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화
“우리 호국 가문에서 정식으로 천룡문의 문주님께 초청을 하였으면 합니다. 언제 시간이 나시는지를 알려주시면 가문으로 정중하게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서로간의 우호적인 관계로 비무도 하면서 상호간의 무예에 대한 토론을 하였으면 합니다. 어떻습니까?”
말은 상호간의 비무지만 내용은 완전히 달랐기 때문에 동현은 말을 하는 가주를 보며 아주 능구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계에 있을 때는 저런 인물과 만나본 기억을 가지고 있는 동현은 가문을 위해 자신 정도는 충분히 죽을 수가 있는 자라는 것을 알았다.
눈앞에 있는 가주는 가문을 위해서라면 죽을 준비도 하고 있을 정도로 가문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런 인물이었다.
동현은 그런 가주의 눈빛을 보고 바로 결정을 내려주었다.
“호국 가문에서 그렇게 해주신다면 우리 천룡문에서도 초정에 응하지요. 시간을 미리 통보를 해주시면 저희가 가도록 하겠습니다.”
동현은 찬성을 해주자 가주의 얼굴이 밝아졌다.
가문의 비기를 이런 곳에 가지고 올 수가 없어서 동현을 초정하게 된 것인데 이에 호쾌하게 응해주니 기분이 저???아졌던 것이다.
물론 동현이 찬성을 하자 다른 원로들도 얼굴이 미미하게 웃음을 짓고 있었고 말이다.
두 원로도 내심 동현이 강한자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거절을 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중이었다.
그런 동현이 아주 기분 좋게 찬성을 하자 모두가 기분이 좋은 그런 자리가 되고 있었다.
“허허허, 문주가 그렇게 기분 좋게 해주니 이거 정말 고맙기만 하오.”
“하하하, 고맙기는요. 같은 무인으로서 그 정도는 당연히 해주어야지요.”
동현은 무인이라는 말을 강조하며 대답을 하였고 원로도 그런 동현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무인이라는 말을 그동안 자신도 그렇게 가문의 무인들도 이미 오래전에 잃어버렸기 때문이었다.
현대의 무인들은 무인의 정신을 잃고 오로지 이득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 보는 이야기요. 무인이라…….”
원로가 무인이라는 말에 감명을 받은 표정을 짓자 다른 사람들도 무인이라는 말을 다시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어 버렸다.
호국 가문과의 이야기를 그렇게 마무리를 하게 되었고 동현은 호국 가문에서 초청을 하면 가기로 약속을 해주게 되었다.
한 차장은 동현과 가문이 원만하게 이야기를 마치고 돌아가게 되자 아주 흡족한 기분이었다.
“문주님 해외 용병의 문제는 다음 주면 마무리를 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하하 고맙습니다. 한차장님이 신경을 써주시니 일이 빨리 되는 군요.”
“아닙니다. 당연히 해드려야 하는 일입니다.”
한차장의 입장에서는 해외 용병문제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사실 자신의 가문과 다른 가문을 위해 해외 용병을 하라고 하기는 했지만 사실 해외용병이라는 것이 그리 수입이 좋은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는 한차장의 생각이었지만 말이다.
동현은 천룡문이 커나가기 위해서는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실력도 충분하고 능력이 되는데 좁은 한국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도 나쁘지는 않지만 문제는 지금 한국에는 한국의 무인들도 먹고 사는 길이 힘들다는 것이 문제였다.
“아무튼 한 차장님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합니다.”
동현의 의미심장한 대답에 한 차장은 이마에 식은 땀이 흘렀다.
자신이 해외 용병을 하라는 이유는 국내에 다른 가문들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말이었다.
물론 일부는 천룡문을 견제하기 위한 생각이기도 했고 말이다.
그런데 만약에 해외로 나간 천룡문이 무슨 문제라도 생기게 되면 아마도 자신의 가문과 자신에 대해 좋지 않은 생각을 할 수도 있다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예, 좋은 일만 생겨야지요.”
“그럴 겁니다. 한차장님이 그만큼 신경을 써주셨는데 당연한 일이지요.”
동현의 대답에 한차장은 마음이 불편하기만 했고 최대한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만 들었다.
동현도 한차장이 지금 아주 고역스럽다는 것을 알기에 이제 그만 놀리려고 하였다.
“한차장님은 오늘 아주 한가하신 것 같습니다.”
“아닙니다. 일이 있지만 문주님의 일이 우선이라 나와 있는 겁니다.”
한차장은 동현이 하는 말이 기회라고 생각을 하였는지 최대한 빨리 대답을 해주었다.
“아니 그렇게 바쁘신 분이시면 어서 가야겠습니다.”
“예, 저도 그만 일어서려고 하였습니다. 문주님.”
“그럼, 어서 일보십시오.”
동현이 어서 가보라는 제스쳐를 취하니 한차장은 미안한 얼굴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서게 되었다.
“이거 제가 초대를 하고 실례를 범하게 되었으니 다음에는 술을 한잔 대접하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하시지요.”
동현이 웃는 모습에 한차장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게 되었다.
동현은 한차장이 나가는 모습을 보며 입가에 빙그레 미소만 지었다.
수호대의 조원들은 동현이 웃는 모습에 또 무언가 다른 일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문주님이 저렇게 웃을 때는 반드시 음흉한 계획이 있는 건데 저 양반 조금 힘들겠어.’
수호대의 생각은 공통적으로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동현은 수호대에 일러 앞으로 천룡문이 해외에 용병집단을 만들 것을 지시하기 위해 일단은 천룡문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우리는 바로 문으로 돌아간다.”
“예, 문주님.”
수호대는 바로 대답과 동시에 떠날 수 있도록 준비를 했다.
동현과 수호대는 빠르게 천룡문으로 돌아갔다.
