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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210화 (209/222)

210화

남자는 나이는 중년의 나이로 보이지만 실지로는 이미 환갑을 넘은 사람이었다.

북한의 유일한 문파로 남아 있는 장백문의 대장로로 있는 자였다.

장백문은 군부의 인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비밀리에 문파를 유지하며 아직도 존재하고 있었고 그 위치가 백두산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있어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아 존재를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그런 문파의 대 장로인 남자가 많은 세월을 뒤지다가 찾은 것이 바로 붉은 산삼이었고 아직은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해 캐지 않았는데 그런 귀한 삼을 어떤 놈이 자신도 몰래 캐서 가지고 갔으니 남자가 화가 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런 개자식을 그냥 두면 내가 사람이 아니다.”

남자는 삼을 캔 자리를 살피기 시작했고 어디서 왔는지를 확인할 수가 있었다.

남자는 삼을 캐간 놈을 추적하였지만 결국 포기를 하게 되었는데 갑자기 하늘로 도망을 갔는지 흔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 후로 백두산의 계곡에서는 하루 종일 비명소리와 절규에 찬 고함소리만 들리게 하였다.

무려 한달의 시간 동안이나 말이다.

동현은 그런 사실을 모르고 세론과 지리산으로 가서 삼을 캐왔고 태백산에도 가서 삼을 캐왔다.

물론 가장 실한 놈으로 골라 두 개씩만 캐온 것이다.

그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 바로 백두산에서 캐온 붉은 삼이었다.

“세론 여기 이 삼이 가장 기운이 강한 것 같은데 미연이 먹으면 도움이 될까?”

“마스터 그 붉은 삼은 오백년은 된 것 같습니다. 도움은 되겠지만 지금 당장 먹으면 오히려 탈이 나겠는데요? 차라리 제가 새롭게 영약으로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하기는 강한 약을 먹으면 감당을 하지 못해 죽는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동현도 알고 있었다.

“영약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이대로 자연산을 먹으면 더 좋을 텐데..”

동현은 붉은 삼을 보며 솔직히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는 소리였다.

미연이 잘만 소화를 하면 졸지에 상당한 내기를 가진 무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물론 자신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마스터 욕심을 부리면 나중에 방법도 없습니다. 그러니 우선은 다른 곳에서 캐온 삼을 달여 먹이시고 붉은 삼은 제가 따로 영약을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천천히 하시면 충분히 사모님이 강해지실 겁니다.”

“그래, 우선 미연이 강하게 해서 임신을 하는 것이 우선이지. 그렇게 하자.”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삼을 잘 포장하여 미연의 사무실로 간 것이다.

동현의 그런 행동을 보고 있던 세론은 속으로 웃었다.

‘쯔쯔 저렇게 아내에게 지극 정성인 분도 없을 거야. 사모님에게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전 세계를 뒤질 양반이니 말이야. 그런데 저렇게 해도 애기가 생기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세론은 동현이 지금 아이 때문에 저러는 것은 아니지만 미연이 임신 문제 때문에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어떻게 하든지 임신을 하게 만들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걱정이 되었다.

“이게 뭔지 알아?”

동현은 상자를 미연에게 보여주며 자랑질을 하고 있었다.

“그게 뭐에요?”

“이게 바로 당신을 강하게 해줄 선물이야. 어서 열어봐.”

미연은 동현이 자신을 강하게 해줄 선물이라는 말에 눈이 동그레졌다.

그리고 저 말의 뜻을 미연은 금방 이해를 하고 있었다.

바로 자신의 임신 문제엿기 때문이다.

미연은 동현은 주는 상자를 받아 바로 열었다.

상자를 여니 그 안에는 미연이 평생 구경도 못한 산삼이 자리를 잡고 있었고 그 안에서 나는 향기가 아주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있었다.

“어머 이거 산삼 아니에요?”

“그래, 당신의 몸이 약해 임신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내가 전국의 심마니들에게 돈을 주고 구한 특제 보양식이야. 그 거를 달여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고 하니 임신이 될 수도 있을 거야.”

동현의 말에 미연은 눈에서 눈물이 핑 돌았다.

