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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드리지마-183화 (182/222)

183화

‘이제 무기가 없으니 키메라를 움직여 까르망인가 하는 조직의 무기 창고를 다시 털어야겠다.’

세론은 까르망 조직이 아직도 무기 시장에서 상당한 거래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다른 조직의 협조를 받는 것으로 판단을 하고 있었다.

이미 많은 무기를 잃은 조직이 아직도 버틸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도움을 주는 곳이 많거나 아니면 상당한 힘을 가진 조직이 도움을 주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세론이 키메라가 죽는 것과 까르망 조직이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세론은 키메라를 죽일 수 있는 존재들과 까르망 조직 사이에 반드시 연결 끈이 있다고 판단을 하고 이번에도 까르망 조직의 창고를 털어 조사해 볼 생각이었다. 용병들은 모두 외국인이었기 때문에 동현의 정체에 대해서는 절대 밝혀지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세론의 음모는 점점 깊어가고 있었다.

동현은 세론의 음모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고 해외 용병이 되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천룡문이 앞으로 나가야 하는 길은 국내가 아닌 해외로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름을 얻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천룡문의 힘이라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동양의 신비한 무예를 익힌 용병들이 대거 포진한 곳이라면 남들에게도 충분히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생각에 잠겨있던 동현이 영민에게 물었다.

“한 차장에게서 연락은 왔냐?”

“예, 이미 해외 용병으로 등록할 수 있는 회사를 마련했다는 공문이 도착을 했습니다.”

“그러면 내가 준비하라고 했던 것은 어찌 되었지?”

“이미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경호 회사가 아닌 용병 회사를 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영민이 물었다. 용병이란 그냥 목숨을 걸고 움직이는 집단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그로서는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용병이나 경호 회사나 같은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 준비나 철저히 해라.”

“예, 문주님.”

국내에서나 용병이라는 이름이 이상하게 느껴지지 해외로 나가면 그렇지 않았다. 말로만 용병이니 경호 회사니 하지 실질적으로는 같은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신경 쓰는 것은 용병이든 경호원이든 실력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해외여행을 하면서 그런 사실을 안 동현은 영민에게 일일이 설명을 해주지는 않았다.

“가네마, 정보 조직은 어떻게 되고 있냐?”

동현이 혼자 있으면서 하는 말에 천정에서 대답이 나왔다.

“정보 조직은 지금 거의 마무리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에 조사하던 놈들의 흔적은 아직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현도 가네마가 조사하던 조직이 궁금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그냥 두었었는데 이제 조금 한가해지자 흥미가 생겼다.

“흠, 아직도 놈들의 흔적을 찾지 못한 거냐?”

“죄송합니다, 주군.”

“아니다, 이번에는 나도 조사를 해봐야겠다. 암영단에서 한 개 조만 보내도록 해라.”

“예, 1조를 주군께 바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앞으로 암영단의 1조는 항상 내 주변에 두도록 해라. 언제 어디서 지시를 내릴지 모르니 말이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주군.”

그렇게 해서 암영단의 1조는 항상 동현의 주변에 남게 되었다. 사실 동현은 암영단의 보호를 받을 필요는 없었지만 심부름을 시키기 위해 데리고 다닐 생각이었다.

암영단도 그동안 많은 수련을 하여 이제는 가네마도 인정할 정도의 실력을 갖게 되었지만 동현에게는 아직도 많은 것이 부족해 보였다.

동현은 그동안 자신이 처리하지 못했던 일들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이계에서 돌아온 후 사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아직도 처리하지 못한 일들이 제법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세론, 전에 조사했던 정보 조직에 대한 단서를 찾아라. 그리고 중국에 마공을 전해준 인물에 대한 일은 어찌 되고 있냐?

―마스터, 저도 일이 많은데 자꾸 일만 주십니까?

―이게 또 개기네?

―개기는 것이 아니라, 일이 너무 과중하니 하는 말입니다.

