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화
신들이 당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너무도 놀라서 말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가 오늘 이곳에 온 이유는 한차장이 부탁을 한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한국의 무인들이 가지고 있는 자만심 때문이었소. 전에 만난 사람들은 무인라기 보다는 마치 장사를 하는 사람이라고 밖에 말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한 차장에게도 무인으로 만나자는 말을 하였는데 당신들은 아직도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소. 우리는 아직 만나지 않아야 할 것 같으니 그만 돌아가도록 하겠소.”
동현은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바로 돌아서서 나가려고 하였다.
“잠시 멈추시오.”
쓰러져 있던 원로 중에 한명이 빠르게 동현을 나가려고 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소리를 쳤다.
동현은 그런 원로의 말에 잠시 멈추고는 고개를 뒤로 돌렸다.
“무슨 일이오?”
“자……잠시 이야기를 할 시간을 주셨으면 하오. 제발부탁이오.”
그 원로의 눈빛에는 간절히 무언가를 원하는 눈빛이었고 그 눈빛에는 한점의 사특함이 없다는 것에 동현의 마음이 움직이기는 했다.
동현은 원로의 눈빛에 천천히 몸을 돌렸다.
“나와 무슨 이야기를 하시고 싶은 거요?”
“나는 당신과 다른 이야기가 아닌 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해서 부른 것이오. 평생을 무를 위해 노력을 하였지만 아직도 무에 대해 아는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오.”
원로가 하는 이야기에 동현은 이제야 원로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야 무인으로 보이는 군요. 그러면 무인과 대화를 나누어 볼까요.”
동현은 얼굴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을 해주었고 원로는 그런 동현을 보고만 있었다.
자신들이 처음에 동현을 실험하고자 하였던 것은 결국 자신들의 자만심에 의해 일어난 일이라는 것을 서서히 깨닫게 되어서였다.
원로는 갑자기 그 자리에서 일어서며 아주 정중하게 예의를 차려 인사를 하였다.
“호국 가문의 원로로 있는 이세기라고 합니다. 이렇게 천룡문의 문주님을 만나게 되어 진심으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원로가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하자 동현도 정중하게 인사를 하며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고구려의 맥을 이은 천룡문의 문주로 있는 김동현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이 서로 정중하게 인사를 하자 다른 원로들은 그런 두 사람을 보고만 있었다.
호국 가문의 가주는 동현이 원로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는 자신이 처음부터 잘못 생각을 하였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무인으로 만나기를 원한다는 말에 자신은 오해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동현이 무인으로 만나기를 원한다는 말에 가주는 가문의 무력을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에 벌어진 오해였기 때문이다.
쓰러져 있던 다른 원로들도 가주와 같은 생각을 하였는지 얼굴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문주에게 오늘 만나자고 한 이유는 사실 부탁이 있어서 보자고 한 것이오.”
“부탁이라. 저에게 부탁을 할 것이 무엇입니까?”
“내가 듣기로는 천룡문은 고구려 시대의 무예를 그대로 이었다고 들었는데 모두 사실이오?”
“그렇습니다. 전통의 방식을 그대로 이었습니다.”
원로는 동현의 대답에 얼굴이 환해지고 있었다.
사실 자신들도 고대의 무예를 이어오기는 했지만 아직도 원본에 대해 해석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일부 해석을 하기는 했지만 정확하게 뜻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예가 강하지를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다른 가문에서 무예를 해석하기 위해 천룡문을 찾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모두 천룡문이 거절을 하였다고 알고 있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가문의 가주와 원로가 몸이 성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은밀히 전해졌기에 대강은 짐작을 하고 있기는 했지만 오늘은 확실하게 알 게 되었던 것이다.
동현의 무력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강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우리 호국 가문에도 고대의 무예가 수록이 되어 있는 비급이 있어서 오랜 시간을 비급을 해석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지만 솔직히 아직도 해석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오. 그래서 천룡문에 정식으로 비급의 해석을 부탁하였으면 하는 바이오.”
