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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190화 (189/222)

190화

아직 이름을 정해주지 않았지만 세론은 이들이 완성되면 각자에게 이름을 부여해 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놈들이라면 그 이상한 놈들과 싸워도 충분히 승리하겠는데 말이야.’

세론이 흑마인을 새롭게 만들려고 한 이유는 바로 어둠의 존재에 속해있는 뱀파이어와 비슷한 놈 때문이었다. 생기를 빨아 먹는 이상한 놈을 상대하려면 흑마인과 같은 존재가 딱이었다.

육체적으로는 더 이상 강해질 수 없을 정도로 강해져 있는 흑마인들은 생기 대신 마기를 먹고 살아왔기 때문에 그놈이 생기를 빨려고 해도 먹을 생기가 없어 아무런 피해도 입지 않을 것이었다.

세론은 흑마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았지만 이들이 이런 상태가 된 이유는 확실히 알 수가 없었다. 다만 예상은 하지만 그 예상도 확실한 것은 아니었다.

‘에이, 몰라. 이 정도면 마스터에게 도움이 되니 그냥 이대로 만들자.’

세론은 동현에게 강한 수하들이 생기면 된다는 생각에 그냥 이대로 완성을 하기로 했다.

절대적인 충성을 하는 흑마인들이 완성되면 동현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되었지 절대 해가 되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었다. 현대에는 마법이 없기 때문에 세론의 세뇌를 풀 방법은 없었다.

세론은 그렇게 흑마인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를 준비하고 있었다.

세론으로 인해 천룡문에는 엄청난 존재들이 새롭게 나오게 되었는데 이들은 천룡문의 문주인 동현의 비밀 세력으로 남게 되었다.

100명의 흑마인으로 구성되었지만 실질적으로는 천룡문의 모두가 덤벼도 이들을 상대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 천룡문에서 동현 다음으로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가네마도 흑마인과 개인적으로 전투를 하면 승리할 수 없을 정도였다.

우선 흑마인은 총이 통하지 않는 몸을 가지고 있었고 무인들이 가지고 있는 내기 대신 마기도 아니고 마력도 아닌 묘한 기운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그 묘한 기운들이 이상하게 내기보다 더욱 강해서 흑마인들에게 더욱 강력한 힘을 주게 되었다. 그러니 마공을 익힌 흑마인들에게는 무서운 것이 없었다.

그만큼 강력한 힘을 갖게 되었으니 세론은 그런 흑마인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결국 완성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새로운 기운을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나?”

세론은 자신의 마나 때문에 흑마인들이 이상한 기운을 가지게 된 건 신경 쓰지 않고 흑마인이 가지게 된 새로운 기운에 대해서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

세론은 이들을 백인군단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물론 동현에게 다시 이름을 받게 되겠지만 100명의 흑마인이라는 뜻을 가진 그 이름이 마음에 들었기에 우선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세론이 흑마인을 완성하고 있을 때 중국의 중회회에서는 난리가 나있었다. 마약왕과의 전쟁을 마친 이들은 흑마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했지만 흑마인이 모두 사라진 이유를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회장과 간부들은 흑마인의 문제로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었다.

꽝!

“아니, 도대체 흑마인들이 어디로 갔다는 말인가? 그들은 지시를 받기 전에는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있지 않았나?”

흑마인은 모두 특수한 방법으로 지시를 내리게 되어있어서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그런 흑마인들이 모조리 사라졌으니 중화회가 발칵 뒤집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이들은 동현이 흑마인을 가지고 갔다는 사실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이는 군사로 있는 사진명이 동현의 지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다른 간부들이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이었다. 세론의 강력한 세뇌를 벗어나기 전에는 사진명은 죽을 때까지 동현의 지시를 어길 수 없었다.

“아무리 찾아도 흔적을 발견할 수가 없었습니다, 회주님.”

“아니, 그러면 그놈들이 날개를 달고 도망을 갔다는 말이오? 사 군사는 무슨 일이 있어도 흑마인을 가지고 간 자들을 찾도록 하시오. 이는 우리 회의 운명이 달려있는 일이오.”