세론의 말에 동현은 그동안 자신이 세론에게 너무 잘해 주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자 동현의 정신 속에 있기 때문에 지금 그가 하는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세론이 바로 꼬리를 내렸다.

“마스터, 제가 너무 주제넘은 짓을 했습니다. 바로 작업을 시작하겠습니다.”

세론은 너무 급하게 대답하는 바람에 속으로 말하지 못하고 음성으로 말을 하고 말았다.

“아니야, 세론. 여기 보이는 인형 속에서 생활을 하면 생각이 아주 차분해질 거다.”

동현의 말에 세론은 기겁을 하고 말았다. 동현과 함께 있으면 세상을 볼 수 있지만 인형 속에 있으면 그럴 수 없었다.

“마스터,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다시는 개기지 않을 것을 신의 이름을 걸고 약속하겠습니다. 제발 이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동현이 모든 힘을 찾으면서 자신을 이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던 세론은 얼른 잘못을 빌기 시작했다. 세론의 자리는 동현만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인형 속에 있으면 절대 움직일 수 없었다.

세론이 빌자 동현은 이번만 참자고 속으로 생각했다.

―마지막이라는 것을 명심해라. 다음은 없다.

―예, 마스터.

―그러면 바로 조사를 시작해라.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놈들이 있는 곳을 찾아라.

―예, 마스터.

대답은 했지만 사실 세론도 놈들이 어디 있는지 찾으려면 개고생을 해야 했다. 정보 조직과 마공을 전해준 인물이 있는 곳을 찾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고 지금 세론은 어둠의 정보 조직이 개입되어 있는 까르망 조직에 대한 조사도 해야 했기 때문이다.

물론 세론이 피곤하거나 힘든 것을 느끼지는 않지만 그래도 업무가 과중한 건 틀린 말이 아니었다. 다만 동현에게는 그런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였다. 세론은 자신이 점점 인간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은 인지하기 못하고 있었다.

세론은 키메라를 이용해 까르망과 연관이 있는 조직을 조사하다가 이들을 은밀히 도와주는 조직을 찾게 되었다.

하지만 하도 은밀히 움직이고 있어 아직 그들의 확실한 정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조사를 하던 키메라가 죽는 사태가 발생했다.

세론은 이번에는 절대 놓치지 않겠다 다짐하고 상대를 집요하게 추적했다. 상대는 보이지 않는 눈을 가진 세론의 추적을 피하지 못했고, 결국 세론은 놈의 실체를 알아낼 수 있었다.

‘헉! 저건 뱀파이어도 아니고 도대체 정체가 뭐지?’

세론은 상대에 대해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도대체 어느 종족인지 구분할 수 없었기에 일단 동현에게 보고를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마스터, 놈을 찾았습니다.

―그래? 누군데?

―그런데 이상한 것이 놈의 정체성을 알 수가 없습니다. 뱀파이어와 비슷하기는 하지만 뱀파이어는 아니고 조금 요상한 종족인 것 같습니다.

파악이 되지 않는 종족이 있다는 세론의 말에 동현은 신기해하는 눈빛이었다. 안 그래도 요즘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는데 때 맞춰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이제는 힘을 찾아서 외박을 하지 않을 방법도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무언가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놈은 어디에 있냐?

―지금 영국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놈을 조종하는 조직도 영국에 있습니다.

―놈들에 대한 조사는 얼마나 진행이 되었냐?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놈들은 상당히 오래된 조직인 것 같습니다. 까르망 조직에서도 놈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었고, 다른 조직들도 놈들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모양입니다.

세론의 말에 동현은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그런 놈들일수록 비밀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세론, 이제부터 놈들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데 최선을 다해라.

―예, 마스터.

세론은 동현이 또 무언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런 조사가 끝나면 반드시 무언가 다른 일이 생기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개조를 한다는 중국 놈들은 어떻게 되었냐?

