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화
동현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차를 몰고 가게 앞을 떠났다.
천룡문에 도착한 한 차장과 장관은 안으로 들어갔다. 이들을 대접하는 일은 영민이 하기로 했다. 중요한 계약이라는 말을 들은 영민은 이들에게 자신들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수호대를 대기시켜 두었다.
안으로 들어가면서 수호대의 무력을 본 장관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기 보이는 이들이 무인들인가?”
“예, 천룡문의 수호대라고 들었습니다. 상당한 실력을 가진 이들입니다. 그런데 천룡문에는 수호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다른 가문들은 천룡문에 수호대와 다른 무력대가 있는 것을 파악하고 있었다. 암영단을 말하는 것이지만 암영단이 항상 은밀하게 움직이는 바람에 있다는 것만 알고 있지 실질적으로 확인은 하지 못하고 있었다.
장관은 수호대만 보아도 엄청난데 다른 조직이 또 있다고 하자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두 사람은 접객실로 안내되었다.
“안녕하십니까. 청룡문 내부의 일을 담당하는 김영민이라고 합니다.”
한 차장은 영민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과 비교를 해도 나이가 젊은데 실력이 간파되지 않아서였다. 그렇다면 자신보다는 상급의 실력자라는 말인데 영민의 나이를 보면 절대 그런 일이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천룡문은 영약이라도 먹이는 거야? 나이도 어린 사람들이 죄다 나보다 강하면 어쩌자는 거야?’
한 차장의 불만은 바로 이거였다. 천룡문의 무예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들었지만 고구려의 전통 무예를 익혀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강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한 차장의 눈빛이 묘하게 변해가고 있었지만 영민은 그런 것에는 신경도 쓰지 않고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저희 천룡문과 계약을 하시려고 온 것이라 들었습니다.”
“그렇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이행해 주면 그에 따른 보수를 지불하겠소. 물론 성공했을 때는 그 두 배에 해당하는 보수를 생각하고 있소.”
가장 중요한 것이 성공하는 것이기에 하는 말이었다.
“알겠습니다. 천룡문을 믿고 계시면 좋은 소식을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조건이 있는데, 바로 놈들이 있는 정확한 정보입니다. 지구를 다 뒤지라고 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영민의 말은 당연한 것이었다. 최소한 어디쯤에 있는지는 알아야 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알겠소. 그 정도는 우리도 파악을 하고 있으니 문제가 되지 않을 거요.”
“자, 그러면 계약서를 작성하실까요?”
영민은 미리 준비한 계약서를 꺼내 탁자에 놓았다.
장관은 영민이 일처리는 매우 깔끔하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천룡문이 가지고 있는 힘이었다.
무인이라는 말은 자주 들었지만 이들이 가지고 있는 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입구에 들어오면서 그들의 힘을 조금은 느낄 수 있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천룡문과 계약을 마치자 정부는 바로 대통령의 딸이 감금되어 있는 위치를 보내주었다.
계약을 마친 영민은 바로 동현에게 보고를 했다.
“문주님, 계약을 마쳤습니다.”
―그래, 얼마나 준다고 하냐?
“우선 착수금으로 10억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성공을 하면 그 두 배를 준다고 합니다.”
―겨우 30억이라는 말이야?
동현은 실망을 하는 목소리였다. 사람 하나 구하는 데 30억이라면 엄청난 보수인데 저렇게 말을 하니 영민은 어이가 없었다.
“문주님, 이런 계약은 거의 성사가 되지 않습니다. 30억이 적다는 분은 문주님밖에 없을 겁니다.”
영민의 대답에 동현은 바로 인상을 썼다.
―너 지금 나에게 대드는 거냐? 요즘 교육을 하지 않아서 그런 거야?
동현의 한마디에 영민은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아닙니다. 제가 감히 하늘같은 문주님에게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그래야지, 잘못하다가 골로 가는 수가 있다.