“최선을 다해 조사를 하겠습니다, 회주님.”

사진명은 회주의 말에 대답은 했지만 곤혹스러운 눈빛이었다.

사진명은 동현의 지시를 받을 때는 확실한 동현의 수하이지만 동현이 떠나고 나면 다시 본래의 인물로 돌아가게 되어있었다. 즉, 자신이 동현의 명령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본인도 모른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평상시의 행동엔 문제가 없었고 자신이 다른 사람의 명령을 받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현실에 충실히 살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사진명도 시간이 지나면 회주의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는 사진명이 회주와 그만이 열 수 있는 금고에서 마공이 있는 비급을 꺼내 동현에게 주었기 때문이었다.

동현이 그렇게 한 이유는 이들의 내부에 불화가 생기기를 바라서였다. 중화회를 지원해 준 이가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놈이 노리고 있는 것이 있어 이들에게 그런 비급을 주었을 것이고, 그런 일은 이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중화회가 내부적인 갈등으로 오해가 생겨 서로 치고 박고 싸우기를 바랐다.

중화회는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조직이었기 때문에 이들이 내부 갈등으로 갈라지거나 싸우게 되면 흑마인을 만들도록 비급을 제공한 이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교묘하게 사진명을 이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현이 보기에는 암중의 인물이 가장 무서운 자들 같았기에 놈들을 잡기 위해서 이런 복잡한 방법을 사용하게 되었다.

중국의 사정이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변하고 있었지만 동현은 그런 그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처럼 생활하고 있었다.

―세론, 해외에 사무실을 준비하는 일은 어떻게 되었냐?

―이미 구입을 해서 지금 수리를 하고 있습니다.

―내가 이야기한 대로 먹고 자는 것을 철저하게 신경을 써서 만들라고 해.

―예, 그렇게 지시를 하였습니다, 마스터.

세론도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이었다. 해외의 사무실은 직원들의 숙소 문제 때문에 상당한 크기의 건물을 구입했고 지금 전체를 공사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면 공사는 언제 마치는 거야?

―아마도 두 달 정도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흠, 그러면 두 달 후에나 나갈 수가 있다는 말이네?

―그 정도면 충분할 겁니다, 마스터.

세론과 대화를 한 동현은 천룡문의 무인들 중에서 해외로 파견을 보낼 이들을 미리 골라두었기 때문에 두 달 동안 이들을 조금 더 강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가서 용병 일을 하다 죽으면 그야말로 개죽음이기 때문이었다.

용병 일이라는 것이 목숨을 걸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살아남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오로지 강한 수련만이 이들의 목숨을 지켜줄 수 있었다.

―세론, 해외로 파견을 나갈 놈들에게는 오늘부터 더욱 강한 수련을 시키라고 해라. 강한 수련만이 죽지 않는 방법이니 말이다.

―알겠습니다, 마스터.

세론은 대답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목숨은 개뿔, 그냥 심심해서 그런 거라고 하지. 하여튼 지랄 맞은 성격 때문에 밑에 있는 놈들만 불쌍하게 되었네.’

동현의 지랄 맞은 성격을 아는 세론의 생각이었다. 세론은 자신이 점점 이상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는 점차 인간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이는 차원을 넘으면서 생긴 괴리 현상이었는데 아직 세론의 육체가 없기 때문에 인간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감정이 생기게 되면서 거의 인간과 같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스스로 판단을 하게 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인간과 흡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그렇다고 동현에게 반항을 하는 일은 절대 없었다. 이는 영혼의 맹약으로 이어져 있기 때문인데 설사 인간이 되어도 세론은 동현의 지시를 어길 수 없었다.

―아, 그리고 그 흑마인은 어떻게 되었냐?

오늘따라 동현은 세론에게 궁금한 것이 많은지 묻는 것도 많았다.