저렇게 자신을 위해 헌신적인 남편은 세상에 동현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자기 정말 사랑해요.”

미연은 상자를 두고 바로 동현의 품에 안겼다.

동현은 그런 미연을 안아주며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만약에 산삼을 먹고 임신이 되지 않아도 실망하지 말자. 더 좋은 방법을 찾아 볼게 알았지?”

“흑흑, 저...정말..고마워요..”

미연은 이런 감격적인 사랑에 울지 않을 수가 없었고 이내 눈물을 뚝뚝 흘리고 말았다.

“이런 그런다고 울면 안되지, 어여 그쳐. 뚝!”

“흑, 예. 울지 않을 게요."

미연도 울지 않으려고 했지만 마음은 그렇지가 않았는지 눈물은 계속해서 흘렀다.

동현과 미연은 그런 따뜻한 사람을 나누며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동현은 사무실을 나와 미연에게 보여준 삼을 세론에게 주어 보약처럼 달이게 하였다.

“세론 이거 보약처럼 달여서 만들어서 줘.”

“한 개만 할까요?”

“한개 가지고는 안될 수도 있으니 두 개를 달여. 나머지는 나중에 혹시 모르니 그냥 두고.”

“마스터 이런 삼이라면 부모님에게 드시게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동현은 세론의 말에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자식이 그런 말은 미리 해야지. 사람 곤란하게 만들고 있어?”

동현도 부모님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기에 창피한 생각이 들어 세론을 구박했다.

‘지가 하지 않았으면서 왜 나만 가지고 지랄이야?’

세론은 좋은 의견을 말하고도 욕을 먹으니 기분이 상해 버렸다.

동현이 캐온 산삼은 모두 6개인데 그중에 한 개는 백두산에게 가지고 온 붉은 삼이라 지금 세론이 영약으로 만들고 있었고 미연을 위해 두 개를 사용하면 남은 삼은 세 개였다.

“부모님 것도 만들어 둬라. 누구는 주고 누구는 안주면 부모님이 빠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마스터.”

세론의 의견으로 인해 동현의 부모님도 산삼을 먹게 되었다.

세론은 삼을 달이면서 자신이 전에 만들은 영약들과 비교를 하여 보았고 삼으로 만든 것이 더 약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삼에 영약을 조금 넣어 약효를 아주 강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런 영약을 미연이 가장 먼저 마시게 되었다.

“어서 마셔.”

동현은 약이 쓸 수도 있다는 생각에 손에 사탕을 들고 미연을 보며 마시라고 독촉을 하고 있었다.

약이 강해 미연은 아마도 쓰러질 수도 있기에 동현이 지금 옆에 대기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고마워요. 자기.”

미연은 동현이 자신을 위해 삼을 구했다는 것을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었다.

‘내가 죽을 때까지 당신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을 거에요. 그리고 당싱 정말 미치도록 사랑해요.’

미연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약을 마셨다.

약은 동현의 생각처럼 그렇게 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삼이라 쓰기는 한 모양인지 미연의 인상이 조금 찌그러지고 있었다.

동현은 잽싸게 손에 들고 있는 사탕을 미연의 앞에 보였다.

그런 동현의 정성에 미연은 웃으면서 약을 모두 마실 수가 있었다.

약을 다 마신 미연은 동현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자기가 약을 마시는데 사탕을 앞에 보여주니 웃겨서 마시지 못할 뻔 했어요.”

“자, 여기 사탕도 먹어.”

동현은 들고 있는 사탕을 미연의 입에 넣어 주었다.

그러면서 약효가 제대로 작용을 하도록 미연의 손을 잡고 자신의 내기로 조절을 하기 시작했다.

미연도 동현이 무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동현이 그런 자신이 약을 먹으면 그 약효를 조절하기 위해 동현이 옆에 있어야 한다고 들었기에 동현의 행동에 가만히 있었다.

동현은 미연의 몸에 생기는 약효를 자신의 힘으로 강제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연은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것이 아니라 후천적으로 몸이 약해진 경우이기 때문에 삼의 기운을 제대로 흡수만 하면 얼마든지 강해질 수가 있는 몸이었다.