동현은 세론이 마공서에 기록되어 있는 강시를 보고는 아주 강력한 키메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좋아했던 것이 떠올라 물었다. 물론 중국인에 한해서 강시를 실험한다고 하여 동현이 그렇게 하라고 허락했었다.

―아직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호오, 그래? 그러면 얼마나 더 강해지는 거냐?

―지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지는 거지요. 아마도 최소한 20배는 강해질 것 같습니다, 마스터.

20배라는 말에 동현도 놀랐다. 강시라는 것이 몸이 튼튼하기 때문에 강한 존재로 인식되고 있기는 하지만 세론이 만드는 것은 생각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강시라기보다는 키메라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정도로 강한 게 만들어진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아니, 그렇게 강해지면 총도 통하지 않겠네?

―강시의 몸이 원래 강철보다 강하기 때문에 총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강시를 만드는 비법에 보면 생강시라는 것이 있는데 제가 만드는 키메라와 비슷하지요. 다만 키메라와는 다르게 몸이 엄청 강하다는 것만 빼면요.

세론의 말을 듣고 있던 동현은 강시와 키메라가 약간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 이번에 새롭게 만드는 놈들은 엄청난 전력이 될 수 있겠네?

―예, 놈들 중 한 명만 중국에 보내도 중국의 무인들을 모두 죽일 수 있을 겁니다. 물론 마스터와 같은 존재가 없다는 가정에서요.

―그 정도로 강한 거야? 그러면 한국에서도 놈들을 당할 사람은 없겠는데 그래?

―아직 정확한 것은 모르지만 그 힘과 내공으로 따지면 이들을 이길 수 있는 존재는 마스터와 저밖에 없을 겁니다.

세론의 장담에 동현은 이번에는 무언가 아주 새롭고 강한 놈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론, 여기는 대륙이 아니니 그놈들만 만들고 더 이상은 만들지 마라.

동현은 키메라를 만들어 세계를 정복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저런 존재들이 천룡문의 수호신으로 자리 잡고 있다면 천룡문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놓을 수 있었다. 그래서 더 이상은 만들지 말라고 한 것이다.

저런 존재들이 많으면 결국 욕심을 부르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해 천룡문의 다른 인물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다. 인간이 키메라 때문에 피해를 입어선 안 된다는 것이 동현의 생각이었다.

세론도 그런 동현의 생각을 알기에 바로 대답을 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번에는 새로운 방법을 알았기 때문에 실험을 해보고 싶어서 만드는 것이지만 방법을 찾기만 하면 더 이상은 실험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차! 한 구의 키메라는 아주 특별하게 만들어지고 있으니 나중에 완성이 되면 마스터도 보세요.

―응? 아주 새롭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거냐?

―히히히, 기다려 보세요. 마스터의 전용 키메라를 만드는 중이니까요.

세론은 동현의 궁금증을 유발시키고는 정작 필요한 대답은 피해버렸다.

자신의 전용 키메라라는 말에 동현은 아마도 다른 키메라보다는 강하게 만들고 있는 모양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너무 강하게 만들지는 마라.

―하하하, 마스터의 전용 키메라가 약하면 다른 키메라들이 따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키메라는 은연중에 강자를 따르게 되어 있거든요.

자아를 가지고 있는 키메라라고 해도 이들에게는 서열이라는 것이 존재했다. 그 서열을 정하는 것은 바로 강한 힘이었기 때문에 키메라들은 강자를 우두머리로 인정하게 되었다.

세론이 이번에 특별한 키메라를 만들어도 결국 동현을 따르는 키메라가 대장이 된다는 이야기였다. 동현은 자신을 따르는 키메라가 당연히 대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세론의 말에 더 이상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동현이 말이 없자 세론은 환하게 웃었다.

―흐흐흐. 마스터, 이번 키메라는 보시면 아마도 깜짝 놀라실 겁니다. 기대하십시오.

============================ 작품 후기 ============================

오늘도 한편을 즐거운 시간이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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