원로의 말에 가주와 다른 원로들은 놀라운 눈빛을 하며 말을 하고 있는 원로를 보게 되었다.
사실 그런 일은 개인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니었고 다른 원로들과 가주의 허락을 받아야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오늘 이곳으로 오면서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일이 아니었는데 갑자기 저렇게 혼자 일을 처리하고 있으니 놀란 것이다.
동현은 갑자기 주변의 시선이 변하는 것에 잠시 숨을 돌리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동현의 시선이 갑자기 주변을 보자 원로는 그제야 주변을 보게 되었고 가주와 원로들의 인상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아차, 이런 실수를,, 할 수 없지 우리 가문의 것이라도 건져야겠다.’
원로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는 바로 동현을 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
“문주, 우리 호국 가문의 비급은 대대로 가주와 다른 원로들이 합의를 해야 해석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니 내가 부탁을 하는 것은 그런 가문의 비급이 아니라 우리 집안의 비급이니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오.”
가문으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각자의 집안이 있었고 그 집 에는 가문의 비급과는 다른 집에만 전해지는 비급이 따로 있었다.
가문의 비급이 아닌 개인적인 비급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도 간섭을 할 수가 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동현은 이 세기원로의 눈을 보고는 바로 상황을 대강 짐작을 할 수가 있었다.
“원로님이 개인적인 부탁이라면 바로 들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무인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동현이 호쾌히 수락을 하자 이 세기원로는 바로 품에서 하나의 비급을 꺼내 동현에게 주었다.
“여기 이 비급이 우리 집안의 가보로 전해지는 것이오. 한 번 봐주셨으면하오.”
동현은 원로가 주는 비급을 살펴보았지만 그리 비급이라고 할 것까지는 없는 잡다한 기술을 서술해 놓은 것이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가서 적혀 있는 것은 동현도 조금 자세히 보게 만드는 방법이었는데 약간은 지금의 무인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무예라는 생각이 들기는했다.
“흠, 이 비급에 있는 무예는 거의가 잡기에 불과 하군요. 하지만 여기에 있는 내용은 아마도 원로님께 많은 도움을 줄 것 같군요.”
동현은 비급을 보고는 바로 해석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뜻을모두 파악하고 있어 이세기 원로는 정말 놀라고 있었다.
“아니 문주는 그 비급에 있는 내용들을 모두 읽을 수가 있는 것이오?”
“글을 모르고야 어찌 해석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여기에 나와 있는 내용을 제가 해석을 해서 적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원로는 놀라고 있던 모습에서 이제는 감격을 하는 눈빛으로 바뀌고 있었다.
“오,,오,, 오늘 제가 귀인을 만나 집안 대대로 고민거리를 해결을 하는 모양입니다. 허허허.”
원로는 동현과 대화를 하며 동현이 상당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과 다른 원로들도 비급을 해석하기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였기 때문에 자신이 가지고 온 비급이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급의 글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 해석이 상당히 애매모호하게 되어 있어 생각하는 사람마다 달랐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비급에 있는 내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내용이 변하고 있었고 무공을 익히기는 하지만 제대로 뜻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절대 무공이 익힐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동현에게 비급을 주니 바로 해석을 해버리고 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세기 원로는 웃으면서 가주와 다른 원로들을 보고 있었다.
이제는 결정을 하라는 뜻이었다.
원로들과 가주의 고개는 힘겹게 끄덕이게 되었고 이세기 원로는 입가에 미소를 지을 수가 있었다.
“문주 우리의 결례를 용서하시고 이리 앉으시오.”
이세기 원로는 오늘 완전히 가문을 대표하여 동현에게 말을 하고 있었다.
이미 무력으로는 어찌 할 수가 없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꼈기에 반대를 있을 수가 없었다.
