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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192화 (191/222)

192화

세론이 대답했지만 동현은 아버지라면 아마도 100년은 더 건강하게 사실 양반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가 이계로 가게 된 이유도 바로 아버지 때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놈의 무술을 배운다고 개고생을 한 생각을 하자 동현은 자신도 모르게 몸이 부르르 떨렸다.

―아무튼 두 분에게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게 철저히 보호를 해야 한다. 만약에 일이 생기면 너부터 작살이 날 줄 알아.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책임지고 보호를 하겠습니다, 마스터.

대답하는 세론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그의 마스터는 절대 없는 말을 하는 성격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그를 절대 그냥 둘 인간이 아니었다.

‘으으, 그냥 죽는 게 낫지 저 인간에게 갈굼을 당하게 되면 아마도 절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겠지?’

그런 생각을 하자 세론은 동현의 가족들을 더욱 철저하게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로 인해 결국 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되었다.

세론의 보고를 모두 들은 동현은 조용히 산책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동현이 그러고 있을 때 세론은 동현의 지시를 그대로 이행하기 위해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천룡문은 동현이 없어도 아주 잘 돌아가는 문파였다. 하지만 그런 천룡문을 좋지 않게 보는 시선들도 많았다. 특히 화랑 가문과는 사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은 더욱 천룡문에 대해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화랑 가문의 원로들이 백호 가문의 원로들을 만나고 있었다.

“우리가 만나자고 한 이유는 바로 천룡문 때문이오.”

백호 가문의 원로들도 화랑 가문의 일을 모르지 않았다.

“천룡문과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은 알지만 우리 가문과는 입장이 다르지요.”

백호 가문도 고대의 비급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천룡문에 도움을 요청하진 않고 있었다. 화랑 가문이 당한 일들을 알고 있기에 눈치를 보는 것이다. 하지만 호국 가문에는 고대의 비급을 풀이해 주었으니 자신의 가문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었다.

“천룡문이 고대의 고구려 무예를 그대로 익히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그들은 더욱 강해질 것이오. 그렇게 되면 한국에는 천룡문을 상대할 가문이 없을 것이오. 나는 지금이 아니면 천룡문을 상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찾아온 것이오.”

단독으로는 절대 천룡문을 상대할 수 없다고 판단한 화랑 가문은 다른 가문에 도움을 받으려고 했다. 그리고 화랑 가문의 말대로 시간이 지날수록 천룡문의 전력이 강해지리라는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모르는 것이 있었는데, 천룡문은 동현이 존재하기 때문에 강한 것이지 다른 이들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국내에 있는 모든 가문이 단합해도 혼자 충분히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동현은 막강 그 자체였다. 그런 사실은 생각도 못 하는 이들이 천룡문을 상대하겠다고 논의 중이었다.

“화랑 가문의 말은 잘 들었지만 지금은 답변을 해줄 수가 없소. 이런 문제는 가문의 회의를 열어 논의를 해봐야 하기 때문이오.”

“알겠소. 그러면 회의를 하고 나중에 답변을 해주시기 바라오. 천룡문은 지금이 아니면 절대 상대를 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라오.”

화랑 가문은 다른 가문의 도움이 절실했기에 이렇게 찾아가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화랑 가문도 호국 가문은 찾아가지 않았는데, 호국 가문은 천룡문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가문들이라는 자존심을 버리고 천룡문의 도움을 받았다 하여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자신들의 잘못을 숨기고 싶어 그런 것이 더 컸다.

화랑 가문의 이런 움직임은 다른 가문에도 알려졌지만 모두 화랑 가문에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추적 가문은 화랑 가문의 도움을 그 자리에서 거절했고 대부분의 가문들이 아직 보류하고 있었다.

천룡문이 성장을 한다고 하지만 화랑 가문의 말대로 그렇게 될지는 아직 모르는 일이었고 사실 다른 가문들도 천룡문에 도움을 받을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화랑 가문의 원로들은 가문으로 돌아와 분통을 터뜨렸다.

“빌어먹을 놈들, 감히 우리 화랑 가문의 요청을 무시한단 말이지?”