동현의 말처럼 영민도 정말 골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럼요, 당연하지요. 저는 문주님에게 영원한 충성을 바쳤습니다.”
목숨이 걸린 일이었기에 영민은 동현의 영원한 딸랑이가 되고 말았다.
동현은 30억이라는 말에 별로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계약을 했으니 일단 움직여야 했다.
―세론, 계약했다고 하니 놈들에 대한 정보를 모아봐.
―예, 이미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부에서 보낸 자료를 보니 놈들이 있는 장소를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바로 무력대를 보내 처리를 해. 우리 애들 피해 입지 않게 조용히 처리해.
―알겠습니다, 마스터.
무력대가 움직이면 그 흔적이 남을 것이고 흔적을 지우기 위해서는 자신이 직접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세론은 사전에 동현과 이야기한 대로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론은 아직 몸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지금은 별도로 움직일 수는 있었다.
세론에게 지시를 한 동현은 결국 아내가 있는 가게로 가기로 했다. 미연은 오늘 동생 학교에 가는 바람에 동현이 오는 걸 모르고 있었다.
세론은 우선 정부에서 준 정보를 확인하기로 했다. 그래서 외국에 있는 정보원들에게 확인을 하게 했더니 정부가 준 정보와는 달리 대통령의 딸은 다른 곳에 있었다. 외국의 정보원들은 자금만 충분하면 어떤 정보라도 가지고 오기 때문에 세론은 그런 일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
정보를 받은 세론은 바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일은 빨리 처리하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었다.
시간을 끌면 나중에 천룡문이 걸릴 수도 있으니 놈들이 눈치를 채기 전에 데리고 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무력대는 이미 총기를 사용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다.
―바로 가서 놈들을 처리하고 딸만 데리고 오면 되니 지금 가자. 이동!
놈들이 있는 곳 주변에 이미 아지트를 만들어둔 세론은 무력대와 함께 바로 이동을 했다. 아지트와 놈들이 있는 곳까지는 불과 1킬로미터도 되지 않은 거리였기에 무력대의 힘이라면 충분히 구출할 수 있다고 판단한 세론이었다.
―각자 무기를 손보고 저녁에 놈들이 있는 곳을 공격한다.
“예, 세론 님.”
무력대의 대답에 세론은 마법을 이용해 대통령의 딸이 있는 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인질은 지하에 있는 방에 갇혀 있었는데 받아놓은 사진과 비교해 보니 같은 인물이었다.
‘저기에 있는데 엉뚱한 곳으로 갔으니 몰살을 당하지, 바보 같은 놈들.’
대통령의 딸을 구출하기 위해 먼저 움직인 특공대가 몰살을 당했다는 사실을 안 세론이 혀를 찼다.
저녁이 되자 세론은 무력대에게 놈들이 있는 위치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고 무력대는 가지고 있는 총기에 모두 소음기를 끼웠다. 소리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고, 무력대는 그만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놈들이었다.
―출발한다. 한 놈도 살려주지 말고 모조리 죽여라.
“예, 세론 님.”
인질을 데리고 있는 곳에는 모두 20명이 총기를 들고 있었지만 무력대라면 충분히 놈들을 처치할 수 있었기에 세론은 걱정하지 않았다.
무력대가 출동을 하고 소란스러워지면 세론이 바로 인질을 구출할 생각이었다. 사실 세론이라면 조용히 가서 인질을 구출할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면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에 이런 연극을 하는 것이었다. 갑자기 인질만 사라지면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말이다.
사람들은 있을 수 없는 현상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관심을 갖고 그런 이상한 현상을 확인해 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결국 천룡문이 귀찮은 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퓨슝!
털썩!
무력대는 놈들이 있는 곳으로 조용히 잠입을 했다. 열 명의 무력대가 상대하는 이들의 수는 두 배였지만 그들은 무력대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무력대는 겨우 10분 만에 놈들을 모조리 사살하고 지하에 있는 인질을 구출했다.
