에 대한 단서를 찾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일도 아마 놈이 수작을 부린 것으로 보였다.
물론 개인이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다른 수하들을 만들어 지금은 아마도 하나의 단체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혹시 하는 생각이 들어 동현은 노인에게 물었다.
“그 마교인가 하는 곳을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제 생각에는 놈이 그곳에 자리를 잡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입니다.”
동현의 말에 노인은 놀란 눈빛을 하며 동현을 보았다.
“자네 정말 똑똑하군 그래, 전에는 놈이 그곳에 아지트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아무 것도 없다네. 이미 내가 가서 박살을 냈기 때문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