한차장은 원로들이 다시 기력을 찾았는지 움직이기 시작하자 조용히 뒤로 물러나 있었다.
이세기 원로의 권고로 자리에 앉자 호국 가문의 다른 원로들과 가주도 자리에 앉게 되었다.
호국 가문의 가주는 나이가 대략 오십대의 나이로 보이는 남자였고 그 인상이 상당히 호전적인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동현의 무력을 경험하고는 지금 감히 동현에게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이미 이야기를 했으니 아시겠지만 여기 있는 사람이 우리 가문의 가주직에 있습니다. 그리고 옆에 있는 두 사람은 저와 같은 원로의 신분으로 있고요. 잠시의 오해로 이이 이상하게 되기는 했지만 우리 호국 가문은 절대 천룡문과 척을 지고 싶지 않습니다. 가주 그렇지 않소?”
이세기 원로의 말에 호국 가문의 가주는 슬며시 고개를 들고는 대답을 하고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자존심이 상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동현의 무력은 그런 자존심과는 거리가 멀 정도로 대단하였기 때문에 가주도 자존심을 모두 버리고 있는 중이었다.
“예, 우리 호국 가문은 천룡문과 좋은 관계를 가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동현은 이들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도움을 주기는 싫었지만 세상은 혼자만 살아 갈 수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고 같은 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어 결국 약간의 도움을 주기로 내심 결정을 하고 있었다.
“천룡문도 한국의 무인 가문과 좋은 관계를 가지기 위해 초대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모두가 무인이라는 공통적인 관계이니 좋은 관계를 가지기를 바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저희를 배척한 것은 저희가 아니라는 것은 아시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 이상 이야기를 하면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이야기가 될 것 같으니 그만하겠습니다. 우리 천룡문은 언제든지 무인이라면 환영을 하는 것이 문의 방침입니다.”
동현의 덩덩한 대답에 호국 가문의 가주는 내김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천룡문은 처음부터 호의를 가지고 다른 가문을 대하였는데 자신들은 그런 천룡문을 이용할 생각만 하였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호국 가문의 가주는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서며 정식으로 동현에게 인사를 하기 시작했다.
벌떡!
“정식으로 인사를 하겠습니다. 호국 가문의 가주로 있는 정 재길이라고 합니다.”
동현은 갑자기 인사를 하는 가주를 보고 자신도 인사를 받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해야 했다.
“아까도 인사를 했지만 천룡문의 문주인 김동현이라고 합니다. 오늘 이렇게 호국 가문의 분을 뵈니 반갑습니다.”
호국 가문이 하는 행동을 보니 이들은 천룡문과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나라도 문파에 도움이 되는 가문이 생겼다는 것은 좋은 일이기는 하지만 솔직히 동현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귀찮은 일이었다.
아마도 자신과 친해지면 이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가문의 비급을 해석해주기를 바랄 것이기 때문이었다.
눈에 뻔히 보이는데도 그냥 도움을 주어야 하는 입장에 동현의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아직 국내에 가지고 있는 인맥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천룡문도 인맥을 만들려면 충분히 그럴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아직은 그런 쪽으로는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있다는 사실을 다른 가문들도 잘 알고 있었다.
경호회사를 한국에 차리려고 하니 반대를 한 이유도 바로 천룡문의 힘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었다.
만약에 이들의 힘이 알려지게 되면 이들과 연을 잡으려고 하려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 것이기 때문이었다.
“오늘 문주님을 보니 천룡문의 위상이 얼마나 큰지를 알겠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말을 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동현은 가주가 갑자기 칭찬을 하며 천룡문을 좋게 이야기를 하자 일단은 웃으면서 감사의 인사를 해주었다.
이들이 갑자기 이러는 이유는 동현의 눈에 뻔히 보였지만 한 번에 이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 줄 수는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우선은 이들 가문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로 했기에 일단은 이들이 하는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고 결정을 하려고 하였다.