―안 그래도 이야기를 하려고 했습니다. 지금부터 흑마인의 상태에 대해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세론은 흑마인의 상태에 대해 아주 자세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흑마인이 처음에 사용한 기운은 분명 마기였는데 지금은 마기가 아닌 이상한 기운으로 변해있었고 세론도 그 힘의 정체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기에 동현에게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동현은 세론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마기도 아니고 마력도 아닌 이상한 기운이라고 하니 솔직히 호기심이 생겼다.

―놈들 중에 하나 꺼내봐. 직접 봐야겠다.

―예, 마스터. 소환!

이미 대장 흑마인을 완성한 세론은 자랑하고 싶은 마음에 바로 흑마인 대장을 소환했다.

세론의 말에 바로 소환되는 흑마인을 보며 동현은 깜짝 놀랐다.

―아니, 이들이 어떻게 소환이 되는 거지?

소환이라는 것은 다른 차원에 있는 이들을 부르는 방법인데 세론은 자신의 아공간 안에 있는 흑마인을 소환하고 있으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제가 만든 키메라나 흑마인은 소환을 해도 되던데요?

세론도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소환이 되니 좋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동현은 그런 세론을 보며 마법사가 맞는지에 대해 깊이 생각을 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급한 것이 있으니 우선 흑마인을 먼저 확인해야 했다.

동현이 흑마인에게 다가가자 흑마인은 그런 동현을 보며 두려운 눈빛을 띠었다. 아마도 동현이 가지고 있는 신의 기운 때문인 것 같았다. 이들은 주인이 동현이라는 것을 알지만 동현의 기운에는 두려움과 공포심을 느끼고 있었다.

동현은 그런 흑마인을 아주 신기한 물건을 보는 것 같은 눈빛으로 관찰했다. 신성력을 가지고 있는 동현은 흑마인을 만지면 혹시 재가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만지지는 않고 눈으로만 관찰했다.

“마기도 아니고 마력도 아닌 기운이라고 하더니 저런 묘한 기운이었네.”

흑마인이 가지고 있는 기운을 보는 동현의 눈빛이 묘해졌다. 마치 마기와 마력 그리고 마나가 모두 합쳐서 생긴 그런 기운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도대체 저런 기운을 어떻게 가지게 된 거지?

―저도 모릅니다. 그냥 완성을 하니 저런 기운이 자동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세론도 저 기운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다. 동현은 그런 세론에게 정말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고는 다시 흑마인을 바라보았다.

“너는 이름이 무엇이냐?”

“저는 아직 이름이 없습니다, 주인님.”

흑마인이 대답했다. 물론 지금 대화는 중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하고 있었는데 이는 세론이 흑마인들에게 강제로 한국어를 주입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동현은 흑마인이 한국말로 대화를 한다는 것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다.

―세론, 얘들 이름은 없는 거냐?

―마스터가 지어 주시기를 바라고 아직 이름을 짓지 않았습니다.

―흠, 그래? 그러면 너는 1호라고 부르자.

동현은 이름을 짓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에 그냥 편하게 1호라고 짓는 만행을 저질러 버렸다.

동현이 지은 이름에 세론은 황당해했다.

―아니 마스터, 좀 좋은 이름을 지어주시지 1호가 뭡니까?

―1호, 좋잖아. 부르기도 편하고 말이야. 그냥 그렇게 불러.

동현의 말에 세론은 더 이상 반박하지 못하고 속으로만 구시렁거렸다.

‘그냥 내가 지을걸, 1호가 뭐야? 에효, 귀찮은 것을 싫어하는 마스터에게 이름을 지어달라고 한 내가 잘못이지, 잘못이야.’

세론은 그렇게 혼자 속으로 푸념을 늘어놓았다.

흑마인 1호는 이름이 주어지자 눈을 빛냈다.

“저의 이름은 1호입니다, 주인님.”

흑마인은 이름이 정해지자 동현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흑마인의 주인은 동현이 가장 우선적이었고 그 다음이 세론이었다. 이는 세론이 흑마인을 만들면서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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