“그만큼 그들에게는 천룡문이 필요하다는 말이겠지요. 우선 우리 가문으로는 천룡문을 상대할 수 없으니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좋겠습니다.”

“다른 방법이라니?”

한 원로의 말에 솔깃한 다른 원로들이 물었다.

“가문의 힘이 약하니 다른 힘을 이용해 상대를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이용해야 하는 힘은 국가입니다.”

화랑 가문은 정부의 일에 개입을 하고 있지만 그런 정부를 이용하자는 말에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다들 얼굴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가문의 일에 정부를 이용한다면 아마도 다른 가문에서 그런 자신들을 좋게 생각하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나라에 속해있는 사람들을 이용하면 좋은 소리를 들을 것 같은가?”

“제 말은 한국 정부가 아니고 중국 정부나 일본 정부를 이용하자는 겁니다.”

“응? 다른 나라의 정부를 어떻게 이용한다는 말인가?”

다른 나라 정부를 이용하자는 말에 원로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화랑 가문 사람들이 천룡문을 타도할 방법을 찾고 있었지만 동현은 아직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천룡문에는 지금 가네마가 돌아와 동현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다.

“주군,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 몸은 괜찮아?”

“예, 저는 걱정 없습니다.”

동현이 자신의 몸을 생각해 주자 가네마는 상당히 감격한 눈빛이었다.

가네마는 이미 세론에게 자신이 돌아와서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남아있는 암영단은 지금 정보 조직을 만들어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도 그런 일이 하고 싶어 바로 돌아온 것이었다.

“이야기 들었겠지만, 정보단을 만드는 것이 시급해졌다. 가네마가 책임자로 빠르게 일을 마쳤으면 해서 오라고 한 거야.”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책임지고 바로 만들겠습니다.”

“좋아. 지금 일을 하고 있는 암영단을 정보단 소속으로 하고 움직이면 될 거야.”

“예. 감사합니다, 주군.”

자신이 키운 암영단을 데리고 있게 된 가네마는 일을 한결 편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가네마가 정보단을 맡게 되자 암영단들도 좋아했고 가네마로 인해 정보단이 빠르게 움직이게 되었다. 그 모습을 보며 세론은 자신이 확실히 가네마를 추천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정보단이 해외 정보를 모으는 일은 못 하지만 국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보고를 받을 수 있었다.

‘가네마가 확실히 정보를 취급하며 능력을 발휘하고 있네. 역시 내가 사람을 잘 보았어.’

세론은 가네마가 정보단을 빠르게 정리하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해외의 이상한 종족을 추적하기 위해 무력대 중 다섯을 파견 보내서 이제 놈들을 직접 잡을 힘이 생기게 되자 세론은 크게 걱정을 하지 않았다. 놈들 중에 하나만 잡아도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뱀파이어도 아닌 요상한 놈들에 대한 호기심도 생겨서 최대한 빠른 시간에 놈들을 생포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니 잡히기만 하면 연락이 올 것이고 그러면 세론이 직접 그곳으로 가서 놈을 잡아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놈들을 잡아야 연구를 할 수 있는데 말이야.’

세론은 새로운 종족에 대해 연구할 생각을 하며 눈을 빛냈다.

뱀파이어는 마계의 종족이라 인간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의 힘이 있는 육체를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세론은 그런 육체로 자신의 몸을 만들고 싶어 했다.

세론은 강한 힘을 가진 동현을 보며 자신도 강해지기를 원하고 있었다. 그만큼 세론도 동현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었다. 무력대가 움직였으니 이제 시간 싸움이라고 생각하는 세론이었다.

중국의 강시를 만들게 했던 놈들에 대한 조사는 가네마가 돌아오는 것으로 마쳤지만 세론은 그들에 대한 조사를 다른 놈들에게 지시해 두었다. 바로 키메라가 된 현무단에게 놈들을 찾으라고 지시를 한 것이다.