덜컹!
“누구세요?”
“당신을 구출하기 위해 한국에서 왔습니다.”
“저… 정말인가요?”
대통령의 딸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학생의 신분인 어린 여자였다.
감금당해 공포에 떨고 있다가 자신을 구출하기 위해 왔다는 소리를 듣자 그녀의 두 눈에서는 자동으로 눈물이 흘러내렸다.
“흑흑흑, 고마워요.”
“자, 우선 나갑시다. 시간이 없습니다.”
“예, 그런데 제가 움직일 수가 없어요.”
대통령의 딸은 그동안 감금을 당하면서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했는지 몸에 힘이 없었다.
“그럼,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무력대원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대로 그녀를 안아 들었다.
대통령 딸의 이름은 정소연이었고 이제 나이가 스물한 살이었다. 그런 여자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온 무력대를 보니 영웅을 보는 기분이었고 그런 인물이 자신을 안아주자 갑자기 하늘을 날아가는 것처럼 기분이 들떠 얼굴이 붉어지고 말았다.
심하게 뛰는 심장 때문에 소연은 더욱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무력대원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도 모르고 소연은 남모르게 연모하는 마음이 생긴 것이다.
세론은 갈 때는 마법으로 이동을 했지만 올 때는 그렇게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미리 비행기를 준비해 두었다. 가까운 곳에 비행기를 준비해 두어서 그곳까지는 차량을 이용하면 되었다. 무력대는 소연을 데리고 빠르게 이동을 했고 바로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소연은 열 명의 남자가 자신을 구출했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비행기가 눈에 보이자 마음이 안정을 찾게 되었고 안정을 찾으니 스르르 눈이 감겼다.
이는 극한 공포에 빠져있다가 안심을 하게 되면서 심신이 극도의 피로를 견디지 못하는 바람에 잠이 든 것이었다.
“우선은 몸이 약하니 급하게 영양제를 놓고 출발을 하겠습니다.”
세론은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응급처치를 하기 위한 약품들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소연은 몸이 약해진 것을 빼고는 다른 이상은 없었기에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 영양제를 주입하기로 했다. 가는 시간이 제법 걸리니 그동안 불상사가 없도록 방지하기 위해서였다.
“영양제를 주입하고 바로 보고를 하겠습니다.”
무력대는 곧바로 천룡문에 임무를 마쳤다는 보고를 했다.
소연을 구출하자 세론은 바로 돌아왔는데 이는 세론이 동현의 옆을 오랜 시간 떠나있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세론이 동현의 옆을 떠날 수 있는 시간은 딱 하루였고 그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동현에게 돌아오게 되어있었다.
만약에 새로운 몸을 만들게 되면 그렇지 않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 없는 규제였다. 그놈의 신이라는 놈이 만든 규제였기에 동현과 세론은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세론은 영민에게 바로 직통 전화를 걸었다.
직통 전화가 누구에게서 오는 것인지 아는 영민은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대통령의 딸 소연 양을 구출해서 지금 비행기를 타고 오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으니 알아서 처리해.
세론의 말에 영민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
“아니, 수호대는 가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구출을 했다는 말입니까?”
―우리 천룡문에는 수호대가 아니라도 구출할 힘이 있으니 그렇게만 알고 있어.
천룡문에 자신이 모르는 다른 힘이 있다는 사실을 안 영민은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다. 도대체 동현이 가지고 있는 힘은 어디가 한계인지 짐작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나머지는 제가 알아서 처리를 하겠습니다, 세론 님.”
영민과 가네마는 세론의 존재가 동현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세론이 누구인지는 아직도 모르고 있었다.
다만 세론은 동현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는 수하이고 그 믿음이 자신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라는 것만 알고 있었다. 천룡문의 2인자 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하고 있는 세론이었다.
============================ 작품 후기 ============================
선작과 추천, 그리고 쿠폰 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