동현은 그런 미연을 위해 최선을 다해 약기운을 다스렸다.

미연은 약의 기운이 강해질수록 몸에 고통이 느껴졌지만 입술을 깨물며 참았다.

동현은 약효가 생각 보다는 강하자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연의 혈을 집어 미연을 기절시켜 버렸다.

“잠시 후에 봐요.”

동현의 마지막이 무슨 뜻인지를 모르지만 미연은 그런 동현을 믿고 있었다.

동현은 미연의 몸속에 있는 약효를 이용해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었다.

보통의 무인이 지금의 영약을 먹었다면 아마도 최소한 삼십년의 내기를 만들 수가 있었겠지만 미연은 아직 무인이 아니었기에 어떻게 될지는 동현도 모르는 일이었다.

강력한 약기운들도 동현의 개입으로 서서히 미연의 몸으로 흡수가 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약효가 흡수가 되면서 미연의 몸에서는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아마도 몸에 있던 탁기들이 몸밖으로 배출이 되는 것 같았다.

‘세론 이거 청소 좀 해라. 정말 지독하네.’

‘예, 마스터, 클린!’

세론의 마법으로 냄새를 제거는 하였지만 그래도 아직 계속해서 냄새가 몸밖으로 밀려 나오기 때문에 한동안은 어쩔 수 없이 냄새를 맡을 수밖에 없었다.

한참의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나니 더 이상은 탁한 기운이 나오지 않았고 동현은 그제야 미연이 모든 약기운을 흡수하였다는 것을 알았다.

“휴우, 이거 정말 두 번 다시는 할짓이 아니네. 정말 냄새 지독하네.”

“그래도 제가 계속 청소를 했으니 그 정도였지 아니었으면 지금 이 자리에 계실 수도 없었을 겁니다. 마스터.”

“그 말은 인정하마.”

동현도 세론이 없었으면 아마도 중간에 포기를 할 정도로 냄새는 장난이 아니었다.

이거는 고통이 아니라 고문을 하는 것 같을 정도로 지독한 냄새였기 때문이다.

“이제 미연이 몸을 확인 해봐라.”

“예, 마스터.”

세론은 미연의 몸을 마법으로 검사를 하기 시작했고 전과는 다르게 엄청 건강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스터 성공입니다. 전과는 다르게 몸 안에도 내기가 생겼고 이제는 엄청 건강해졌습니다.”

“흐흐흐, 당연하지 누가 했는데 말이야.”

동현은 미연이 건강해지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마스터 부모님에게는 언제 약을 전해 드릴까요?”

“응? 아직 주지 않은 거야?”

“수하들에게 보내는 것 보다는 마스터께서 직접 전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아직 전하지 않았습니다.”

세론의 말에 동현도 틀린 말이 아니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늘 부모님에게 전해 드리자. 그런데 부모님도 미연이와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겠지?”

“아닐 겁니다. 두 분은 상당히 건강하시기 때문에 이렇게 심하게 탁기를 가지고 계시지를 않으니 말입니다.”

세론의 말에 동현은 아내를 사랑하기는 하면서 왜 이런 생각을 미리 하지 못했는지 생각하니 괜히 미연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말로만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이런 생각도 하지 못한 것을 보면 나도 무심한 것 같네. 앞으로는 조금 더 세심하게 살피도록 하자.’

동현은 스스로 자신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다.

가족들 뿐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면서 실지로 가족의 건강에 대해서는 생각지 못한 것이 마음이 아팠다.

“세론 부모님이 오실 시간이 되면 약을 드리고 혹시 모르니 살펴보자.”

“예, 마스터.”

동현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미연이 깨어나기를 기다렸다, 사실 그냥 깨울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강력한 약기운 때문에 앚기은 미연의 몸이 적응을 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고 지금처럼 잠을 자면서 적응을 하는 것이 가장 좋았기 때문에 동현도 기다리고 있었다.

미연은 시간이 좀 지나자 눈을 뜨고 있었다.

‘어머, 나 잔거야?’

미연은 자신이 눈을 뜨면서 몸으로 느끼는 것이 엄청 개운한 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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