키메라가 된 현무단은 모두 새로운 힘을 갖게 되었는데 이는 세론이 흑마인을 연구하면서 이들과 비슷한 육체를 가질 수 있는지를 연구하다가 만들게 된 것이었다. 현무단의 키메라들이 실험 대상이 되었고 세론의 실험은 성공을 하여 현무단에 남아있는 이들 모두가 전과는 다른 강한 육체와 내기를 갖게 되었다.

내공을 키우기 위해 수호대에 지급한 영약들을 현무단에게 먹게 했기에 이들은 전과는 다르게 상당히 강해져 있었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세론은 이들을 전부 중국으로 보냈다.

현무단은 이미 세론과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어디서 무엇을 해도 세론이 알 수 있기 때문에 걱정이 없었다.

‘마스터의 지시는 모두 이행했는데 아직도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드네?’

세론은 자신이 무엇을 놓쳤는지 고민하고 있었다.

미연이 출근해 열심히 사무를 보고 있는데 손님이 찾아왔다.

“사장님, 동생분이 오셨습니다.”

“아, 들어오라고 해요.”

미연의 동생인 재영이 지연과 함께 사무실로 들어왔다.

“너희들이 어쩐 일이니?”

평소에는 오라고 해도 잘 오지 않던 동생들이 찾아오자 미연은 기쁜 얼굴로 반겨주었다.

“누나가 하도 오라고 해서 왔어. 그런데 바쁜 것 같네?”

“아니야, 크게 바쁜 일은 없어.”

미연은 사실 바쁘긴 했지만 동생들과 시간을 보낼 정도는 되었다. 일이라는 것이 내일 해도 되기 때문에 모처럼 찾아온 동생들에게 바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는 않았다.

“언니, 우리 학교에 올 수 있어?”

“학교에? 엄마가 가시면 되잖아?”

지연의 물음에 미연은 엄마인 서 여사를 떠올리며 말했다.

“사실은 언니…….”

지연은 미연에게 학교에 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지연은 학교에서 제법 잘나가는 학생이어서 지연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나름 인기녀라 그동안 처신을 잘했는데 어제 한 친구와 싸움을 하고 만 것이다.

선생님은 그런 지연과 친구에게 학교로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는 통보를 했고, 지연은 학교에서 싸운 것을 엄마에게 말할 수 없어 미연을 찾아온 것이었다.

미연은 그런 동생을 보고 속으로 웃었다.

‘호호호, 그래도 엄마에게 싸운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나 보네.’

미연은 엄마인 서 여사가 과거에 얼마나 힘들게 살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사실 동현을 만나지 않았으면 그녀와 동생들은 아직도 힘들게 생활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엄마이기에 지연은 엄마가 좋지 않은 일로 학교에 오는 것을 싫어했다. 미연도 지연의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래, 다치지는 않았니?”

“응, 나도 그렇고 그 친구도 다치지는 않았어. 그래서 선생님이 부모님을 모시고 와서 화해하라고 그러는 것 같아.”

지연은 그런 일로 부모님까지 오게 하는 선생님이 못마땅했는지 말투가 그리 좋지는 않았다.

“그래, 알았어. 내가 내일 학교로 갈게. 그런데 우리 재영이는 무슨 일이 있는 거니?”

지연의 문제로 함께 온 것 같지는 않아서 물은 것이었다.

“나는 그냥 온 거야, 누나.”

“흠, 그래? 내가 보기에는 아닌 것 같은데?”

미연은 눈치가 귀신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 그런 미연을 속이기에 재영은 아직 경험이 부족했다. 미연이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바라보자 재영이 결국 고개를 숙이며 입을 열었다.

“누나, 사실 나 여자 친구가 생겼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온 거야.”

아마도 재영은 여자 친구와 문제가 생긴 모양이었다. 미연은 그런 동생들을 보며 입가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우선 나가서 뭐라도 먹으면서 얘기하자. 누나한테 왔는데 아무것도 먹지 않는 건 좀 그렇지 않아?”

미연의 말에 동생들은 누나를 따라 나갔다.

============================ 작품 후기 ============================

오늘도 한편을 올려 봅니다.

독자님들 즐거운 하루 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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