임마와 영민이 천룡문에 남아 있기 때문에 동현이 문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크게 문제는 없었기에 자유롭게 다닐 수가 있었던 것이다.
동현이 서재로 들어가자 뒤를 따르는 영민과 임마가 있었다.
자리를 잡은 영민을 보고 동현은 자신의 생각을 말해주기 시작했다.
“영민아 우리 천룡문의 무력이라면 경호회사를 차리는 것은 그리 문제가 없을 거다. 그런데 국내에는 한국의 무인들이 경호회사를 하고 있어 우리가 비집고 들어 갈 자리가 없다는 것이 문제라 결국 나는 해외에 용병회사를 차리기로 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냐?”
“해외의 용병회사를요?”
영민은 뜬금없이 용병회사를 차린다고 하니 조금 의외의 표정을 지었다.
“그래, 용병회사를 차리려고 하는데 너는 어찌 생각하냐?”
“아니 문주님 뜬금없이 무슨 해외 용병회사를 차린다고 하시는 겁니까?”
동현은 영민이 궁금해 하는 문제에 대해서 아주 자세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사실 호국 가문의 무인인 한차장이라는 사람이 소개를 해서 마음을 먹게 된 일인데…….”
동현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한국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주었다.
영민은 동현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천룡문이 어디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천룡문의 실력이라면 해외로 나가도 그리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문제는 아직 외국이라는 나라에는 동양인에 대한 이미지가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이 문제였다.
“문주님 저희가 해외에 용병회사를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지만 문제는 외국인들이 동양인에 대한 거부감이 심하기 때문에 조금 걱정이 됩니다.”
“동양인에 대한 거부감은 실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가 있다고 본다. 그러니 외국으로 나갈 인원을 선발해서 준비를 시키도록 해라.”
동현의 명령이 떨어지자 영민은 다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실력이 좋은 대원으로 선발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새로 수호대가 된 인원들도 뽑아. 아직 실전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니 이참에 실전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하니 말이야.”
영민은 동현의 말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천룡문도 어디론가 진출을 하기는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가네마에게는 아직도 연락이 없는 거냐?”
“예, 아직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상당한 실력을 가진 자들 같습니다.”
가네마가 추적을 하고 있는 정보조직은 아직도 그 정확한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가네마가 이끄는 암영단의 힘이라면 충분히 파악을 할 것이라고 믿었는데 상대도 그리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동현이었다.
동현이 정보조직을 찾는 이유는 바로 약을 최초로 만들려고 하였던 자를 찾기 위해서였는데 아직도 진전이 없으니 조금은 짜증이 나려고 하고 있었다.
동현이 아무리 높은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신이 아니기 때문에 숨어 있는 자를 찾을 재주는 없었다.
“가네마에게 연락을 해서 아직도 찾지 못했으면 그만 돌아오라고 해라. 그놈들도 중요하지만 다른 일도 밀려 있다고 하면 알아들을 것이다.”
“예, 문주님.”
동현은 찾지도 못하면서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보다는 다른 일을 하면서 찾도록 하려고 하였다.
가네마가 해야 하는 일이 적지 않아서 이기도 했고 말이다.
정보조직을 찾지 못해도 암영단의 힘이라면 충분히 새로운 정보조직을 만들 수도 있었고 동현은 암영단에 그만한 힘을 주었기 때문에 활용을 하기 나름이기 때문이었다.
국내의 정보에 대해서는 한 차장이 있으니 그를 이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천룡문이 해외로 용병회사를 차린다는 소문이 한국의 무인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하자 다른 가문에서는 일단 안도의 숨을 쉬고 있었다.
만약에 천룡문이 국내에 경호 회사를 차리게 되면 자신들의 가문이 차린 회사가 밀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만큼 천룡문의 무력은 강하기 때문이었다.
한국의 무인들은 천룡문이 해외로 나간다는 소문에 다들 속으로는 기뻐하고 있었다.
가득이나 지금도 경쟁이 치열한데 거기에 천룡문까지 치고 들어오면 골치가 아팠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이었다.
한편 호국 가문의 가주는 가문의 원로와 장로들과 회의를 하여 동현에게 보여줄 비급을 선정하고 있었다.
“가문의 비급들 중에 어떤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가문의 비급을 보여준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알고 하는 이야기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비급을 본다고 해서 우리가 제대로 해석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 않습니까?”
가주는 비급을 두고도 익히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두고 하는 이야기였다.
호국 가문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가문들도 지금 비급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해석을 하지 못하고 있어 그 무력이 약하다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쉽사리 비급을 공개할 수는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이렇게 모여 회의를 하고 있는 중이었다.
“우리 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비급을 빼고는 모두 천룡문의 문주에게 해석을 부탁해야 한다고 생각하오. 가문에서 해석을 하지 못한 비급이라면 모두 열두가지의 비급이니 열 개의 비급을 해석하는 동안 우리도 함께 참여를 하여 비급을 해석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오.”
“김 원로의 말을 들으니 좋은 방법이기는 하지만 비급이라는 것이 마치 뜬구름을 잡는 내용인데 해석을 어찌 한다는 말입니까? 그리고 해석을 배운다는 것이 그렇게 쉬웠다면 벌써 비급을 해석하고도 남았을 겁니다.”
이 말에 다른 장로들과 가주도 고개를 끄덕였다.
비급을 해석하기 위해 그동안 가문에서 노력한 일을 생각하면 벌써 해석을 하고도 남았을 일이지만 그동안 해석을 하지 못한 것은 그 내용 때문이었다.
이거는 도대체가 무슨 뜻인지를 파악하지 못하게 하는 그런 내용들로 도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결국 호국 가문에서는 비급을 아직도 해석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가문의 무예는 발전이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